올해 2월, 1937년생 손금년(孫金年·90)씨가 백석예술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보건복지학부 실버케어비즈니스학과 전문학사를 취득했다. 가난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시골 소녀가 아흔 나이에 꿈을 이룬 순간이다. 손씨는 경북 상주에서 20km를 들어가는 공성면 농가에서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일손을 보태야 했던 그녀에게 또래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모습은 서러움 그 자체였다. 치기공사였던 남편과 결혼한 뒤 1973년 서울로 올라온 손씨는 남편 일이 자리를 잡으면서 형편이 나아졌다. 1남 5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웠지만, 글을 몰라 겪는 불편함과 부끄러움은 마음속에 강하게 남았다.
손씨는 만학도들이 다니는 양원초등학교에 입학해 진형중·고교로 학업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자녀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4년 전 유방암이라는 병마와 맞닥뜨리는 위기도 있었지만 치료를 잘 받고 경과가 좋아서 무사히 학사모까지 썼다. 이제 지하철에서 손주들 만나러 가는 길도 거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