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지지하지만 유의동 3선 내내 찍었어”(70대 남성)
⊙ “투표해서 뭐 해? 어차피 법도 자기들끼리 만드는데”(70대 통복시장 상인)
⊙ “차라리 서울, 부산에 전입신고 하고 거기서 투표하고 싶어”(안산 거주 70대)
⊙ “당 지도부에 대한 생각들이… 경기 북부도 녹록지 않을 것”(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 “투표해서 뭐 해? 어차피 법도 자기들끼리 만드는데”(70대 통복시장 상인)
⊙ “차라리 서울, 부산에 전입신고 하고 거기서 투표하고 싶어”(안산 거주 70대)
⊙ “당 지도부에 대한 생각들이… 경기 북부도 녹록지 않을 것”(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 왼쪽부터 김용남(민주당), 유의동(국힘), 조국(조국당) 후보.
‘전라도 사람이 많아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반응은 비단 경기뿐만 아니라 외지 유입 인구가 많으면서도 민주당 세(勢)가 강한 지역구에서 선거철마다 흔히 나온다. 그러나 막상 호남 출신 경기 지역 주민들의 지지 성향은 각자 나름의 이유로 제각각이었다. 민주당을 지지하더라도 인물을 보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는 이도 있었고, 민주당을 지지하면서도 자기 지역구에 나온 민주당 후보를 마뜩잖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보수 성향이라서 지지한다는 것 외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가 드물었다.
“평택은 좀 쉬운 지역”
이날 오전 9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평택이다. 전국을 통틀어 이번 6·3 지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경기 평택을(乙)과 부산 북구갑(甲)이다. 두 곳은 각각 조국(曺國)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동훈(韓東勳)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지역구다. 두 거물급 정치인과 그 세력의 체급, 나아가 정치 생명까지도 이 선거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평가가 여럿 보도됐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평택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결과(응답률 10.0%,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에 따르면 김용남(金勇男) 민주당 후보가 29%, 유의동(兪義東) 국민의힘 후보 20%,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김용남 후보는 수원병(丙)에서 새누리당 소속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유의동 후보는 평택을에서 19대부터 21대까지 3선 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
평택 통복시장은 출입구 사방서부터 중심부까지 손님들로 복작복작했다. 야채가게 상인 김모(72)씨에게 체감 경기를 묻자 “그냥저냥 괜찮다. 별다른 게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역구 의원이 잘하고 있는지를 묻자 김씨는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들이 개뿔, 뭘 해? 솔직한 얘기로, 싸움밖에 더해? 민주당, 국민의힘 둘 다. 국회가 뭘 했어? 한 게 뭐 있어?”
― 이번 선거에서 투표할 의향이 있나요.
“아니, 할 필요가 없어. 해서 뭐 해? 어차피 법도 자기들끼리 만드는데 뭐가 좋아서 뽑아? 선거도 할 것 없이 지들끼리 하면 돼. 쭈욱.”
― 평택은 어느 정당이 지지도가 높나요.
“전라도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민주당이니까. 민주당 지지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고. 이재명(李在明)이 대통령 되기 전에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평택이 좀 쉬운 지역’이라고 했잖아요. 그랬으면 말 안 해도 알지.”
“민주당 지지하는데, 유의동이가 잘했어”
시장 입구로 가니 70대 남성 3명이 바둑판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대국(對局)을 지켜보던 남성 A씨에게 다가가 지역 민심을 물었더니 “평택 사람이 아니라서 모른다”며 손을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자 바둑을 두던 B씨가 “이런, 씨. 평택 사람이 왜 아니야?”라며 기자에게 “물어봐요”라고 했다. B씨의 바둑 맞상대인 C씨가 “조선은 거부하고 싶어?”라며 살짝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월간조선》은 너무 많이 (여권을) 때려갖고, 여기 죄다 진보들만 있는데”라고 했다. 바둑알 달그락거리는 소리 속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C: 요새 젊은 사람들은 잘 몰라요. 선거도 잘 모르고, 누가 후보인지도 몰라요.
기자: 이번 선거에선 어느 쪽에 마음이 가나요.
B: 유의동이 여기서 세 번 했는데, 유의동일 국회로 보내야지. 조국 보낼 순 없고, 김용남도 그렇고….
기자: 진보라면서요.
B: 조국 그분도 별로 (지역구) 선택에 근거가 없어서 사실은. 오자마자 많은 실수를 했고요.
기자: 조 후보가 평택을 군(郡)이라고 해서요?
B: 그런 게 좀 있지. 그 사람 인격이야 좋은 분이지만.
C: 근데 지금 대세가 민주당 아니에요? 평택 바닥 전부 민주당이에요. 유의동이가 지금 여론조사도 잘 안 나와. 김용남이가 여론조사 1등을 했는데, 그냥 가도 1등일 거고 (조국 대표와) 단일화해도 1등일 거고. (지지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내가 볼 땐 안 돼.
B: 근데 요새 조국이 좀 (상승세가) 빨라. 근데 유의동은 자꾸 내려가는 것 같아.
C: 표가 안 나와. 유의동은 지금.
기자: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이긴 하죠.
B: 강세기도 하지만, 민주당이 이래저래 대통령부터 잘하잖아. 역대 대통령 중에 지금 대통령 같은 사람이 어딨어? 격의 없이 말하지, 진솔하게 다가가서 국민에게 와닿지. 지금 대통령이 너무 잘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경제도 그렇고.
기자: 코스피 지수 상승 때문에 그런가요?
B: 그것도 그렇고, 믿을 수 있잖아. 대통령 잘못 뽑아서 탄핵도 됐고, 이러면서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어. 그 상황 속에서 그나마 괜찮은 대통령 만났잖아.
기자: 유의동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인데요.
B: 원래 난 예전부터 유의동이 3선 찍을 때까지 뽑은 사람이야.
기자: 당이 아니라 인물을 보고 투표했나요.
B: 예. 당은 민주당이었지만. 원래 유의동이가 잘했었고.
무관심, 또는 정치 혐오
고령층이 많은 시장에서 벗어나 청년층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차를 돌려 평택역 앞 번화가로 향했다. 젊은 사람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정치에 관심 없다’고 했다. 도롯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40대 남성 이모씨는 “관심도 없지만, 먹고살기 바빠 죽겠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아예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했다.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또렷하진 않지만, 공약엔 반응을 보였다. 38세 남성 박모씨는 조국 후보를 지지한다며 “KTX 경기남부역 신설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했다.
반면 연령층이 오를수록 정치에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대학 시절 운동권 활동 경험이 있는 59세 남성 박모씨는 평택의 정치 지형에 대해 “아직은 중도, 보수에 좀 더 가깝게 보인다”고 했다. 평택 지역구 출마자들에 대해선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는 조국은 지역보다 중앙을 우선할 듯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국민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다. ‘선(先) 사과, 후(後) 공약’을 하라”고 했다. 이어 “무조건적으로 정당의 이념만 고수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평택에 필요한 공약은 미분양 해결 등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고덕 국제 신도시와 미군 부대, 송탄 상권에 둘러싸인 평택 서정동 주택가를 찾아갔다. 빌라 단지를 거닐던 중 리어카를 끌고 고물을 수거하던 70대 남성과 마주쳤다. 지방선거 얘길 꺼내자 그는 한숨부터 쉬었다.
“투표하면 뭐 하나. 난 그동안 선거에 안 빠진 사람인데, 이번엔 (투표소에) 갈까 말까 고민 중이야. 정치판 놈들 다 재수 없어. 그런 거 얘기하지도 마. 정치인들이 신빙성 있게 하는 게 뭐 있어? 그리고 뭔 국회의원들 혜택이 그렇게 많아? 국민들 세금으로 전부 그놈들만 잘 먹고사는 거지. 집안싸움이나 하고 국민들 위해 하는 게 뭐 있어? 정치에 관심은 있는데, 하도 저러니까 이제 환멸을 느끼는 거지.”
주택가에서 벗어나 이충동의 한 공원으로 갔다.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70대 남성도 “정치엔 관심이 없다. 그놈들 찍어줘 봤자 그때(선거철)뿐이다”라고 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60대 여성도, 50대 여성도, 어린 자녀와 쉬고 있는 젊은 부부도 “선거는 관심도 없다”고 할 뿐이었다. 인근 보건소 앞에서 마주친 젊은 여성과 중년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자녀와 놀아주던 39세 여성 김모씨는 “투표를 하긴 해야겠지만 아직 후보들의 면면을 잘 보진 않았다”면서도 “보수 쪽을 지지한다”고 했다.
“미래 도시를 생각하고 왔는데…”
어느 지역에나 마당발 역할을 하는 부동산이 한 곳쯤은 있기 마련이다. 평택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고덕동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주변은 널찍하고 네모반듯한 구획과 유난히 많은 신호등이 눈길을 끌었다. 상가 앞을 지나던 30대 여성 박모씨는 “신도시 특징”이라며 웃었다. 무작정 아무 공인중개사 사무소 문에 대고 노크를 했다. 한 곳은 휴무였고, 다른 한 곳은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로 찾은 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60대 여성 D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인근 아파트 입주자 대표, 봉사단장, 성가대 단장 등 다양한 지역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다. 한가로이 책상 앞에 앉아 있던 D씨는 이렇게 말했다.
“일머리를 잃어버렸다고 해야 하나. 부동산이 너무 안 되니까. 부동산 일을 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정말 이렇게 일이 없기는 처음이에요.”
― 이곳 부동산 경기는 어떤가요.
“평택이 수도권에서도 최남단에 있고 미분양이 많잖아요. 땅도 넓고 분양 건도 계속 나오는데 부동산 입장에선 정말 힘들죠. 일단 아파트 가격이 너무 낮게 잡혀 있어요. 지방보다 싸요. 제가 (전북) 전주에서 왔는데 지방보다 저렴합니다. 저는 지방은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해 2018년에 연고 하나 없는 평택으로 왔거든요. 평택이 미래 도시라고 생각했죠. 처음에 왔을 땐 너무 발전이 안 돼 있는 걸 보고 울고 싶었어요. 이런 곳인가, 하면서요. 전국 지도만 보고 평택항이 있으니 이제 서해안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왔으니까요. 평택은 경기도니까 서울에서 그나마 가깝기도 하고요.”
―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평택 주민 입장에선 집값을 띄워주는 후보가 매력적일 수 있겠네요.
“그럴 수도 있는데, 여기선 쉽지 않아요. 내가 부동산업을 하지만, 부동산은 띄운다 생각하고 접근할 게 아니라 거래를 활성화시킬 생각을 해야 된다고 봐요. 근데 기업이 활성화되면 아파트는 자연히 따라가게 돼 있어요. 평택은 땅이 많고 공실(空室)도 많아요. 하지만 부동산 가치가 확 오르는 게 좋은 현상은 아니거든요.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단, 거래가 자주 일어나고 활성화돼야 해요. 그러려면 부동산 분양권 양도세율을 낮춰줘야야 해요. 그래야 거래가 자주 일어나고, 분양을 받았더라도 마음이 바뀔 때 팔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운 계약(취·등록세를 적게 내기 위해 부동산 거래 계약서에 실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적는 불법 행위)’도 없어지고요. 양도세율을 일반 세율로 바꿔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봐요. 제가 국회의원이라도 그렇게 할 거예요.”
― 그럼 이곳엔 어떤 공약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일단 교통이 잘 갖춰져야 해요. 기업도 활성화돼야 하고요. 삼성한테만 의지하는 평택은 불안하죠. 평택항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교역이라든가, 무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옛날엔 똑똑하면 뽑았지만”
― 유의동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민주당 지지자도 만났는데, 이번 선거에서 어느 쪽에 마음이 가나요.
“제가 전라도 출신이라서 민주당 색이 깔려 있지만, 저는 이재명 안 좋아했어요. 솔직하고 때 안 묻은 정치인을 좋아해요. 옛날엔 후보만 똑똑하면 찍었는데, 지금은 국민의힘에 속해 있다는 것 자체가 정신이 썩어빠진 정치인이라고 생각해서 국민의힘은 누구든 싫어요. 그래서 유의동에겐 관심 없어요. 지금 민주당 후보로 나온 김용남도 원래 국민의힘(새누리당) 소속이었잖아요. 이번 평택을 출마자들 중에선 조국이랑 김재연 후보가 딱 마음에 들어요. 조국은 학자 출신이고, 정치인의 때가 안 묻은 것 같아요. 비리가 있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비리는 비리가 아니라고 봐요.”
― 조국 후보가 평택을 선택한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는 여권 지지층도 만났는데요.
“안 그래도 조국 후보가 이 근처에서 간담회를 열었을 때, 지역 언론사 기자가 ‘이곳에 출마하는 게 주민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냐’고 질문하더라고요. 하지만 꼭 평택 사람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지역 출신 국회의원도 결국 서울에 가서 살잖아요.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으면 충분하죠. 조국은 브랜드가 있는 인물이라서 힘이 실리는 장점도 있다고 봐요.”
― 평택만의 정치적 특징이 있나요.
“정치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전 선거 결과를 봤는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거의 비등하더라고요. 예전엔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었고요. 실제로 보수 성향의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국민의힘이 너무 못하다 보니까 이곳 입주민들도 호남 출신, 영남 출신, 강원 등 다양한데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말을 못 해요. 예전엔 정치 얘기도 했는데 이젠 국민의힘이 부끄러워서 말도 잘 안 하더라고요.”
― 12·3 비상계엄 때문인가요.
“계엄도 계엄이지만 윤석열(尹錫悅) 자체가 너무 부끄러운 거죠. 이재명이 월등히 잘하고 있고요.”
“안산은 국민의힘이 쪽을 못 쓴다”
안산역 앞. 길을 걸으면서도 러시아어, 중국어 등의 외국어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또 다른 지역구, 인천 연수갑도 마찬가지로 거물급 인사로 분류되는 5선 중진 민주당 대표 출신 송영길(宋永吉) 후보가 출마한다. 송도 센트럴파크 앞 테크노파크로(路) 사거리에 우뚝 선 포스코타워 송도 빌딩과 근처 어디서도 작은 쓰레기 하나 찾기 어려운 깔끔한 거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린 딸을 데리고 편의점으로 향하던 젊은 여성도, 60대 할머니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 미안하다”고 할 뿐이었다.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신호를 기다리던 김모(26)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체감하기에 보수와 진보 성향이 박빙인데 보수 지지세가 약간 더 강한 것 같다”고 했다.
운전대를 꺾어 안산으로 향했다. 전통적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구다. 안산시 단원을에서 제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남국(金南局) 민주당 대변인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안산갑 공천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어둑어둑한 안산역 앞, 다양한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역을 나서고 있었다. 흡사 러시아어를 쓰는 어린 학생 예닐곱 명이 장난을 치고 있었고, 역 앞엔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늘어서 있었다.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던 40대 택시 기사 E씨는 “여긴 완전히 골수 민주당이다. 택시 일을 하면서 안산은 특히 그렇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러던 중, 50대 택시 기사 F씨가 다가와 전남 나주 출신임을 밝히며 “나는 오리지널 좌파”라고 했다. E씨는 웃으며 “거봐라, 어쩔 수 없다. 여긴 70~80%가 민주당이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정모씨는 “안산은 민주당이 강하다. 투표를 해야 하지만 아직 누굴 뽑을지는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김남국 후보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70대 여성 김모씨는 “안산은 국민의힘이 쪽을 못 쓴다. 호남에서 온 사람이 많아서”라고 했다. 김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면서도 “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사람들이 인지도가 없으니 마음 같아선 서울이나 부산처럼 마음에 드는 후보가 있는 곳에 전입신고를 해서 투표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서울 통근하는 경기 직장인, 여유 있겠나”
청년층의 답변을 구하기 어려워서 질문을 바꿔봤다. 젊은 사람들은 왜 고령층에 비해 정치에 관심 없다는 사람이 많은지를 묻자 수원시 고색동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박모씨는 “서울로 통근하는 입장에서,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를 때마다 ‘서울에서 일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 많은 사람이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서울에서 지내고 퇴근하고 잠들기 전에 잠깐 동안만 집과 그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집 주변에 뭐가 바뀌고, 어떤 게 만들어졌는지 관심이 약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어서 반대편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사람도 2024년 12월 3일(비상계엄)의 기억이 스치지 않을까”라고 했다.
용인시 처인구에 거주하는 공무원 수험생 이모(29)씨는 “정치에 관심 없다”면서도 “누가 나오는지, 무슨 공약을 냈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용인 중앙도서관 리모델링이 완료돼 좋다”고 했다. 수도권 청년 중엔 지역 현안을 꿰고 있는 이도 있었다. 수원시 권선구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를 마치고 나온 30대 직장인 염모씨는 지역 정치 현안을 꿰고 있었다.
“제가 사는 곳이 백혜련(白惠蓮)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데,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살아서 민주당 의원 지역 사무실도 자주 봤습니다. 민주당은 예전부터 이 지역에서 민심이 좋았어요. 12·3 비상계엄 전후를 막론하고 탄탄했어요. 신분당선이 권선구까지 올 계획(구운역)이라고 알고 있는데, 20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어요. 나아가 신분당선이 호매실까지도 갈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했는데, 호매실은 사실 옛날엔 완전히 논밭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십수 년 내 개발이 완전히 이뤄진 데다 신분당선까지 가게 됐으니 집값 상승 수혜를 입은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 거죠. 이걸로 민주당 민심은 더 좋아졌을 거예요. 호매실은 원래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었어요. 근데 어느새 인프라가 많이 들어섰어요. 어릴 때 그곳은 논밭이라서 길을 잃을 걱정까지 해야 했는데요.”
“남양주시장이 왜 그리 절박하게 외쳤겠나”
국민의힘 소속 지역 정치인들이 5월 13일 남양주시의회에서 주광덕 남양주시장의 후보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주광덕 시장 페이스북다만 어느 정당 지지층에서든, 국민의힘 지도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공통적으로 나왔다. 지역 언론에 근무했던 기자 출신 30대 여성 G씨는 “지선 후 ‘이변은 없었다’는 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이 뭔가 잘해서가 아니라, 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이 회복은커녕 나락으로 가고 있고 도민들이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은 5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 주요 도시들은 사실 지금 국민의힘이 어렵죠. 경기 북부도 쉽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주광덕(朱光德) 남양주시장이 당대표가 2선 후퇴하지 않으면 후보 등록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남양주시장이 외쳤던 그 절박함,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면 당 지도부에 대한 생각들(민심)이…. 경기 북부에서도 녹록지 않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