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1929 (앤드루 로스 소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929년 10월, 한없이 치솟던 증시는 어떻게 무너졌나?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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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7월 어느 날 악명 높은 주식 투기꾼인 조셉 케네디는 월스트리트에서 구두를 닦고 있었다. 구두닦이가 유망 주식이 어쩌고 하는 소리를 들은 조셉 케네디는 그 길로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내다 팔았다. 덕분에 그는 1929년 10월 24일 그 끔찍한 주식 대폭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부(富)를 지킬 수 있었기에 조셉 케네디는 후일 정치권에 접근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 시절 초대 증권감독위원장과 주영대사를 지냈고, 나중에는 작은 아들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앤드루 로스 소킨의 《1929》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증권사에 아줌마들이 나타나면 그때가 고점(高點)”이라고 했던 우리나라 증권가의 속설(俗說)과 흡사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내셔널 시티 은행의 찰스 미첼, J.P 모건의 파트너 토머스 러몬트, 하락장에 베팅하며 시장을 흔들었던 전설적인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 뉴욕증권거래소 소장 리처드 휘트니 등 월스트리트를 쥐락펴락하던 금융계 거물들, 금융개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카터 글라스 연방상원의원, 당시 대통령 허버트 후버와 그 후임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같은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종횡으로 엮으면서 대공황 전후의 미국과 세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되살린다.
 

  라디오를 비롯한 신기술의 등장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믿음 때문에 한없이 장래를 낙관하는 1920년대 미국인들의 모습은 AI와 반도체에 목을 매는 현대인의 모습과 흡사하다. 또 별자리를 바탕으로 주식 종목을 추천해 주는 유가 정보지로 돈을 버는 점성술사 이벤젤린 애덤스의 이야기는 주식 추천으로 뜨는 유튜버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코스피 지수 8000을 바라보면서, 정권도 국민들도 들떠 돌아가는 시대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소설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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