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재명 정부 1년 - 정치

폭주하는 여당, 길 잃은 야당

  •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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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행정-사법부 순서로 3권 장악한 민주당
⊙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민주당, 사법·방송 등 이른바 ‘개혁’ 법안 일사천리로 통과시켜
⊙ 사라진 협치… 개헌까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여당
⊙ 무능하고 패배주의에 빠진 야당, 역대 최저 지지율 기록
⊙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 ‘뉴이재명’ 세력 등장
⊙ 레비츠키 “음모론과 포퓰리스트 등장은 민주주의 위기의 신호”
지난 4월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먼저 발언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하게 됐다.
 
  헌정사상 여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한 경우는 많았지만 전체 의석의 약 3분의 2까지 차지한 사례는 드물다. 한 정당이 이 정도 의석수를 차지한 전례는 1960년 5대 민의원선거(233석 중 민주당 172석), 2020년 21대 총선(300석 중 민주당 180석) 정도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22대 국회 300석 중 175석을 보유해 헌법 개정(300명 중 200명 찬성)을 제외하고 어떤 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2월 28일 사법개혁 3법(형법 개정, 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원조직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1. 무너진 3권분립
 
  윤석열 정부에서는 거대 야당 민주당이 쏟아 낸 법안들 일부가 대통령의 재의(再議)요구권(거부권)에 막혔다. 재의요구권은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다수당의 횡포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2025년 6월 21대 대통령 선거 후 민주당이 여당이 되며 이 같은 입법 견제 수단이 사라졌다. 민주당은 즉시 이재명 대통령을 사법(司法) 리스크에 몰아넣은 사법부를 손보겠다며 사법개혁에 돌입했고, 검찰을 폐지하기로 한 데 이어 사법개혁 3법까지 통과시켰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175석으로 원내 제1당 차지, 2025년 6월 대선으로 집권, 2026년 2월 사법개혁법 통과까지 입법-행정-사법 3권을 차례로 장악한 것이다.
 
 
  여당의 입법 폭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30일 특별검사(특검)가 공소취소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검법(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의 공소취소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대장동과 대북 송금 등으로 기소돼 사법 리스크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이 대통령을 구해 내겠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던 법안들도 이 대통령 취임 수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사법개혁 관련법,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EBS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다. 사법개혁 3법은 재판소원제,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해 법적 판단 불복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법개혁 3법은 시행 즉시 사법부를 흔들었다. 법왜곡죄가 시행된 첫날인 3월 1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됐고, 다음 날인 13일 재판소원 36건이 헌재에 접수됐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구조를 뒤흔들고 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증가시키고,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부담을 늘려 수익을 줄이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 법안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법안을 발의하면서 법안 발의 건수도 크게 늘었다. 22대 국회 출범 후 임기 절반(2년)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12일까지 국회에서 발의된 법률안은 1만 8934건이다. 21대 2만 6860건, 20대 2만 4141건이 각 4년간 발의된 데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숫자다. 다만, 22대에 발의된 법률안 중 원안 가결된 것은 1247건으로 10%에 못 미친다.
 

대한민국 헌법과 삼권분립의 원칙


대한민국 헌법에 ‘삼권분립’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헌법은 권력의 분할과 견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제40조(“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제66조 4항(“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제101조 1항(“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이 관련 내용이다.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이 각각 독립적이라는 뜻이다.
 
  2021년 1월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이렇게 해석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설치된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과 기능의 분할뿐 아니라 그 비중에 있어서도 상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하고, 어떠한 국가기관도 헌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다른 국가기관에 대하여 일방적 우위를 가지거나, 헌법 및 법률에 근거하여 다른 국가기관에 귀속된 기능의 핵심적 영역을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는 권력 분립 원칙에 따른 헌법적 기준과 한계가 도출된다.”
 
  3권 중 어느 권력도 다른 권력의 영역을 침해하거나 우위를 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 사라진 협치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민의힘도 의석수가 107석에 달하는 만큼 야당으로서 견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국정의 카운터파트가 되지 못했다. 강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양당 지도부가 이끌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입법 폭주’로 규정하고 극한 대립하고 있다. 여야 협치는 자취를 감췄다.
 
  22대 국회 초반에는 전세사기특별법과 상법개정안 등 일부 법안이 여야 합의에 의해 통과됐지만, 작년 8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취임으로 여야 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두 대표 모두 대표 경선 과정에서 당내 강성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상대 진영을 향한 적대심과 경계심을 대놓고 드러냈다.
 
  또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 통과에 충분한 의석을 보유하고 있고 법안 통과의 최대 관문인 법사위원장까지 차지한 만큼 민주당에는 “우리만으로 모든 법안을 만들 수 있다”는 자만심이, 국민의힘에는 “어차피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패배의식이 퍼져 나갔다.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와 필리버스터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여당을 비판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협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지금처럼 여야 교류 단절된 적 없어”
 
2026년 3월 31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원내대표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 의장,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사진=조선DB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지낸 한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이미 대화와 타협이라는 ‘여의도 정치’가 사라지지 않았나. 대화를 하려 해도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는 언행을 하니 대화가 안 되더라”라고 했다. 여야 다선(多選) 의원들은 “수십 년 정치를 해 왔고 상대 진영과 수없이 싸워 왔지만 지금처럼 여야 간 교류가 단절됐던 적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여당은 개헌 시도 과정에서 협치의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함께 6월 3일 지방선거일에 국민투표 시행을 목표로 발의한 개헌안을 5월 7일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비토권을 가진 국민의힘이 불참하면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눈물을 흘리며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학계, 언론계 등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탓할 것이 아니라, 개헌이라는 중차대한 이슈를 두고 원내 107석 정당(국민의힘)과 전혀 논의 및 합의를 하지 않은 채 개헌안을 성급히 상정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민주당, 상임위 독식 예고
 
  여야 충돌은 조만간 다시 한 번 폭발할 전망이다. 22대 국회 후반기 구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5월 24일 22대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거 후 상임위원장을 결정해야 하는데, 상임위원장은 정당 의석수에 비례해 여야 합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 및 위원장 숫자를 두고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제2당이 맡아 왔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 역시 법안 통과의 핵심 관문인 법사위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각 상임위는 모두 민주당 의원이 과반 이상이기 때문에 위원장 선출을 표결에 부칠 경우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이 가능하다.
 
  이미 민주당은 독식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후반기에는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고 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책임지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상임위 배분이 국정 발목잡기용으로 전락한다면 위원장 여야 배분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3. 고공행진 중인 대통령 지지율
 
  민주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1년간 계속 60%를 웃돌았고 최대 69%까지 기록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 탄핵 후 당선된 대통령으로 임기 초반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문 전 대통령 시절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활황, 적극적인 사법개혁 의지와 민생지원금 배포, 부동산 시장교란 근절책 마련 등 여러 호재가 존재한다.
 
  이 대통령의 성과로는 사법개혁과 외교, 민생경제 등이 꼽힌다. 최근 《교수신문》이 ‘이재명 정부 1년 성적표’를 주제로 전국 대학교수 539명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성과를 낸 분야는 ‘검찰·사법 개혁’(24.4%) ‘외교·안보’(17.7%)로 나타났다. 가장 미흡했던 분야는 ‘교육개혁’(43.2%) ‘사회통합·인사’(9.3%)로 나타났다. 향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는 ‘민생경제 회복·물가 안정’(31.6%) ‘사법·검찰 개혁 완수’(20.9%) ‘부동산·주거 안정’(14.8%)을 꼽았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교수들은 ‘실천적 추진력’(64.1%)과 ‘위기 관리 능력’(62.6%)을 높게 평가했고, 낮게 평가한 부분은 ‘적재적소 인재 활용 능력’(27.5%)과 ‘정직·청렴성’(35.4%)이었다. 결국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각종 개혁 법안을 추진해 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NS 통한 직접 소통
 
  대통령이 SNS나 각종 회의 발언 등을 통해 직접 꾸준히 의견을 내고 밀어붙이는 점도 이재명 정부의 특징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됐다.
 
  이 대통령이 제기하는 이슈는 다양하다. 집권 초기 “입법 속도가 아쉽다”며 민주당을 향해 개혁을 빨리 완수해야 한다고 불만을 수 차례 토로한 바 있다.
 
  언론 압박에도 직접 나섰다. 이 대통령은 4월 15일 자신의 SNS에서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를 향해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나를 제거하기 위한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으로 보인다”며 “그알 같은 조작 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SBS는 대통령의 언급 10시간 후 공개 사과를 했다. 이어 4월 24일에도 SNS를 통해 《동아일보》를 저격했다. 2023년 3월 28일 신문이 보도한 대장동 의혹 관련 기사가 한국신문상 뉴스취재보도부문상을 받은 점에 대해 “이제라도 수상을 취소 반납하고 사과 및 정정 보도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6·3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선거 이슈로 떠오르는 부동산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 논란도 이 대통령이 직접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SNS에 글을 올리고 장특공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과 재정경제부가 “장특공 폐지 계획이 없다” “지방선거 후에 논의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 대통령은 그 후에도 같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본인이 작심한 이슈에 대해서는 ‘세게 밀고 나간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지지층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4. 무능한 야당, 보수 정당 역대 최저 지지율
 
2025년 9월 21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국민의힘이 정부의 야당 탄압과 독재정치를 규탄하며 연 장외 투쟁에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과 여당 입법 폭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야당의 무능함’이 꼽힌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올해 4월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의힘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이다.
 
  4월 23일 발표된 여론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5%였다. 4월 20~22일 성인 1005명을 전화 면접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주 전 조사보다 1%포인트(p) 오른 48%, 국민의힘은 3%p 떨어진 15%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국에서 민주당보다 크게 낮았고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지지율 25%에 그쳐 민주당(34%)에 밀렸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방향성 잃은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이처럼 민심을 잃은 것은 계엄과 탄핵 때문만이 아니라 작년 8월 출범한 장동혁 대표 체제 지도부의 방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대표 선출 전당대회 당시 친윤계 의원들 및 강성 당원들을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하는 한편 ‘윤어게인’ 주장을 펼치는 유튜버 전한길씨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과반(5명 중 3명)이 친윤계로 채워졌다. 이후 당 지도부는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을 제명하거나 징계하는 등 당내 갈등의 원인을 제공했다. 또 계엄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문을 계엄 후 1년 이상 지난 시점에 발표해 ‘이미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장 대표 자신도 계엄에 대해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의석수 열세로 단독 법안 통과의 길이 아예 막혀 버린 상태여서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 발의 등 의정활동에 한계가 있었고, 친윤계와 비윤계의 당내 계파 갈등이 이어지면서 전력이 분산돼 정부·여당의 실정을 심도 있게 비판하지 못했다.
 
 
  5. 김어준과 뉴이재명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조선DB

  유튜버의 정부·여당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급격히 커진 것도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다. 당내 계파 중심이었던 국내정치 구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22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을 보유한 김어준씨는 ‘충정로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여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의 유튜브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잇달아 출연하고 있으며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이 채널에서 ‘이재명 대통령 측근 공소취소 거래설’이 제기되면서 한때 친명계의 비판을 받았지만, 친청(친정청래)계 및 당 주류와는 더욱 가까워진 모양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친명·친청 모두 김씨 유튜브를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뉴이재명’ 등장
 
  최근 정치권이 주목하는 세력은 ‘뉴이재명’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 대통령을 지지하게 된 신흥 이재명 지지층 세력을 뜻한다. 운동권 출신, 동교동계 출신, 친노-친문계 등으로 기존 민주당 지지층과 결이 다르고,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지만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우도 많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때보다 높은 60%대 후반을 기록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이들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에서는 ‘뉴이재명을 논하다’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20% 이상의 유권자들이 이재명 정부 국정 성과와 정책 효용을 직접 경험하면서 새로운 지지층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치 외연을 넓히는 통합의 정치 구현”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회 좌장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정당은 이슈에 대해 실용성과 구체성을 갖고 해결하는 유능함을 보여야 외연 확장이 가능하고, 이재명 대통령 덕분에 민주당에 (외연 확장) 기회가 왔다”고 했다.
 
  뉴이재명은 중도층과 비운동권, 청년 세대를 아우르는 실용주의 위주 세력인 만큼 이들이 향후 여론 형성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뉴이재명을 언급하는 인사들 대부분이 친명(친이재명)인 데다 관련 인사들이 기존 민주당 지지층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 당 일각에서는 지지층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태다.
 
 
  6. 민주주의 위기 신호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여당이 국가의 3권을 장악하고 의회를 좌지우지하는 현재, 대한민국이 의회민주주의 국가인지 의문이 생긴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 스티븐 레비츠키는 2018년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에서 ‘우리가 놓치는 민주주의 위기 신호’를 다양하게 제시했다. 그중 ▲정당과 정치인들이 포퓰리스트와 손잡는다 ▲정치인들이 경쟁자에게 반(反)국가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선거에서 진 정당이 음모론을 제기하고 결과에 불복한다 ▲정부가 명예훼손 소송으로 비판 언론의 입을 막는다 등이 있다. 8년 전 출간됐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을 예견한 듯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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