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大選, 3파전 형성할 것… 후보 단일화 생각해 본 적 없어”
⊙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가짜뉴스’로 버티고 있어… 부정선거라는 가상의 敵 만들어 놓고 싸우는 중”
⊙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 우위 아니다… 소수에 불과”
⊙ “反민주당 성향 국민들, 거리로 나오고 있지만 국힘으로 오지 않아”
⊙ “개헌은 대선 앞둔 상황에서 비현실적… 개헌 논의로 시간 허비할 수 없어”
⊙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가짜뉴스’로 버티고 있어… 부정선거라는 가상의 敵 만들어 놓고 싸우는 중”
⊙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 우위 아니다… 소수에 불과”
⊙ “反민주당 성향 국민들, 거리로 나오고 있지만 국힘으로 오지 않아”
⊙ “개헌은 대선 앞둔 상황에서 비현실적… 개헌 논의로 시간 허비할 수 없어”
- 사진=조준우
《월간조선》 4월호 마감을 앞둔 3월 17일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認容)하여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조기(早期) 대선(大選)이 실시될 것입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는 이재명 대표로 사실상 결정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에서도 이른바 잠룡(潛龍)들이 사실상의 출사표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헌재가 기각(棄却)이나 각하(却下)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게 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헌재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직무에 복귀하게 되더라도 임기 단축 개헌을 한 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따라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음 대선은 당초 예정되었던 2027년보다는 훨씬 앞당겨질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 탄핵은 불행한 상황이지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현 정국과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월간조선》은 ‘대선 주자 연쇄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월간조선》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이 책의 발간 시점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헌재 결정 이전에는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월간조선》이 이번에 싣지 못한 분들과 인터뷰를 계속 추진, 게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본격적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는 이준석 의원을 3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尹 탄핵 인용은 기정사실”
이준석 의원은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지만,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구속이 취소된 데 대해서는 “예상했던 일”이라고 했다.
―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석방됐습니다. 보수 진영은 다소 고무된 분위기인데요.
“수사 주체 및 절차에 문제가 있었기에 이런 사태는 예상됐던 일입니다. 공수처가 무리하게 내란죄를 수사하려고 했기 때문인데,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를 기형적인 형태로 출범시킨 것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민주당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죠.”
― 이 의원은 어제(11일) 공수처 폐지 법안을 대표발의했군요.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검찰을 못마땅해 하고 개혁이라는 핑계로 휘어잡으려고 했죠. 공수처라는 존재가 처음 거론될 때부터 수사 범위 등이 모호하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는데도 민주당이 이를 무시하고 공수처 설치를 강행했고, 결국 이번에 수사 당국은 쑥대밭이 됐습니다. 애초부터 윤 대통령 내란죄 수사는 경찰이 했어야 합니다.”
― 윤 대통령 구속 취소가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주진 않을까요? 당초 예상보다 선고가 늦어지고 있는데요.
“다른 문제죠. 탄핵 인용(윤 대통령 파면)은 기정사실이라고 봅니다. 다만 헌법재판소(헌재)가 사회 안정이라는 가치를 위해 시기 조절을 할 수밖에 없겠지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면 이 의원은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한다. 개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170석), 국민의힘(108석), 조국혁신당(12석)에 이어 제4당(3석)으로, 대선 후보 기호는 4번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국혁신당은 당의 상징과도 같은 조국 전 대표가 수감 중이어서 당선 가능성 높은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거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자신은 거대 양당 후보와 3파전을 벌일 수 있다고 이 의원은 예측했다.
“위기 극복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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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의원이 3월 13일 대전 LG에너지솔루션을 방문해 건식 전극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준석 의원실 제공 |
“평상시 대선과는 달리 정치적 상황이 엄중하고 국내외적으로 위기 상황인 만큼, 우리 국민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에 중점을 둘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에서 정책이 크게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의 정책을 다시 돌아보고 검증하면서 지킬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그리고 개혁신당이 주장하고 지적했던 이야기가 결과적으로 옳았던 것들이 많아요.”
― 예를 들면?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과 의대 증원을 밀어붙일 때 저는 이공계 필수인력이 유출되고 과학기술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의료 체계가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보수 진영에서는 제가 정치적인 이유로 정부를 공격한다고 비판하는 겁니다. 저는 근거에 따라 합리적으로 추론했을 뿐이고, 결국 제가 얘기한 방향대로 가고 있습니다.”
― 이런저런 이슈로 보수와 진보 양측에서 이 의원이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개혁신당의 정책이 전(全) 세대를 아우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저희는 특정 계층이나 세대를 위한 정책을 내는 게 아닙니다. 외부에선 이준석과 개혁신당에게 ‘갈라치기’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22대 총선 때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재정비하자는 정책을 우리 당이 내놓았는데, 갈리치기니 혐오니 하는 엄청난 비판을 받았죠.”
‘갈라치기’ 프레임
― 그렇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정책을 내놓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도시철도 적자가 계속 쌓여 가는 것도 사실이고, 신분당선이나 GTX 등 경기도민이 주로 이용하는 철도는 노인 무임승차 혜택이 없어요. 적자가 불어나다 보니 새로 개통하는 도시철도는 혜택이 아예 없는 겁니다. 이게 오히려 불공정과 갈라치기 아닌가요? 그래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노인층에 과도하게 부여되는 혜택을 바로잡자는 게 정책의 취지였습니다.
어떤 정책이건 혜택을 받는 사람도 있고 뺏기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걸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대안을 만드는 게 정치인의 임무인데 그건 하지 않고 상대방 공격만 하는 거죠. 수년 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퇴근 지하철에서 시위를 할 때 저는 그들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는데, 그것 때문에도 공격을 받았고요. 그런데 지금 전장연의 행태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나요?”
― 이 이원이 유독 갈라치기 등의 공격을 많이 받는다는 생각은 듭니다.
“저는 늘 한 발짝 앞서서 미래를 보고 얘기하기 때문에 해당 시점에선 이해 못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모난 돌이 정 맞는 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속세 조정 얘기하면 소득 갈라치기 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프레임이 대한민국의 합리적인 토론과 논쟁을 막고 정치 발전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 여성에 혜택 주자”
이준석 의원은 특히 남성 청년층의 지지도가 높은데, 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병역 문제다. 그는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일부 여성들에게 군 입대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다 보니 병역 대상자도 줄어들고, 과거라면 복무 부적합자 또는 보충역으로 빠져야 할 사람들이 대부분 현역 판정을 받고 입대하고 있는데요. 징집률이 95%가 넘어가는 수준입니다. 이러단 안보 역량에 문제가 발생하고 위험한 상황까지 생깁니다.”
― 복무 부적합자란 어떤 사람들입니까?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입대하게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부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대 내에서 사고가 일어났던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베트남전에서 심신이 지친 병사들에 의해 다수 발생했던 프래깅(fragging·상관 살해)은 이미 군사 용어가 됐습니다. 징집 대상의 거의 대부분을 군대에 보낸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이 모르고 있어요.”
― 보충역이나 면제자가 많아지면 병사 숫자가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보완할 제도를 만들면 됩니다. 자발적으로 군 복무한 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거죠. 예를 들어 공무원 중 현장 직군(職群), 즉 경찰과 소방 등 분야의 여성 공무원이 2년간 군 복무를 하고 복귀하면 군필(軍畢) 남성과 같은 호봉을 인정하는 겁니다. 군에서는 부사관급으로 공무원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군 복무 기간만큼 정년을 연장해 주고요.”
― 상당히 파격적이면서 디테일한 면이 있네요.
“정책을 만들 때는 대상자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꼼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방법으로 많은 수의 병력을 확보할 수는 없겠지만,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비판에 익숙하고 두려워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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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이준석 의원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정치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조선DB |
“저는 비판에 익숙하고 두렵지도 않습니다. 정책에 대해 두려움 없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과거 대한민국이 고도성장을 계속할 때는 사람들이 심각한 판단을 할 필요가 없이 앞만 보고 나아가면 됐지만, 지금은 지도자와 정치인의 판단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르는 상황입니다.”
― 현명한 지도자의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지요.
“멍청한 지도자가 반대 방향의 선택을 하기도 해요.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을 밀어붙인 것처럼 말입니다.”
― 의대 증원은 방향 자체는 맞는 것 아닙니까. 의사 수를 늘려 지방의료와 필수의료를 늘려야 한다는 명분도요.
“그 ‘낙수(落水)의사론’이 맞지 않다는 겁니다. 의사 수를 늘리면 지방의료가 보완되나요? 과거 지방 법률 서비스 사각(死角)지대를 해소하겠다는 명분으로 로스쿨을 만든 정부가 ‘낙수변호사’를 기대했지만 이미 실패했잖아요. 20여 년 전 실패한 이론을 왜 다시 가져옵니까.
애초 의대 증원을 시작한 것 자체가 선거를 앞둔 득표 전략이고 포퓰리즘이었습니다. 의사 수는 적고 국민은 많으니까요. 비장한 사명감과 목표의식이 있었다면 좀 더 국민과 의사들를 향해 설명과 설득을 했어야 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을 예측 못 했다면 통치 능력이 없는 거죠.”
“보수만 외치고 혁신하지 못한 정당의 성적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바닥을 쳤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상황이다. 과거 국민의힘 대표였지만 친윤계에 의해 쫓겨나듯 당을 나와야 했던 이 의원의 생각이 궁금했다.
―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하거나 앞설 정도로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가짜뉴스로 버티고 있다고 생각해요. 부정선거 등 건강하지 않은 아이템으로 ‘가상의 적’을 만들어 싸우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지지율이 높게 나온들 50%를 넘는 것은 불가능하고, 즉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재창출하는 건 어려워요.”
― 그래도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의 새누리당-자유한국당과는 다소 다른 상황이어서 국민의힘은 다소 힘을 얻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다르다고 한들 과연 더 나은 상황일까요? 자유한국당 시절 저는 탈당해서 바른정당에 있었기 때문에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요. 그때 탄핵 반대를 외치고 사기 탄핵을 주장하는 극우 태극기부대의 활동은 지금보다 더 격렬했습니다.”
― 당시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이끌어 나갔죠.
“보수만 외치고 혁신하지 못한 정당의 성적표는 어땠습니까. 결국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180석을 내주는 기록적인 참패를 당했어요. 심지어 중산층을 민주당에서 등돌리게 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가 일어난 다음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반성하기는커녕 ‘보수 결집만 하면 된다’는 논리를 이어 나가더라고요. 그때부터 그들은 ‘보수 결집’을 최대 가치로 삼기 시작한 것 같아요.”
― 보수가 결집해야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잖습니까.
“지금 우리 사회는 보수가 우위에 있지 않고 소수에 불과합니다. 기득권층이 아니에요. 이런 상황에서 ‘뭉치면 이긴다’ 같은 저열한 담론으로 선거를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아”
― 보수 일각에 부정선거론이 팽배해 있는데요. 이 의원이 직접 ‘누구든 나와서 부정선거에 대해 공개토론하자’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성사된 게 있습니까?
“그쪽에서 도망 다니고 있죠. 강사 전한길씨는 저에게 직접 답은 안 하면서 집회에서 ‘이준석이 선거에 대해 뭘 아느냐’고 했다는데, 이건 정말 기본적인 상식을 잃어버린 것 아닙니까. 저는 여당 대표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지휘했고, 제 지역구 선거를 4번 치렀습니다. 그분이 저보다 많이 아는 다른 분야면 몰라도 선거에 대해서 그렇게 말한다면 정말 상식적이지 않은 거예요. 선거를 치른 적이 없는 사람이 권위자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사람들은 왜 의존하고 있을까요? 그저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 탄핵 찬반 집회가 이어지면서 세대가 나뉘는 분위기도 보입니다.
“탄핵 반대 집회의 주력층은 은퇴한 고령자층이 많고, 탄핵 찬성 집회는 직장인·화이트칼라가 주력입니다. 은퇴자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경제활동 하는 사람들이 왜 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올까요? 그들에게 삶의 여유가 없고 분노가 있는 겁니다.”
― 2030세대가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고 있다는 뉴스도 여러 차례 나왔죠.
“교회 중심으로 젊은 기독교인들이 집회에 나온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젊은 세대가 계엄이라는 사태를 옹호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어요.”
― 현재 4050세대가 대체로 친(親)민주당 성향인 데 비해 2030세대는 좀 다른 분위기이긴 합니다.
“2030세대, 특히 이 세대 남성들이 민주당이 지금까지 이어 온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에 반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는 않아요. 반(反)민주당 성향의 국민들이 지금 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 반민주당 성향을 보이는 2030세대들의 마음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잠재적인 보수 지지자 아닐까요.
“그래도 국민의힘으로 오지 않는 건 윤석열 대통령이 더 싫다는 거겠죠.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은 아직도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과 전과자 운운하면서 이재명은 절대 안 된다는 논리를 펼치는데, 국민 중 그 사실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공격은 이제 효과가 없습니다. 다 알면서도 국민의힘으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재명과 전국 선거 2전 2승
― 현재 여론조사 우위를 차지하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는 이재명 대표이고, 보수 진영의 대권 주자들은 이 대표를 상대해서 이겨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전당대회와 총선 등 당 안팎 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스스로 ‘이재명을 이길 사람’이라고 어필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이재명에게 이겨 본 보수 계열 정치인은 대선에서 승리했던 윤 대통령을 제외하면 제가 유일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면과 21대 총선 참패로 최악의 위기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재기하게 된 계기는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였고,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와 2022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이준석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두 달 후 당대표까지 맡아 국민의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제가 2021년 6월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돼 1년 2개월간 대표직을 수행했고요.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1인자가 된 것은 2022년 초부터였습니다. 저와 이 대표가 양당의 수장으로 맞선 기간이 약 8개월인데, 그 기간 두 번의 전국 선거(대통령 선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저와 이 대표의 맞대결은 저의 완승이지요.”
― 현재 보수 진영에서 ‘이재명에게 이긴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누구든 이 대표를 넘어서야 승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대권에 도전하겠는 보수 진영 주자들의 면면은 어떻습니까. 22대 총선에서 이 대표에게 완패해서 지금 같은 의회 독재 상황을 만든 사람들만 남아 있잖아요. 특히 총선 당시 대표였던 한동훈 전 대표는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이재명을 이길 사람’이란 미래형 문장은 어불성설입니다. 이미 졌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이깁니까? 이겼던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모를까, 저는 이 대표를 이겼고 앞으로도 이길 사람입니다. 전쟁이 난다면 병사들은 승리했던 지휘관을 따를까요, 패배했던 지휘관을 따를까요? 지금이 임진왜란 때라면 원균의 부대에 들어가겠습니까, 이순신의 부대에 들어가겠습니까?”
“이재명, 입에 발린 포퓰리즘으로 혹세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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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운데)가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들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깊은 고민 없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입에 발린 포퓰리즘으로 혹세무민에 나선 것에 불과합니다. 그럴듯한 공약을 뜯어보면 알맹이가 없거나 아예 말이 안 되는 얘깁니다. 명백한 사례가 있는데요, 이 대표가 (3월 2일 민주연구원 영상에서)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기면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된다’고 이른바 ‘K-엔비디아’ 발언을 했지요. 수익이 최우선 목표인 기업을 일부 뺏어서 국세의 재원(財源)으로 삼겠다니요? 자유시장경제질서의 기본을 무시한 ‘아무말 경제학’입니다. ‘기본 시리즈’ 같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재정이 거덜날 것이 뻔하니 기상천외한 생각을 한 거죠. 대한민국 기업은 대장동과 백현동이 아니고, 대한민국 정부는 화천대유나 천화동인이 아닙니다.”
― 당시 이 대표 발언을 이 의원이 가장 먼저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죠.
“아마 다른 정치인들은 뭐가 문제인지 금방 파악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IT 전공으로 관련 분야 기업을 창업했고, 여당 대표 시절부터 이재명 대표를 계속 상대해 오면서 지금까지의 행적과 논리적 맹점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표의 가면을 벗길 수 있어요. 이 대표의 모순과 문제점을 가장 명확하게 지적하고 순발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정치인이 저라고 자신합니다. 모든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 대선에 출마해도 상황이 쉽지는 않습니다. 소수 정당 후보로 두 거대 정당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데요.
“저는 이미 비슷한 선거 경험이 있지요. 22대 총선에서 제가 경기 화성을(乙)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초반에 저의 당선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신도시 아파트 지역인 화성을을 텃밭이라고 생각해 전략공천을 했고, 국민의힘도 여당의 힘을 강조하며 삼성 출신 영입 인사를 내세웠죠. 하지만 기득권을 갖고 안이한 태도로 출마한 후보는 진심으로 열심히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후보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제3후보’의 승리법

― 초기 여론조사에선 양당 후보에게 크게 뒤처졌죠.
“제3후보는 처음엔 지지율이 높지 않은 게 보통입니다. 사표(死票)를 방지하려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작용하는데요. 제3후보가 임계점(臨界點)을 넘어 승기를 잡고 양대 후보와 나란한 수준으로 가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사표가 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비약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갑니다. 제가 동탄(화성을)에서 승리한 경험으로 볼 때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대권 후보들 지지율을 보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 의원의 지지율은 아직 높지 않습니다.
“여론조사는 원래 인지도가 크게 작용하는데, 김문수 장관님과 홍준표 대구시장님은 정치를 오래 해오셨고 워낙 인지도가 높아 어느 정도의 지지층이 원래 형성돼 있습니다. 다만, 추가 지지층을 얻을 수 있겠냐는 것은 그분들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확장성 면에서 부정적이라는 뜻인가요?
“꼭 그런 건 아니고요… 홍준표 시장의 경우 젊은 세대에 대한 확장성이나 소구력(訴求力)이 있는 편이죠.”
―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여권의 대선 주자들이 개헌을 이슈화하고 있습니다. 개혁신당은 개헌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인데요.
“탄핵 인용 후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그 안에 개헌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개헌 논의에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개헌은 꼭 필요하지만 국민들은 헌법 조항에 그렇게까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든요. 또 개헌이라는 게 현행보다 더 잘되거나 더 못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어떤 제도든 정답이 없기 때문에 국가마다 헌법과 통치 체제가 다른 것 아니겠습니까. 개헌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 하니, 대선을 앞둔 지금 시점에 허송세월하긴 시간이 아깝다는 거죠. 개헌을 전면에 내세우면 다른 중요한 주제들이 묻혀 버립니다.”
― 늘 대선에선 막판 단일화가 이슈가 됐지요. 대선 주자들 중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있나요?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미국에서 통하는 지도자 필요”
― 이 의원의 장점 중 IT·과학기술·기업 등의 전문성은 안철수 의원과, 세대교체론은 한동훈 전 대표와 겹치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안 의원님은 이과(理科) 출신이고 관련 경력도 많지만 저보다 20여 살 많은 세대이고 과거의 성공 사례를 보여 주는 인물입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우리 사회와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 및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 전 대표는 저와 가는 길이 아주 다르다고 생각해요. 아직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윤 대통령을 향한 태도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은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본인은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여의도에는 그보다 수백 수천 배 억울함을 겪어 본 사람들이 즐비해요. 정치적 경험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 현재 미국발(發) 관세 위기가 심각합니다.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으로서 트럼프 2기 정권에 대응할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까?
“물론이죠. 저는 대한민국의 리더라면 최소한 미국과 서구 사회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은 대부분 서울대 아니면 법조인, 민주화 투사 출신이었고 이른바 ‘국내용’이었어요.”
― 본인은 하버드 학부 출신이고요.
“학벌을 강조하려는 것보다, 미국에서 하버드 출신이라는 것이 어떤 위치인지를 얘기하고 싶어요. 대한민국에서 서울대 법대 출신이라면 일단 인정을 하는 것처럼 미국에서도 하버드 출신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 사회 어디에 내놓아도 기본적인 존중은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 역시 인맥을 중요시합니다. 워싱턴D.C에서 고위층이 많은 모임에 참석해 낯선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하버드’라는 말 자체가 친밀감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고, 인맥을 넓힐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 하버드 출신이 얼마나 많습니까?
실제 인맥도 존재하고요. 제가 하버드 재학 당시 용돈벌이를 위해서 학교 안에서 컴퓨터 고치는 아르바이트를 했거든요. 그 아르바이트를 같이 했던 사람들 중 페이스북 초기 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크리스 휴즈, 앤드류 맥컬럼(페이스북 공동창업자는 마크 저커버그, 모스코비츠, 왈도 세브린, 휴즈, 맥컬럼이다-편집자 註)이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을 대표해 미국에서 활동하게 된다면 학력과 경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명문대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와튼스쿨을 나온 천재라고 늘 강조하지 않습니까. 국제 사회에서 우리 지도자가 무시받지 않고 당당하게 역할을 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준석 의원은 3월 중순부터 매일 저녁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그는 소통 공간이 건강한 토론과 건설적인 논쟁의 장이 되길 희망했다.
“저는 보수가 품위를 되찾았으면 합니다. 근거 없는 뉴스에 얽매이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재명 대표를 이겼고, 또 이길 거라는 점은 확실히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