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지방선거는 선출 인원을 줄이든지 투표 일수를 늘리든지 특단의 조치 필요”
박완수
⊙ 1955년 경남 통영 출신.
⊙ 마산工高, 방송大·경남大 졸업. 경남大 행정학 석·박사.
⊙ 23회 행정고시, 경남도청 감사담당관·경제통상국장, 합천군수·김해부시장 역임.
박완수
⊙ 1955년 경남 통영 출신.
⊙ 마산工高, 방송大·경남大 졸업. 경남大 행정학 석·박사.
⊙ 23회 행정고시, 경남도청 감사담당관·경제통상국장, 합천군수·김해부시장 역임.
―별명이 뭡니까. 죄송하지만 ‘머슴’이라는 말을 듣진 않습니까.
“공무원이라는 게 별것 있겠습니까. 백성을 주인처럼 모시는 머슴이지요.”
월간조선이 실시한 차기 경남도지사 선호도 조사에서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1위를 다투고 있는 박완수(朴完洙) 창원시장에게 도지사 출마 의사부터 물었다. 김 전 장관은 정식 인터뷰를 사양했다.
“세상 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순리대로 사는 게 중요하지요.”
―경남지사에 뜻이 없다는 말씀입니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후 30년 넘게 줄곧 경남에서만 일했어요. 공무원으로서 도내(道內) 최고 자리인 ‘도지사’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최근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여러 인물 중에 저만큼 지역사정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고요. 하지만 제 뜻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지역 여론도 중요하고 정당 공천을 받는 것도 중요해요.”
“지나치게 非정치적 지적 받아”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창원·마산·진해 초대 통합시장’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두 마리 토끼 중 어느 쪽을 택하는 게 유리한지 계산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하하, 계산이라…. 창원시청 바로 옆에 경남도청 기자실이 있는데 가서 물어보세요. ‘박완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선출직 공무원치고 이렇게 비(非)정치적인 사람도 없다’는 말을 들을 거예요. 저도 정치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를 아끼는 주위사람들이 제게 주문하는 게 뭔지 아세요? ‘정치적인 수사(修辭)나 정치적인 행동을 좀 더 배우라’는 겁니다. ‘표를 먹고사는 사람이 유권자의 인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는데도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여론조사가 잘못된 건가요.
“시장으로서 나름 열심히 일한 데 대한 도민들의 평가라고 생각해요. 물론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닙니다. 2004년 보궐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직후 ‘기업사랑과(科)’를 신설했을 때, 2006년 재선(再選)된 후 ‘환경수도(首都)창원’을 내걸었을 때 반발이 아주 심했어요. ‘기업사랑이 뭐고, 공단밀집 지역인 창원에서 환경수도는 또 뭐냐’는 겁니다. 반대하는 분들을 붙들고 설득해 나갔죠. ‘세계에서 손꼽히는 훌륭한 도시는 지속가능한 산업기반과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죠. 시간이 흐르니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도지사와 통합시장 둘 다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고민하는 건 사실이에요. 도지사에 뜻이 없진 않지만, 어렵게 탄생한 통합시를 버리는 것도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창원·마산·진해 세 도시가 통합될 때 창원시의 역할이 매우 컸어요. 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제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한다면 시민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분명 ‘도지사 욕심에 통합시를 차버렸다’고 할 겁니다. 선거 때 상대편에서 이런 식으로 공격할 것도 뻔하고요. 아무튼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박 시장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지만, 지역 정가(政街)에서는 박 시장이 경남지역 국회의원들과 중앙당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호 지사의 남해안 프로젝트는 콘텐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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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수 시장은 ‘자전거특별시 창원’을 만들기 위해 공영자전거 시스템 ‘누비자’를 구축ㆍ운영 중이다. |
“전도유망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큰 뜻이 있어 불출마를 결정한 걸로 압니다. 김 지사는 6년 동안 굵직굵직한 일을 많이 했지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결실을 맺은 일이 적다는 거죠. 김 지사의 핵심 정책이었던 남해안권 개발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법도 만들고 중장기 계획도 세웠고 각종 행사와 대회도 유치했지요. 그런데 남은 건 뭔가요? 기대에 비춰 성과가 없어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콘텐츠가 부족했어요. 예컨대 요트대회를 연다면 그것과 연계된 요트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미약했습니다.”
―박 시장이 도지사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습니까.
“남해안 프로젝트는 관광과 문화, 관련 산업기반 육성이 핵심입니다. 대규모 민자(民資)를 유치해 관광 인프라 구축부터 시작했을 겁니다.”
박완수 시장은 “경남에는 남해안권 외에도 발전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곳이 많다. 낙동강권과 거창·함양·산청을 중심으로 한 서부내륙 지역이 그런 곳”이라고 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낙동강에 가 보면 답을 금방 알 수 있어요. 낙동강에는 해마다 홍수가 발생해 국가적 손실이 작지 않아요. 수량확보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개발이 시급해요. 그렇게 된다면 낙동강 유역이 새로운 성장중심 지역으로 거듭날 겁니다.”
―여론조사에서 경남 도정(道政)의 가장 미흡한 정책이 ‘일자리(응답자의 33%)’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자리 창출이 저조했다는 얘긴데요.
“전국적으로 실업자 수가 10년 만에 최대치인 122만명에 달하고 있어요. 김 지사의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창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창원공단에 있는 2000여 개의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작년에 생산규모가 많이 늘었어요. 수출도 크게 향상됐고요. 창원시민의 1인당 GDRP(지역내총생산)도 4만 달러에 달해요.”
박완수 시장은 공단 입주 기업이 좋은 경영실적을 거둔 데는 기업을 적극 지원한 창원시의 숨은 노력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에 따르면, 5년 전에 비해 창원지역 기업의 수출액이 두 배 이상 늘었고(2008년 현재 207억 달러), 근로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창원시는 최근 시(市)예산 504억원을 투입해 ‘서민 일자리’와 ‘사회적 일자리’ 8000개를 만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희망근로, 공공근로, 인턴사원제 등이 일자리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시행정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고요.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입니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을 만나면 이렇게 얘기해요. ‘국내에 머물지 말고 세계로 눈을 돌리라’고요. 인도 사람들이 미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간단해요. 영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창원시가 대학생을 영어권 자매 도시에 보내 영어실력을 높여 주는 게 가장 큰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정책으로 실천해 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요.”
―통합시의 명칭은 정해졌습니까.
“마산과 진해는 역사적으로 창원에서 갈라져 나왔어요. 향토사적으로 ‘창원시’가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3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겁니다. 현재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창원·마산·진해는 경남에서 중추역할을 하는 도시입니다. 통합시 탄생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행정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죠. 불필요한 세금을 줄여 주민들에게 도움도 되고요. 아울러 광역시급 도시가 탄생함으로써 국가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봐요.”
―3개 시가 합쳐지면 통합시장의 위상이 막강해지는데 향후 업무추진 과정에서 경남지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법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경남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봐요.”
“도내 공무원들도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의견 갈려”
―이번 지방선거를 전망한다면.
“지난 2006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사실상 싹쓸이를 했어요.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지지로 나타났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라요.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살리기를 두고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잖아요. 도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을 놓고 찬반이 갈려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박완수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한 사람이 광역단체장과 의원, 기초단체장과 의원 등 총 8명의 선출직을 뽑는 데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2년 창원시장 선거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그때 제 번호가 4번이었어요. 유세 기간 내내 ‘4번 박완수, 4번 박완수’를 연일 외치고 다녔지요. 선거 막바지에 노인정을 찾아 할아버지, 할머니께 ‘4번 박완수 꼭 찍어 주세요’라고 했더니 ‘그래, 그래. 알았어. 1번 박완수 팍팍 찍어 줄게’라고 하는 거예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더군요.”
박 시장은 “향후 지방선거는 선출 인원을 줄이든지 투표 일수를 늘리든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1번이면 1번, 2번이면 2번을 연달아 찍는 이른바 ‘줄투표’가 나올 겁니다. 8명을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겠습니까. 젊은 사람도 도장을 8번 찍는 게 힘든데 연세가 많은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지금의 지방선거 제도는 유권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