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영화 〈7번방의 선물〉과 후임 검찰총장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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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춘천 파출소장 딸(당시 9세)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정원섭씨가 지난 3월 28일 향년 87세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고인은 살해 혐의를 부인하며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모두 기각되었고, 1987년 가석방으로 풀려나기까지 15년이 흘러야 했다. 그사이 그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사망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고인은 고향인 춘천을 떠나 전북으로 내려가 신학 공부에 매진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
 
  고인이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한 것은 1999년 11월. 그러나 재판부는 기각했다. 그 후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다시 진정했다. 2007년 12월 재심 권고 결정이 받아들여졌다. 그러고 나서 다시 4년이 흘러 2011년 10월 27일 무죄선고를 받았다. 무려 39년 만에 살인자 누명을 벗은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호소를 충분히 경청하지 않았던 점에서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머리 숙여 사과했다. 당시 수사 검사와 검찰이 어떤 뉘우침, 후회를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검찰사에 부끄러운 자화상으로 기록됐음이 분명하다.
 
  고인은 뒤늦게나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형사보상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임으로 새로운 검찰 수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차기 총장 인선과 맞물려 검찰 고위 간부들의 사의가 잇따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윤 전 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간의 검찰개혁을 둘러싼 ‘피 튀기는’ 갈등 이후 후임 총장 인선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거의 없다. 총장 자리가 “정의를 실현할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고 믿지 않는다. 누가 되든 총장이 되면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다시 보길 권한다. 그리고 고인에게 용서를 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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