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대한 대통령’이 되려는 욕심 버리고, ‘작은 성공’을 많이 산출해야
⊙ 대통령비서실의 권한 축소하고 내각 중심으로 국정운영해야
⊙ 책임총리제보다는 특정 분야 전념하는 ‘전담총리제’가 바람직
咸成得
⊙ 49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텍사스대 존슨정책대학원 석사, 美 카네기멜론대 정책학 박사.
⊙ 美 레이건대통령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美 조지타운대 정책대학원 및 경영대학원 조교수,
美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초빙교수, 美 존스홉킨스대 SAIS 초빙교수.
⊙ 現 한국대통령학회 회장, (사)한국대통령학연구소 이사장.
⊙ 저서: 《대통령학》 《대통령비서실장론》 《영부인론》 《장관론》 등.
⊙ 대통령비서실의 권한 축소하고 내각 중심으로 국정운영해야
⊙ 책임총리제보다는 특정 분야 전념하는 ‘전담총리제’가 바람직
咸成得
⊙ 49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 텍사스대 존슨정책대학원 석사, 美 카네기멜론대 정책학 박사.
⊙ 美 레이건대통령 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美 조지타운대 정책대학원 및 경영대학원 조교수,
美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초빙교수, 美 존스홉킨스대 SAIS 초빙교수.
⊙ 現 한국대통령학회 회장, (사)한국대통령학연구소 이사장.
⊙ 저서: 《대통령학》 《대통령비서실장론》 《영부인론》 《장관론》 등.
하지만 역사적으로 우리 대통령직은 ‘실패한 대통령’을 배출한 ‘좌절의 자리’였고 앞으로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리이다. 왜냐하면 우리 대통령들은 너무 많은 국정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자신들의 짧은 임기 내에 모두 이룩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 박근혜 당선자는 이렇듯 좌절과 실패의 자리로 불리는 우리 대통령직을 좌절이 아닌 ‘희망의 자리’, 나아가 실패한 대통령이 아닌 ‘성공한 대통령’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에 필자는 박근혜 당선자가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하였던 우리 대통령들의 국정운영 방식 한계를 뛰어넘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좋은지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제왕적 대통령 시대의 終焉
우리 정치사를 돌이켜볼 때 1960 ~80년대 군인 출신 대통령을 정점으로 행정부 주도하의 국가발전전략을 추진하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장기집권을 위해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등 대통령 일인에게 지나치게 권력을 집중시켜 왔다.
그 결과 대통령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물론 국민 대부분이 역대 우리 대통령들을 ‘제왕적 대통령’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역대 한국 대통령들 중 군인 출신의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천은 ‘무력’, ‘정경유착에 기초한 막대한 정치자금’, 그리고 ‘집권당의 총재로서 여당의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권 행사’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현행 헌법상 우리 대통령의 공식적 권한은 대통령제를 운영하는 다른 나라 대통령의 권한보다 크지 않다. 이는 우리 헌법이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절충한 요소를 가지고 있어 엄격한 삼권분립 정신에 어긋나는 국회의 대통령과 행정부 견제기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헌법이 명시한 공식적 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할 때 민주화 이후 선출된 문민 출신 대통령들은 더 이상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았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대통령들은 여전히 ‘제왕’이었다. 실제로 민주화 이후 김영삼과 김대중 대통령은 무력 대신 ‘영남과 호남의 지역적 대표성’, ‘막대한 정치자금’, 그리고 ‘여당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권 행사’를 통해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더 이상 제왕적 대통령은 존재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이전 ‘대권과 당권 분리 선언’을 통해 여당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공천권 행사를 포기한 이후 우리 대통령은 더 이상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3김 정치’의 퇴장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과 같이 압도적인 지역적 대표성도 갖지 못하고, 정치 투명화의 영향으로 엄격한 ‘정치자금법’이 마련되어 막대한 정치자금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박근혜 당선자를 포함해 미래 우리 대통령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들과 달리 그 강도와 폭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들은 우리 대통령을 제왕적이라 비판한다.
그렇다면 아직까지도 우리 국민들이 제왕적 대통령이라 인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경쟁 내지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한 나머지 그를 뛰어넘는 ‘성공한 대통령’에 대한 열망에서 5년이라는 짧은 임기에도 너무나 많은 국정과제를 설정하고, 이의 효과적인 집행을 위해 ‘청와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권력남용과 부정부패가 빈번하였기 때문이다.
‘성공한 대통령 되기’ 패러다임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작은 프로젝트’(Small Project) 대신 ‘큰 프로젝트’(Big Project)를 성공시켜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성공한 대통령 되기 패러다임’에 집중하였다. 큰 프로젝트와 작은 프로젝트의 차이는 정치적 위험성의 정도, 필요한 자원의 정도, 그리고 프로젝트 완성 시까지 필요한 시간 등이다. 실례로 현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대운하 건설’과 ‘4대강 개발’이 큰 프로젝트에 해당되고, 작은 프로젝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통합 등 ‘공기업 개혁’ 등이 있다.
하지만 큰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정치적 인기가 높아야 한다. 또한 큰 프로젝트는 필요한 자원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불확실하다. 더욱이 실패할 경우 그 정치적 파장은 작은 프로젝트에 비해 훨씬 크기 마련이다.
이렇듯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들이 정치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성공한 대통령 되기 패러다임’에 집착하였기 때문이다. 큰 프로젝트는 많은 경우 집권 초기 청와대 중심으로 강력히 추진되지만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대통령 자신의 지지율 하락으로 인해 그 추진력을 잃고 많은 자원의 투입에 비해 그 결과는 미미하였다. 게다가 이러한 프로젝트를 철저한 정책효과 분석 없이 대통령이 청와대 중심으로 강력히 추진하여 완성한 경우에는 현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개발’처럼 정치적 논쟁의 소지가 되기 십상이다.
구체성 없는 나열식 국정과제로 실패한 대통령들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취임 전 구체적인 국정운영 비전을 설정하지 않거나 설령 설정하였다 하더라도 그 세부적인 방향 및 실천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우 추상적이고 많은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임 후 바쁜 일정에 쫓겨 국가의 주요 정책들을 적절하게 조정하거나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국정운영의 한계를 드러냈다.
실례로 노태우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364건의 대선공약을 검토하였지만 국정운영의 구체적인 비전이나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김영삼 대통령의 ‘신한국 창조’라는 국정비전은 너무나도 추상적인 반면, 이를 실행하기 위한 ‘깨끗하고 강력한 정부’, ‘변화와 개혁’ 등의 정책목표는 구체적이지 못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참여민주주의’, ‘총합안보’, ‘제2경제도약’, ‘국민화합’, ‘21세기 지식사회’, ‘남북화해협력’의 6대 국정지표를 발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긴급현안과제 26개’와 ‘100대 국정과제’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과제는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핵심 대선공약이 누락되는 등 체계적이지 못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의 3대 국정목표 아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부패 없는 사회’, ‘봉사하는 행정’ 등 ‘12대 국정과제’와 ‘138개 쟁점 현안과제’를 제시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12대 국정과제는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대선공약과 일치성이 부족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138개 쟁점 현안과제의 경우 그 구체적인 실천전략이 부재하였다.
현 이명박 대통령도 ‘섬기는 정부’, ‘활기찬 시장경제’, ‘능동적 복지’, ‘인재대국’, ‘성숙한 세계국가’의 5대 국정지표 아래 ‘21대 전략목표’와 ‘193개 국정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많은 국정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선정과제의 당위성 및 실천 가능성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상과 같이 민주화 이후 역대 모든 대통령은 공통적으로 ‘남북한 평화정착을 통한 통일기반 조성’, ‘재벌규제 및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개혁’, ‘구조화된 부패 청산’, ‘복지제도의 선진화’ 등 매우 추상적이고 많은 국정과제를 제시하고서 이를 자신의 임기 내에 모두 이룩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임기가 길었던 박정희 대통령의 ‘자립경제’라는 국정운영 비전 아래 ‘100억불 수출, 1000불 국민소득’이라는 단순하고 짧은,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목표 이외에 어느 대통령들도 자신들이 제시한 국정과제를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하였다.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의 병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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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은 대통령비서실의 확대를 가져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0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임태희(왼쪽)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등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
1988년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청와대 비서실 중심의 국정운영이 야기한 한계를 인식하고 집권 초기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 원칙을 표방하면서 대통령비서실을 매번 축소 개편하였다. 하지만 ‘작은 청와대’를 실현하겠다는 그들의 약속은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되었고, 대통령비서실은 또다시 대통령의 막중한 권한을 등에 업고 정권의 국정목표를 볼모로 삼아 ‘권부화’(權府化)되었다.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 구조는 정책추진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집중으로 말미암아 여당과 행정부처 관료들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무사안일’, ‘업무에 대한 나태와 무관심과 복지부동’ 등의 폐단을 야기하였다.
대통령비서실이 참모기능을 벗어나 관료제화되면서 대통령의 신임 획득을 위해 비서관들 사이의 ‘비생산적 경쟁’, ‘정책에 대한 단기적 시각의 강조’, ‘수석실 중심의 부처 이기주의’ 등 관료제적 병폐를 노정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정책화 과정에서 실질적인 권한도 없이 책임만 지는 행정 각 부처의 사기 진작과 동기 부여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러한 조직구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간의 불명확한 역할관계로 인해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실 사이의 업무 중복을 가져와 정책의 혼선, 행정자원의 낭비, 책임소재의 불명확 등의 폐해를 끼친 것 또한 사실이다. 대통령비서실 우위의 불균형적 중복구조는 행정조정 과정에서 중복이 가지는 상호견제나 통제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국무총리를 포함한 행정부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소극적인 단순 보조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
‘제왕적 대통령’으로 착각하는 대통령들
우리 대통령들은 국회를 포함한 다른 제도적 기관들이 정부의 주요 정책에 관여하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어렵게 함으로써 국정운영의 비효율성을 높이는 요인이라 생각하였다. 그 결과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우리 국회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거수기’ 혹은 ‘통법부’로 전락하여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우리 대통령들은 ‘명령자’의 역할에 기초하여 ‘명령’과 ‘통제’를 강조하는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신속한 결정’만을 중시하는 ‘행정 리더십’을 발휘하여 왔다.
자신이 공천권을 포기하여 정치적 자원이 빈약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 이후 우리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제왕적 대통령들에 비해 현저히 약화되었다. 반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치들은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갈수록 다양화되고 증대되었다. 따라서 다양한 사회 갈등을 해결해야 할 대통령의 조정력은 이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
이러한 새로운 정치 상황 아래서 박근혜 당선자를 포함하여 앞으로 우리 대통령은 과거 제왕적 대통령들처럼 명령과 통제에 기초한 행정 리더십만을 발휘해서는 더 이상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없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현 이명박 대통령의 예에서 보듯이 5년 단임제의 틀 속에 갇힌 우리 대통령들은 아직도 이러한 정치적 변화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아직까지도 우리 대통령들은 과거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제왕적 대통령’처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정치를 멀리하면서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도리어 그 갈등의 정도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 결과 타협과 협상의 정치문화가 부족한 정치체제와 정치적 책임성이 결여된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가 결합하여 대통령과 국회, 국회와 국민, 국민과 대통령, 여당과 야당 간의 잦은 대립을 불러와 심각한 ‘정치적 교착 또는 마비상태’(po litical gridlock)를 노정시키고 있다.
작은 성공을 모으려는 노력해야
이제 대통령의 법적 권한은 같아도 그 실질적인 영향력이 현격히 감소한 제왕적 대통령 시대의 종언 이후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국정운영 방식으로는 대통령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박근혜 당선자는 실패한 대통령이 되지 않기 위해 제왕적 대통령들이 노정한 국정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아래와 같이 개혁해야 한다.
민주화 이후 우리 대통령들은 큰 프로젝트를 크게 성공시켜야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성공한 대통령 되기 패러다임’에 집착하였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야 한다. 성공 가능성도 불확실하고, 실패할 경우 그 정치적 파장 역시 크다.
따라서 현행 5년 단임제 아래의 박근혜 당선자는 ‘성공한 대통령 되기 패러다임’에 사로잡히지 말고 상대적으로 정치적 위험이 적고 자원과 시간이 적게 소요되는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작은 성공’(Small Win)을 많이 산출해야 한다. ‘실패한 대통령 되지 않기 패러다임’인 셈이다. 정책추진 과정에 실질적 책임을 가진 장관들이 각 분야에서 작은 성공을 이룩함으로써 ‘성공한 장관’이 많이 나오고, 이것이 모여 ‘실패하지 않는 대통령’ 나아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민들은 우리 대통령의 뛰어난 업적보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와 암살’, 전두환 대통령의 ‘광주사태와 백담사 유배’,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김영삼 대통령의 ‘IMF 경제위기’,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불법 송금’,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과 자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불법 매입’ 등과 같은 사건과 사고만 기억한다. 이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업적을 이룩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우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행운도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우리 대통령들은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과제를 정확히 파악하여 자신의 짧은 임기 내에 달성할 수 있는 소수의 국정운영 목표를 설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소수의 국정목표를 구체적이며 단순하고 짧게 그의 보좌조직과 국민에게 제시하여 이를 반복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국정목표에 대한 보좌조직의 충성과 국민의 지지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어 그만큼 정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박근혜 당선자는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 싶은 강렬한 열망에 지나치게 많은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국정운영에 심각한 압박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열망이 클수록 국정운영의 모든 것을 대통령 혼자서 치밀하게 챙기려 하는 ‘독선적 국정운영’ 나아가 ‘신권위주의’로 이어져 결국은 또 다른 ‘제왕적 대통령’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관 중심의 국정운영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은 그것이 가져다준 순기능보다 폐단이 더 컸다. 그러므로 그동안 비대해진 대통령비서실의 규모를 축소하고 기능도 본래의 비서 기능에 국한하도록 개혁해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이 직접 각 부처의 정책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것을 막고 그 기능을 각 부처로 돌려줘야 한다. 이러한 ‘장관 중심의 국정운영 방식’은 행정부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 그 결과 행정의 독창성과 반응성이 높아짐으로써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그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통령비서실을 대통령 보좌, 그리고 정책 기획과 조정만을 담당하도록 그 기능과 조직을 축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은 청와대에 집중된 권한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각 부처 장관에게 과감하게 위임하여 장관이 정책추진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책임을 지는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장관 임기가 현행 약 1년에서 좀 더 길어져 최소한 약 2년 정도로 늘어나야 한다. 다행히 2005년 인사청문회 도입으로 그러한 기반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아가 국정운영은 대통령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의 보좌진과 행정부 그리고 여당 등으로 구성된, 책임을 공유하는 체계적인 ‘국정운영팀’을 통해서 해야 한다.
내각과 정당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책임정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당 분야에 오랜 의정 경험이 있는 국회의원 출신의 장관을 다수 임명하여 그들의 임기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의 약점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줄일 수 있으며, 당과 정부가 국정운영의 결과에 공동으로 책임지는 정치문화도 만들 수 있다.
책임총리제보다 전담총리제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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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5월 1일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가 이야기를 나누며 국무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
헌법이 보장한 국무총리의 장관임명 제청 및 해임건의권 등의 권한이 실제적으로 행사되더라도 이것이 국무총리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 헌법에 명시된 총리의 권한을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국무총리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책임총리제’보다는 국무총리를 국정운영을 담당하는 하나의 행정전문가로 인정하면서 그가 ‘일자리 창출’ 또는 ‘동반성장’ 등 특정 분야의 최종 집행자와 결정자 역할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전담총리제’가 바람직하다.
요컨대 대통령의 역할은 국민통합과 국가의 중장기 발전전략, 외교·국방·통상 같은 거시적 차원에 중점을 두며, 국무총리의 역할은 나머지 국가 주요 정책의 조정과 합의를 이끌어가면서 주요 특정 정책의 집행에 집중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정자 역할 수행해야
권위주의 시대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우리 대통령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반면 국회를 포함한 다른 제도적 기관들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하였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 언론 등 제도적 기관들의 정치적 자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 권위주의 시대와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적인 현상들이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즉, 우리 사회 민주의식의 성숙과 더불어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과거 대통령을 포함한 소수의 특권계층에서 벗어나 국회, 언론, 시민단체, 이익집단 등으로 다양해졌다. 실례로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이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 등은 변화된 우리 정치문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들이었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정치적 갈등을 지혜롭게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 대통령들은 민주주의의 공고화에 필요한 바람직한 리더십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즉, 높아진 국민들의 정치문화에 발맞추어 권위주의 시대 제왕적 대통령 중심의 ‘위로부터의 일방통행식 통치’에서 벗어나, 국회, 언론, 시민단체, 이익집단 등의 갈등을 아우르는 ‘다차원적인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그렇지 못해 일반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정치과정과 관련, 대통령을 포함한 제도적 기관들이 아직까지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국회를 통한 ‘정책의 입법적 성공’을 강조하는 입법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근혜 당선자의 지난 의정활동을 돌이켜볼 때, 그도 ‘원만한 여야관계’의 확립에 일정부분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타협과 협상의 정치문화가 부족한 한국에서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면서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 방안은 지금까지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던 우리 대통령의 리더십 전환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 대통령은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들이 보여준 ‘명령’과 ‘통제’에 기초한 ‘행정 리더십’을 ‘타협과 협상 능력’을 강조하는 ‘입법 리더십’과 권한 위임을 강조하는 ‘관리 리더십’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아직도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국회를 포함한 다른 제도적 기관들의 변화가 급속히 촉진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자가 새 대통령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제나 외교의 성과가 아닌 ‘대(對) 여야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모든 정책은 빠른 입법화와 충분한 예산의 확보가 그 정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당선자는 열린 마음으로 타협을 이끌어내는 부드러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이를 기초로 과거 제왕적 대통령이 보여준 명령과 통제에 기초한 일방적이고 위로부터의 ‘명령자’가 아니라 타협과 협상에 기초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장 빨리 임명해야
이제 박근혜 당선자는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해 향후 5년 동안 국정을 이끌어나갈 것이다. 대통령으로서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은 취임 전 약 70여 일에 불과한 대통령직 인수기간에 ‘준비된 당선자’로서 얼마나 체계적인 국정운영 계획을 마련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빨리 출범시켜 국정을 안정적이며 효과적으로 인수하여야 한다. 안정적인 정권인수를 기초로 새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 설계, 즉 국정비전의 구체화, 조직 구성, 인원 충원 등의 정부구성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자신을 가장 지근에서 보좌할 ‘대통령비서실장’을 최대한 빨리 임명하고, 그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청와대 인수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장은 차기 청와대와 내각의 핵심 인선 작업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인선 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역대 대통령직인수위원들의 차기 내각 참여율을 고려할 때 그들이 5년 이내 차기 내각에 기용될 확률은 70% 이상이다. 따라서 자신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면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높고 정치적 충성도도 강한 인물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시켜 그들을 차기 내각의 주요 인물로 기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야 대통령직인수위원과 내각인선이 연계되어 위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치밀하게 대통령직인수 업무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혼선을 방지함으로써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당선자의 성공 가능성을 그만큼 향상시켜 줄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 대통령들이 노정한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의 한계에서 탈피하여 내각 중심 국정운영으로 나아가는 시작일 것이다.
나아가 박근혜 당선자를 포함해 앞으로 우리 대통령은 국정을 내각 중심의 체계적인 ‘국정운영팀’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조정력’이 높은 정치 리더십이 보다 중요하다. 민주화 이후 높아진 제도적 기관들의 자율성을 인식하고,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야당을 포함한 국회와 충분한 협의와 양보를 함으로써 ‘정책의 입법적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 이 글은 2010년도 정부재원(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연구역량강화사업비)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 작성된 논문(NRF-2010-330-B00031)을 바탕으로 재작성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