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경선캠프와 영입인사 중심으로 거대조직 아닌 효율적인 조직 꾸려… 尹 “과거 선대위와 다르다”
⊙ 선대위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김병준-이준석 ‘3톱’ 연합군
⊙ 김종인은 전략기획, 김병준-김한길은 중도 확장, 이준석은 홍보와 소통 등 분업
⊙ 선대위 人選 키워드는 MB계(친이계)·바른정당·강원도·호남… 영남·친박 등 과거 主流는 2선으로 후퇴
⊙ 경선 경쟁자 중 원희룡만 참여, 홍준표·유승민은 불참… ‘反文 빅텐트’ 완성할 수 있을까
⊙ 청년·여성·약자 등 취약 분야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
⊙ 선대위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김병준-이준석 ‘3톱’ 연합군
⊙ 김종인은 전략기획, 김병준-김한길은 중도 확장, 이준석은 홍보와 소통 등 분업
⊙ 선대위 人選 키워드는 MB계(친이계)·바른정당·강원도·호남… 영남·친박 등 과거 主流는 2선으로 후퇴
⊙ 경선 경쟁자 중 원희룡만 참여, 홍준표·유승민은 불참… ‘反文 빅텐트’ 완성할 수 있을까
⊙ 청년·여성·약자 등 취약 분야 계속 확대해나갈 계획
- 2021년 12월 6일 오후 국민의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이준석 대표(앞줄 왼쪽부터)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함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조선DB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더 강해진다. 100가지 중 99가지 생각이 달라도 정권 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선거 후보의 선대위 출범식 연설 중 핵심 메시지다. 이 메시지처럼 국민의힘 선대위는 각자 다른 생각과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국민의힘은 2021년 11월 5일 윤석열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지 한 달 만인 12월 6일 서울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구조로 출범해 대부분의 인선이 12월 중순 현재 마무리됐고 윤 후보는 본격적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후보 선출에서 선대위 출범까지 약 한 달이 걸렸지만 국민의힘이 유독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내홍이 심한 듯 보였던 것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합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다 막판에 극적 합의가 이뤄져 ‘원팀’ 구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애초 11월 말까지만 해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가 당사를 떠나 지방순회에 나서는 등 당무 거부 논란까지 일었다. 그러나 12월 3일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울산 회동’을 갖고 정권 교체를 위해 모두 힘을 합치기로 결정하면서 선대위 구성 및 인선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선대위의 명칭을 ‘희망을, 정의를, 국민을, 나라를 살리는 선대위’, 줄여서 ‘살리는 선대위’로 명명했다. 나라와 정의, 민생을 죽이는 힘에 맞서 망가진 경제를 살리고 무너진 정의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되살리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는 뜻이다.
‘살리는 선대위’는 규모는 크지 않으면서 효율적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처럼 전·현직 의원들을 전부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필요한 조직을 꾸려 당 안팎의 핵심 인사들을 인선했다. 분업(分業)형 선대위, 실무형 선대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과거 대선에서 당 선대위는 형식적이고 실제로는 소수로 구성된 외부 캠프가 선거운동의 중심이었지만, 이런 관행을 완전히 타파하고 당 선대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선 선대위는 당 조직을 기본으로 거기에 더 추가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 선대위는 당내 인사보다는 외부 영입 인사와 경선캠프 출신, 비주류 인사들을 중용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2021년 12월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해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를 집중 해부했다.
중앙선대위원장 규모 비교적 ‘조촐’
과거 중앙선대위 상임위원장 또는 공동위원장에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던 것과 달리 ‘살리는 선대위’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급 구성은 숫자 면에선 비교적 조촐한 편이다. 그러나 반문(反문재인), 친DJ(親김대중), 친노(親노무현)까지 중도 민심 공략에 최적화된 선대위원장단을 균형 있게 구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원톱’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며 김병준·이준석 두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선대위를 이끌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당의 대표 직책을 맡았던 만큼 ‘3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은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조경태 의원,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스트류커바 디나 등 6명이다. 앞서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과 청년사업가 노재승씨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됐다가 과거 발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선대위 부위원장은 당 최고위원 6명(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김용태·윤영석)이 맡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김태호 의원은 “중진들이 길을 터주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변화와 혁신으로 중도 확장에 나서야 한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전직 당대표 또는 대표권한대행을 역임한 중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외부에서 영입한 선대위원장 3명(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이수정 교수, 무역회사 라파보 대표 스트류커바 디나) 중에서는 디나 대표가 눈길을 끈다. 박 전 부의장은 지난 10월 일찌감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수정 교수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성폭력대책특위 위원, 국민의힘 대표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자문역 등을 맡은 바 있다. 완전히 새로운 얼굴인 디나 대표는 1991년생, 30대 워킹맘으로 사할린 강제이주 고려인 동포의 외손녀이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났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청년 대선 조직인 ‘상상23’의 연구위원으로 있었다. 상상23 활동을 통해 그에게 윤 후보가 직접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선대본부는 당 기존 조직 중심으로 규모 최소화
선대위 산하 선대본부는 6개 본부와 총괄특보단으로 구성돼 있다. 실무 위주의 기동력 있는 조직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만큼 여성, 청년, 약자 등 새로운 조직은 대부분 후보 직속 또는 선대위 직속으로 배치하고 선대본부는 실속 위주의 조직이 됐다.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맡았던 임태희 전 실장이, 부본부장은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맡았다.
총괄상황본부 산하 종합상황실은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실장을 맡고 있다. 종합상황실 1실장은 오신환 전 의원, 2실장은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다.
전략기획실은 금태섭 전 의원, 정무대응실은 정태근 전 의원, 정세분석실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실장이다. 총괄상황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임태희·금태섭·정태근·김근식 실장은 모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언급했던 인물들로, 총괄상황본부가 김종인 위원장의 기동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직총괄본부는 주호영 본부장과 전·현직 의원들이 포진했다. 부본부장직은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 정용기·이장우·강승규 전 의원이 맡았다. 김성원 의원은 현재 당 경기도당 위원장이며 이장우 전 의원은 최고위원, 정용기 전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내는 등 당내 조직통들이다. 강승규 전 의원도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조직총괄본부 산하에는 전국 시도별 지역본부가 포함된다.
직능총괄본부는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과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당의 텃밭인 TK 지역의 3선(김상훈)과 재선(임이자) 의원으로, 다양한 직능단체를 상대로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는 이준석 당대표가 본부장을 맡아 지휘한다. 당 홍보위원장 경력이 있는 정미경 최고위원이 부본부장을 맡고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갑)이 미디어본부장, 이영 의원(비례대표)이 디지털본부장, 김용태 최고위원이 홍보전략본부장을 맡아 함께한다. 또 미디어법률단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에 소속돼 법률적 대응을 담당한다.
선대본부를 지원하는 종합지원총괄본부는 권성동 사무총장이 본부장을 맡아 사실상의 선대본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됐다. 종합지원총괄본부 산하 대외협력본부장은 이상일 전 의원이, 국민소통본부장은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이 맡는다.
총괄특보단은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이 단장을 맡은 가운데 분야별 특보단장은 전·현직 의원과 관료 출신들이 포진했다. 정책특보단장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정무특보단장은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 지방자치특보단장은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 기획특보단장은 이혜훈 전 의원, 국방안보특보단장은 한기호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환경노동특보단장은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 종교특보단장은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이다. 석동현 전 검사장은 대외협력특보, 나성린 전 의원은 상임경제특보로 각각 위촉됐다.
정책 총괄에 원희룡
선대본부 중 가장 많은 전문가가 포진한 곳은 정책총괄본부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윤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맡아 정책을 총괄한다.
정책총괄본부에는 ▲정책조정본부 ▲국민과 함께 뛰는 경제정책본부 ▲당당한 외교안보정책본부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정책본부 ▲희망찬 국가미래정책본부 ▲4차 산업혁명 선도 정책본부 ▲공정국가정책본부 등 7개 본부가 있다. 각각의 본부장은 송언석 의원,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숙 전 의원(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한양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황성돈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가 맡았다. 정책총괄본부 산하 민생회복 정책추진단에는 현역 의원들이 참여하며, 단장은 원희룡 본부장이 겸직한다. 정책총괄본부 내 정책상임본부장에는 배현진 최고위원(서울 송파을)과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구)이 이름을 올렸다. 정책기획본부장은 김용태 전 의원이 맡는다.
정책본부 외에도 유일호 정책특보단장, 윤희숙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장과 강석훈 후보 정무실장 등 선대위 내 경제 전문가들도 후보에게 정책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보단과 대변인단, 청년과 여성 조직 강화
국민의힘은 공보단과 대변인단을 각각 편성해 중앙선대위 직속기구로 편성했다. 경선캠프 시절 공보 관련 문제점이 끊임없이 두각되면서 공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호남 출신으로 여당 내부 사정에 밝은 정치인(조수진·김경진)을 공보단장과 상임공보특보단장에 임명해 대여 공격력을 확보했다. 전주 출신 조수진 의원은 기자 시절 여당을 오랜 기간 출입했다. 전남 장성 출신 김경진 전 의원은 광주(북구갑)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대변인단에서는 이양수 수석대변인을 필두로 여성 의원 2명(김은혜·전주혜)과 언론인 출신(원일희), 당직자 출신(황규환)에 경선캠프 시절 대변인인 김병민 전 비대위원이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수석부대변인에는 경선캠프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최지현 변호사와 김기흥 전 KBS 기자가 임명됐다.
청년본부와 여성본부도 선대본부 산하 본부가 아닌 선대위 직속 본부가 됐다. 청년과 여성 표심을 끌어들이는 것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선대위는 청년과 여성 분야를 계속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청년본부는 시사평론가 장예찬씨와 여명 서울시의원이 본부장을 맡는다. 장예찬 본부장은 윤석열 후보를 정치 입문 시절부터 도왔다. 여명 본부장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장 본부장은 1988년생, 여 본부장은 1991년생이다. 이 밖에 부본부장과 대변인, 특보 등으로 2030세대인 국회 비서관, 시도당 청년위원장, 기초단체 의원 등이 참여한다. 선대위는 각 본부와 위원회에 한 명씩 청년 보좌역을 두고 있으며, 집권하면 각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둔다는 공약도 내놓을 예정이다.
여성본부는 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이 본부장을 맡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출신 초선인 양 의원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서게 된다. 또 당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배우자 모임인 ‘국민의힘 배우자포럼’을 이끌고 있어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활동이 시작되면 또 다른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본부와 여성본부는 향후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위원회와 특별 기구
후보 직속 위원회와 선대위 직속 위원회가 많아진 것도 ‘살리는 선대위’의 특징이다. 선대본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 후보 또는 선대위원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의논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한 의견 수렴 및 정책 반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윤 후보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대상인 청년 및 약자 관련 위원회는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는 윤 후보가 위원장을,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여공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입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인 만큼 약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관련 정책을 내놓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도 위원장은 윤 후보가 맡는다. 부위원장은 김재훈(37) 식탁이 있는 삶 대표와 김원재(29) 유엔사무총장 기술특사실 디지털정책보좌관 두 명으로 2030세대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내일을 향한 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선대위 직속 위원회도 사법개혁위원회, 경제사회위원회, 글로벌비전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국민공감미래정책단이 있다. 사법개혁위원회는 이종성 의원(비례대표), 경제사회위원회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글로벌비전위원회는 박진 의원(서울 강남을), 국민통합위원회는 강석호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강 전 의원은 TK 출신 3선으로 윤 후보 핵심 지지 세력을 확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위원장은 윤희숙 전 의원이다. KDI 교수 출신인 윤 전 의원은 지난 9월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한 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3개월여 만에 선대위에 합류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국민공감미래정책단’은 고진·조은희·왕윤종 3인이 공동 단장이 됐다.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은 고건 전 총리의 아들로,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이며 동영상 압축기술 전문 회사 바로비전(현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을 설립해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2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며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 융합 전문위원,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등도 지냈다. 고 회장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신성장특별위원장을 맡았었고, 이번에는 윤석열 후보의 정책 마련을 돕게 됐다. 고 회장은 윤 후보의 서울 대광초 1년 후배다.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은 기자, 청와대 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초구청장 등 다양한 경력을 살려 윤 후보를 돕게 된다.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국제거시금융실장과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을 지냈다. 또 SK그룹에 스카우트돼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무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기업팀장을 지내며 최태원 회장에게 국제경제 및 사회적기업에 대해 조언하는 등 ‘최태원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기도 했다.
김한길의 ‘새시대준비委’
한편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후보 직속 독립조직인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이끈다. 선대위와는 별도의 조직으로, 중도와 진보 세력, 2030세대, 과거 민주당 지지자 등 반문 및 비문 세력의 민심을 끌어온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6개 본부와 공보실·상황실·비서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12월 12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위원회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일찌감치 윤석열 선대위 참여를 선언했고 김종인·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톱3’ 또는 ‘3김’으로 불려왔지만 6일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아 그의 행보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는 규모 있는 조직을 꾸리는 데 전념하느라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출범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출범 후에도 계속 인재를 채용 중이며 40세 이하의 젊은 인재를 중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정권 교체가 시대정신이고 정권 교체를 실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윤석열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향해 “국민의힘에 아직 직접 참여하길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을 다 담아서 다양한 국민의 수요와 바람을 반영해달라”고 했다.
親李계와 바른정당계 두각
윤석열 선대위 인선에서는 유독 친이계 또는 MB계로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계파의 인물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10여 년 전인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 정부에서 근무했던 인물들이 선대위에 주요 직책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대통령실장이었고,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전 수석은 선대위 미디어소통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과학비서관과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선대위 4차산업혁명선도정책본부 본부장이다. 총괄상황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주(駐)오스트레일리아 대사였다. 선대위 산하 글로벌비전위원회에는 이명박 정부 관료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부위원장으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 청와대 춘추관장과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전 대변인이 선대위 공보단 수석부단장으로 참여하며,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도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이 밖에도 실무진에 이명박 청와대 출신이 다수 참여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불렸던 한반도선진화재단과 뉴라이트 출신들도 선대위에 참여한다. 이상래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은 정책조정본부 정책조정실장을, 신지호 뉴라이트재단 상임이사(18대 의원)는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한오섭 전 뉴라이트 전국연합 정책실장(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선대본부 실무진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친이계를 포함한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 출신도 선대위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바른정당에 끝까지 남아 바른미래당과 합당한 바른정당계, 이른바 ‘유승민계’와 달리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복당파’ 출신으로, 권성동 사무총장과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이 대표적이다. 선대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윤 후보의 측근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마찬가지다. 또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출신인 이준석 대표의 주변인들을 포함해 실무진도 바른정당 출신들이 적지 않다.
선대위에 참여한 한 전직 의원은 이런 지적에 대해 “친박계가 몰락하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친이계 인사들이 정권 교체 경험도 있고 국정농단이나 탄핵과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친박계에 비해 전진 배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와 호남 출신 돋보여
윤석열 후보는 서울 출신이며 부친(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인 충남 논산 외에는 특별한 지연(地緣)이 없다. 선대위 인선에서도 특정 지역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야당 내 비주류였던 강원과 호남 출신 인사들이 중용된 사실은 눈에 띈다.
강원 지역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권성동(강릉), 한기호(철원·화천·양구),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속초·고성·인제·양양),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은 모두 선대위에 참여한다. 권성동·이철규·이양수 의원은 윤석열 경선캠프 시절부터 캠프 핵심 인물이었으며, 선대위에서는 각각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종합상황실장, 수석대변인으로 핵심 중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은 법률지원단장, 군 출신 한기호 의원은 국방안보특보단장을 맡았다. 윤 후보는 외가가 강릉으로 강릉 출신 권성동 의원과 어린 시절 가까웠던 사이이며, 강원 민생탐방 당시 ‘강릉의 외손(外孫)’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선대위에서 강원 출신이 돋보이는 것은 지연보다는 계파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윤 후보의 성격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 출신도 선대위 요직에 분포됐다. 광주가 지역구인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김동철 특별고문·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 전북이 지역구인 이용호 공동선대위원장은 모두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호남에서 제3당 바람을 일으켰던 주역들이다. 특히 21대 현역 의원인 이용호 의원이 합류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국민의힘은 창당 후 처음으로 호남 지역구 의석을 갖게 됐다. 통합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유종필(전남 함평 출신) 전 관악구청장과 전남 화순 출신 홍기훈 전 민주당 의원(13·14대)도 후보특별고문으로 선대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은 아니지만 민주당·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선대위에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한때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정권 교체가 절실하다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밖에 당내 호남 출신으로 선대위에 참여하는 인물은 전북 익산 출신 조수진 공보단장, 광주 출신 전주혜 대변인이 있다. 둘 다 여성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영남 출신을 분산 배치
이처럼 바른정당계, 친이계, 강원·호남 출신 등 보수 정당의 비주류 출신들이 선대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윤 후보의 평소 성격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직 의원은 “윤 후보는 학연이나 지연에는 별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실력이 출중하거나 자신과 코드가 맞으면 중용하는 스타일이어서 선대위 구성도 그런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한편 영남 출신 중진급 의원들과 전직 의원들은 선대위 산하 위원회와 특보 등에 분산 배치됐다.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자리들이다. 국토교통사통팔달위원회 위원장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이달곤 의원(경남 창원진해), 행정자치혁신위원회 위원장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의창), 나라살림혁신위원회 위원장에는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이 이름을 올렸다. 또 총괄특보단 내 상임대외협력특보에 부산 출신 석동현 변호사, 지방자치특보에 대구 출신 곽대훈 전 의원, IT특보에 부산 출신 김성태 전 의원(20대 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이 임명됐다.
과거 친박계로 분류된 인물들은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을 맡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정책특보단장을,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정무특보단장을,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후보전략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서실과 정무실
선대위 조직에서 측근 또는 실세로 주목받는 곳은 후보를 가까이서 보좌할 수 있는 후보비서실이다. 윤석열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 첫 인사로 ‘죽마고우’ 4선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에 내정했지만, 권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 되면서 비서실 구성도 달라졌다. 윤석열 후보 경선캠프에서 승리를 견인했던 서일준 의원(경남 거제)과 경제학자 강석훈 전 의원이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을 맡았다.
비서실장 서일준 의원은 경남 거제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거제시 부시장을 지내고 21대 총선에서 거제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는 경남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대선 후보 비서실장은 재선 이상 의원 또는 후보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였지만, 윤 후보는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 서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결정했다.
강석훈 정무실장은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청와대 경제수석(박근혜 정부)과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윤 후보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정책본부가 아닌 후보비서실에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경제 분야에 비교적 취약한 윤 후보를 근거리에서 보좌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후보비서실 위원 3인 역시 정책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윤 후보의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수행단장은 경찰 출신 재선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실제 수행을 책임지는 수행실장은 경선 때도 수행을 담당했던 이용 의원(비례대표)이 맡았다. 후보비서실 청년보좌역은 김성용 전 자유한국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이다. 1986년생으로 공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청년위원장, 당대표 특보를 역임했다.
후보 측근과 선대위 실세는?
한편 선대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실세가 누구, 또는 어느 그룹이 될 것인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선대위가 윤석열계와 김종인계, 이준석계 등 각 계파가 모인 ‘연합군’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원톱’이라고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선대위 구성 막판에 합류가 결정된 만큼 선대위는 윤석열 직계와 당내 인사들을 일컫는 이준석계, 김병준계 등이 자리를 맡고 마지막에 김종인계가 일부 들어선 구조다. 따라서 어느 계파도 전권을 잡지는 못한 상태다.
윤석열 후보가 경선 후보 시절 캠프의 실세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은 선대위에서는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과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은 선대본부 지원 역할을 맡게 되고, 장제원 의원은 선대위에 불참한다. 그러나 당과 선대위의 재정 및 인사권이 사무총장에게 있는 만큼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부총장은 계속 실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캠프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던 이철규 종합상황실장과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실무진에서는 김병민 대변인과 최지현 부대변인이 후보와 소통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기획 분야에서는 임태희 본부장을 필두로 김종인계 금태섭·김근식 실장이, 정책 분야에서는 강석훈 후보비서실 정무실장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실무진에서는 김병준계로 선대위 초기 인선에 참여했으며 친이계의 ‘마당발’인 한오섭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영향력을 갖고 있다.
당내 인사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재명비리국민검증단과 네거티브검증단, 법률지원단을 총괄하는 클린선거지원본부의 본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도읍 최고위원도 윤 후보와 가까워 후보와 당의 조율 역할을 하고 있다. 선대위 핵심 인물이며 윤 후보와 가까운 권성동·김재원·김도읍 3인이 모두 검사 출신이어서 진짜 실세는 검찰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밖에도 선대위에서는 금태섭 전략기획실장, 정미경 최고위원, 김진태 이재명비리검증단장, 정점식 네거티브검증단장, 유상범 법률지원단장,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 등이 검사 출신이다.
윤석열 선대위의 과제
윤석열 선대위는 스스로 ‘빅텐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반문(反문재인) 빅텐트’의 모습을 견고하게 갖췄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갈등 끝에 지금의 정치적 행보에 나서게 된 인물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당대표를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했지만 결국 등을 돌렸다. 이 ‘반문 빅3’가 한곳에 모여 힘을 합쳤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반문 국민의힘 vs 친문 더불어민주당 구도가 형성됐다. 12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문 윤석열 후보가 친문 이재명 후보보다 앞서나가는 이유도 이 같은 힘의 기울기 때문이다.
다만 반문연대가 이뤄졌지만 윤석열 후보의 정확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또 정치적 센스가 뛰어난 김종인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정치 신인 윤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앞장서 현안 정면 돌파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관심과 부정적인 관심 모두를 받고 있는 데 비해 윤 후보는 김종인·이준석·김병준 등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3개월간의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보가 모두 책임지는 것보다는 김종인 위원장이 정책과 전략, 김병준·김한길 위원장은 화합과 민심, 이준석 대표가 소통을 맡는 등 분업이 더 효과적이며 후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아 선대위 내의 의견 조율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과제다. 선대위 내에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문 빅텐트’의 방점을 찍고 승리를 확정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양강 구도의 대선에서 제3 후보의 한 자릿수 득표율이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유승민·황교안 등 당 인사들이 선대위를 외면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선거 후보의 선대위 출범식 연설 중 핵심 메시지다. 이 메시지처럼 국민의힘 선대위는 각자 다른 생각과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국민의힘은 2021년 11월 5일 윤석열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지 한 달 만인 12월 6일 서울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원톱’ 구조로 출범해 대부분의 인선이 12월 중순 현재 마무리됐고 윤 후보는 본격적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후보 선출에서 선대위 출범까지 약 한 달이 걸렸지만 국민의힘이 유독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내홍이 심한 듯 보였던 것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합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다 막판에 극적 합의가 이뤄져 ‘원팀’ 구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애초 11월 말까지만 해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가 당사를 떠나 지방순회에 나서는 등 당무 거부 논란까지 일었다. 그러나 12월 3일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울산 회동’을 갖고 정권 교체를 위해 모두 힘을 합치기로 결정하면서 선대위 구성 및 인선도 순조롭게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선대위의 명칭을 ‘희망을, 정의를, 국민을, 나라를 살리는 선대위’, 줄여서 ‘살리는 선대위’로 명명했다. 나라와 정의, 민생을 죽이는 힘에 맞서 망가진 경제를 살리고 무너진 정의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되살리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는 뜻이다.
‘살리는 선대위’는 규모는 크지 않으면서 효율적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처럼 전·현직 의원들을 전부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분야별로 필요한 조직을 꾸려 당 안팎의 핵심 인사들을 인선했다. 분업(分業)형 선대위, 실무형 선대위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과거 대선에서 당 선대위는 형식적이고 실제로는 소수로 구성된 외부 캠프가 선거운동의 중심이었지만, 이런 관행을 완전히 타파하고 당 선대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과거 대선 선대위는 당 조직을 기본으로 거기에 더 추가하는 형식이었지만, 이번 선대위는 당내 인사보다는 외부 영입 인사와 경선캠프 출신, 비주류 인사들을 중용했다”고 말했다. 《월간조선》은 2021년 12월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해부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를 집중 해부했다.
중앙선대위원장 규모 비교적 ‘조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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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출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박 전 부의장은 공동선대위원장을, 김동철 전 원내대표는 후보 특별고문을 맡았다. 사진=조선DB |
‘원톱’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며 김병준·이준석 두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선대위를 이끌고 있다. 세 사람 모두 당의 대표 직책을 맡았던 만큼 ‘3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은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조경태 의원,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스트류커바 디나 등 6명이다. 앞서 함익병 함익병앤에스더클리닉 원장과 청년사업가 노재승씨도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됐다가 과거 발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선대위 부위원장은 당 최고위원 6명(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김용태·윤영석)이 맡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김태호 의원은 “중진들이 길을 터주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변화와 혁신으로 중도 확장에 나서야 한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전직 당대표 또는 대표권한대행을 역임한 중진들도 마찬가지였다.
외부에서 영입한 선대위원장 3명(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이수정 교수, 무역회사 라파보 대표 스트류커바 디나) 중에서는 디나 대표가 눈길을 끈다. 박 전 부의장은 지난 10월 일찌감치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수정 교수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성폭력대책특위 위원, 국민의힘 대표 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 자문역 등을 맡은 바 있다. 완전히 새로운 얼굴인 디나 대표는 1991년생, 30대 워킹맘으로 사할린 강제이주 고려인 동포의 외손녀이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났다. 국민의힘 당내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청년 대선 조직인 ‘상상23’의 연구위원으로 있었다. 상상23 활동을 통해 그에게 윤 후보가 직접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선대본부는 당 기존 조직 중심으로 규모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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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대위에는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친이계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맡았던 임태희 전 실장이, 부본부장은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맡았다.
총괄상황본부 산하 종합상황실은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실장을 맡고 있다. 종합상황실 1실장은 오신환 전 의원, 2실장은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이다.
전략기획실은 금태섭 전 의원, 정무대응실은 정태근 전 의원, 정세분석실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실장이다. 총괄상황본부에서 요직을 맡고 있는 임태희·금태섭·정태근·김근식 실장은 모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언급했던 인물들로, 총괄상황본부가 김종인 위원장의 기동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직총괄본부는 주호영 본부장과 전·현직 의원들이 포진했다. 부본부장직은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연천), 정용기·이장우·강승규 전 의원이 맡았다. 김성원 의원은 현재 당 경기도당 위원장이며 이장우 전 의원은 최고위원, 정용기 전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내는 등 당내 조직통들이다. 강승규 전 의원도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조직총괄본부 산하에는 전국 시도별 지역본부가 포함된다.
직능총괄본부는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과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당의 텃밭인 TK 지역의 3선(김상훈)과 재선(임이자) 의원으로, 다양한 직능단체를 상대로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는 이준석 당대표가 본부장을 맡아 지휘한다. 당 홍보위원장 경력이 있는 정미경 최고위원이 부본부장을 맡고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갑)이 미디어본부장, 이영 의원(비례대표)이 디지털본부장, 김용태 최고위원이 홍보전략본부장을 맡아 함께한다. 또 미디어법률단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에 소속돼 법률적 대응을 담당한다.
선대본부를 지원하는 종합지원총괄본부는 권성동 사무총장이 본부장을 맡아 사실상의 선대본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됐다. 종합지원총괄본부 산하 대외협력본부장은 이상일 전 의원이, 국민소통본부장은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이 맡는다.
총괄특보단은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이 단장을 맡은 가운데 분야별 특보단장은 전·현직 의원과 관료 출신들이 포진했다. 정책특보단장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정무특보단장은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 지방자치특보단장은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 기획특보단장은 이혜훈 전 의원, 국방안보특보단장은 한기호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환경노동특보단장은 박대출 의원(경남 진주갑), 종교특보단장은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이다. 석동현 전 검사장은 대외협력특보, 나성린 전 의원은 상임경제특보로 각각 위촉됐다.
정책 총괄에 원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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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총괄은 경선 경쟁자였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맡았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 산하 7개 정책본부에 각계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사진=조선DB |
정책총괄본부에는 ▲정책조정본부 ▲국민과 함께 뛰는 경제정책본부 ▲당당한 외교안보정책본부 ▲지속가능한 복지국가정책본부 ▲희망찬 국가미래정책본부 ▲4차 산업혁명 선도 정책본부 ▲공정국가정책본부 등 7개 본부가 있다. 각각의 본부장은 송언석 의원,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숙 전 의원(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한양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황성돈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가 맡았다. 정책총괄본부 산하 민생회복 정책추진단에는 현역 의원들이 참여하며, 단장은 원희룡 본부장이 겸직한다. 정책총괄본부 내 정책상임본부장에는 배현진 최고위원(서울 송파을)과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구)이 이름을 올렸다. 정책기획본부장은 김용태 전 의원이 맡는다.
정책본부 외에도 유일호 정책특보단장, 윤희숙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장과 강석훈 후보 정무실장 등 선대위 내 경제 전문가들도 후보에게 정책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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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대위에는 강원과 호남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강릉 출신 권성동(맨 오른쪽) 당 사무총장 겸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선대위 실세로 불린다. 사진=조선DB |
대변인단에서는 이양수 수석대변인을 필두로 여성 의원 2명(김은혜·전주혜)과 언론인 출신(원일희), 당직자 출신(황규환)에 경선캠프 시절 대변인인 김병민 전 비대위원이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수석부대변인에는 경선캠프에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최지현 변호사와 김기흥 전 KBS 기자가 임명됐다.
청년본부와 여성본부도 선대본부 산하 본부가 아닌 선대위 직속 본부가 됐다. 청년과 여성 표심을 끌어들이는 것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선대위는 청년과 여성 분야를 계속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청년본부는 시사평론가 장예찬씨와 여명 서울시의원이 본부장을 맡는다. 장예찬 본부장은 윤석열 후보를 정치 입문 시절부터 도왔다. 여명 본부장은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장 본부장은 1988년생, 여 본부장은 1991년생이다. 이 밖에 부본부장과 대변인, 특보 등으로 2030세대인 국회 비서관, 시도당 청년위원장, 기초단체 의원 등이 참여한다. 선대위는 각 본부와 위원회에 한 명씩 청년 보좌역을 두고 있으며, 집권하면 각 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둔다는 공약도 내놓을 예정이다.
여성본부는 당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인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이 본부장을 맡았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출신 초선인 양 의원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서게 된다. 또 당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의 배우자 모임인 ‘국민의힘 배우자포럼’을 이끌고 있어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활동이 시작되면 또 다른 역할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본부와 여성본부는 향후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위원회와 특별 기구
후보 직속 위원회와 선대위 직속 위원회가 많아진 것도 ‘살리는 선대위’의 특징이다. 선대본부의 지휘를 받지 않고 후보 또는 선대위원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의논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한 의견 수렴 및 정책 반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윤 후보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대상인 청년 및 약자 관련 위원회는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는 윤 후보가 위원장을,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여공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입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인 만큼 약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관련 정책을 내놓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도 위원장은 윤 후보가 맡는다. 부위원장은 김재훈(37) 식탁이 있는 삶 대표와 김원재(29) 유엔사무총장 기술특사실 디지털정책보좌관 두 명으로 2030세대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내일을 향한 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선대위 직속 위원회도 사법개혁위원회, 경제사회위원회, 글로벌비전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 국민공감미래정책단이 있다. 사법개혁위원회는 이종성 의원(비례대표), 경제사회위원회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글로벌비전위원회는 박진 의원(서울 강남을), 국민통합위원회는 강석호 전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강 전 의원은 TK 출신 3선으로 윤 후보 핵심 지지 세력을 확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위원회’의 위원장은 윤희숙 전 의원이다. KDI 교수 출신인 윤 전 의원은 지난 9월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의원직을 사퇴한 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3개월여 만에 선대위에 합류하며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국민공감미래정책단’은 고진·조은희·왕윤종 3인이 공동 단장이 됐다.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은 고건 전 총리의 아들로, 컴퓨터공학 박사 출신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이며 동영상 압축기술 전문 회사 바로비전(현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을 설립해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2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며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ICT 융합 전문위원,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 등도 지냈다. 고 회장은 지난 2017년 대선 전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신성장특별위원장을 맡았었고, 이번에는 윤석열 후보의 정책 마련을 돕게 됐다. 고 회장은 윤 후보의 서울 대광초 1년 후배다.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은 기자, 청와대 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초구청장 등 다양한 경력을 살려 윤 후보를 돕게 된다.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국제거시금융실장과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을 지냈다. 또 SK그룹에 스카우트돼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무와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기업팀장을 지내며 최태원 회장에게 국제경제 및 사회적기업에 대해 조언하는 등 ‘최태원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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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 직속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는 2021년 12월 12일 출범했다. 중도층 흡수를 위한 새시대준비위원회는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 사진=조선DB |
김한길 위원장은 일찌감치 윤석열 선대위 참여를 선언했고 김종인·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톱3’ 또는 ‘3김’으로 불려왔지만 6일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아 그의 행보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는 규모 있는 조직을 꾸리는 데 전념하느라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출범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출범 후에도 계속 인재를 채용 중이며 40세 이하의 젊은 인재를 중용한다는 계획이다. 김한길 위원장은 출범식에서 “정권 교체가 시대정신이고 정권 교체를 실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윤석열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향해 “국민의힘에 아직 직접 참여하길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을 다 담아서 다양한 국민의 수요와 바람을 반영해달라”고 했다.
親李계와 바른정당계 두각
윤석열 선대위 인선에서는 유독 친이계 또는 MB계로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계파의 인물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10여 년 전인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와 정부에서 근무했던 인물들이 선대위에 주요 직책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대통령실장이었고,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전 수석은 선대위 미디어소통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과학비서관과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선대위 4차산업혁명선도정책본부 본부장이다. 총괄상황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김우상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시절 주(駐)오스트레일리아 대사였다. 선대위 산하 글로벌비전위원회에는 이명박 정부 관료인 김성한 전 외교부 2차관이 부위원장으로,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또 청와대 춘추관장과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전 대변인이 선대위 공보단 수석부단장으로 참여하며,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도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이 밖에도 실무진에 이명박 청와대 출신이 다수 참여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불렸던 한반도선진화재단과 뉴라이트 출신들도 선대위에 참여한다. 이상래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은 정책조정본부 정책조정실장을, 신지호 뉴라이트재단 상임이사(18대 의원)는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한오섭 전 뉴라이트 전국연합 정책실장(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선대본부 실무진의 실세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친이계를 포함한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만든 바른정당 출신도 선대위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바른정당에 끝까지 남아 바른미래당과 합당한 바른정당계, 이른바 ‘유승민계’와 달리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복당파’ 출신으로, 권성동 사무총장과 주호영 조직총괄본부장이 대표적이다. 선대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윤 후보의 측근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마찬가지다. 또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출신인 이준석 대표의 주변인들을 포함해 실무진도 바른정당 출신들이 적지 않다.
선대위에 참여한 한 전직 의원은 이런 지적에 대해 “친박계가 몰락하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친이계 인사들이 정권 교체 경험도 있고 국정농단이나 탄핵과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기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친박계에 비해 전진 배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와 호남 출신 돋보여
윤석열 후보는 서울 출신이며 부친(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인 충남 논산 외에는 특별한 지연(地緣)이 없다. 선대위 인선에서도 특정 지역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야당 내 비주류였던 강원과 호남 출신 인사들이 중용된 사실은 눈에 띈다.
강원 지역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권성동(강릉), 한기호(철원·화천·양구),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속초·고성·인제·양양),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은 모두 선대위에 참여한다. 권성동·이철규·이양수 의원은 윤석열 경선캠프 시절부터 캠프 핵심 인물이었으며, 선대위에서는 각각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종합상황실장, 수석대변인으로 핵심 중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검사 출신 유상범 의원은 법률지원단장, 군 출신 한기호 의원은 국방안보특보단장을 맡았다. 윤 후보는 외가가 강릉으로 강릉 출신 권성동 의원과 어린 시절 가까웠던 사이이며, 강원 민생탐방 당시 ‘강릉의 외손(外孫)’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선대위에서 강원 출신이 돋보이는 것은 지연보다는 계파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윤 후보의 성격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 출신도 선대위 요직에 분포됐다. 광주가 지역구인 박주선 공동선대위원장·김동철 특별고문·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 전북이 지역구인 이용호 공동선대위원장은 모두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호남에서 제3당 바람을 일으켰던 주역들이다. 특히 21대 현역 의원인 이용호 의원이 합류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국민의힘은 창당 후 처음으로 호남 지역구 의석을 갖게 됐다. 통합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유종필(전남 함평 출신) 전 관악구청장과 전남 화순 출신 홍기훈 전 민주당 의원(13·14대)도 후보특별고문으로 선대위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은 아니지만 민주당·국민의당 출신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선대위에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한때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정권 교체가 절실하다며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 밖에 당내 호남 출신으로 선대위에 참여하는 인물은 전북 익산 출신 조수진 공보단장, 광주 출신 전주혜 대변인이 있다. 둘 다 여성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다.
영남 출신을 분산 배치
이처럼 바른정당계, 친이계, 강원·호남 출신 등 보수 정당의 비주류 출신들이 선대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윤 후보의 평소 성격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선캠프에 참여했던 한 전직 의원은 “윤 후보는 학연이나 지연에는 별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실력이 출중하거나 자신과 코드가 맞으면 중용하는 스타일이어서 선대위 구성도 그런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한편 영남 출신 중진급 의원들과 전직 의원들은 선대위 산하 위원회와 특보 등에 분산 배치됐다.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자리들이다. 국토교통사통팔달위원회 위원장 이헌승 의원(부산 부산진을),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이달곤 의원(경남 창원진해), 행정자치혁신위원회 위원장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의창), 나라살림혁신위원회 위원장에는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이 이름을 올렸다. 또 총괄특보단 내 상임대외협력특보에 부산 출신 석동현 변호사, 지방자치특보에 대구 출신 곽대훈 전 의원, IT특보에 부산 출신 김성태 전 의원(20대 미래통합당 비례대표)이 임명됐다.
과거 친박계로 분류된 인물들은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을 맡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는 정책특보단장을,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정무특보단장을,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은 후보전략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비서실과 정무실
선대위 조직에서 측근 또는 실세로 주목받는 곳은 후보를 가까이서 보좌할 수 있는 후보비서실이다. 윤석열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 첫 인사로 ‘죽마고우’ 4선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에 내정했지만, 권 의원이 당 사무총장이 되면서 비서실 구성도 달라졌다. 윤석열 후보 경선캠프에서 승리를 견인했던 서일준 의원(경남 거제)과 경제학자 강석훈 전 의원이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을 맡았다.
비서실장 서일준 의원은 경남 거제시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거제시 부시장을 지내고 21대 총선에서 거제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는 경남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대선 후보 비서실장은 재선 이상 의원 또는 후보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였지만, 윤 후보는 초선 의원들의 의견을 가까이에서 듣기 위해 서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결정했다.
강석훈 정무실장은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로 청와대 경제수석(박근혜 정부)과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윤 후보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정책본부가 아닌 후보비서실에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경제 분야에 비교적 취약한 윤 후보를 근거리에서 보좌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후보비서실 위원 3인 역시 정책 분야 전문가들이다.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윤 후보의 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수행단장은 경찰 출신 재선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실제 수행을 책임지는 수행실장은 경선 때도 수행을 담당했던 이용 의원(비례대표)이 맡았다. 후보비서실 청년보좌역은 김성용 전 자유한국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이다. 1986년생으로 공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며 자유한국당 서울시당 청년위원장, 당대표 특보를 역임했다.
후보 측근과 선대위 실세는?
한편 선대위가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실세가 누구, 또는 어느 그룹이 될 것인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선대위가 윤석열계와 김종인계, 이준석계 등 각 계파가 모인 ‘연합군’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원톱’이라고는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선대위 구성 막판에 합류가 결정된 만큼 선대위는 윤석열 직계와 당내 인사들을 일컫는 이준석계, 김병준계 등이 자리를 맡고 마지막에 김종인계가 일부 들어선 구조다. 따라서 어느 계파도 전권을 잡지는 못한 상태다.
윤석열 후보가 경선 후보 시절 캠프의 실세로 불렸던 권성동·장제원·윤한홍 의원은 선대위에서는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과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은 선대본부 지원 역할을 맡게 되고, 장제원 의원은 선대위에 불참한다. 그러나 당과 선대위의 재정 및 인사권이 사무총장에게 있는 만큼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부총장은 계속 실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캠프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던 이철규 종합상황실장과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실무진에서는 김병민 대변인과 최지현 부대변인이 후보와 소통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략기획 분야에서는 임태희 본부장을 필두로 김종인계 금태섭·김근식 실장이, 정책 분야에서는 강석훈 후보비서실 정무실장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실무진에서는 김병준계로 선대위 초기 인선에 참여했으며 친이계의 ‘마당발’인 한오섭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영향력을 갖고 있다.
당내 인사로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재명비리국민검증단과 네거티브검증단, 법률지원단을 총괄하는 클린선거지원본부의 본부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도읍 최고위원도 윤 후보와 가까워 후보와 당의 조율 역할을 하고 있다. 선대위 핵심 인물이며 윤 후보와 가까운 권성동·김재원·김도읍 3인이 모두 검사 출신이어서 진짜 실세는 검찰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밖에도 선대위에서는 금태섭 전략기획실장, 정미경 최고위원, 김진태 이재명비리검증단장, 정점식 네거티브검증단장, 유상범 법률지원단장,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 등이 검사 출신이다.
윤석열 선대위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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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세 명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하다 등을 돌린 ‘반문재인’ 인사다. 사진=조선DB |
다만 반문연대가 이뤄졌지만 윤석열 후보의 정확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또 정치적 센스가 뛰어난 김종인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정치 신인 윤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앞장서 현안 정면 돌파에 나서면서 긍정적인 관심과 부정적인 관심 모두를 받고 있는 데 비해 윤 후보는 김종인·이준석·김병준 등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3개월간의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보가 모두 책임지는 것보다는 김종인 위원장이 정책과 전략, 김병준·김한길 위원장은 화합과 민심, 이준석 대표가 소통을 맡는 등 분업이 더 효과적이며 후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아 선대위 내의 의견 조율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과제다. 선대위 내에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문 빅텐트’의 방점을 찍고 승리를 확정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양강 구도의 대선에서 제3 후보의 한 자릿수 득표율이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유승민·황교안 등 당 인사들이 선대위를 외면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