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규제 vs 시장: 시장을 알아야 규제가 보인다 (최병선 저 | 갸갸날 펴냄)

시장의 몫이 커져야 한다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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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 연필(I, Pencil)’의 1인칭 시점으로 시작된다. ‘사용자들은 나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있고 없어도 그만이고, 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알 필요도 없다는 듯이 말이야. 나는 단순해 보이지만 너의 경외의 대상이 되고도 남아’라고 연필은 말한다. 딱딱한 경제 서적임에 분명한데, 귀엽게 등장해 자신을 소개하는 연필의 얘기에 책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미(美)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지낸 최병선 박사가 정년 퇴임 후 4년간 준비한 책 《규제 vs 시장》이 세상에 나왔다. 최 교수는 1992년에 《정부규제론》을 펴낸 이후에 줄곧 써온 150여 개 논문들 중 일부를 책의 취지에 맞게 개필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사회과학에서 가장 오랫동안 논쟁거리였던 ‘정부냐’ ‘시장이냐’의 문제에 정확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책이다. 최 교수는 “나는 국가를 전면 부정하지도, 무조건 시장을 외치지도 않는다. 다만 시장의 몫이 커져야 한다는 큰 방향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책은 그동안 친(親)시장주의자이자 세계적 석학인 경제학자 하이에크(Hayek)의 얘기로 시작된다.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사상과 시장에 대한 관점, 이익집단, 정부 권력의 관계 등을 다룬다. 법 경제학자로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Ronald Coase)의 시각에서 보는 재산권, 사회적 비용, 정부의 역할이 잇따라 소개된다. 정통 학자들에 의한 시장의 해석을 바탕으로, 결국에는 시장과 규제 중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 시장, 자유, ‘법의 지배’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심층적으로 연구한다. 논문 수준의 글이기에 며칠 만에 읽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경제에 있어서 시장의 중요성을 알고 싶은 독자들이 교과서 삼아 읽기 좋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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