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시대

財界의 문재인 인맥

재계와 접점 별로 없어… 경남고·경희대 동문회 참석으로 기업인 친분 쌓아

  •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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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 총동문회장 역임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각별… 경희대 출신 기업인들과 동문회 통해
    교류
⊙ 경남고 동문 주목할 만… 고교 동기는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좌상봉 롯데그룹 중국법인 대표이사,
    박영안 태영상선 대표, 정철수 일신화학 대표, 우상룡 GS건설 고문 등
⊙ 신흥캐피탈 이용익 대표, 금양통신 김을재 대표 등은 18대 대선부터 지속적으로 후원
⊙ 전경련 해체 전망… 문 대통령, 중견기업 중심으로 재계와 소통할 듯
⊙ “학맥 중시하지 않는 문재인이 2~3년 전부터 경희대·경남중고 동문회에 적극 참석했고,
    재계와 교류하려는 것 같았다”(동문 기업인)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적폐를 청산하고 진정한 시장경제를 이루겠다고 천명해 재벌기업 관계자들은 긴장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공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10대 공약을 통해 재벌의 불법 경영승계와 황제경영, 특혜 등을 근절해 강력한 재벌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대기업들의 모임인 전경련 해체를 주장한 바 있고, 취임 후에도 청와대는 전경련 및 경총과 교류를 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가 재계 파트너를 대한상의로 바꿀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재계 전반적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기업인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재계 인물은 많지 않다. 인권변호사-청와대를 거쳐 쭉 야당 정치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기업과 접점이 크지 않았고, 알고 지내는 기업인들도 ‘문재인과 친분이 있다는 점’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2012년 대선 당시에는 캠프 측이 재계 인맥이 지나치게 부족하다고 판단해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해 급히 기업인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회장이 문 대통령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한때 ‘문재인 테마주’로 불렸던 한 기업의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 때부터 인연이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학 시절 함께 수업을 들었던 게 전부라 관계가 있다고 하기도 민망하고, 또 야당 정치인과 친분 있는 게 기업활동에 무슨 도움이 됐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은 재계 전반이 ‘문재인과 관계 또는 친분이 있는 사람’을 찾는 데 분주한 분위기다. 《월간조선》은 재계의 ‘문재인 인맥’을 분석했다.
 
 
  경희대 출신 기업인들과 접점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전경련을 방문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 세 번째) 등과 함께 정책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기업인은 극소수다. 그나마 많은 접점을 보이는 사람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다.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회장은 2010~2014년 경희대 동문회장을 맡아 문 대통령에게 ‘자랑스러운 경희인상’(2012)을 수여했고, 경희대 동문들이 18대 대선 직전 문재인을 후원하기 위해 만든 단체인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에 몇 차례 참석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을 쭉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2012년 총선 당시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기준 매출 1조737억원을 기록한 업계 30위 건설업체다.
 
  경희대 출신 재계 고위급 인사로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최평규 S&T그룹 회장,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이 있다. 최평규 회장은 문 대통령의 한 학번 선배로 같은 해 경희대 총학생회 임원을 함께한 경력이 있다. 경희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고문은 ‘경희인의 밤’ 등 동문 모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적이 있다. 박 고문은 2005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경제인 31명 사면복권 명단에 포함돼 사면받았다.
 
  대기업 내에서 승승장구 중인 경희대 출신들도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주목받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현대쇼핑 사장을 역임한 하병호 현대백화점 고문은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며,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전 대표이사는 경희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노승만 삼성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경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가 경희대 75학번으로 문 대통령의 3년 후배다. 강찬석 현대홈쇼핑 사장과 박상순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문 대통령의 7년 후배로 경희대 79학번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백화점 부문 사장은 80학번이다.
 
  이어 이갑수 이마트 사장, 김진철 서울도시가스 대표, 윤병철 한화생명보험 운영총괄(부사장) 등이 문 대통령의 재계 경희대 학맥이다. 이 밖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 송권영 신일산업 부회장, 김상택 서울보증보험 대표,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오익근 대신저축은행 대표 등도 경희대를 졸업한 재계 인사다.
 
 
  경남고 인맥은 화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선배인 김무성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의 명문 경남중고를 졸업해 각계에 포진한 경남중고 동문들은 주변의 관심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 중인 한 경남고 동문은 “동문들은 보수 성향이 대부분이라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생각하고 너도나도 친분을 과시하는 분위기”라며 “문 대통령의 재계 인맥이 다소 부족한 만큼 경남고가 가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남중고 출신 재계 인사는 수없이 많고, 문 대통령 동기만 살펴봐도 쟁쟁하다. 대통령과 부산시장(서병수)을 배출한 경남고 25기 동기인 재계 인사는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좌상봉 롯데그룹 중국법인 대표이사, 박영안 태영상선 대표, 정철수 일신화학 대표, 우상룡 GS건설 고문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졸업 이후 문 대표와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친분을 쌓아오지 않았지만 박영안 대표는 재경(在京) 경남중고 동문회 임원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과 접점이 있다.
 
  경남중고 대기업 인맥의 경우 GS그룹 인물들이 많다. 고등학교 4회 선배인 허창수(21회) GS그룹 회장과 동기인 우상룡 GS건설 고문, 동문인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조효제 GS에너지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허 회장은 더불어민주당이 해체를 촉구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어 불편한 관계가 될지 갈등을 최소화하는 통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위아래로 1~2년 차이가 나는 경남고 선후배로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24회),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26회), 정철길 SK이노베이션 고문(27회) 등이 있다. 임우근 한성기업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박준 농심 대표이사도 문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사이다. 또 이경상 전 신세계이마트 사장, 이주홍 전 코오롱 사장 등이 경남고 동문이다.
 
 
  덕경회, 문 대통령 지역기반 역할
 
  경남중고 동문 소모임 중에서 최근 주목받는 것이 경남중고 출신 경제인 모임인 ‘덕경회’다. 2010년 출범한 덕경회는 오완수 대한제강 회장을 비롯해 윤성덕 태광 사장, 홍하종 DSR제강 사장, 안강태 대선조선 회장, 구자신 쿠쿠홈시스 회장 등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사업체를 둔 70여 명의 동문이 가입해 있다. 송규정 원스틸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증권시장에서 조광페인트 대표(양성민, 2015년 작고)가 덕경회 일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광페인트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적도 있고, 덕경회 구성원의 업체 대부분이 ‘문재인 테마주’라고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덕경회는 부울경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인들의 모임으로 주로 부산에서 모임을 갖기 때문에 재경 동문들이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덕경회 모임에 참석한 적은 없다. 문 대통령은 재경동문회와 총동창회, 동기모임에는 가끔 참석하지만 그 밖의 동문 소모임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 덕경회는 문 대통령과 재계의 소통창구가 되기보다는 문 대통령의 지역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원자 및 영입인사
 
사진 왼쪽부터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최신원 SKC 회장, 최평규 S&T 회장, 송규정 원스틸 회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박봉규 전 대성에너지 사장, 박영안 태영상선 사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문 대통령은 학맥 외의 재계 인맥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는 캠프 비대화를 의식한 듯 기업인 영입에 나서지 않았지만, 2012년 대선에서는 “재계와 소통채널이 부족하다”는 주변의 우려로 기업인과 노동계 인사 위주로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일부 기업인들을 영입한 바 있다. 이들 중 박봉규 전 대성에너지 사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고, 문재인 정부 기획재정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개인적인 인연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의원 시절 공식적인 후원을 했던 기업인들도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국회의원 후원금 내역을 보면 이용익 신흥 대표는 박종환 전 충북지방경찰청장 다음으로 많은 금액을 내 후원자 중 2위였다. 이 대표는 신흥을 설립한 이용규 현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지난 1964년 신흥치과산업으로 출발한 신흥은 금융사업을 하는 신흥캐피탈과 임플란트 등을 제조하는 신흥엠이스티를 거느리고 있다. 이 대표 일가가 보유한 주식 가치만 500억여원에 이른다. 이번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김영준 전 다음기획 대표와 문용식 전 아프리카TV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상호 우리들제약 이사장도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적인 재계 인맥으로 꼽힌다. 문미숙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대표이사도 개인적으로 문 대통령을 후원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이 일찌감치 대세 후보로 굳어진 탓인지 대선 전후 증권시장에서 ‘문재인 테마주’는 거의 언급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문재인 테마주로 불려온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
 
  증권시장에서 문재인 테마주가 등장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18대 대선에 출마하기 1년여 전인 2011년 하반기다.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 보폭을 넓히면서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올랐고, 당시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박근혜·손학규 테마주와 함께 문재인 테마주도 떠오른 것. S&T모터스는 최평규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반도체부품업체 피에스엠씨는 문 대통령이 소속했던 로펌의 고객이라는 이유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바 있다. 바른손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법인 고객사여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패션업체 대현은 신현균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등산 친구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근거없는 소문으로 결론났고 주가는 다시 떨어졌다. 이 밖에 문재인 테마주로 떠올랐던 기업은 대부분 대표이사가 문재인 대통령과 고등학교 또는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았다. ㈜동양 섬유 부문 박철원 대표와 우리조명지주 전풍 대표이사가 경남고 출신임이 이때 밝혀지기도 했다.
 
 
  금융계는 일반 업계보다 개인 인맥 많아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 경남고에 걸린 축하 현수막. 경남고 동문회에는 기업인이 많아 문 대통령과 재계의 가교가 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기업 등 업계와 달리 금융권 인맥은 적지 않은 편이다. 고교 동기인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 외에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이동걸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김종운 전 우리은행 부행장, 안광명 전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은 학연, 지연과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한 인물들이다.
 
  또 경남중고 동문 금융권 인사로 신동규 전 농협금융 회장, 서준희 전 비씨카드 사장, 윤성복 전 삼정KPMG회계법인 부회장 등이 있다. 또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이 경남고 5년 후배이고, 노무현 정부에서 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맡았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경남중 후배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의 모교 출신들인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가 부상했던 것처럼 문 후보의 학력(경남중고·경희대)을 근거로 ‘경금회’라는 말이 최근 돌고 있다. 그러나 경남중고 출신이 금융권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취임한 경남고 18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남중고 동문 출신을 금융위원장 이하 요직에 대거 기용했던 것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을 한 고등학교 출신이 독식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 대통령들에 비해 재계 인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경금회’를 활용할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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