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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확인한 문 대통령 딸 다혜씨 이야기

日 고쿠시칸대학 이어 韓日합작 여행사 근무… 다혜씨 구기동 빌라 매입한 오모씨의 실체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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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스럽고 무섭다”고 한 문다혜씨, 반론 요청엔 ‘묵묵부답’

⊙ ‘롯데JTB’ 공채 1기로 입사… 해당 社는 ‘韓日 50대 50’ 합작기업
⊙ 롯데JTB, 盧 정권 말인 2007년 인허가… 영세 여행사 업주들은 반발
⊙ 다혜씨를 가르친 부산외고 교사가 말하는 다혜씨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보다 다혜씨 진로에 관심 더 많아 보여”
⊙ 그간 알려지지 않은 ‘빌라 매입자’ 오씨의 직업은 음향제작자
⊙ 다혜씨 남편, 올해 5월 부모가 운영하는 목욕탕 건물과 토지 일부 증여받아
2017년 5월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씨(오른쪽)와 손자에게서 카네이션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母親)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해외로 이주한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조모상(祖母喪)을 치르기 위해 귀국했다.
 
  다혜씨는 10월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강한옥 여사 장례미사에 문 대통령 부부, 오빠 준용씨와 함께 참석한 것으로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다혜씨와 아들, 그리고 남편 서모씨는 4년간 살던 서울 구기동 빌라를 처분하고 지난해 7월 태국으로 떠났다. 전례 없는 ‘현직 대통령 딸 일가(一家)’의 이민은 반년여가 지난 올해 1월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야권은 ‘다혜씨 부부가 갑작스럽게 이민을 떠난 이유를 밝히라’며 청와대를 압박했고, 여권은 ‘정치공세를 그만두라’며 야권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이 외에도 ▲구기동 빌라 매매 의혹 ▲남편 서씨가 근무했던 게임회사의 ‘정부 자금 200억원’ 지원설 ▲제3국 이주설 등 다혜씨 가족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불거졌다. 그때마다 여야(與野)는 첨예한 정치 공방을 벌였다.
 
  뜨거운 논란에 휩싸인 주역임에도 다혜씨의 귀국은 국내 언론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모친상’이 더 큰 뉴스로 다뤄졌기 때문인지 조용히 넘어갔다. 다혜씨는 11월 13일 현재 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日 언론이 더 큰 관심 보인 다혜씨와 文 대통령 일가
 
문다혜씨가 재학했던 걸로 알려진 고쿠시칸대학. 사진=고쿠시칸대학 홈페이지
  사실 다혜씨 관련 사항은 한국 언론보다는 일본 언론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3월 30일, 일본의 《산케이신문》에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다.
 
  요지는 문 대통령과 그 일가가 일본의 교육과 문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숙 여사는 과거 부산에서 일본 전통 다도(茶道)의 맥을 잇는 우라센케(裏千家)의 다도 교실에 열심히 다녔고, 딸 다혜씨는 일본의 고쿠시칸대학에 유학했다는 것이다.
 
  평소 반일(反日) 노선을 천명하고 일본과의 ‘일전불사(一戰不辭)’ 의지도 자주 피력했던 문 대통령이다.
 
  정작 대통령 가족은 일본에서 교육을 받고, 그 문화를 즐겨왔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다소 어색해 보인다. 그런 ‘불일치’ 때문인지 이 칼럼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가장 시선을 끈 건 다혜씨였다. 그가 일본의 고쿠시칸(国士館)대학 ‘21세기아시아학부’를 졸업했다는 사실이 이 칼럼을 통해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다.
 
  도쿄도(東京都) 세타가야구(世田谷区)에 위치한 고쿠시칸대학은 1912년 개교(開校)했다. 이 학교의 건학 이념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의 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일본의 교육자인 요시다 쇼인은 조선 침탈에 간여한 인물들을 많이 길러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사숙(私塾)인 쇼카손주쿠(松下村塾)에서 인재 양성에 주력했는데, 이때 기른 인물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대 통감),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2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3대 통감) 등이다.
 
  요시다 쇼인이 조선 침탈을 목적에 두고 이들을 양성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가 길러낸 이들이 한일합방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존경하는 인물로 요시다 쇼인을 꼽은 적도 있다.
 
  고쿠시칸대학의 교가[校歌·일본에서는 관가(館歌)라고 부름]에는 “황국(皇國)에 목숨 바칠 대장부를 기르는 이곳 무사시노(武蔵野)에 자리 잡은 고쿠시칸”이란 대목도 있다. 여기서 ‘황국’은 천황이 다스리는 ‘일본 제국’을 말한다. 한마디로 ‘천황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가 고쿠시칸대학이란 얘기다.
 
  《산케이신문》의 칼럼은 국내에도 알려졌지만, 정작 청와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 일가를 엄호해온 여당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대응으로 일관함에 따라 이 칼럼의 내용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다혜씨, ‘韓日합작’ 롯데JTB 근무
 
  그간 다혜씨 일가를 취재해온 기자는 최근 재계 및 정치권 관계자로부터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다혜씨가 국내 유수의 한 여행사에서 근무했다는 것이다.
 
  확인 결과, 다혜씨가 근무했던 여행사는 ‘롯데JTB’였다. 롯데JTB는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6월 11일, 당국의 인허가를 받고 그해 7월 공식 출범했다. 같은 해 4월 24일, 한 일간지는 롯데JTB의 출범을 알리며 이런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다음은 해당 기사를 발췌·요약한 것이다.
 
  〈롯데그룹이 일본 여행사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여행업에 본격 진출한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롯데닷컴은 오는 5월 일본 여행사 JTB와 합작으로 롯데제이티비(주)를 설립해 7월부터 여행사업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자본금 50억원으로 출발하는 롯데제이티비(주)는 롯데닷컴과 JTB가 50%씩 투자하며 (중략)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롯데는 JTB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여행사업 기반을 확보했고, JTB는 롯데그룹의 관광유통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중략)
 
  1912년 출범한 JTB는 2006년 기준으로 연 매출액이 1조3000억 엔에 달하는 일본 1위 여행사다. 유럽과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31개국에 80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 1위로 꼽히고 있다.〉
 
  이 기사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롯데JTB가 일본 최대의 여행사 JTB와 ‘50대 50 합작’을 통해 설립됐다는 점이다. 즉 다혜씨의 ‘한일합작 여행사 근무’는 고쿠시칸대학에 이은 또 하나의 일본과의 ‘접점’인 셈이다.
 
 
  ‘일본어 회화 가능자’로 입사한 듯
 
2019년 1월 29일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딸 다혜씨 가족의 해외 이주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롯데JTB는 출범 당시 약간의 잡음이 있었다. 바로 영세 여행사 업주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영세 여행업체들이 대다수 가입해 있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롯데JTB 출범에 가장 비판적이었다. 이 단체는 롯데JTB의 영업활동 재검토 등을 담은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2007년 7월, 신중목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정서를 낸 배경에 대해 “영세업체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여행업 진출을 제한하는 관련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롯데JTB 출범이 중소 여행사의 생존권 말살일 뿐만 아니라 여행업계 전체 이익을 도외시한 것으로 간주, 대정부 호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를 포함한 관련 부처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했다는 보도는 찾기 어려웠다.
 
  롯데JTB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던 때, 다혜씨는 롯데JTB ‘공채 1기’로 입사를 하게 된다. 다혜씨와 같은 시기 근무한 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일본어 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인정돼 채용됐다고 한다. 당시 롯데JTB ‘채용공고(2007년 10월 31일~11월 6일)’를 확인해보니 ‘채용 우대사항’ 중 하나가 ‘일본어 회화 가능자’였다.
 
  참고로 다혜씨는 고쿠시칸대학 진학 전, 부산외고 일어과에 재학했었다. 하지만 고교 2학년 때 어떤 이유에서인지 외고를 그만두고 전학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외고 이후와 고쿠시칸대학 이전의 학력(學歷)은 베일에 싸여 있다. 서울 소재 모 대학을 검정고시로 진학했다는 얘기가 부산외고 동문들 사이에서 흘러나왔지만, 이 또한 명확히 확인된 건 아니다.
 
  다혜씨가 롯데JTB에 입사할 시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권 마지막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다. 롯데JTB 동료들은 “(다혜씨)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문재인 비서실장(당시 기준)의 딸인지도 몰랐다”고 기억했다.
 
 
 
‘롯데JTB 공채 1기’ 카페에서 확인한 다혜씨 글

 
다혜씨가 OJT 활동을 하며 ‘롯데제이티비 공채 1기’ 카페에 올린 글 모음.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동했음을 엿볼 수 있다.
  다혜씨는 입사 후 꽤나 의욕적이었던 걸로 파악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롯데제이티비 공채 1기’란 카페가 있다. 롯데JTB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이 OJT(On-the-Job Training·직무수행과 병행하는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하며 서로 정보를 나누기 위해 만든 카페다.
 
  11~12년이 흘렀지만 이 카페에서 다혜씨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다혜씨는 ‘A조’로 활동하며 시장조사, 발표 준비, 여행 상품 아이디어 발제 등에서 활발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은 다혜씨가 2008년 1월 9일, 카페에 올린 글 중 일부다. 잘못된 맞춤법 일부만 수정한 뒤,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프랑스 보르도 지방 와인 양조 체험 패키지*
 
  - 여행사 브이아이피 고객 대상 or 백화점과 조인트 (백화점 프리미엄 고객 포함)
 
  와인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며 와인 재테크까지 생겨났다. 최근에 트렌드로 떠오른 직업군이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각종 아카데미에서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 등 여러 재벌과 연예인들도 와인 애호가로 알려져 있고 이건희 회장이 구매했다고 알려지면 다음 날 그 와인은 매진이라나?
 
  그래서 예전에 잡지에서 읽었는데 세계 각국의 대부호들과 국내의 매우 돈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개별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전통 있고 그레이드 높은 양조장(포도농장·일명 샤또)에 많은 돈을 내고 며칠간 체험하고 수료증을 받는 그런 코스를 이수한다고 한다.
 
  그런 걸 소수 정예의 임원 단위나 와인 애호가나 와인 매장 이벤트 행사로써 패키지를 진행하면 어떨까. 로마네 꽁띠처럼 유명하고 비싼 와인 생산지들과 교섭하여 그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자들에게 투어를 해주는 조건이라면 샤또에서도 수락할 듯.〉

 
  부유층들을 상대로 한 와인 양조장 체험 상품을 아이디어로 내놓은 것인데, ‘와인 애호가’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예로 든 게 눈에 띈다. 다혜씨의 이 아이디어는 한 조원(組員)의 호평을 받았다. 같은 날 올린 또 다른 글이다.
 
 
  “일본 전통문화 체험을 콤비네이션 한다면…”
 
다혜씨가 근무한 롯데JTB. 롯데JTB는 韓日합작으로 설립된 여행사다. 사진=롯데JTB 홈페이지 캡처
  〈… 이제는 더 이상 숙박시설이나 음식 면에서 차별화시키는 고급화 전략보다는 여행 프로그램 속에 문화·예술적인 요소를 부합시킨다면 조금 더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가족 단위의 차별화된 패키지에 별 다섯 개의 호텔 숙박, 최고급 요리(최고 스시, 오사카 게), 아이들을 위한 어드벤처(디즈니) 어른들을 위한 문화재(아사쿠사, 금각사), 온천(하코네), 젊은 층을 겨냥한 시내 쇼핑 투어(신주쿠, 하라주쿠)의 프로그램 속에 하루에 한 곳이라도 아오모리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들을 배치하고 일본 전통문화(다도, 기모노, 스모 관람) 체험을 콤비네이션 한다면 뭔가 질적으로 높아질 듯.〉

 
  이 글에서는 일본에 대한 다혜씨의 깊은 이해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아래 글은 한·중·일을 한데 묶은 여행 상품을 아이디어로 내놓으며 다혜씨가 쓴 글이다.
 
  *하네다, 홍챠오, 김포공항 연계로 만들 수 있는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상품*
 
  작년 10월에 드디어 홍챠오도 개항했으니 한중일 엮어서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 역사 전문가와 큐레이터 섭외가 관건
 
  1. 문화재 답사 - 일본과 중국에 흩어진 우리 문화 발자취
  아까 언급함
 
  2. 미술관 투어 - 한중일 코스
[한국-파주 헤이리, 중국-베이징 다산쯔 지구, 일본-하코네 지구]
  기존의 유럽 미술관 투어가 아님!
 
  무조건 고대 로마에서 르네상스의 발상지와 현대 미술까지 아우르는 유럽… 예술의 본고장…
 
  우리는 무조건 파리에 가면 오페라를 보고 런던과 뉴욕(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미술관 투어를 한다. 하지만 아시아를 무시하지 마삼! (다들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예술마을 헤이리가 있다) 지금 현대미술의 메카로 떠오른 중국에도 다산쯔라는 문화 예술지구가 있다(국내에도 이미 5개 갤러리 들어감). 그리고 일본은 긴자와 하코네에 밀집되어 있다. 이렇게 코스화시킬 수 있는 밀집된 관광지구를 패키지로 만드는 것.〉

 
  이 밖에도 다혜씨는 어느 백화점에 입점한 타(他) 여행사를 방문한 뒤, “백화점에 입점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이기에 많은 기대 안고 갔지만 매우 실망했다”고 후기(後記)를 남겼다. 그러면서 “가서 5분이 지나서야 한 분이 나왔다. 그리고 매우 심드렁하게 ‘없으니까 다음에 오라’고 (했다)” 지적하기도 했다.
 
  OJT 교육 이후, 다혜씨는 롯데JTB 마케팅실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곳에서 그는 롯데JTB 직원은 물론, 롯데그룹 임직원 등 사우(社友)들을 위해 특가로 마련한 ‘발리 여행 상품’을 기획했다(2009년 9월). 또 롯데JTB와 경기관광공사가 공동 기획한 ‘G·마린 페스티벌’의 실무를 맡기도 했다(2009년 5월).
 
  다혜씨가 근무한 기록은 2009년까지만 확인된다. 그가 정확히 언제 퇴사를 했는지에 대해선 알 수가 없었다.
 
 
 
文 대통령과 통화한 다혜씨 고교 교사

 
  취재 과정에서 다혜씨를 가르친 고교 교사와 친분이 있는 재계 인사 A씨를 만날 수 있었다. A씨에 따르면, 다혜씨는 부산외고를 떠난 뒤에도 이 교사와 단속적(斷續的)으로 연락을 하는 등 꽤나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A씨는 이교사의 말을 빌려 “다혜씨가 학창 시절 조용한 편이었다고 한다. 다만 외고 진학 후 적응을 못 해 1년만 다니다가 전학을 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의 말을 들어보자.
 
  “이 교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딸의 진로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자녀 진로 문제로 전화를 한 건 의외였다’면서 기억을 하더군요. 그에 반해 김정숙 여사는 찾아오거나 따로 전화를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김 여사보다 문 대통령이 딸의 교육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A씨는 “한번은 다혜씨가 고쿠시칸대학 관련해서 이 교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혜씨는 고쿠시칸대학이 어떤 학교인지 물어왔고, 교사는 학교에 관한 설명을 (다혜씨에게) 해줬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그 교사의 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뒤에는 ‘다혜씨와 연락이 끊겼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당초 기자가 다혜씨와 관련해 가장 주목한 건 서울 구기동 빌라 매매 과정이었다. 다혜씨 부부의 구기동 빌라 매도 방식이 특이했고, 급매임에도 매입자가 1억원이 넘는 웃돈을 주고 ‘비싸게’ 샀기 때문이다.
 
 
  특이한 구기동 빌라 매매 방식
 
2012년 서울 종로구 구기동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자택 앞에 몰려 있는 취재진. 다혜씨 부부는 이 빌라를 처분하고 2018년 7월 말 태국으로 이주했다. 사진=뉴시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27일 공개한 해당 빌라의 ‘등기사항 전부증명서’에 따르면, 다혜씨는 2018년 7월 10일 이 빌라를 오모씨에게 5억1000만원에 팔았다.
 
  원래 이 빌라는 2010년 다혜씨 남편인 서씨가 3억4500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2012년 문 대통령이 대선을 치르면서 이 집에 입주하자 다혜씨 부부는 경남 양산의 문 대통령 자택으로 내려갔고, 문 대통령이 2016년 초 서울 홍은동으로 이사하자 다혜씨 부부는 다시 이 빌라로 돌아왔다.
 
  등기 증명서를 보면 남편 서씨는 2018년 4월 11일 다혜씨에게 증여하는 형식으로 빌라를 넘겼다. 다혜씨는 증여받은 지 3개월 후, 다시 빌라를 오씨에게 매도한 것이다.
 
  당시 곽상도 의원은 “통상의 거래라면 남편 명의의 집을 직접 남편이 팔면 되는데, 이를 아내(다혜씨)에게 일단 증여한 후 아내가 얼마 안 지나 외부인에게 파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빌라를 판 직후인 2018년 7월 말경, 다혜씨 일가는 태국으로 건너갔다. 그렇다면 다혜씨 부부는 급매 형태로 빌라를 판 셈이다. 통상 급매는 매물을 빨리 처분하기 위해 구입 당시의 시세와 비슷하게 팔거나 가격을 다소 낮춰 파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다혜씨 부부는 오씨로부터 시세보다 1억6500만원을 더 받고 매도했다. 이는 오씨가 다혜씨 부부와 ‘특별한 친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그런 인연 없이 매입자가 웃돈을 더 주고 매입하는 건, 상식에 부합하지 않다는 게 야당 일각의 시각이었다.
 
 
  구기동 빌라 매입한 오모씨는 누구?
 
  기자는 지난 4월 인터뷰를 위해 곽상도 의원을 만나 오씨가 누군지에 대해 물어봤었다. 곽 의원은 “다혜씨 부부와 친분이 있어 보이는데 정확한 실체는 아는 바 없다”며 “기자들이 그 사람(오씨)을 찾아갔지만,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한 일간지 기자도 오씨를 만나기 위해 해당 빌라를 방문했지만 ‘허탕을 쳤다’고 한다. 당시 오씨의 아내가 임신한 상태라 더 이상의 취재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문제의 빌라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 ○○○번지에 위치한 B빌라 10△동 10△호로, 면적은 84.72m2다. 등기증명서를 확인하니 오씨는 1979년생으로, 이 빌라로 이사 오기 전에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거주했다. 이름 세 글자와 생년월일만으로 오씨에 대해 파악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뒤졌지만 그 또한 허사였다.
 
  오씨의 실체를 알려준 이는 정치권 인사 C씨였다. 문다혜씨 관련 정보를 수집해온 C씨는 기자에게 오씨가 “음향제작과를 졸업했다”며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의 말이다.
 
  “오씨는 공주영상정보대 음향제작과를 졸업했습니다. 충남 세종시에 있는 이 학교는 몇 년 전 한국영상대학교로 개명했지요. 오씨는 한서대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한 유모씨가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던 ‘○○사운드’라는 곳에서 음향감독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유씨와 같은 한서대 출신인 정모씨의 눈에 들어 2010년 2학기부터 이듬해 1학기까지 약 반 년간 한서대 실용음악학과에서 시간강사를 했다고 합니다.”
 
  C씨의 설명에 따르면, 오씨와 유씨, 정씨 세 사람은 2008년 애니메이션 〈기가 트라이브〉 제작에 함께하기도 했다. 이들이 한 일은 주로 음향 제작 관련 업무였다. B씨는 “오씨는 현재 광고 영상물 전반을 제작하는 모 프로덕션사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한 사운드 회사에서 음향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씨에게 ‘음향 관련 일을 통해 일정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오씨가 5억원 이상의 큰돈을 들여 빌라를 구입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질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영화나 CF (음향) 관련 녹음실을 열려면, 통상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정도의 초기 장비 비용만 들 뿐 그 외에는 별다른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편차(偏差)는 있겠지만, 괜찮은 녹음실의 경우 한 달에 2000만~3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두는 곳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대기업으로부터 꾸준히 수주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오씨가 다혜씨 부부와 뚜렷한 친분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다혜씨 남편, 목욕탕 건물과 토지 지분 증여 받아
 
  다혜씨의 남편 서씨는 그동안 다혜씨만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이다. 서씨가 근무했던 게임회사 ‘토리게임즈’ 관련 의혹, 이스타항공 합작사 ‘타이이스타제트’ 특혜 채용 의혹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글에서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서씨 관련 이야기만 다루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사돈, 그러니까 사위 서씨의 부모는 경남 양산에서 작은 목욕탕을 운영 중이다. 다혜씨와 해외 이주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만 해도 이 목욕탕은, 서씨의 부친으로 추정되는 서모씨, 모친으로 추정되는 박모씨, 그리고 신원을 알 수 없는 곽모씨 3인이 건물과 토지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었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해당 목욕탕의 등기증명서를 재(再)확인한 결과, 지난 5월 6일 곽씨가 소유하고 있던 건물과 토지 지분은 증여 형식으로 다혜씨 남편 서씨와 서씨의 형제들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전부 이전됐다. 곽씨가 지분을 전부 증여함에 따라 목욕탕 건물과 토지는 온전히 서씨 일가의 소유가 된 것이다.
 
  이 목욕탕의 대지 면적은 321m2, 건물의 1층 면적(총 3층)은 214.89m2이다. ‘부동산 정보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목욕탕 대지의 m2당 개별공시지가는 201만6000원(2019년 1월 1일 기준)이었다.
 
  한편, 기자는 11월 13일 문다혜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반론을 요청했다. 다혜씨는 “누구를 통해 취재로 해당 내용을 확보했는지 나름의 추리력을 발동하던 중이었고, 좀 당황스럽고 무서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우선 본 기사 지문을 좀 읽어보고 싶다”고 했다.
 
  기자는 다혜씨의 요구를 들어주는 한편 “사실과 다른 부분을 알려주면 기사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혜씨는 기사 마감 시점까지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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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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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문    (2019-12-04) 찬성 : 2   반대 : 3
일본을 두둔하는 기사는 좀 재미없네요.
  김행호    (2019-11-28) 찬성 : 17   반대 : 4
엄청 수상하고 이해 하기 어려운 집안이다.
거제 포로수용소 설. 재입국설, 설화에 가까운 흥남철수설. 평양 엄마,이모설. 양산여인 설. . .
뭔 놈의 설이 이렇게 많은지 . . ? 월간조선은 밝히고 정리할 의무가 있다.
  정내식    (2019-11-21) 찬성 : 45   반대 : 4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 조로남불, 문로남불이다. 지 애들은 자사고, 외고 보내고, 미국과 일본으로 유학 보냈으면서 외고 자사고 없어져야 한다고 개거품이고, 반미 반일 선동짓으로 날 지세운다. 적화되는 순간 저들은 어디에 있을까? 제일 먼저 미국이나 일본으로 도망갈 것이다. 그런 후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럴 줄 몰랐다. 국민을 사지로 내 보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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