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차량 보유 및 운행과 관련한 각종 세금과 비용을 인상하여 차량 보유 억제하고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 신호등, 자전거 고속도로, 자전거 인터체인지 등 자전거 인프라 구축
尹在天 KOTRA 암스테르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장
⊙ 1959년 영암출생.
⊙ 전남대 경영대학, 헬싱키 경제대학 경영학 석사.
⊙ KOTRA e-Trade 팀장·비서팀장 역임.
尹在天 KOTRA 암스테르담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장
⊙ 1959년 영암출생.
⊙ 전남대 경영대학, 헬싱키 경제대학 경영학 석사.
⊙ KOTRA e-Trade 팀장·비서팀장 역임.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 번화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모습은 네덜란드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대부분 市(시) 외곽까지 기차나 트램(Tram: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 버스로 이동한 후에 자전거로 갈아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중이다. 자전거가 교통수단 연계 시스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가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보니 대부분 도시의 중앙역, 버스터미널, 트램역, 쇼핑센터의 주차시설에는 수많은 자전거가 주차되어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평일 주차된 자전거가 약 1만 대에 이른다.
네덜란드에선 매일 평균 약 300만명의 국민이 자전거를 이용한다. 남녀노소의 차이도 없어 어린 학생들에서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층까지 자전거 이용이 일상화되어 있다. 성별에서도 차이가 없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여성들의 자전거 이용이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전거만을 위한 교통 인프라도 잘 갖추어져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전국에 걸쳐 약 2만5000km가 확보돼 있고, 자전거 교통량이 많은 전용도로에는 자전거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중앙분리선도 만들어져 있다. 건널목과 사거리에는 자전거용 교통신호등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으며, 자동차 신호시스템과 연계하여 자전거 운행에 자동차가 방해되지 않도록 교통 흐름을 관리한다.
자전거가 이동수단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고 있지만,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야간에는 반드시 라이트를 켠 상태에서 운행해야 하고, 아무 데나 자전거를 방치할 경우 40유로(약 7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진행 방향을 바꿀 경우 수신호로 진행방향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교통 시스템하에서 생활하는 네덜란드 국민들은 세 살 때부터 자전거 타는 방법을 배우고, 학교에서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훈련과 교육을 받는다. 일부 市(시) 정부에서는 자동차 운전면허 발급과 마찬가지로, 자전거 안전운행에 대한 강의를 듣고 주행 테스트와 같은 실제 훈련을 받은 학생들에 대해 교육수료증을 발급해 주고 있다.
1인당 자전거 보유율 세계 최고
![]() |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주차된 자전거. |
네덜란드는 인구 1640만명에 약 1800만 대의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어 국민 1인당 자전거 보유율이 세계 최고다. 네덜란드는 자전거 보유율에서 최고일 뿐만 아니라, 자전거의 교통분담률도 26%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자전거 이용이 일상화되어 있는 여타 서유럽 국가인 덴마크 19%, 독일 10%, 스위스 9%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네덜란드에서 이렇게 자전거가 많이 운행되고 있는 이유는 우선 지형적 특징을 들 수 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약 50%가 해수면보다 낮으며, 지형조건도 평지가 대부분이다. 전체 국토 중 가장 높은 지역인 동남부지역 림부르그(해발 322m)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형이 평평하기 때문에 자전거 운행이 쉬운 요건을 갖추고 있다.
또 최대도시인 암스테르담의 인구가 75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도시 규모가 작고, 인구가 특정 대도시에 집중되지 않고 작은 중소 도시로 분산되어 있어 도시 내에서의 이동거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이동에 매우 적합하다.
날씨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계절 내내 기온이 온난하여 자전거 운행에 있어 날씨로 인한 어려움이 별로 없다. 겨울 월평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온난한 날씨와 월평균 섭씨 17도에 불과한 여름 날씨는 자전거를 타는 데 전혀 불편을 주지 않는다.
국민성도 자전거 大國(대국)이 되는데 한몫을 한다. 유난히 검소하고, 체면보다 실리를 찾는 실용적인 의식구조가 국민들이 자전거를 선호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연적, 지형적 조건 때문에 네덜란드가 절로 자전거 대국이 된 것은 아니다. 자전거 운행을 위한 인프라의 구축과 법적, 제도적 기반의 마련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1차 오일쇼크로 자전거에 눈 돌려
![]() |
| 네덜란드 델프트市의 자전거도로와 자동차도로가 공존하는 ‘휴고 드 휴이트’거리. |
네덜란드의 본격적인 자전거 이용 촉진정책은 1990년 자전거 마스터 플랜(Dutch Bicycle Master Plan)을 수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플랜은 자전거 이용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매력도를 개선함으로써 운송수단으로서의 자전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았다.
이 계획에 따라 1990년부터 97년까지 중앙정부는 각종 자전거 이용활성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각 지방정부가 자전거 이용 확대 정책을 교통정책에 포함시키도록 장려했다. 또 자전거 도로 확보와 주차시설을 건설하도록 하기 위해 지방정부에 1991년부터 6년 동안 약 1억 유로의 정부보조금을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전거 이용의 확대를 위한 정책 수립과 관련된 지식과 방법을 개발하는 것으로서 31개 연구 프로젝트, 41개 파일럿(시범사업) 및 모델 프로젝트, 18개 개발 프로젝트, 22개 정보교환 프로젝트 등 총 112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전국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네덜란드의 자전거 이용 확대정책은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시행되는 국가교통운송계획에 포함되어 추진되고 있으며, 특히 이 계획은 7.5km 미만의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주로 이용하고, 동시에 대중교통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의 자전거 이용활성화 정책은 시행 초기에는 중앙정부가 기본 골격을 세우는 등 일정 부분을 주도해 왔으나, 그 이후부터 중앙정부의 역할은 필요한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개발계획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대신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에 관한 정책 수립 및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며, 자전거의 운행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과 주차시설 건립, 관리 등의 업무는 시정부 책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자전거 중심 교통정책이 잘 추진되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는 암스테르담을 비롯하여 그로닝헨, 즈볼레, 베넨달, 엔스헤데 등 5개 도시다. 이들 도시의 자전거 교통분담률은 35∼40% 수준으로 네덜란드 전체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도심에 차량 진입 강력 억제
![]() |
| 네덜란드 델프트 시내 한 공원에 있는 ‘자전거와 남녀’ 동상. |
인구 75만명의 네덜란드 최대도시인 암스테르담은 도심의 차량 집중에 따른 교통혼잡 때문에 1992년 시민 투표를 통해 도심의 차량 진입을 강력히 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도심 내 많은 자동차 도로가 일방통행으로 바뀌고, 주차장이 폐쇄됐으며, 주차료를 대폭 인상하여 자동차의 도심 내 진입을 어렵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대신 차량이 이용했던 공간을 활용해 시민들이 자전거를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전용도로를 신규로 확보하고, 자전거 주차시설을 확대하는 등의 시책을 추진한 결과, 자전거 이용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親(친)자전거 시책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암스테르담시는 시민들이 자전거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20 07년 ‘ Choosing for Cyclist: 2007~2010’ 계획을 수립하여 2010년까지 자체 예산 4000만 유로와 여타 정부부처로부터 지원된 예산 3000만 유로 등 총 7000만 유로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암스테르담시는 자전거 주차시설의 확충을 위해 1200만 유로를 지출할 계획이며, 자동차 도로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는 자전거 도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의 교체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전국적으로 연간 약 70만 대(암스테르담시의 경우 약 5만 대)의 자전거가 도난당하는 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기 위해 자전거 등록제 실시, 경찰에 의한 불시점검 강화, 자전거 프레임에 고유번호 무료 각인정책 등을 적극 시행할 예정이다.
인구 25만명의 중소 대학도시인 유트레이트는 자전거 주차회사를 설립하여 자전거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주차회사는 독자적으로 자전거 주차를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또 자전거 주차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시에서 징수하는 자동차 주차료의 일부를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일부 지역에 한해 자동차 주차면적의 최대 2%까지를 자전거 주차 시설로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자전거 고속도로 건설
중부 내륙 교통거점도시인 브레다시는 인근도시 에뗀 루어와 7km에 달하는 자전거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자전거만 운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 자전거 고속도로는 바닥에 타르를 깔고, 자전거 진행 방향이 바뀌는 곳에는 인터체인지까지 설치하여 자전거를 고속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중앙정부는 자전거의 안전 운행과 이용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에 제정된 ‘교통규칙과 교통신호에 대한 법규’에는 자전거 도로에 대한 정의가 제1조로 명기되어 있다.
또 자동차 운전자들의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자전거 운행자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일부 책임을 자동차 운전자에게 묻도록 법제화함으로써 자전거 운행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도 교통사고 방지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가 실수나 부주의로 교통신호를 어기거나 교통규칙을 위반해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자동차 운전자가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할 정도로 어린이와 노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차량 보유 및 운행과 관련된 각종 세금과 이용 비용을 지속적으로 인상하여 차량 보유를 억제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의지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이루어낸 친자전거 교통정책의 성공사례는 자동차 증가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환경오염, 교통체증, 에너지 낭비 등의 문제점에 대처해야 하는 우리에게 훌륭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 정책 중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자전거 이용 활성화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자전거 이용을 확대하는 캠페인을 과거부터 계속 전개해 왔지만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자전거가 네덜란드처럼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천국 네덜란드도 현재 수준으로 자전거 이용을 확대하기까지 약 30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성과를 보기 위해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많은 과제 중에서 해결하기 쉬운 부분부터 해결해 나가는 지혜와 끈기를 가져야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국민 모두가 맑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