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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의 북한요지경

탈북 어민 北送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은 광개토대왕함 사건

글 : 장원재  배나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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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2월 20일 광개토대왕함이 구조해 북송한 목선에는 김정은의 원산 갈마지구 시찰 당시 김정은 암살 기도한 북한 군인들이 타고 있었다는 소문
⊙ 日언론, 2020년에 이미 광개토대왕함 사건과 ‘김정은 암살 미수 사건’ 관련 가능성 제기
⊙ 강제 북송 탈북 어민 두 명은 김책시 출신… 집단 살인 관련 소문 없다고

張源宰
1967년생. 고려대 국문과 학사, 런던대 로열할로웨이 컬리지 박사(비교연극사) / 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MBC 라디오 앵커, 現 배나TV 대표 / 저서 《북한요지경;배나TV 장원재입니다》 《끝나지 않는 축구 이야기》 《논어를 축구로 풀다》 《장원재의 배우열전》
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8일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照射) 사안’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P-1 초계기 날개 바로 아래에 광개토대왕함이 있어 상당히 근접 비행을 했음을 보여준다. 사진=일본 방위성
  2019년 11월 7일에 벌어졌던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문제가 국제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이 문제는 인류 보편의 양심을 어긴 사건이다. 인류 보편의 양심에 충격을 주고, 공포를 주고 분노를 일으킨 사건이다. 무엇보다도,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나라로 그 누구든지 되돌려 보내서는 안 된다’라는 국제법의 대원칙 ‘강제 송환 금지 원칙(Non-refoulement)’을 정면으로 어겼다.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인권대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전부 우려를 표하고 있는 배경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 여러 내용을 발표했는데, 사실이 아닌 것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집단 살인 관련 소문 없어
 
  문재인 정부는 이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이들을 북송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첫째, 이들이 16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는 것. 둘째, 귀순의 진정성이 없었다는 점.
 
  문재인 정부의 이러한 주장은 2022년 7월 ‘자필 귀순 의향서’의 존재가 드러나고,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온몸으로 북송을 거부하는 동영상이 공개됨으로써 설득력을 잃었다. 헌법 제3조에 따르면 두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며, 따라서 살인범인지 아닌지는 대한민국의 사법 절차에 따라서 판명이 돼야 한다. 설령 이들이 살인을 저질렀다 해도, 이들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있고, 이들을 북송(北送)할 법적 근거는 국내법에도, 국제법에도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들이 살인범이라는 증거도 없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타고 온 선박에서 살인의 결정적 증거인 혈흔이 나오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단 하루만 조사한 뒤 서둘러 북송했다. 선박도 별다른 조사나 검사 없이, 바로 소독해서 돌려보냈다. 두 사람이 16명을 선상에서 차례차례 불러서 죽였다고 했는데, 필자가 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근거가 있다. ‘소문’이다. 민간 언론이 없는 북한의 특성상, 사회면에 실릴 만한 소식은 소문을 통해 널리 그리고 빠르게 빠르게 퍼진다. 살인 사건이나 부화 사건(간통 사건) 등은 황해도 사리원에서 벌어진 일이 그날 안으로 청진, 원산, 회령까지 흘러 들어가는 정도다. 가해자, 피해자의 신원과 사건이 벌어진 배경, 가족들의 대응 등 사건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유통되는 것이다.
 
  북한 주민과 때때로 통화를 하는 김길선 기자(현 유튜브 ‘김길선’s 평양만사’ 운영)의 취재에 의하면, 강제 북송된 두 청년은 김책시 출신이다. 그런데 김책시는 물론, 함경도 어디에서도 이 사건과 관련한 어떤 소문도 돌지 않는다고 한다. 피해자가 무려 16명이라면, 그 가족들의 이야기라도 나와야 하는데, 아무런 기척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살인범은 무조건 사형이다. 집단 살인은 전례도 없고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소문의 정보학’으로 추측하면,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엽기적 살인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광개토대왕함 사건
 
아라키 가즈히로 교수. 사진=아라키 교수 페이스북
  기왕 소문 이야기가 나왔으니 다른 사건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보자. 2018년 12월 20일에 일어났던 광개토대왕함 사건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低空) 위협 비행 사건’, 일본에서는 ‘레이더 조사(照射) 사건’이라고 부른다. 독도 북동쪽 약 100km 부근 동해 대화퇴어장에서 한국 어선이 북한 소속으로 보이는 어선을 발견해 해경에 보고했고, 대한민국 정부는 해양경찰청 소속 삼봉호와 해군 광개토대왕함을 파견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일본 방위성에서 한국 해군이 자국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공격용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즉각 의혹을 부인했다. ‘공격용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것은 적대행위(敵對行爲)를 했다는 이야기여서, 국내외적으로 ‘레이더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은 즉각 사태 수습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회의석상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양국 국민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 와중에 이 배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 배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는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2018년 12월 22일 통일부는 ‘조난된 북한 어선에서는 생존자 3명과 시신 1구가 발견되었으며, 간단한 조사 뒤 이들을 22일 북한으로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는 의문점투성이다. 먼저, 형평성의 문제다. 1함대 기함인 광개토대왕함, 5000톤급 경비구난함 삼봉호가 목선 한 척을 ‘인도적으로 구조’하기 위해 동시에 출동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 어선이나 어선의 일부, 혹은 시신이 일본 해안에 표착한 사례는 무려 100차례가 훨씬 넘는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연구하는 다쿠쇼쿠대학(拓殖大學) 아라키 가즈히로(荒木和博) 교수가 언론 보도를 취합한 자료만 봐도 그렇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북한 당국의 출어(出漁) 금지 조치로, 표착 사례가 급감했다.
 
  만약 광개토대왕함과 삼봉호가 ‘작은 목선 단 한 척을 인도적으로 구조’하기 위해 출동한 것이라면, 다른 배들이 표류할 때는 왜 출동하지 않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 측 함정이 어떻게 해당 수역에 그렇게 빨리 도달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북한 내부의 소문에 의하면,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이 배의 탑승자는 현역 군인이다. 김정은이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할 때 암살을 기도한 병사들이 있었다고 한다. 암살은 미수에 그쳤고, 가담자 전원이 체포되었다고 한다. 이 중 4명이 배편으로 도망, 일본으로 탈출하려고 했단다. 출항(出港)을 확인한 북한 당국이 문재인 정부에 모종의 요청을 했다고 보는 건 무리한 추측일까?
 
 
  김정은 암살 미수 사건?
 
  확실한 팩트는 해군(海軍)과 해경(海警)의 동시 출동을 명령할 수 있는 누군가가 지시를 내렸다는 것, 두 함정의 출동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 두 함정이 목선을 ‘구조’했다는 것이다. 적절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생존자의 귀순 의향은 확인했는지,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생존자를 돌려보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2018년 12월 20일 나포 후 22일 송환이라면, 조사하기에는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 조사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추측하는 이유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보도된 바 있다. 2020년 9월 22일 자 일본 인터넷 매체 ‘겐다이 비즈니스’에 실린 가와노 가쓰토시 전 자위대 통합막료장(합참의장)과 곤도 다이스케 ‘겐다이 비즈니스’ 편집차장의 대담이 그것이다. 이 기사에서 곤도 다이스케 차장은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서 얻은 정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이 원산·갈마 관광지구 현지 지도 때 현장에 있었던 병사 중에서 암살을 기도한 사람들이 있었다. 암살은 미수로 끝났고 가담한 사람들은 일망타진됐는데 그중 4명이 도망가다 배로 일본으로 망명하려고 했다. 이 사실을 안 북한 당국이 남북합동사무소를 통해 붙잡으라고 요청하여 문재인 정부는 그에 응했다.
 

  사실, 해군과 해경 양측에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기관은 청와대밖에 없다. 그리고 그때 문재인 정부는 이 사건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레이더 조사 사건으로 한국 세론을 반일(反日)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했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이 보도된 후 이인제 전 국회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개토대왕함 사건을 상기시키는 글을 올렸다.
 
 
  2018년 북송된 3명은 누구인가?
 
  다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강제 북송 후 보름도 지나지 않은 2019년 11월 21일,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게 《중앙일보》 기자가 질문했다. 미국 LA에서 열린 간담회 직후였다.
 
  “두 사람을 북송했는데,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김연철 장관은 “당연히 보고했고, 대통령이 보고받을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녹취도 했고 기사도 실렸다. 정부조직법상 이러한 결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을 지낸 김태훈 변호사는 “귀순 의향서까지 썼고 대한민국에 정착하고 싶은 의사를 확실하게 표명한 사람을, 북으로 가기 싫다고 몸부림치는 사람을 ‘강제 송환 금지’라는 국제법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북송을 했다는 것은 정말로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범죄”라고 했다.
 
  “이건 법 이전에, 태어나기 이전부터 우리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간 본연의 양심의 문제입니다. 더 이상 양심을 속이지 말아 주십시오. 북으로 끌려간 젊은이들을 보고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지금도 ‘흉악범이다, 귀순의 진정성이 없었다’라고 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라면 그렇게 끌려가겠습니까?”
 
  2019년 11월 7일, 당시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2019년 2월~2020년 7월 재직)이 국회에서 스마트폰을 볼 때, JSA 공동경비구역의 중령이 “오늘 오후 3시에 북송하려고 합니다”라고 보낸 문자가 한 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많은 국내외 인사가 송환에 반대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강제 북송을 강행했다. 그 보도가 아니었다면, 탈북 어민 두 명의 북송은 조용히, 은밀하게 자행되었을 터이다. 아무도 그들의 행방과 진실(眞實)을 알지 못했을 터이다.
 
  그래서 묻는다. 광개토대왕함 사건이 있었던 2018년 12월 22일에 북송한 ‘생존자 3명’은 누구였나. 왜 탈북했고 어디로 가려고 했나.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대규모 작전에 준하는 인력과 장비가 동원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누구의 결정으로, 어떻게 북송되었는가.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어긴 것은 혹시 아닌가. 진실을,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감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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