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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추적

大選 계절의 단골손님 조폭… 성남국제마피아파를 해부하다

모란시장 개장수에게 자릿세 뺏던 조폭, 2003년 성남 접수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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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벽돌담’ 조직원 A가 국제마피아파 결성
⊙ 2001년 초부터 조직 이끈 D로 인해 다시 태어난 국제마피아파
⊙ 2003년 7월 최대 라이벌 종합시장파 내분으로 명실상부 성남 최고 폭력조직 등극
⊙ 엄격한 상하관계… 선배에게 대든 후배 손가락 잘라
⊙ 조직 최고 칼잡이에 주목하는 이유
⊙ 2007년 조직원 61명 검거되면서 제1 전성기 막 내려
⊙ 2014년 불법 도박 사이트로 부활… 2017년 말 우두머리급이 체포되면서 사실상 조직 와해
⊙ 없어졌다고는 하는데… 곳곳에 보이는 흔적들, 제3 전성기 올까?
그래픽=조선DB
  조폭. 조직폭력배의 줄임말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대선(大選)의 단골손님이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측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의 5촌 조카 살인 사건을 거론하며 재수사를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5촌 살인 사건’은 2011년 9월 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무희씨의 손자이자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박용수씨가 북한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을 의미한다.
 

  경찰은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측은 당시 육영재단 소유권을 두고 박근혜·지만·근령씨 3남매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점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며 살인교사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의혹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조폭’ 연루설도 나왔다. 이 사건에 최서원(순실)씨가 조폭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취재한 주진우씨는 “박근혜, 박지만, 최순실 주변에 조폭이 많았다. 중국 삼합회와 관련한 조폭도 동원해서 썼기 때문에 많은 조폭이 동원됐으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사실상 개인의 주장 혹은 의혹 제기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대선의 단골손님 ‘조폭’
 
  ‘조폭’ 이야기는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나왔다. 역시 조폭 문제를 제기한 쪽은 대선 ‘재수’를 선택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 측이었다. 문 대통령 측은 국민의당 경선이 진행 중이던 2017년 3월 24일 안철수 후보가 전북 전주에서 열린 ‘청년의 숲’ 포럼에 참가한 자리에서 지역 한국청년회의소(JC) 회원들과 찍은 사진을 두고 “조폭과도 손잡는 게 안철수 후보의 미래”라고 비판했다. 당시 사진을 본 일부 네티즌이 “사진 속 청년들이 전주의 유명 조폭인 오거리파 소속”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문 대통령 측이 받아 “안철수가 조폭을 동원해 지방 조직을 꾸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JC 측은 발끈했다. 당시 JC는 “JC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고 국민을 위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시기 바란다”며 “터무니없는 의혹으로 건전한 청년 단체인 JC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창 진행 중인 20대 대선 과정에서도 조폭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과 손을 잡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시작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와 사진 찍은 이 사람은 모 사건의 1심 판결문에 ‘광주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이라고 나와 있다”며 “두 사람이 다정히 손을 잡은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이 전 대표 측이 공개한 사진을 두고 언제 어디에서 촬영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문 전 회장은 광주 붕괴 참사 현장 철거 업체 선정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광주 붕괴 참사는 지난 6월 9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건을 말한다.
 
  조폭 논란은 이재명 지사가 변호사 시절 성남 국제마피아파 2명을 변호한 것,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조폭이 관련돼 있다는 설이 더해져 증폭되는 모양새다. ‘대장동 1타 강사’로 떠오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재명 지사의 형인 이재선씨가 회계사로서 동생과 조폭·개발 꾼들의 유착관계로 성남시청이 비리 소굴로 변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제거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제마피아파와 모란시장
 
국제마피아파는 모란시장 개장수에게 자릿세를 빼앗으며 세력을 키웠다고 한다. 개시장은 폐쇄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번 대선 기간 중 각종 입에 오르내리는 조폭은 성남국제마피아파(이하 국제마피아파)다.
 
  조폭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전직 경찰 간부의 말이다.
 
  “국제마피아파는 1970~90년대 모란시장을 근거지 삼아 세력을 키웠습니다. 당시 모란시장은 전국 최대 개고기 시장으로 유명했죠. 아무래도 개를 잡는 분 중에는 일반인보다 거친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사람들을 상대로 자릿세를 받아 활동한 조폭이었으니 얼마나 대단했겠습니까.”
 
  폭력조직에 몸담은 적 있던 한 관계자도 비슷하게 이야기했다.
 
  “TV 방송을 보니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사람을 때려죽였다고 하던데, 과거 모란시장을 장악했을 때부터 보통이 아닌 조직이었다.”
 
 
  초대 보스
 
국제시장과 모란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한 ‘국제마피아파’는 같은 지역 내 종합시장을 무대로 활동한 ‘종합시장파’와 성남시 외부에서 유입된 폭력배들로 구성된 김제파, 솜리파(일명 이리파) 및 충청도파 등과 성남시내 유흥주점 등의 이권을 놓고 상호 대립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유튜브 캡처
  1968년 서울시는 청계천 무허가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이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일대에 주택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1년 뒤 철거민을 트럭으로 실어다가 들이붓는 비인간적 이주 대책이 시행됐다. 성남 일대 산을 깎아 만든 이주민촌은 ‘마누라 없이는 살 수 있지만,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만 오면 비상이 걸리는 동네였다. 현재 이 동네는 구시가지로 불린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던 A는 폭력조직 ‘벽돌담’의 핵심 조직원으로 활동했다.
 
  1973년 7월 1일 경기도 성남출장소가 성남시로 승격했다. 1980년대 성남시청과 인근 국제시장, 종합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됐다. 자연스럽게 유흥업소들도 성업(盛業)했다. 이 시기 A는 기존 벽돌담 부하들과 주변 불량배, 초기 토착 세력을 규합해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소재 한 다방에서 국제마피아파를 결성했다. 1987년 12월경이었다.
 
  국제시장과 모란시장을 중심으로 활동한 ‘국제마피아파’는 같은 지역 내 종합시장을 무대로 활동한 ‘종합시장파’와 성남시 외부에서 유입된 폭력배들로 구성된 김제파, 솜리파(일명 이리파) 및 충청도파 등과 성남시내 유흥주점 등의 이권을 놓고 상호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각 조직은 하부 조직원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리고 유흥업소 업주 등 시민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의 돈을 갈취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1984년 4월경 관할 수사기관은 국제마피아파에 대하여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단속으로 인해 국제마피아 보스 A와 그 밑 핵심 조직원들이 대거 검거됐다. 그런데 증인들이 이들 조직의 협박을 받고, 재판 과정에서 증언을 바꾸는 탓에 무죄를 선고(1988년 12월 30일 항소심)받았다. 고무된 국제마피아파는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다. 반대 세력인 종합시장파 등과 더욱 잦은 충돌을 일으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범죄도시〉 등에서 일부 묘사됐듯 경쟁 조직이 관리하는 상권이 있을 경우 이를 쟁취하고자 불꽃 튀는 싸움을 벌인 것이다. 국제마피아파와 종합시장파의 전쟁 과정에서 종합시장파 조직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종합시장파 조직원을 회칼로 찔러 죽인 것이다.
 
  이 사건으로 1993년 국제마피아파 보스 A 등을 포함한 핵심 세력들이 구속됐다. 최상층부가 구속과 출소를 반복하자 조직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심지어 출소한 지도부 다수는 대부분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구심점을 잃게 된 국제마피아파는 와해 직전에 이르렀다.
 
 
  진정한 국제마피아파의 탄생
 
  위기의식을 느낀 부두목 B는 1998년 2월 조직원 25명과 함께 제2기 국제마피아파를 결성했다. 그러나 B도 잦은 수감 생활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고, 그 뒤를 제3기 두목이라 할 수 있는 C가 이끌었는데 그 역시 2000년 6월 폭력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으면서 국제마피아파는 또다시 구심점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 무렵 성남은 분당신도시 개발이 완성 단계에 이른 까닭에 상권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태였다. 국제마피아파의 쇠락을 틈타 종합시장파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두목 C의 옥바라지를 하던 부두목 D는 C에게 말했다.
 
  “이대로 가면 성남을 종합시장파나 외부 세력에 전부 빼앗기게 될 겁니다. 저에게 보스 자리를 물려주십시오.”
 
  C의 양해하에 두목 자리를 물려받은 D는 국제마피아파를 규모나 조직 체계 면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폭력 단체로 변신시킬 것을 다짐하고, 신규 조직원을 재차 규합했다.
 

  D는 이전 두목들보다 용의주도했다. 과거처럼 검은색 양복에 건달풍의 속칭 깍두기 머리를 하고 다니면 수사기관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판단, 두발·복장 자유화를 명령했다. 또 조직의 서열과 지휘 통솔체계, 연락체계 등을 정비하고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완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D는 잦은 단합대회와 회식 등을 통하여 조직원들 간의 단합과 통솔체계를 점진적으로 구축했다”고 전했다.
 
  2001년 8월 핵심 조직원들과 단합대회 자리에서 D는 “내가 앞으로 조직을 잘 이끌겠다”고 했다. D가 조직을 정비하는 시기 성남에서 항상 국제마피아파보다 우위를 점하던 종합시장파가 몰락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3년 7월 종합시장파 조직원이 같은 조직원을 칼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종합시장파 핵심 조직원 대부분이 수사기관에 검거됐다. 이 틈을 타 국제마피아파는 세력이 급격히 약화한 종합시장파는 물론 관광파의 근거지까지 점령, 명실상부한 성남시 최대 조직으로 부상했다.
 
 
  성남 조폭 NO.1으로 등극
 
  성남 조폭 NO.1이 된 국제마피아파는 어마어마한 돈을 쓸어 모았다. 성남 구시가지 및 분당신도시의 유흥가에서 불법 도박장을 직접 운영했다. 또 노래방, 룸살롱, 호스트바도 운영했다. 건설 현장의 이권에도 개입했다. 대장동 의혹에 국제마피아파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사채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렇게 번 돈은 활동비, 회식비, 구속된 조직원들의 변호사비와 영치금, 출소한 조직원에 대한 위로금 등으로 사용했다.
 
  전직 경찰 간부는 “조직원들에게 돈을 꽤 많이 뿌렸다.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 이탈을 막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했다.
 
  실제 국제마피아파는 유달리 의리를 중시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수사기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2004년 12월경-망년회 명목의 전체 회식을 개최, 이 자리에서 보스 D는 전 조직원들을 일일이 격려하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조직 생활에 임할 것을 독려
 
  ○2005년 2월 하순-조직원 어머니의 환갑잔치에 전체 조직원 전야제 명목으로 전날부터 동원
 
  ○2006년 여름-중간 보스 이하 조직원 30여 명이 강원도 해수욕장에서 수십 일 합숙하며 단합대회를 개최, 하부 조직원들의 결속 및 단합을 도모
 
  ○2007년 2월 조직원이 부친상을 당하자 영결식에 전체 조직원뿐만 아니라 지방 폭력 세력의 조직들도 참여하게 하여 밤을 새우며 부친상을 당한 조직원을 위로. 특히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은 상주임을 나타내는 완장을 전부 팔에 두름〉
 
  성남 제1 폭력조직이 된 국제마피아파의 두목 D는 조직 구성 및 체계 정비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부두목과 행동대장, 행동대원으로 서열을 분명히 나눈 뒤 임무를 수행토록 했다.
 
  당시 잠시 국제마피아파에 몸담았던 관계자의 이야기다.
 
  “조직 구성원 간의 위계질서는 대체로 나이 순서에 따른 서열로 확립하고 서로 형님 동생으로 호칭했다. 지휘부에서 명령을 하달하면 위에서 아래로 휴대전화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지휘계통을 수립했다.”
 
  그는 이어 “조직의 목적에 장애가 되는 반대조직 또는 조직원에게는 법이 아닌 폭력을 행사, 제거해야 한다는 취지를 내걸었다”고 덧붙였다.
 
 
  국제마피아파의 행동강령
 
  ‘공공의 적 3’으로 더 잘 알려진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는 조폭이 청소년들을 스카우트해 훈련시킨 후 일회용 범죄자로 소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D가 이끈 국제마피아파도 비슷한 방식으로 신입 조직원을 채용했다. 성남 중원·수정 소재 중학교 중 태권도부・유도부가 있는 곳의 학년별 싸움 짱들을 인턴 같은 예비 조직원으로 스카우트한 것이다. 그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나이(17세)가 되면 정식 조직원으로 승진시켰다.
 
  전직 국제마피아파 관계자는 “중학교마다 3학년 선배 짱들이 1~2학년 짱들을 국제마피아파에 소개하고 관리했다”며 “중학생들은 조직끼리 패싸움할 때 방패막이로 쓰였다”고 했다. 이 당시 국제마피아파는 엄격한 서열 관계도 구축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당시 수사 자료에 적시된 국제마피아파의 행동강령이다.
 
  〈①선배를 보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한다.
 
  ②선배와 말할 때는 항상 형님자와 요자를 붙여 말한다.
 
  ③선배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④선배와 식사를 할 때는 선배가 먼저 수저를 든 다음에 수저를 들고 큰 소리로 “감사히 먹겠습니다. 형님”이라고 말한 후 식사를 하고, 선배가 수저를 놓으면 순서대로 즉시 수저를 놓고 다시 큰 소리로 “감사히 먹었습니다. 형님”이라고 말한다.
 
  ⑤국제마피아의 조직원으로서 자부심을 갖는다.
 
  ⑥선배들을 공경하고 선배들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⑦선배가 소집하였을 시 즉시 그 소집명령에 응하며, 반대 세력과의 싸움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잠시 국제마피아파에 몸담았던 관계자는 “서열 관계가 어느 정도로 엄격했느냐면 선배들도 1년 선배들만 알 수 있었다. 2~3년 선배들과는 겸상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선배의 명령과 조직의 규율, 행동강령에 절대복종하고 만약 이를 어기거나 조직에서 이탈하려 할 경우 줄빳다를 맞았다”고 했다.
 
  실제 2001년 국제마피아파 후배 조직원 한 명이 보험사기 혐의로 구속됐다가 출소하자 간부급 몇 명은 조직 망신을 시켰다며 야구방망이로 후배 조직원을 사정없이 구타했다. 2002년 2월경에는 후배 조직원이 선배 조직원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후배 조직원의 손가락을 잘랐다. 2004년 6월에는 탈퇴 조직원에게 보복 폭행을 가한 뒤 성남시를 떠날 것을 강요했다. 2006년에도 탈퇴 조직원의 머리를 알루미늄 재질의 섀시로 내리쳤다.
 
 
  경찰서에 난입, 두목과 시비 붙은 일행 폭행
 
2007년 조직원들이 대거 구속되면서 국제마피아파의 제1 전성기는 막을 내린다. 당시 경찰은 조직원 6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당시 경찰이 확보한 조직원의 미니홈피. 사진=미니홈피 캡처
  국제마피아파의 첫 전성기는 2000년부터 2007년 초까지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 국제마피아파는 조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룸살롱·오락실 등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자릿세를 뜯어내는 1세대 ‘갈취형’과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현장 등의 이권에 개입하는 2세대 ‘혼합형’의 모습을 보였다. 칼부림과 패싸움도 서슴지 않았다.
 
  2001년 당시 이런 일이 있었다. 나이트클럽에서 국제마피아파 두목 D와 사소한 시비가 생긴 일행 3명이 경찰에 연행돼 갔다. 그런데 조직원들이 이 경찰서로 찾아와 경찰관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일행 3명을 폭행한 것이다. 최근 방영 중인 인기 드라마 〈검은태양〉에는 조선족 조폭들이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들을 죽이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런 일이 실제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는데 국제마피아파는 20년 전에 드라마에 나올 만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2005년에는 조직원이 학교 선배에게 폭행당한 것을 복수하겠다며 학교에 난입해 기물을 부쉈다. 여교사가 나무라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다.
 
  2006년 5월경에는 성남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속칭 ‘부킹’을 시도했다가 거절당하자 여성과 그 일행 남성을 폭행했다. 2007년 초에는 한 호스트바 업주가 종합시장파에서 독립한 덕재식구파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전쟁이 났다. 이 과정에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이 덕재식구파 조직원의 칼에 찔렸다. 이에 국제마피아파 20명은 자신의 식구에게 소위 ‘칼빵’을 놓은 덕재식구파 조직원에게 그대로 복수했다. 당시 그들이 얼마나 무소불위의 ‘주먹권력’을 휘둘렀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국제마피아파의 최고 칼잡이
 
국제마피아파의 제2 전성기는 조직의 성격을 바꾸면서 왔다. 예전처럼 대놓고 활동을 못 하게 되자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면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그래픽=조선DB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당시 국제마피아파에서 칼을 제일 잘 쓰는 ‘에이스’가 있었는데, 그는 2006년 여성 두 명을 칼로 수십 차례 찔러 죽이는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 현재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전직 수사 당국 간부는 “그는 사귀던 여성의 부모가 학력, 경제적 무능력을 이유로 교제를 인정하지 않자 여성과 그 여성의 어머니를 길이 33cm 칼로 각각 약 20회가량 찔러 죽였다. 여성의 아버지도 죽이려 했지만 도망가는 바람에 실패했다. 아버지는 탈출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으로 국제마피아파 최고 칼잡이는 덕재식구파와의 칼부림 전쟁에 함께하지 못했다. 잔혹한 살인 사건의 주인공은 성남에서 활동한 유력 인사의 조카”라고 덧붙였다.
 
  2007년 조직원들이 대거 구속되면서 국제마피아파의 제1 전성기는 막을 내린다. 당시 경찰은 조직원 61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제2 전성기는 조직의 성격을 바꾸면서 왔다. 예전처럼 대놓고 활동을 못 하게 되자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면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짧았던 제2 전성기
 
제2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2017년 초까지 그 기간이 짧았다. 그러나 아직 성남에는 그들의 흔적이 곳곳에 있다. 사진=방송 캡처
  이들이 불법 도박 사이트로 눈을 돌린 이유는 간단하다. 구조적 한계가 있는 탓이다. 극히 일부 사이트를 제외하고 입금과 출금 등 금전이 오가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그러나 사설 사이트는 쉽게 검색된다. 불법이 넘쳐나는데도 어쩌지 못한다. 불법도박을 운영하면서 얻는 범죄수익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처벌 등 불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수사 당국 관계자의 이야기다.
 
  “법원에 가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는 3년 형 정도 받고 출소한다. ‘운영자가 아니다’고 주장하면 형량은 더 줄어든다. 외국에서 서버를 관리하는 책임자나 총책, 그 위의 우두머리는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된다.”
 
  제2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2017년 초까지 그 기간이 짧았다. 꼬리가 잡혔다. 우두머리 격이 2017년 말 도박 공간 개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인물은 2011~2017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약 3000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19년 1심 재판부는 우두머리격인 이 인사에게 징역 7년에 추징금 41억여원을 선고했다.
 
  1심은 “도박금 규모 역시 매우 크고 그로 인한 범죄수익도 상당하다. 그간 사회에 끼친 악영향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인물은 항소했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2018년 4월에는 태국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프로그래머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베트남으로 도주한 조직원이 강제송환되기도 했다.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 고급 리조트 주차장에서 한국인 공대생의 시체가 발견됐다. 갈비뼈 7대와 앞니가 부러져 있었고 손톱이 빠져 있는 등 온몸에 구타 흔적이 있었다. 유력 용의자는 2년 4개월 동안 도피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됐다. 한 방송은 “이 용의자가 경기도 성남 최대 조직폭력집단인 ‘국제마피아’파의 조직원이었다”고 밝혔다.
 
  국제마피아파를 잘 아는 관계자는 “2기 전성기 때 조직원들은 싸움도 잘했지만, 학교 다닐 때 성적도 좋았다”며 “보스급이 구속되면서 이들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갔다. 원래 직장을 가지고 활동하는 조직원들이 다수였는데, 다들 본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마피아파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미 조직이 와해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성남 곳곳에 활동 흔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제3의 전성기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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