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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正熙 기념공원’ 논란과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역대 대통령 기념시설 건립·기념사업에 3500억원 넘게 들어

  •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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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承晩 동상 페인트 테러 당해 철거
⊙ 구미市, 朴正熙 生家 관련 사업에 1100억원 편성·집행
⊙ 金大中센터 짓는 데 세금 1555억원 투입돼
⊙ 全南, 도청 청사 시설에 ‘김대중 강당’ 命名
⊙ “냉정한 평가 없는 기념사업은 國論 분열만 초래”… 또 다른 지역주의
최근 서울 중구가 예산 286억원(국비 143억원, 시비 57억원, 구비 85억원)을 들여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5·16 군사쿠데타를 주도할 당시 살았던 신당동 가옥 일대 3664㎡를 ‘박정희 기념공원’으로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었다.
 
  야권은 ‘박정희 우상화’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양승조(梁承晁) 민주당 최고위원은 6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우상화 경쟁에 눈먼 지자체가 한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파적 반대를 떠나 ‘예산 중복 투자’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미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박정희 기념관’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달 12일, 서울시는 중구가 제출한 투자심사계획안을 반려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가옥만 수백억 원을 들여 기념공원으로 만드는 건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월간조선》은 ‘세금 낭비’와 ‘형평성’ 측면에서 역대 대통령 기념시설 현황을 조사했다. 한 장소에서 복수의 대통령을 기념하거나, 도로처럼 조성원가 추정이 쉽지 않은 시설은 제외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李承晩 기념시설은 자택, 별장 위주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 기념시설 중 대표적인 것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 이화장(梨花莊)이다. 이화장은 이 전 대통령이 1947년 10월부터 경무대에 들어간 이듬해 8월까지 살았던 가옥이다. 그는 4·19혁명으로 하야하고, 하와이로 떠나기 전에도 이곳에 한 달가량 머물렀다. 1970년 귀국한 프란체스카 여사도 1992년 세상을 뜰 때까지 이화장에 살았다.
 
  대지 4799㎡, 건물 759㎡인 이화장은 1982년 서울시 기념물 6호가 됐다. 2009년 4월에는 사적 제497호로 등록됐다. 지금은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우남 리승만 박사 기념관’으로 보존되고 있다.
 
  2011년 7월 이화장은 집중호우로 담장이 무너지고 건물 외벽이 파손됐다. 이때 전시·보관 중이던 이 전 대통령 유품 2186점이 침수 피해를 봤다. 국가기록원은 유품을 수거해 2년 동안 복원 작업을 한 후, 지난 7월 4일 이화장에 인계했다.
 
  이에 대해 김일주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문화재청이 예산 5억원을 들여 유품 복원 작업과 복구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죽정리 화진포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 별장’이 있다. 1954년에 준공된 별장은 단층 석조 건물로 건물 면적은 89.25㎡이다. 1999년 육군이 복원했는데, 그 비용은 2억5000만원 이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2008년 화장실 설치, 이승만 전 대통령 흉상 제작, 주차장 및 주변 정비에 9300만원, 2009년 별장 앞 수변 휴게마당 조성에 5800만원이 들었다.
 
  별장 위쪽에는 ‘이승만 대통령 화진포 기념관’이 있다. 2007년 2월 고성군이 7억원을 투입, 육군 관사를 기념관으로 개조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현동 진해 해군기지 사령부 안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이 있다. 대지 996㎡, 건물 217㎡의 정남향 한옥으로 집무실 겸 응접실, 경호실장실, 부속실로 구성돼 있다. 1945년 해군이 인수한 관계로 취득원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주도에도 이 전 대통령 관련 시설이 있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귀빈사(貴賓舍)다. 대지 660㎡, 건물 234㎡인 이곳은 벽돌조 단층주택이다. 1957년 미군 지원으로 귀빈용 숙소로 지어졌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59년까지 두 차례 이용했다고 한다. 지난 1월 제주도의회는 귀빈사 보수·정비 사업비 1억7300만원을 승인했다. 여기에 같은 금액의 국비를 합하면 총 사업비는 3억4600만원이다.
 
 
  釜山 임시수도기념관은 사실상 ‘李承晩 기념시설’
 
2012년 2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앞에서 시위대가 ‘기념관 폐관’을 촉구하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시설엔 동상도 있다. 2000년 5월 15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 세워진 그의 동상(2.25m) 제작엔 국회 사무처 예산 1억원이 들었다.
 
  부산광역시 서구 부민동에도 이 전 대통령 동상이 있었다. 부산시는 2009년 10월 동아대 부민 캠퍼스 입구 일대 거리 500m를 임시수도 기념거리로 조성한다고 밝히고 23억원을 투입했다. 거리 끝자락 정상, 임시수도기념관 앞 계단에는 임시수도 기념거리를 굽어보는 이 전 대통령 동상도 세웠다. 그러나 2011년 6월 누군가가 몰래 뿌린 붉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발견된 이후 철거됐다.
 
  임시수도기념관은 대지 2621㎡, 건물 413㎡ 규모의 2층 목조 건물로, 6·25사변 당시 대통령 관저였다. 휴전 후엔 30여 년간 경남지사 관사로 사용했다. 1983년 부산시가 6억9100만원에 사들여 지금과 같은 용도로 바꿨다. 임시수도기념관 내부는 대통령 관저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사실상 ‘이승만 기념시설’로 볼 수 있다.
 
  서울 장충동 한국자유총연맹 내 자유공원, 고덕동 배재고등학교 교정에도 각각 3m, 2.5m 높이의 동상이 있다. 이는 민간이 세운 것으로 세금이 들어가진 않았다.
 
  윤보선(尹潽善) 전 대통령 기념시설은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윤보선 생가’에 마련된 기념관뿐이다. 충남 아산시는 2007년 11월부터 5억원을 들여 윤 전 대통령 생가 건물 중 안채, 사랑채, 대문채를 보수했다. 이 가운데 사랑채(93.19㎡)를 기념전시관으로 꾸며 2009년 12월 개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시설 중 가장 큰 것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기념도서관’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가 추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2월 지상 3층 건물로 완공했다. 안전행정부 의정담당관실에 의하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비는 전체 사업비의 약 30%인 208억원이다. 이는 다른 대통령 기념관, 기념사업에도 같은 비율로 적용한다.
 
  기념도서관 부지는 서울시 소유다. 2001년 기념사업회가 도서관 운영을 맡되, 완공 후 기부채납을 통해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긴다는 조건으로 시유지 9275㎡를 무상임대했다.
 
  경북 구미시는 2008년부터 박 전 대통령 생가(生家)와 그 일대를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고 있다. 구미시에 따르면 이는 대지 7만8789㎡에 건물 22동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도비 18억원, 시비 268억원 등 총 286억원이다. 현재 대부분의 건물이 완공됐으며, 추모관 건립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과 별개로 박 전 대통령 생가는 1990년대부터 보수·정비 사업이 이뤄졌다. 구미시가 작성한 〈생가 정비 현황〉에 따르면 총 23억6500만원이 사업비로 지출됐다.
 
  또 구미시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생가 주변 25만㎡의 부지에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국비 396억원, 도비 119억원, 시비 227억원 등 총 792억원이 공원 조성비로 나간다.
 
 
  울릉군, ‘朴正熙 1박’ 기념에 15억원
 
  경북 문경시는 박 전 대통령이 문경 서부심상소학교 교사로 재직할 당시 하숙했던 초가 ‘청운각(31.5㎡)’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지난 6월 개관했다. 청운각 주변에는 ‘박정희 기념관(87.5㎡)’이 있다. 문경시는 공원 조성에 예산을 17억원을 들였다.
 
  경북 포항시, 청도군, 울릉군도 ‘새마을운동 발상지 사업’을 추진, 박 전 대통령 기념시설을 만들었다. 포항시는 40억원을 들여 2009년 9월 기계면 문성리 일대 부지 7500㎡에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관’을 열었다. 청도군도 2009년부터 ‘새마을운동 발상지 성역화 사업’을 진행했다. 예산 45억원을 투입한 이 사업은 2011년 8월 마무리됐다.
 
  울릉군은 1962년 박 전 대통령이 하룻밤 묵었던 걸 기념하기 위해 옛 울릉군수 관사(지상 1층, 153㎡)를 재정비해 기념관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15억원이다.
 
  경북 외에도 박정희 기념시설은 몇 곳에 더 있다. 강원도 철원군은 지난 3월 갈말읍 군탄공원을 ‘육군대장 박정희 장군 전역지 공원’으로 ‘복원’했다. 이곳은 1976년 강원도가 ‘박정희 전역비’ 일대 2만2847㎡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앞서 언급한 이름을 붙였으나 1988년 군탄공원으로 다시 바꿨다. 철원군은 총 30억원을 들여 공원 면적을 4만3243㎡로 확장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중구 신당동 ‘박정희 가옥’을 보수·정비했다. 2010년 담장 긴급보수공사에 1330만원을 지출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약 5억원을 투입했다.
 
  최민희 의원이 지난해 1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은 ▲경북 구미초등학교 ▲상모동 생가 ▲새마을중앙연수원 ▲청도군 새마을운동발상지 광장 ▲서울 영등포구 문래공원 ▲포항시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관 등 총 6개다. 건립비용은 전체 ‘박정희 기념사업’ 규모와 비교해 무의미한 액수이므로 계산하지 않았다.
 
 
  崔圭夏, 全斗煥, 盧泰愚 기념시설은 거의 없어
 
경남 거제시는 2010년 6월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옆 1347㎡ 부지에 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지상 2층, 연면적 740.66㎡ 규모의 ‘기록전시관’을 개관했다.
  2010년 12월 강원도 원주시 원주초등학교에선 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 기념관 개관식이 있었다. 원주초교는 20회 동문 최 전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신축 강당 이름을 ‘현석관(玄石館)’이라고 지었다. ‘현석’은 최 전 대통령의 호(號)다. 27억원을 들여 만든 현석관은 지상 2층 건물로 연면적은 1335.78㎡다. 1층에는 최규하 대통령실과 시청각실, 어학체험실이 있으며, 2층은 체육관 겸 강당이다.
 
  원주시에는 최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원주역사박물관이 1997년 건립되면서 생가터에 한옥으로 조성했다. 현재는 문화교실로 활용 중이다.
 
  서울시는 2009년 7월 유족으로부터 마포구 서교동 최규하 가옥을 17억원에 매입, 복원 공사를 진행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지출한 보수·정비 비용은 약 4억1000만원이다.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경우 기념시설은 경남 합천군 율곡면 생가와 일해(日海)공원이다. 2012년 5월 대구공고 총동문회가 7억원을 들여 전(全) 전 대통령 흉상과 군복, 생활기록부를 전시한 자료실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없다.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일부에서 교육적 측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돼 폐쇄했다”고 밝혔다.
 
  생가는 1983년 11월 원모씨를 비롯한 대학생 6명이 화염병을 던져 전소됐다. 사건 발생 며칠 후, 경남도는 도비 2800만원에 생가를 매입하고, 이듬해 8월 3300만원을 들여 해체·복원했다. 지난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합천군이 생가 방문객 집계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방문객이 거의 없다.
 
  사실상 전 전 대통령 기념시설은 일해공원뿐이다. 도비 20억원을 포함해 68억원을 투입한 이곳은 2004년 8월 합천읍 황강 주변 부지 5만3724㎡에 준공됐다. 일해공원의 원래 명칭은 ‘새천년 생명의 숲’이었는데, 2007년 1월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일해’는 전 전 대통령의 호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경우, 복수의 역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강원도 인제군 대통령테마공원, 충북 청원군 청남대를 제외하면 기념시설이 없다. 대구광역시 동구 신용동 소재 생가에 동상이 있지만, 이는 노 전 대통령 가족이 사비(私費)로 제작한 것이다. 생가는 2010년 대구시가 노 전 대통령 종친으로부터 기부채납받아 관리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YS)의 기념시설은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생가와 기록전시관, 올해 완공 예정인 김영삼민주센터다. 거제시는 2001년 11월 시 예산 5억원을 들여 YS 생가를 복원했다. 2010년 6월에는 생가 옆 1347㎡ 부지에 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지상 2층, 연면적 740.66㎡ 규모의 ‘기록전시관’을 개관했다. 건물 형태는 YS의 아호, 거산(巨山)의 ‘산(山)’을 형상화했다.
 
  김영삼민주센터는 YS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도서관으로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조성 부지(1221㎡)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재 YS 자택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인 민주센터의 건립 비용은 총 150억원. 이 중 국고 보조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비의 30%인 50억원이다. 안전행정부 의정담당관실에 따르면 사료 수집·연구, 전시·홍보 등 YS 기념사업에 2010년부터 3년간 국비 25억원이 추가 지출됐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DJ)은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기념관’을 가졌다. 2003년 11월 문을 연 ‘김대중 도서관’이 그것이다. DJ는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3년 1월 자신이 1994년 설립한 아태(亞太)평화재단 건물과 소장도서, 개인사료를 연세대에 ‘기증’했다. 연세대는 이를 인수, 같은 해 11월 김대중도서관을 개관했다.
 
  안행부에 따르면 김대중도서관은 2005~2007년간 정부로부터 60억원을 지원받았다. DJ의 생애와 치적에 관한 기록 수집, 전시·연구·출판 사업, 전시실 및 특수자료 보존시설 설치, 6·15 기념 국제학술회의 개최 등이 그 이유다. 2010년에도 해당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국비 15억원을 추가로 받았다.
 
  DJ 관련 시설이 많은 곳은 역시 광주·전남이다.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소재 김대중컨벤션센터(김대중센터)는 원래 2003년 11월 광주전시컨벤션센터(GEXCO)로 착공했지만, 2005년 5월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바뀌었다. 개관은 같은 해 9월에 했다. 부지 면적은 5만3300㎡, 건물(지하 1층·지상 4층) 면적은 4만46㎡다. 사업비는 995억원이다.
 
  최근에는 ‘제2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곳은 연면적 1만8504㎡,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3000석 규모의 다목적 홀과 19개 중·소회의실을 갖췄다. 1층에는 기존 센터에 있던 ‘김대중홀’을 이전했다. 총사업비는 560억원이다. 종합하면 ‘김대중센터’에 들어간 세금이 1555억원이란 얘기다.
 
 
  김대중센터, 7년간 적자 151억원 발생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업비는 995억원. 560억원이 투입된 ‘김대중 제2센터’도 최근 문을 열었다.
  앞서 밝혔듯 김대중센터는 2005년 9월 개관했다. 본격적인 영업활동은 2006년부터 시작했다는 얘기다. 김대중센터가 공시한 2006~2012년간 손익계산서를 검토했다. 그 결과 김대중센터는 지난 7년간 단 1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6~2012년간 누적매출은 435억4262만원이다. 연평균 매출이 62억2000만원인 셈이다. 같은 기간의 평균 영업손실은 연간 32억3098만원이다.
 
  지난 7년간 김대중센터가 기록한 누적 당기순손실은 151억4458만원이다. 연도별로는 ▲2006년 42억5000만원 ▲2007년 13억8600만원 ▲2008년 15억5146만원 ▲2009년 23억4112만원 ▲2010년 19억9644만원 ▲2011년 19억3838만원 ▲2012년 16억8118만원 등이다.
 
  적자 보전은 광주광역시 몫이다. 김대중센터는 광주시가 100% 출자한 지방공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대중센터의 적자는 세금 151억원으로 메워야 한다. 그런데도 광주시는 어떤 근거로 제2센터 설립을 추진했을까.
 
  광주시는 “김대중센터의 전시장 가동률이 70%에 육박해 성수기에는 전시·회의시설이 부족하다”며 “전시컨벤션산업이 갈수록 국제화, 대형화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시설 증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제2센터를 신설하려면 현재 경영상태가 양호해야 하고, 시장 전망이 밝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 또 대형 전시관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실증사례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김대중센터는 설립 이래 적자 상태다. 매출 대비 손실액 비율도 높다. 대형 전시관이 흑자를 보는 것도 아니다. 지난 6월 말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주요 투자사업 추진실태’를 보면 2011년 말 전국 전시컨벤션센터는 11곳이다. 이 중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부산 벡스코를 제외하면 모두 연평균 11억~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는 2011년 이전에도 같은 상황이었다. 또 김대중센터보다 전시 면적이 넓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는 연평균 적자가 각각 40억, 20억원이다. 넓다고 매출이 올라가는 게 아니란 얘기다. 종합하면 광주시가 제시한 신설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목포권역은 ‘노벨상’ 주제로 기념관 조성
 
전남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은 200억원(국비 100억원, 도비 40억원, 시비 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제2센터 개관과 비슷한 시기에 전남 목포시에서도 DJ 관련 대규모 시설이 문을 열었다. 6월 15일, 목포시 산정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이다. 200억원(국비 100억원, 도비 40억원, 시비 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기념관은 목포의 상징인 삼학도 1만5600㎡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전시동과 컨벤션동이 마련됐다. 전시동은 DJ의 일대기를 감상할 수 있는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됐다. 대통령 기록관과 국가기록원, 유족 등이 기증한 유품 483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정종득(丁鍾得) 목포시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6월 대통령(DJ)을 뵙고 건립계획을 보고했는데, 무엇보다도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벨평화상’ 관련 시설은 전남 신안군에도 있다. 2009년 8월, 박우량(朴禹良) 신안군수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김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섬 전체를 무궁화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미 신안군은 2008년 1억원을 들여 해안도로 등에 무궁화를 식재한 상태였다. 또 신안군은 DJ 생가 인근에 50억원을 들여 노벨평화상 기념관과 관리동, 전망대 등이 들어서는 노벨평화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25일 《서울경제》는 신안군 관련 기사에서 “국내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에 해양테마파크와 무궁화 공원을 조성 중인 하의도는 평화의 섬으로 조성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에는 ‘김대중 강당(799㎡)’이 있다. 전남도청은 2005년 11월 광주광역시 동구에서 무안군으로 신축·이전했다. 청사 면적은 3만9089㎡, 건축비는 1687억원이다. 따라서 김대중 강당의 조성원가는 전체 청사 건립비의 2%인 33억74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전남도청 앞 중앙공원에는 가로·세로 10m, 높이 7.3m 크기의 DJ 동상이 있다. 그 주변은 ‘김대중 광장’이다. 동상은 전남개발공사가 약 5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역시 ‘세금’이다. 광장 면적과 공원 조성원가는 확인되지 않아 ‘김대중 광장’ 가치는 계산하지 못했다.
 
 
  盧武鉉재단, 국비 지원받아 ‘盧’ 기념시설 건립 추진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 박석(薄石) 묘역 주변을 추모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 기념시설은 9억8000만원을 들여 복원한 생가를 제외하면 아직 없다. 안전행정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지원한 국비는 85억원(2010~2011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념관도 없는데 이 돈을 어디에 썼을까.
 
  안행부 관계자는 “‘노무현재단’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건립 ▲노 전 대통령 묘역 생태공원 조성 등에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무현재단은 서울과 김해에 각각 ‘노무현문화센터’와 ‘노무현기념관’ 건립을 위해 안전행정부와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주변 추모공원 조성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자살을 위해 투신(投身)한 ‘부엉이 바위’ 아래 공터는 8월에 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 이전에 마무리 짓고, 나머지 공간은 2015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퇴임한 지 반년이 안 되는, 이명박(李明博) 전 대통령(MB)도 기념시설이 없다. 하지만 2011년 포항시는 MB 고향마을인,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 내 용지 899㎡에 사업비 14억5000만원을 들여 MB의 일생을 소개하는 ‘덕실관’을 개관한 바 있다. 이는 명목상 관광객 편의시설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기념시설’이다.
 
  또 포항시는 지난 1월 “20억원을 투입해 덕실마을에 1만6500㎡ 규모의 생태문화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MB기념관 건립을 비롯해 마을 진입로 확장과 하천 정비 등 대대적인 마을 정비 사업도 포함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친환경 농촌 체험 농장과 각종 편의시설, 관광객 쉼터, 주차장 시설 등도 건립된다. 포항시는 “덕실마을 공원 조성을 위해 현재 30% 정도 용지 매입을 완료한 상태”라며 “사업비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예산을 주관하는 안전행정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안행부는 ‘기념관 설립 및 기념사업 지원’ 관련 내용만 보냈다. 의정담당관실 관계자는 “개별 자치단체의 역대 대통령 관련 국고보조사업은 소관 사안이 아니라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기념시설 현황과 기념사업에 들어간 예산을 살펴봤다. 물론 여기엔 추산치도 포함돼 있고, 사업비 추정이 어려운 기념시설은 합산하지 않았으므로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조사에서 생략한 강원도 인제군 대통령테마파크, 충북 청원군 청남대, 역대 대통령 이름이 명명된 도로들과 아직 파악되지 않은 시설들을 더하면 금액은 증가할 것이다. 예산 편성과 집행 중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서도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고, 역대 대통령 기념시설과 사업에 들어간 예산을 간추리면 ▲이승만 50억원 ▲윤보선 5억원 ▲박정희 1220억원 ▲최규하 21억원 ▲전두환 69억원 ▲노태우 0원 ▲김영삼 130억원 ▲김대중 1920억원 ▲노무현 95억원 ▲이명박 14억원 등 총 3524억원이란 결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진(崔進)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에게 물었다.
 
  —대통령 기념관은 꼭 필요한 시설입니까.
 
  “밉든, 곱든 우리 대한민국을 통치했던 인물들이잖아요. 이들의 공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필요한 시설인 건 맞죠.”
 
  —지금 대통령 기념시설들은 치적만 선전하지 않습니까.
 
  “후진국들을 보면 대통령 기념사업이 ‘우상화’ 형태로 나타나지만, 미국 같은 선진국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여론수렴을 하면서 진행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고 봐야죠.”
 
 
  “기념관은 사실을 전시해 놓는 곳”
 
  최 원장의 말처럼 미국 ‘대통령 기념관’은 공적만 선전하진 않는다. 과오도 함께 나열한다. 닉슨 기념관은 ‘워터게이트 사건’, 클린턴 기념관은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 최근 문을 연 조지 W. 부시 기념관은 ‘이라크 침공’을 다루고 있다. 이와 관련,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념관은 ‘사실’을 전시해 놓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최 원장과의 문답이다.
 
  —대통령 기념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합니까.
 
  “객관적 판단이 중요한데, 우리는 다들 정파적 입장에서만 생각하잖아요? 서로 무조건 지지하고, 비판하는 상황에선 대통령 기념사업이 자칫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어요. 냉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죠. 또 다른 대통령들 기념관 설립도 필요합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건국 대통령인데, 그 부분도 차제에 논의할 필요가 있어요.”
 
  이 밖에 대통령학 전공자인 함성득(咸成得)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그의 논문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 기념관(2011년)〉에 따르면 미국은 2011년 현재 18곳의 대통령 도서관·기념관(조지 W. 부시 기념관 제외)이 있다.
 
  함 교수는 이 논문에서 “미국 대통령 도서관, 기념관은 대학원과 연계돼 있다”며 “이런 제도적 기반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공공지도자 육성을 가능하게 하고, 방대한 공식·비공식 국정운영기록 연구를 통한 역대 정부 정책의 성공·실패 요인 도출은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한다”고 평했다.
 
  우리 전직 대통령 기념관에 대해서는 “대부분 개인의 업적 찬양이나 해당 대통령의 기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바람직한 대통령 기념관은 대학원과 복합적으로 운영되는 유형”이라며 이렇게 제언했다.
 
  “재임 중 정치적 논쟁을 피하면서 교육기관과 연계된 도서관·기념관 설립 준비를 철저히 해 퇴임 후 활동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통령들은 자신들의 국정운영 경험을 전달하고, 집행 정책들에 대한 성공·실패 원인을 분석해 미래의 대통령들과 공공지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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