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인 다스의 이상은 회장.
우리 사회에서 인척의 회사에 입사하거나 연줄로 취업하는 예가 적지 않은데 큰아버지 회사 입사, 그것도 대기업도 아닌 지방 제조업체 입사가 젊은이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다스가 국내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에 22년 동안 부품(자동차시트)을 납품하면서 연매출 4000억원이 넘는, 자동차부품업계 13위의 우량기업이래서다. 연구소와 해외지사도 여러 곳 보유하고 있는 데다 복리후생도 현대차 못지않은 수준이어서 대졸자들의 입사경쟁도 치열한 회사다.
주주가 3명에 불과하며, 상장은커녕 기업공개(IPO)도 하지 않은 이 회사의 주식이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자본금 29억원짜리 회사의 지분 48.99%를 갖고 있던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가 지난 2월 세상을 떠났고, 그 지분의 행방이 어떻게 될지도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스는 어떤 회사
다스는 1987년 7월 10일 일본의 자동차부품업체 후지기공과 한국의 이상은·김재정씨가 합작해 자본금 6억원으로 경북 경주에 세운 회사로, 당시 명칭은 대부기공이었다. 회사정관에 나타난 사업목적은 자동차부품 제조업이다. 회사소개 자료에는 당시 수입에 의존하던 자동차용 시트 리클라이너와 시트 트랙을 국산화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설명돼 있다. 대부기공 설립 당시에는 현대건설 과장 출신인 김재정씨 외에도 현대건설 출신 직원이 여러 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말 신한회계법인이 작성한 2009년 재무상태표를 근간으로 현황을 살펴봤다. 다스는 경주와 아산에 공장과 연구소, 서울 양재동에 서울사무소가 있으며 중국과 미국, 인도에 현지법인이 있다. 2003년 3월 5일 상호를 대부기공(주)에서 (주)다스로 변경했다. 2009년 매출은 4138억원. 이 중 수출은 209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24억원이며, 순이익은 208억원이었다.
다스의 종속회사(자회사)로는 중국에 설립한 ‘대세기차부건유한공사’, 인도에 설립한 ‘대부오토모티브 시트 인디아 프라이빗’ 2곳이 있으며 각각의 2009년 매출액은 619억, 292억원이었다. 부동산 임대·매매업 회사인 홍은프레닝은 2008년까지 다스의 자회사였으나, 2009년부터 종속관계가 종결됐다.
다스는 연간 200만대 규모의 시트 메커니즘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계에서 매출 기준 13위(〈표2〉 참조)에 올라 있으며, 대원강업·한일이화 등과 함께 국내 자동차시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는 이상은 회장이며, 현대그룹 출신의 강경호 전 코레일 사장이 2009년 6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기술력 인정, 한국의 경영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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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스의 지분 48.99%를 보유했던 김재정씨의 사망 후 다스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 2008년 이명박 특검에 소환됐던 김재정씨. |
또 다스는 지난 11일 수출입은행이 선정한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기업’ 135개사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사업이란 수출입은행이 각종 지원을 통해 강소(强小)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선정된 업체들은 시설자금과 수출자금, 해외투자자금 등을 수출입은행에서 지원받게 된다. 대상 기업은 중소기업이며, 연 평균 지원액은 185억원이다. 수출입은행 측은 다스가 선정된 이유에 대해 “시트 제조와 관련해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對현대차 매출액은 총매출의 41%
기술력 외에도 주목할 만한 점은 다스와 현대차의 관계. 대부기공은 1988년 7월부터 현대차에 시트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생산시설이 가동되자마자 납품을 시작한 것이다.
2009년 다스의 현대자동차(주)에 대한 매출액은 1695억4620만원으로 총매출액의 41%다. 2008년에는 대 현대차 매출액이 총매출의 45%(1905억9200만원)였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사와 현대차 해외법인에 대한 매출까지 합치면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는 80~90%에 가까운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다스의 감사 및 회계를 맡고 있는 신한회계법인 측은 “다스의 영업은 현대차와의 영업관계에 중요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다스의 재무제표는 이러한 영업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자동차부품업체는 캐시카우(cash cow)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현대차에 납품하려는 자동차부품업체가 줄을 섰을 텐데 다스가 현대차에 지속적인 납품을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수도권의 자동차시트 제조업체를 M&A로 인수했던 한 기업인을 만났다. 그는 “자동차부품업체는 원청업체(완성자동차업체)만 잘 잡고 있으면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 회사(자동차시트 제조업체)가 이미 부채도 많고 노조의 힘도 지나치게 강해 다른 기업인들은 관심이 없었지요. 하지만 들여다보니 국내 유수의 자동차업체에 수십 년 동안 시트를 납품하고 있는 겁니다. 위험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수익이 계속 발생하는 거죠. 확실한 캐시카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부분의 하청·원청업체가 일정 기한이 지나면 다시 원점에서 경쟁도 시키고 교체도 하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자동차업계는 타업계보다도 기존의 유대관계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수없이 많고, 부품마다 경쟁업체는 사실 많지 않은 데다 축적된 노하우를 중시하기 때문에 하청·원청 관계가 갑자기 변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형 회사라서 그런게 아니라 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대차와 다스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실상의 관계사로 보고 있으며 우리 같은 시트제조 회사들이 굳이 그 관계를 뚫고 들어가려고 하지는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다스가 현대차의 모든 자동차시트를 완전 독점해 납품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승용차에는 대부분 다스의 시트가 들어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차 측으로부터는 “협력업체 선정은 투명하게 이뤄지며, 기술력과 업체의 안정성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밖에 들을 수 없었다.
결국 다스가 현대차와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런 관계는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다. 다스의 주식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것이다.
회사 속내 들여다보니
다스의 소유구조를 살펴봤다. 창립 초기에는 후지기공과 이상은·김재정씨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으나 1999년 후지기공이 손을 떼면서 후지기공 지분이 이상은 회장에게 넘어갔고 현재의 소유구조로 정착됐다.
다스의 납입자본금은 29억8000만원. 유상증자 등을 통해 그동안 발행한 주식수는 29만8000주로, 1주당 금액은 1만원이다. 이상은 회장이 13만9600주(46.85%), 김창대씨가 1만2400주(4.16%)를 소유하고 있으며, 고(故) 김재정씨 소유가 14만6000주(48.99%)다.
다스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거나 이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스 자체가 이명박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08년 2월 ‘이명박 특검’은 다스의 설립경위 및 설립자금원에 대해 수사한 결과 “이상은이 현대차 정세영 회장의 도움으로 일본을 왕래하며 일본 후지기공과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경주시 외동읍에 공장부지를 확보해 설립했으며, 설립자본금은 김재정과 후지기공이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상은 회장의 동생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동생(이명박 대통령)이 형을 위해 정세영(당시 현대차) 회장에게 부탁해 대부기공이 안착할 수 있도록 약간의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스는 대통령의 형이 대표이사라는 점과 대통령이 몸담았던 현대가(家)와 업무상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점, 과거 BBK에 투자했던 점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아 영업상 큰 지장을 받지 않았고, 흔들림 없이 매년 5~10%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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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스는 2010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품질경영부문 종합대상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같은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영대상 수상자들. |
다스 주식은 어디로?
다스의 주식이 고가에 거래된다는 제보를 받고 장외주식거래가 이뤄지는 장소와 사이트들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다스 주식을 실제로 거래했거나 거래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다스는 상장사가 아니며, 기업들이 상장에 앞서 개별주주 모집을 위해 실시하는 IPO(기업공개)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주당 1만원의 주식 29만8000주를 발행했지만 주주는 이상은·김재정·김창대 단 3인. 이 같은 다스의 주식 소유구조는 1999년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변수라면 김재정씨가 지난 2월 사망했다는 점뿐이다.
김재정씨의 지분은 14만6000주(48.99%)로, 주당 1만원으로 본다면 총 14억6000만원이다. 6개월 내에 상속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9월이면 다스 소유구조에도 변동이 일어나야 하는데, 아직 이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다.
다스의 주식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한 증권사 임원은 “아직 가격을 말하기는 무리지만 기업재무제표로 판단할 때 만약 상장한다면 빠른 시일 내 우량주로 등극하고 안정적인 가격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스의 주식은 현재 주당 1만원으로 표기돼 있지만 이는 1987년 산정된 것이다. 현재가치와는 큰 괴리가 있다. 다스가 공모에 나선다면 기존의 주주들은 ‘돈방석에 앉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다스 주식이 거래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치인들도 접근하기 힘들고 기존 주주 가족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증여와 관련해 일부 거래된다는 소문만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거래가 된다면 가격은 어느 정도냐”는 필자의 질문에는 “모른다”고 말을 잘랐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주가는 현대차 계열사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주당 1만원 전후다. 업계 최대 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주당 25만원정도다. 증권가에서는 다스의 상장 후 주가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까지 예측했다.
다스는 상장할 수 있을까
다스는 이제 증시뿐만 아니라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한 정치평론가는 “다스의 상장은 정치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 주식을 산다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며 “아직 IPO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스가 이번 정권 내에 상장하면 공연한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상장만 하면 이상은 회장을 비롯해 주주들은 엄청난 차익이 생길 텐데요.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봅니다. 현 대통령과 관계된 회사라는 점과 기술력 있고 안정적인 제조업체라는 점에서는 대박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현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을 넘어선 만큼 장담할 수 없지요. 현 대통령은 2년 후면 물러나고 고령의 이상은 회장 역시 긴 앞날을 보장하기 힘든데 그래도 다스의 주식이 가치가 있을지요.”
―다스가 견실한 업체이고 연매출이 수천억에 달하는데 대통령의 자금줄이 아니냐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겠습니까.
“자금줄을 만들려면 현금을 만지기 쉬운 건설·부동산이나 금융업을 택했겠지 굴뚝산업인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를 선정했습니까. 다스의 시작을 대통령이 챙겨 줬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지극히 평범한 제조업체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한편 이상은·김재정이 독점하고 있는 지분구조에 곧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한 언론사 기자는 “조만간 이상은 회장과 김재정씨 몫의 주식이 2~3세들에게 증여되고 그 이후 공모와 상장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재정씨 몫이 그 부인과 자녀 등 원래 상속인에게 그대로 가느냐, 아니면 이씨 일가에게 일부 건너갈 것이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78년생인 이시형씨는 둘째매형의 회사인 한국타이어에 근무하다 사표를 내고 나왔으며, 현재 다스 서울사무소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언론과 세인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그가 일하고 있는 회사가 아버지(대통령)와 관련이 있는 잘나가는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말을 만들어 내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것이다. 벌써부터 다스 주식의 상장 얘기가 사실 여부와 관련 없이 그럴듯한 루머로 돌아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 그런 다스가 계속 화제의 기업으로 남아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