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실미도」에 대한 국방부·國情院 입장

國情院은 法的 대응 검토했다 중지, 국방부는 사실관계 발표키로

  • : 우종창  wooj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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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에 관객이 몰리면 몰릴수록 속앓이를 하는 정부 기관이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다. 영화 「실미도」에서는 國情院과 국방부를 몹쓸 집단으로 깔아 뭉갰을 뿐 아니라 사실을 모르는 젊은세대들로 하여금 이들 기관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대다수 젊은세대들은 연인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눈물을 찔끔거리며 『국가에 이용당하고 죽어간 사형수와 무기수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사형수 역을 맡아 막판에 수류탄을 터뜨리고 자폭하는 배우 설경구가 젊은세대의 우상이라는 점도 이들의 눈물샘 자극에 한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國情院이 가장 분개하는 것은 이 대목이다. 國情院의 한 간부는 『國情院의 前身인 중앙정보부가 실미도 부대원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영화상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실미도에 차출된 훈련생들이 기간병들을 죽이고 실미도를 탈출하게 된 것은 자기들의 목숨을 보존하기 위한 생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불만스런 처우에 대한 반발이었음이 각종 보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법적 대응을 심각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영화제작사가 창작의 자유라고 우기면 오히려 영화 선전만 시켜주는 꼴이 될까봐 자제하고 있을 뿐, 가만히 있다고 해서 영화 내용을 시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영화라 해도 사실에 근거해서 재해석하고 검증되어야지 허구에 기반을 두어서는 곤란하다』며 『상업성에 기반을 둔 미국 영화에서도 국가기관內의 부조리는 고발하지만 결론 부분에 가서는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 퓨 굿 맨」이나 「파이널 디시즌」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國情院은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지만 관객 수가 700만명을 돌파할 무렵, 연합뉴스 기사를 통해 國情院의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國情院은 全직원들을 상대로 영화 「실미도」 시사회를 갖고 영화 속의 허구와 진실을 알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영화제작자와 감독들이 향후 國情院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할 경우, 부정확한 사실로 國情院의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사실 고증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남아 있는 자료로 사실관계 확인 중
 
  國情院과 달리 국방부는 영화 「실미도」에 대해 無반응했다. 실미도 부대를 空軍에서 관리했고, 이 영화가 국가와 軍의 위상을 폄하시키고 있음에도 아무 논평을 내지 않았다. 국가기관으로서 비겁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영화 「실미도」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알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전화를 받은 국방부 대변인실 근무자들은 『나는 담당이 아니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다른 부서에서 알아보라고 했다. 대답은 듣지 못하고 이 부서, 저 부서로 계속해서 전화거는 따분한 일을 반복했다.
 
  국방부의 첫 반응은, 실미도 부대가 창설되던 1968년 무렵 충북 옥천에서 동시 실종된 젊은이 6명이 실미도 훈련생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民願이 제기되면서 나왔다. 제기된 民願은 접수 후 2주 내에 통보하게끔 되어 있다. 이 민원에 대한 답변 만기일은 2월16일이다.
 
  국방부 공보과장은 『국방부 정보본부장의 책임 아래 실미도 부대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실미도 부대는 36년 전에 창설돼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흘렀고, 남아 있는 자료도 제한적이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보과장은 『옥천 실종자가 실미도 부대 훈련생이었는지 여부는 2월16일 전에 발표하겠지만 실미도 부대와 관련된 전반적인 사실 관계는 2월 말쯤이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의 인기가 높아갈수록 실미도 부대원 출신은 말할 것도 없고 北派와 관련된 일에 종사한 사람들 사이에 「국가 보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더욱 더 높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보상에 관한 문제는 현재 국무총리실에서 국회를 통과한 법을 토대로 시행령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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