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차가운 인상이었다. 그다지 호감이 가는 인물이 아니었다.
唯我獨尊(유아독존) 스타일에 성마른 기질을 가진 인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매사에 진취적인 유형이고, 부정적으로 폄하하면 이기적이고 약삭빠른 장사꾼 타입.
지난 11월6일 미국 뉴욕 시장선거에서 당선된 세계 최대 경제·금융 전문 통신사 「블룸버그 뉴스」의 소유주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59).
뉴욕특파원 근무 시절인 1997년 그와 인터뷰 약속을 하고 맨해튼의 블룸버그 통신사 빌딩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당시 월 스트리트에는 어느 곳이든 블룸버그 통신 단말기가 깔리지 않은 곳이 없었다.
「미디어 제왕」이자 「월街의 황제」라는 호칭을 얻어 가며 승승장구하던 무렵이었다. 월街의 매일 아침 첫 업무가 컴퓨터를 켜고 블룸버그 경제뉴스를 들여다보는 것이어서, 「투 블룸버그(to bloomberg, 블룸버그하다)」라는 동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때만 해도 블룸버그라는 인물을 아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경제신문 하나와 통신사 하나가 장래를 내다보고 뉴스 서비스 계약을 맺으려 안간힘을 다했지만, 영악한 블룸버그는 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세계 장악 욕심에 직접 서울지사를 설치하고 싶어했다.
「월街의 황제」 사무실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쪽 귀퉁이에 칸막이를 두른 서너 평 남짓한 공간이 사장실이었다. 비서도 없었다. 그는 『우리 블룸버그에선 아무도 비서를 두지 않는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블룸버그 사무실엔 책상 배치 서열도 없다. 명함에 직함을 기재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역할과 업무 분담만이 있을 뿐이다』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국이 IMF 위기를 맞았다. 그 배경과 원인, 해결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나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그래도 MBA 출신에 월街에서 10여년 이상 세계 경제를 조망한 관점에서 무엇인가 보이는 것이 있을 것 아닌가.
『인터뷰 대상자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 나는 애널리스트가 아니다. 내가 뭘 안다고 가타부타하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블룸버그다운 대답이었던 같다. 하지만 그때는 정말 기분이 나빴다. 「명문大 MBA 나와서, 월街에서 잘 나간다고 건방을 떠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었다.
얼마 후 블룸버그 통신의 한 여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블룸버그가 지난번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것이 어떻게 기사화됐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화가 치밀었다.
『블룸버그에게 물어봐라. 내가 물어보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기사를 쓸 수 있는지 그에게 물어보라고』
블룸버그는 메사추세츠州 출신으로, 존스 홉킨스 공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1966년 세계 최대 증권회사 중 하나인 살로먼 브러더스에 취직, 수석 딜러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1981년 이 회사가 필브로스社에 팔릴 때 위로금 1000만 달러를 받고 쫓겨났다. 그는 이 돈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블룸버그 통신을 세웠다. 그때 나이 39세.
온 라인으로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블룸버그 통신을 모태로 TV와 라디오, 출판사로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그것이 大성공을 거두면서 그의 재산은 약 40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의 성공 비결은 단말기를 통해 주식과 채권의 시세뿐 아니라 과거의 가격동향과 기업실적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함께 제공한 데 있었다.
몇 주 前 가격을 알아보려면 과거 신문철을 뒤적거려야 했던 상황에서 블룸버그 방식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였다. 블룸버그 정보를 전하는 全세계 단말기 가입자는 108개국의 약 12만 대로 추산된다. 全세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정규 직원만 7000여 명.
미국 언론은 블룸버그를 「일 벌레」이고, 부모님으로부터 철저한 「우리(We) 정신」을 이어받은 박애주의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본 블룸버그는 그렇게 好人(호인)이거나 인도주의자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인생목표는 「뉴욕 타임스에 긴 부음 기사가 실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 보면 너무나 인간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첫 인상이 너무 안 좋았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