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人物]「궁예」 빈 자리 메운 「태조 왕건」의 박술희役 金學喆

  • : 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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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달 전 서울 인사동 한 술집에서 연기자 金學喆(김학철·42)씨와 우연스레 합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金씨는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KBS 1TV 「태조 왕건」의 박술희 장군의 인기를 얘기하더니 『인터뷰 기사 한번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며 유쾌하게 너스레를 떨었다. 기자의 답변은 이랬다.
 
  『인터뷰는 무슨 인터뷰예요? 신숭겸처럼 왕건 대신 죽는다든가 뭐, 그런 드라마틱한 연기가 나올 것도 아닌데? 관두고 그냥 술이나 드시죠』
 
  판단 착오였다. 궁예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태조 왕건」에서 궁예의 공백을 메우게 된 인물은 왕건도, 견훤도 아닌 호방하면서도 순진하고 약간은 코믹한 캐릭터의 박술희임이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증명되고 있는 중이다.
 
  인사동에서의 회합 이후, 박술희는 그 전부터 극중에서 짝사랑해오던 아자개(견훤의 아버지)의 딸 대주도금을 차지하기 위한 求愛(구애)의 강도를 높였는데, 이게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어서 시청자들이 받는 인상은 더욱 강하다. 대주도금과 아자개가 후삼국 통일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 경북 尙州(상주)를 상징한다고 볼 때 박술희의 求愛는 후삼국 통일 과정의 주요 전략의 하나인 셈이다.
 
  金學喆 본인의 「박술희 論」을 통해 金學喆의 면모를 살펴볼 수가 있다. 그는 『박술희란 인물은 현실의 내 모습은 아니지만, 평소에 꿈꾸고 있는 인물형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그의 박술희론.
 
  『때묻지 않은 천성적인 성격으로 인간의 원시적인 희로애락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인물이죠. 한 여자(대주도금)를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태도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요즘에도 저, 첫사랑 못 잊는다는 이유로 아내로부터 구박받고 그러거든요』
 
  金學喆은 「태조 왕건」 이외에 같은 채널의 일일 연속극 「우리가 남인가요」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 맡고 있는 재엽이란 인물은 金學喆의 「현재형」에 가깝다. 그는 『재엽이 일상의 내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재엽은 말하자면 「바른 생활 사나이」에 해당하죠. 또 아내에게 밀리면서도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가족애를 중시하는 모습이 저와 같습니다』
 
  두 드라마가 1000년의 시차를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삭발한 머리와 부리부리한 눈빛은 김학철의 트레이드 마크인 양, 공통적으로 눈에 띄는데 그 중 눈빛은 심하게 강렬한 편에 속한다.
 
  헤어스타일의 경우, 「태조 왕건」을 시작하면서 삭발을 했지만, 그 전에도 2~3㎝를 넘지 않는 짧은 머리카락을 유지했다고 한다. 머리 숱도 많지 않고 해서 짧게 자른단다. 어쨌거나 연말 「태조 왕건」이 끝나면 조금은 기를 생각이다. 金學喆은 『계속 삭발하고 있으면 사회에 반항하는 것 같기도 하고 공포심도 유발할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댔다.
 
  金學喆은 연극배우 출신이다. 1978년 현대극단 연구생으로 입문해, 1983년 오태석 작 「자전거」에 첫 출연한 이후 100편 가까운 연극에 출연했다. 그는 『국내 연기자 중에선 김갑수 형을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태조 왕건」에서 궁예의 책사 종간을 열연하기도 했던 김갑수는 金學喆보다 1년 빨리 현대극단에 입단한 선배다. 임권택 감독의 「개벽」으로 영화에 데뷔했고, 1996년 정우성·심은하가 주연한 「본 투 킬」에서 암흑가 보스를 연기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TV의 경우, 1985년 MBC 「조선왕조 오백년」이 첫 출연작. 金學喆은 『그 때 「군사2」 역할을 맡아 「장군 피하시오」 딱 한 마디 대사를 했다』고 말했다. TV 연기자로서는 요즘 「우리가 남인가요」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주현을 좋아한다고 한다. 『김갑수 형으로부터 진심어린 연기를 배웠다면 주현 선배로부터는 능청스런 연기를 배운다』는 설명이다.
 
  大河사극에 일일 연속극까지 걸려있어 요즘엔 뜸하지만, 틈만 나면 산에 오르는 등산 애호가다.
 
  金學喆의 酒量(주량)이 궁금해지는데, 그는 『많이는 못하고 그저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얼마나 마신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는 『소주 두 병을 못 넘긴다』고 말했다. 「겸손한 주량」이란 생소한 용어를 덧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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