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태권도가 宗主國에 던지는 질문

武道 本山의 위엄도 예의도 哲學도 없다

  • : 송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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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드니 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정식 종목이 된 跆拳道(태권도).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 새로운 올림픽 종목을 영구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宗主國 태권도는 많은 양보를 했다. 한 국가당 4체급으로 출전을 제한해 한국의 금메달 독식을 막았고 판정 시비를 막기 위해 심판진도 각 대륙별로 비율을 맞추고 한국인의 얼굴을 가진 심판은 1명만을 배정했다. 지난 30여 년간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 위해 한국 태권도界는 그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마침내 시드니에서 그 꿈을 이루고 태권도 세계화 달성이라는 축배를 들었다. 동양에서 발생한 스포츠로는 유도에 이어 두 번째의 경사였다.
 
  그러나 이 화려한 축제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는가? 세계 태권도의 앞날은 전도양양할 것인가? 태권도 宗主國이라는 한국은 全세계 5000만명에 달하는 태권도인들을 이끌어 갈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지난 7월 중순, 한여름 매미 소리가 요란한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스티븐 케이프너(41) 교수를 만났다. 학생 시절 미국에서 이소룡이 출연한 영화를 보고 동양무술에 관심을 가졌다가 태권도의 화려한 발 기술에 반하여 태권도장을 찾았고 1986년 미국 태권도 국가대표선수까지 되었다.
 
  『그 당시에 跆拳道 선수생활까지 하니까 우리가 제일 따라가고 싶은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이죠. 세계챔피언 이름들 다 외우고, 사인받고, 완전히 팬들이었어요. 태권도 宗主國이니까 한국 선수들을 보면 정신적인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는 1988년 태권도에 대해 더 깊은 무엇을 찾아 한국에 왔다. 태권도 정신과 철학을 찾아보겠다는 꿈을 안고서. 國技院에서도 2년 남짓 일을 했다. 그러나 그의 기대감은 곧 큰 실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저희 사범님들이 한국에서 태권도는 진짜 인정받고 대접받는 그런 운동이고, 그런 직업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태권도 사범들이 의사나 변호사같이 존경받는다고 해 한국에서는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와보니까는 아니더라구요』
 
  한국의 태권도장에 가보면 배우는 사람들이 다들 어린아이들 아니면 선수들뿐이었다. 또 한번 놀라고 실망한 것은 일반인들이 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國技院에서 일하는 기간 동안 그는 태권도 宗主國을 이끌고 있는 國技院과 세계 태권도 연맹의 지도자들에게 또 한번 실망했다. 세계 태권도를 이끌어 나가는 연맹이나 國技院에 전문성은 거의 없었다. 다른 스포츠연맹이라든지 기업들처럼 전문가들을 고용해 체계적으로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 옛날 태권도 하던 사람들이 자기 人脈관리를 하든지 아니면 그냥 개인적인 카리스마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심판교육, 사범교육, 코치교육, 또 일반 교육자료 같은 것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런 것이 거의 없어요. 태권도 철학이 뭐냐고 물으면 시원한 답은 안 나오죠. 그런 것을 세계연맹이나 國技院이 알아서 해야 되는데 하지 않고 있어요. 한국에는 세계연맹이 있고, 國技院이 있고, 대한태권도연맹이 있는데 권력, 세력의 균형을 계속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물밑에서 엄청난 정치적 활동만 계속 펼치고 있는 거죠. 이제 포기상태예요, 절망이죠』
 
 
  武道태권도를 대중화시킨 미국
 
 
  이화여대 동시통역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는 지금, 그는 현재 태권도 단체와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유창한 한국말로 그가 쏟아내는 宗主國 한국 태권도에 대한 진단은 매섭고도 날카로웠다.
 
  지난 8월10일 미국 중부 곡창지대인 아이오와洲, 미시시피 강가의 작은 마을 에지우드를 찾았다. 최근에 미국인 사범이 문을 연 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이 마을의 에어컨 수리공 밥 맥도웰씨가 집 바로 옆에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지은 하얀색 건물의 태권도장. 한국인 태권도 사범 정우진 관장의 안내로 도장문을 처음 들어선 순간, 취재팀은 흰 도복을 입고 차렷 자세로 도열해 눈빛을 반짝이고 있는 수련생들의 너무도 진지한 표정에 놀랐다. 오후 6시가 되자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들부터 60代가 된 할아버지까지 어울려 태권도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구령소리에 맞추어 품새를 할 때나 엎드린 사람 위로 뛰어 송판을 깰 때나 모두 격려의 박수를 쳐주며 웃음꽃이 만발했다.
 
  미국에서 태권도장의 모습은 지역과 도시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에지우드의 태권도장은 그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초부터 한국 사범들이 코리안 가라데라는 이름으로 태권도 보급을 시작한 이래 지금은 1만5000개의 도장에서 700만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武術로서 출발한 초기 태권도의 원형들이 다양하게 응용되고 개발되어 현대화 대중화 상업화에 성공한 곳이 미국이다. 취재팀이 방문한 미국의 도장들은 성인 수련자가 50%에 달하고 있었으며 가족 단위의 수련자가 많았다. 최근 들어서는 스포츠와 武道로서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서 학교체육으로 확대되어가고 있고 개인 도장에는 학생 수련자들도 늘고 있다.
 
  이틀 후 정우진 태권도 아카데미에서 승단심사가 열렸다. 아침 일찍부터 아이오와洲 각 支館에서 모여든 도장의 사범들과 수련생, 그 가족들로 도장이 가득 메워졌다. 아침 9시, 아이들의 승급,승단 심사가 시작되었다. 품새, 격파, 호신술 등이 심사대상이었는데 심사에 참가한 한명 한명에게 사범들은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昇段(승단) 심사는 점심을 먹어가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후 5시까지 하루 종일 계속됐다. 가족들은 남편이나 아이들이 송판을 깨거나 멋진 묘기를 보이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昇段 심사일은 수련생들이 갈고 닦은 태권도 실력을 자랑하는 축제의 자리였다.
 
  『검은띠를 따는 것이 태권도 수련생들의 목표요 지향점입니다. 그만큼 이곳 미국에서는 유단자 심사를 까다롭게 합니다. 보통 2~3년이 걸립니다. 검은띠는 기술적인 측면도 보지만 그보다는 정신적, 인격적인 면을 더 중시합니다』
 
  정우진 관장의 말이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각 아카데미마다 昇段 심사에 독특한 기준을 두고 있다. 워싱턴의 이준구 태권도 아카데미의 경우 검은띠를 받으려면 학업성적이 B+ 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는 태권도 유단자가 단지 기술만이 능숙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인격적으로도 완성체임을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태권도의 이미지가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한국의 國技院 2000년 9월
 
 
  일요일 아침 8시 아침 일찍부터 초등학교 아이들을 태운 100여 대의 봉고버스가 國技院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 1년 정도 된 아이들이 처음으로 검은띠에 도전하는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승품, 승단 심사가 열리는 날이다. 國技院 주변을 꽉 메우며 긴장감으로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아이들의 수는 대략 1000여 명. 아침 9시부터 심사가 시작되었다. 20~30명씩 1개조를 이루어 진행된 품새 심사는 組當 2~3분이면 끝이 났다. 곧 이어 2명씩 한 개조가 되어 겨루기 심사가 이어졌다. 1개 조당 겨루기 심사에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 오전 12시쯤 심사가 거의 끝났다. 1000여 명의 어린이 유단자 심사에 걸린 시간은 3시간 정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인당 심사 시간은 30여 초에 불과했다.
 
  심사가 끝나갈 무렵 2층의 관중석에는 아이의 대견한 모습을 보겠다고 달려온 한 학부모가 허탈해 하며 서 있었다. 아이의 심사가 벌써 끝이 난 것이다. 12시가 넘자 심사는 더욱 빨라지고 임원들은 서둘러 단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심사를 받기 위해 아이들이 서울시 태권도협회에 낸 돈은 4만원 정도, 이 돈을 서울시태권도협회, 대한태권도협회, 國技院이 일정한 비율로 나누어 갖는다. 3시간 만에 4000만원 정도의 돈이 태권도 단체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빨리 하면 빨리 할수록 들어오는 돈은 많아질 것이다.
 
  이렇게 형식적인 심사가 매주 토요일 일요일 계속된다. 아이들은 태권도 승품 심사에 대한 그 어떤 존경심이나 경외감을 갖지 못한 채 돈만 내면 쉽게 검은띠를 딸 수 있다는 첫인상을 가지고 國技院을 떠난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태권도 승단 심사를 둘러싼 비리 혐의로 서울시 태권도협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적이 있고 ,부산에서는 집행부에 반대하는 도장 소속 학생들의 점수를 조작해 불합격시키는 어이없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태권도界의 리더그룹들은 예의, 염치, 인내, 百折不屈(백절불굴)의 태권도 정신을 상실한 채 아이들의 승단 심사費라는 단물에 빠져 있다.
 
  지난 8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 中高 태권도 선수권 대회.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선수들이 모여들어 시합이 진행되었다. 경기장은 열기로 달아올랐다. 선수들에게 고함을 치며 파이팅을 외치는 코치들, 승패가 갈릴 때마다 그들의 표정도 엇갈렸다. 지는 선수들은 죄인이 된 듯 고개를 숙이고 코치들의 꾸짖음이 뒤를 이었다. 방청석에서 가족들은 찾기 힘이 들었고 승자와 패자만 있을 뿐, 그 어디에도 그동안 수련한 태권도의 기량을 뽐낸다는 즐거움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7월 말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미국태권도연맹(USTU) 주니어 오픈 대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 州의 깃발을 앞세우고 입장하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함성과 박수로 관중석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그들도 물론 승리를 위해 열심히 싸웠으나 승리한 선수나 패배한 선수 모두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
 
  다시 한국 대구의 中高 태권도 대회장. 시합을 하기 위해 복도에 2열로 늘어서 있는 선수들에게 대회에 참가한 목적을 물었다.
 
  『메달을 따기 위해서입니다. 동메달 이상을 따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쉽고 전국 금메달을 따면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있고 잘하면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옵니다. 태권도 정신이오? 잘 모릅니다. 학교에서는 발차기 등 겨루기만 가르칩니다』
 
  이 대회의 풍경은 한국 태권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동안 한국의 태권도는 각 학교 대표팀의 선수들에 의하여 유지되어 왔다. 역설적으로 한국은 태권도의 중요한 형성 요소인 武道性이 가장 많이 상실된 나라일 것이다. 선수들의 기술 수준은 뛰어나지만 정신적인 수양이나 교육적인 측면은 거의 상실되었다.
 
 
  태권도의 게임化는 박력을 없앴다
 
 
  올림픽 스포츠로 정착한 경기 태권도는 태권도를 가라데, 쿵후 등 전통무술과 완전히 차별화하고 현대화시킨 주목할 만한 進化로 평가되어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수많은 세계대회를 치르면서 태권도 특유의 발기술들을 빠르게 발전시켜 세계에 보급해 왔다. 그러나 이런 선도적인 역할은 이제 끝이 나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를 땄지만 한국 선수들의 경기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경기의 박진감이나 화려한 발기술 등은 오히려 외국 선수들의 경기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한국 태권도 선수들은 1990년대 들어 뚜렷한 기술의 정체를 보이고 있다. 1980년대 후반만 해도 한국 선수들의 발기술은 화려하고 뛰어나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지금 한국 선수들의 경기에서 그 멋진 발기술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랫동안 한국 국가대표팀의 코치와 감독을 역임했던 에스원팀 김세혁 감독은 그 원인을 현행 경기규칙의 문제점에서 찾았다.
 
  『현재의 태권도 경기 룰은 몸통이나 머리나 득점 부위에 관계없이 1점을 주고 있거든요. 몸을 180도, 360도 회전시켜 고난도 기술을 발휘하다가 반격당해 몸통을 한 대만 맞아도 점수를 빼앗기니까 ,이제는 서로 견주면서 기회 포착에 의한 득점타만 노리는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술발전이 저해되고 오히려 외국 선수들이 더 좋은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큰 기술이 아닌 찬스 포착에 의한 점수 따기, 메달과 승패에만 집착하는 한국 태권도 문화가 만들어 낸 태권도 기술의 퇴행이라고 해야 할까. 현행 경기 규칙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논의가 10년 전부터 있어 왔지만 세계연맹은 아직까지 규칙 개정을 위한 그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도 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태권도 경기 기술은 세계적으로 평준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 남자대표팀은 금년 4월에 열린 프랑스 월드컵 태권도 대회에서 국제대회 사상 처음으로 종합 3위에 머물러 충격을 주었다. 비록 2陣이 출전했지만 한국은 선수층이 두터워 1陣과 2陣의 실력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음을 감안할 때 하나의 이변이었다.
 
  태권도가 올림픽 금메달을 건 정식종목이 되면서 각 나라는 태권도를 메달박스로 인식하고 최대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 시드니 올림픽에서 절반 이상의 국가들이 한국의 국가대표선수 출신들을 코치로 영입해 훈련을 했다. 지난 7월 제주도에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轉地(전지)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내년에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 태권도 선수권대회를 대비하여 1년 전에 현지 훈련을 한 것이다. 유럽의 태권도 강국인 스페인은 태권도 선수들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하면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게 태권도 宗主國 한국의 입지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기술로써 宗主國의 위치를 지키는 것도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한국 태권도가 세계 태권도인들을 이끌고 나갈 자원은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권위도 위엄도 없는 國技院
 
 
  國技院. 태권도 세계화의 총 본산이었으며 지금도 세계 태권도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사범들은 제자들의 한국行을 꺼린다. 한국에서 태권도 宗主國으로서의 위엄과 힘을 보여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배운 해외 태권도인들은 한국에 대해 태권도 발상지로서 신비함과 경외심을 가지고 방문한다. 그러나 國技院에 들어선 순간 그들이 보는 첫 장면은 양복을 입고 벤치에 않아 농담을 하며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상철 미국 태권도연맹 회장의 말을 들어보자
 
  『무도로서 태권도를 배워온 미국인들은 도장에 들어갈 때면 반드시 경례로서 예의를 갖추도록 교육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일반 도장에서 사범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은 물론이고 태권도의 聖地인 國技院에 들어가면서 예의를 갖추는 전통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국 태권도 수련생들이 뒤에서 수군대는 것은 당연하지요』
 
  중학교 매점보다 시설이 열악한 國技院의 기념품 판매점은 변화하지 못하고 쇠락하는 宗主國 태권도의 한 단면 그대로일 것이다.
 
  國技院의 한편에는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실이 함께 들어 있다. 스포츠 종목의 세계조직이지만 외국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능숙하게 받아낼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도 없다. 세계연맹의 심판위원회나 기술위원회 등의 조직들은 각 계파의 자리보전을 위하여 한국 사람들이 모두 차지하고 그 어떤 외국인의 틈입도 허용하지 않는다.
 
  前 미국태권도연맹(USTU) 회장을 지낸 워싱턴의 양동자 교수는 세계태권도연맹의 문제점들을 이렇게 지적했다.
 
  『美洲나 유럽에서 태권도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태권도 본부를 미국이나 유럽으로 옮겨야 태권도가 제대로 발전한다 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勢力 싸움에만 소일하는 宗主國
 
 
  태권도 宗主國 한국에 대한 세계 태권도인들의 요구와 질문에 한국 태권도의 리더들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있다. 태권도 수련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유단자 단증을, 國技院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발급하는 국가나 단체가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도 승단費는 받아 챙기면서 세계 태권도의 미래에 대해 투자하지 않고 있는 國技院과 세계태권도연맹에 대한 반발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金雲龍(김운룡) 총재를 중심으로 한국 태권도계를 이끌어 온 원로세대들은 태권도의 세계화에 많은 기여를 했으며 올림픽 진출이라는 그들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태권도가 세계인의 武道와 스포츠가 된 지금, 세계태권도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을 갈망하는 태권도인들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필리핀에서 만난 홍성천 사범은 올림픽 이후 한국태권도 지도층의 대폭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면서 宗主國의 변화와 노력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미국이라든가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지금 태권도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필리핀도 50만입니다. 5년 후 100만을 보고 있습니다. 5년, 10년 후에는 한국이 宗主國의 자리를 유지해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지도 모릅니다. 저와 같은 해외사범들은 어떻게 해서든 현지에서 태권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죽자사자 연구하고 고민합니다. 한국도 宗主國이라고 자존심만 세울 게 아니라 성공적인 해외 태권도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세력 싸움만 할 게 아니라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좀더 연구하고 단합해야 합니다』
 
  다시 지난 7월 이화여대 교정. 스티븐 케이프너 교수와 헤어지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태권도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태권도 자체는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지만 태권도 자체가 너무 좋아요. 너무 기발한 거예요. 제가 보기에는 어떻게 그렇게 잘 만들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까지 들어요. 다만 태권도가 그 잠재력만큼 발전할 수 있을지 그게 문제죠. 그 큰 잠재력을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정말 슬픈 일이죠. 태권도 하는 사람들 마음이 원래 순해요. 그런 마음을 가지면서 태권도를 위해서 자기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이 계속 나와야 돼요』
 
  외국 원조물자에 기대어 살던 가난한 나라, 무엇 하나 변변하게 수출할 것 없던 나라에서 대접받지 못하던 주먹쟁이들이 나가서 뿌려놓은 씨앗이 이제 꽃을 피우고 있다. 태권도는 宗主國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의미로 세계인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꽃들이 향기로운 열매를 맺어 全세계인이 향유할 수 있도록, 태권도 어머니의 나라 한국은 다시 한번 예의, 염치, 인내, 百折不屈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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