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人物] 로버트 무가베

黑白 갈등 일으키는 짐바브웨 대통령

  • : 손정미  jms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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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76) 짐바브웨 대통령이 식민지 잔재를 안고 있는 아프리카에 「불」을 지르고 있다.
 
  무가베는 지난 3개월 동안 짐바브웨의 토지분쟁을 둘러싼 흑·백 갈등을 배후 조종해왔다. 토지 분쟁은 일부 흑인들이 백인 소유 토지가 식민지 시대 때 억울하게 뺏긴 것이라며 이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사태를 말한다. 무가베가 1999년 8월 『헌법에 국제 범죄인 식민통치에 대한 보상 요구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 최근에는 백인 소유 토지를 몰수해 땅 없는 흑인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걷잡을 수 없게 됐다. 현재 짐바브웨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인들의 백인 농장 불법 점거는 「짐바브웨 참전 전우회」 소속 퇴역 군인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지만 무가베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토지 분쟁은 식민 잔재에 대한 청산이라는 측면도 없지 않다. 토지 분쟁은 1890년 백인이 짐바브웨에 진출하면서 비롯됐다. 영국인들은 南阿共(남아공)에 이어 짐바브웨에 야욕을 보였고, 급기야 식민지 전쟁을 벌였다. 영국은 당시 전쟁에 참전한 백인들에게 짐바브웨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했고, 흑인들의 토지는 백인들의 수중에 들어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토지 갈등의 본질에는 무가베의 지지율 하락이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總選을 앞두고 무가베가 주도한 개헌 찬반 투표에서 국민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져, 그에 대한 불신임을 표현했던 것이다. 무가베는 20년 동안 짐바브웨를 통치하면서 무능과 부패를 키웠고, 경제 실패로 인기가 끝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무가베를 權座(권좌)에서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던 참이었다. 무가베는 자신에게 날아드는 불만을 흑·백 갈등으로 분출시킨 것이다.
 
  그러나 무가베도 1980년 짐바브웨 독립과 함께 집권했을 땐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그는 독립 쟁취를 위한 게릴라戰의 투사로서 국민들에게는 영웅이었다. 교사 생활을 했던 그는 1960년대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고, 1970년대에는 독립을 위한 게릴라전을 지휘했다.
 
  무가베는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교육 확대와 토지 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무가베는 토지 개혁에 실패했고, 1당 체제를 고집하는 등 독재체제를 굳혀갔다. 72세였던 1996년 자신의 비서였던 그레이스(35)와 재혼하면서 그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를 달렸다.
 
  교육 기회를 확대시킨 점은 평가받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노력으로 짐바브웨 국민의 85%가 읽고 쓸 줄 알아, 아프리카에서 교육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런 공적은 결국 자기 무덤을 판 셈이 됐다. 교육을 받은 젊은층들이 무가베의 독재 등 짐바브웨의 문제들을 인식,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야당인 민주 개혁 운동당이 독재와 경제 실패를 비난하면서 전면에 나섰고, 국민들에게 代案(대안) 세력으로 주목받았다. 다음 총선에서는 민주 개혁 운동당이 집권당을 제치고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자 무가베는 흑·백 갈등을 부추겼고, 혼란을 틈타 자신을 비난해온 야당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짐바브웨의 토지 갈등 사태를 지켜보는 서방 국가들의 마음은 심란하다. 특히 南阿共과 케냐에 식민지를 건설했던 영국은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식민 통치에 참여했던 백인들의 후예들이 아프리카 各國에서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짐바브웨 사태가 다른 나라로 번질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5월 케냐에서는 백인 소유 농장 두 곳이 수백 명의 흑인 폭도들에 의해 습격당했다. 케냐 정부는 『앞으로 법에 따라 개인의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태가 진정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실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54%가 짐바브웨 흑인들의 백인 농장 불법 점거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과 오랜 갈등을 빚었던 南阿共 역시 토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짐바브웨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던 음베키 南阿共 대통령 등 남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무가베의 입장을 지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가베도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야당이 총파업과 선거 보이콧 등으로 강경 투쟁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또 무가베는 백인 농장 불법 점거 등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참전 전우회의 리더 첸제라이 훈즈비와 원만한 관계도 아니다. 훈즈비는 상당히 거친 성격의 소유자로 정부의 정책들을 비난해왔다. 그래서 훈즈비가 무가베에게 달려들 것을 빗대, 『먹이를 던져주던 주인을 언제 물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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