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매타우는 심통이 더덕더덕 늘어진 추하고 음흉한 얼굴 자체를 밑천으로 출세한 사람이다. <켄터키인>에서 걸핏하면 채찍을 휘두르며 약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술집 주인으로 영화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꼬장꼬장한 욕심꾸러기로서의 관록을 꾸준히 쌓아 나갔다.
⊙ 트레이시는 미남 배우들의 낭만적인 연애물과 애초부터 인연 없어
⊙ 트레이시, 멍청영화에서 난무하는 해괴한 CG괴물이나 황당초인과 차원이 달라
⊙ 매타우는 타고난 목소리까지도 얼굴 못지않게 퉁명스러워
⊙ 매타우, 전문 분야인 능구렁이 연기로 악역 도맡은 준비된 배우
安正孝
⊙71세. 서강대 영문학과 졸업. 코리아헤럴드 기자, 코리아타임즈 기자·문화체육부장,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초빙교수 역임.
⊙ 주요 작품으로 소설 《전쟁과 도시》(후에 《하얀 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은마는 오지 않는다》(후에 《銀馬》) 《악부전》 《솔섬》 등이 있다.
번역서로 《백년동안의 고독》을 비롯해 150여 권이 있다.
⊙ 트레이시는 미남 배우들의 낭만적인 연애물과 애초부터 인연 없어
⊙ 트레이시, 멍청영화에서 난무하는 해괴한 CG괴물이나 황당초인과 차원이 달라
⊙ 매타우는 타고난 목소리까지도 얼굴 못지않게 퉁명스러워
⊙ 매타우, 전문 분야인 능구렁이 연기로 악역 도맡은 준비된 배우
安正孝
⊙71세. 서강대 영문학과 졸업. 코리아헤럴드 기자, 코리아타임즈 기자·문화체육부장,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초빙교수 역임.
⊙ 주요 작품으로 소설 《전쟁과 도시》(후에 《하얀 전쟁》)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은마는 오지 않는다》(후에 《銀馬》) 《악부전》 《솔섬》 등이 있다.
번역서로 《백년동안의 고독》을 비롯해 150여 권이 있다.
그는 풍광이 맑고 아름다운 알프스 산골 마을에서 서른 마리의 양과 소 한 마리를 치며 초라한 오두막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온화한 홀아비였다. 한때는 잘나가는 등반 안내인. 그러나 10년째 산을 타지 않았다. 여러 차례 사고를 당하고, 함께 산을 오르던 영국인이 추락하여 목숨을 잃은 다음, “산이 나를 미워한다”는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의 동생 로벗 와그너는 가인과 아벨만큼이나 트레이시와 대조적이다. 워낙 나이 차가 심해서 트레이시가 아들처럼 돌보고 애지중지 키워 온 그는, 일확천금을 노리며 욕구불만에 차서 툭하면 말썽만 피우고, 지극히 이기적이며, 늙은 형에게 손찌검까지 한다. 정말로 버르장머리가 없어 영화를 보고 앉았으면 욕이 저절로 튀어나올 지경이다.
늦가을 영국으로 가던 인도 여객기가 마을 근처의 험악한 산악지대에 추락한다. 생존자가 없다고 알려진 데다가 1차 구조작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당국에서는 내년에 눈이 녹을 때까지 현장 진입을 기다리기로 한다. 그러자 못된 동생 와그너가 묘안을 낸다.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부자이니까, 몰래 사고 현장으로 올라가 시체가 된 승객들의 보석과 현금 따위를 훔쳐 오자고 한다. ‘임자가 없는 물건들’을 주워 오기만 하면 ‘대박’이라는 얘기다.
형이 극구 말려 보지만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동생을 그냥 보낼 수가 없어 억지로 따라나선 트레이시는 결국 오랜만에 등반을 하게 되고 서서히 ‘정복’의 흥분감에 빠져들며 목숨을 걸고 산에 오른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그들은 인도 여성 생존자 안나 카슈피를 발견하고, 선과 악의 (조금쯤은 식상하고 유치한) 대결을 벌인다. 생존자를 목 졸라 죽이려 했던 와그너는 결국 눈다리에서 크레바스로 떨어져 죽고 만다. 트레이시는 생존자 카슈피를 비행기 문짝으로 만든 썰매에 싣고 구조해서 혼자 마을로 내려와 영웅이 된다.
억지로 과장하지 않는 진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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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백발의 영웅, 스펜서 트레이시. |
<산>의 에드워드 드미트릭이 감독한 서부극 <애증(愛憎·Broken Lance, 1954)>에서는 와그너와 트레이시의 역이 정반대로 바뀐다. 와그너는 반항적인 세 이복형(리처드 위드막, 휴 오브라이언, 얼 홀리만)과는 달리 아버지 대신 형무소에 가서 3년을 복역하는 착한 막내아들로 나온다. 반면 트레이시는 네 아들에게 쥐꼬리만한 월급을 주며 목동처럼 부려 먹는 폭군 아버지로 군림한다.
두 번째 수입이 되었을 당시에 ‘부러진 창’이라고 제목이 바뀐 <애증>은 본디 냉혹한 은행가의 집안 얘기를 다룬 인기소설에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가미하여 재편성한 영화다. 스펜서 트레이시는 말을 안 듣는 자식들에게 가차 없이 채찍을 휘두르며 군대식으로 냉혹하게 다스리는 고집불통의 목장주다. 소도둑은 잡기만 하면 당장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이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보면 주먹부터 날린다. 소들이 마시는 개울에 오염된 물을 흘려보낸 광산에 목동들을 몰고 쫓아가서 불을 질러 폐허로 만들어 버리고, 법정에 끌려가서도 법의 권위를 깔보지만 백발이 성성한 그를 아무도 함부로 깔보지 못한다.
그는 결국 세 아들의 반란에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목장을 처분하려는 위드막을 추격하다가 달리는 말 위에 꼿꼿하게 앉은 채로 죽는다.
<애증>에서도 그렇지만, 이상하게 딸은 한 명도 없이 아들만 네 명쯤 병풍처럼 뒤에 버티고 선 가운데,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한 발자국 앞에서 군대 지휘관 식으로 진두지휘하는 가족 구도를 우리는 영화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자주 만난다.
서부극 <셰난도아(Shenandoah)>의 제임스 스튜어트, <비운(悲運, The 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의 리 J. 콥, <카라마조프의 형제들(The Brothers Karamazov)>의 리 J. 콥, 그리고 오랜 인기를 누렸던 텔레비전 연속극 <보난자(Bonanza)>의 론 그린이 그런 대표적인 ‘사령관’이다.
‘군대 지휘관식’ 가족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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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펜서 트레이시가 출연한 영화 <산>과 포스터. |
할리우드 키드가 세상에 태어나서 초등학교 시절에 제 돈을 주고 본 최초의 영화 <북서로 가는 길(Northwest Passage, Part One: Rogers’ Rangers, 1940)>에서 스펜서 트레이시가 맡았던 역도 그러했다. 그는 1759년 인디언 토벌대의 지휘관이던 실존 인물 로벗 로저스 소령이었다. 군인정신이 투철하고 냉혹하면서도 지도력이 뛰어난 영웅적 사나이로 그려진 트레이시는, 200명의 대원을 이끌고 미지의 땅으로 들어가 온갖 역경을 거친다. 프랑스군을 피해 배를 짊어지고 산을 넘는가 하면, 발자취를 남기지 않으려고 원숭이처럼 나무 위에서 잠을 잔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인간띠를 만들어 격류를 건너고, 굶주림에 시달리다 못해 인육을 먹기도 하고, 낙오자가 생기면 그냥 버리고 전진을 계속한다.
해병대 애국영화를 퍽 닮았고, ‘전쟁서부극’으로 분류해야 될 듯싶은 <북서로 가는 길>은 수정주의 서부극(revisionist Westerns)이 등장하기 오래 전에 제작된 작품이어서, 인디언을 ‘모조리 잡아 죽여야 할 야만인’으로 규정한다. 또 ‘버릇을 고쳐 주려고’ 인디언 마을을 통째로 불태우고 학살을 자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트레이시는 ‘인디언 불고기(barbecued Indians)’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사용한다. 베트남전 초기에 디엠 대통령의 계수 누 여사(Madame Ngo Dinh Nhu)가 분신자살한 승려들을 “스스로 불고기가 된 사람들(barbecue themselves)”이라고 끔찍한 독설을 퍼부었던 사례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한때 그런 수사학이 용감무쌍한 영웅적 남성상의 지시기호(signifier)로 유통되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감안해야 한다.
돌아온 “역전의 용사”라는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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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년의 거리> 한 장면. 플래내건 신부의 일대기 영화다. |
시네마스코프 광폭 화면을 정말로 시원스럽게 능률적으로 활용한 <무법지대>는 앙드레 프레빈의 경쾌한 음악을 타고 애리조나 사막지대를 전속력으로 횡단하는 급행열차가 집이 다섯 채밖에 없는 허허벌판 시골마을의 간이역에 기적을 울리고 멈추면서 시작된다. 4년 만에 처음 블랙 락에 정차한 기차에서는 검정 모자에 검정 양복을 입은 외팔이 스펜서 트레이시가 달랑 옷가방 하나만 들고 내린다. 때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몇 달 후다.
개미조차도 정적에 최면되어 낮잠을 자고 있을 듯 보이는 외딴 마을의 주민들은 “트레이시가 24시간 동안만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며 “일본인 농부 코모코를 찾아왔노라”고 밝히자 모두 긴장한다. 갑자기 나타난 외팔이 이방인을 경계하며 굳어 버린 사람들은 코모코가 진주만 공격 직후에 일본계 미국인들을 격리하는 정책에 따라 수용소로 끌려간 이후 종적이 묘연하다고만 알려주고는, 트레이시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백방으로 노력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가서야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일본과의 전쟁이 시작된 직후 어느 날 술에 취한 동네 사람들이 코모코의 작은 농장으로 몰려가 그를 죽여 암매장하고는 집에 불까지 질러 버렸다. 물론 여기에는 주동자 로벗 라이언의 보다 이기적인 동기가 숨어 있었다. 그래서 땅에 묻힌 비밀이 밝혀질까 봐 위협을 느낀 동네 남자들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 밤이 되면 트레이시마저 죽여 없앨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행동을 개시한다. 이유조차 모르면서 궁지에 몰린 트레이시는 차량을 구할 길도 없고, 전화와 전보로 경찰에 연락을 취할 방법까지 차단된 상태로 탈출이 불가능해지고, 그래서 대단한 긴장이 계속된다.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밝혀지지만, 농부 코모코는 이탈리아 전선에서 트레이시의 목숨을 구해 주고 자신은 전사하여 무공 훈장을 받게 된 일본계 병사의 아버지였다. 트레이시가 여러 차례 아버지 코모코에게 편지를 보냈어도 회답이 없자, 직접 만나 훈장을 전해 주려고 마을로 찾아온 길이었다.
전쟁터에서 팔을 하나 잃고 돌아온 ‘역전의 용사’라는 설정은, 서로 상대방의 의도와 정체를 알지 못해 계속 증폭되는 불확실한 대결의 분위기 속에서, 스펜서 트레이시가 불굴의 사나이라는 남성상을 온몸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인 소품 노릇을 한다. 육중한 몸집의 어니스트 보그나인을 술집에서 당수로 때려눕히는 통쾌한 장면, 그리고 한 손으로 지프를 몰고 먼지구름 속을 질주하거나 빈 병 하나로 적을 물리치는 비무장 영웅의 모습은 요즈음 멍청영화에서 난무하는 어떤 해괴한 CG 괴물(mutant)이나 황당초인하고는 다른 차원에서 우리를 압도한다.
오스카와의 인연
<무법지대>에서 강인함의 표상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트레이시는 <소년과 바다(Captains Courageous, 1937)>에서 강인함과 온화함을 결합한 포르투갈 어부의 모습으로 첫 오스카를 손에 넣었다.
트레이시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다니며 까불다가 바다에 추락한 15살 소년 프레디 바톨로뮤를 우연히 구출한다. 철도 재벌의 외아들인 바톨로뮤는 <산>의 로벗 와그너를 뺨칠 정도로 버르장머리가 없는 녀석이다. 하지만 용감무쌍한 공자님 같은 트레이시 선장과 몇 주일 같이 바다에서 생활하는 사이에 이기적인 소년은 지도력과 분별력,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깨우치고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하지만 트레이시 선장은 만선의 기쁨에 젖어 항구로 돌아가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소년과 바다>의 원작인 러디어드 키플링의 1897년 소설 《용감한 선장》은 여러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똑같은 내용을 서부극으로 개조한 조을 매크레이와 딘 스탁웰의 <소몰이(Cattle Drive, 1951)>는 원작의 각색이나 번안, 심지어는 ‘모방’이라는 미명의 표절 행위에 관심을 가진 영화학도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듯싶어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원로 영화인 신영균은 2010년 공로상을 받는 자리에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노인과 바다>의 스펜서 트레이시와 같은 역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었는데, 트레이시의 강인함과 온화함이 이상적인 배분율을 이룩한 표본은 <산>을 거쳐 2년 후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1958)>에서 절정에 이른다. 하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원작이 워낙 압도적이어서인지, 화면 뒤에서 그의 목소리가 소설을 낭송하는 동안 트레이시는 별다른 연기를 하지 않고 그림자연극에서처럼 그냥 몸뚱어리만 오락가락하는 듯한 아쉬운 인상을 주기도 한다.
트레이시에게 두 번째 오스카상을 안겨준 <소년의 거리(Boys Town, 1938)>는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근처에서 불량 아동들을 선도하는 데 평생을 바친 실존인물 에드워드 플래내건(Edward J. Flanagan, 1886~1948) 신부의 전기영화다. 천주교 신부의 역으로 상을 탄 트레이시는 예수회 학교를 다니며 어려서부터 성직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던 사람으로서,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노년의 서글픔을 요란하게 담아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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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매드 매드 대소동>은 노년의 서글픔을 요란하게 담았다. |
젊은 시절 스펜서 트레이시는 눈초리가 매서운 뒷골목 사나이 역 못지않게 희극영화도 여러 편 만들었지만, 노년에 그가 내놓은 <매드 매드 대소동(It’s a Mad, Mad, Mad, Mad World, 1963)>은 그냥 무턱대고 웃기만 할 내용이 아니라, 노년의 서글픔을 요란하게 담아낸 그늘진 난장판이다.
조너선 윈터스, 노먼 펠, 버디 해켓, 시드 시저, 밀튼 벌에서부터 <형사 콜롬보> 피터 포크에 이르기까지 미국 텔레비전의 한 세대를 주름잡았던 희극인들을 장바닥처럼 총집합시킨 <매드 매드>는 인간의 탐욕을 주제로 삼았으면서도 어쩌면 그렇게까지 배꼽 빠지게 사람을 웃기는지 신기할 지경이다. 하기야 스탠리 크레이머(Stanley Earl Kramer, 1913~2001)는 <산타 비토리아의 비밀>이라는 유쾌한 ‘전쟁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이고 보니, 그의 웅장한 장난기는 부담 없이 그냥 받아 두기로 하자.
영화가 시작되면 모하비 사막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전속력으로 달려가던 탈옥범 지미 듀란테의 자동차가 산 밑으로 굴러 떨어진다. 그리고 근처를 지나가다가 그의 죽음을 구경하려고 달려 내려온 다섯 남자에게 듀란테는 15년 전 참치공장을 털어서 벌어 놓은 35만 달러의 돈을 산타 로지타 주립공원의 ‘큰 W’ 밑에 묻어 놓았으니, “경찰 놈들이 찾아내기 전에 당신들이 파 내어 나눠 가지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이때부터 ‘큰 W’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갑자기 돈바람에 눈이 뒤집혀, 남들보다 먼저 공원에 가서 돈을 독차지하려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고, 우연히 정보를 입수한 다른 사람들까지 10명이 더 덤벼들어, 덜덜거리는 낡아 빠진 경비행기까지 동원해 온갖 미치광이들이 좌충우돌 싸움박질을 벌이며 달려간다. 어떤 여자는 돈을 독차지하면 남편과 엄마를 버리고 혼자 멀리 도망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갈 인생설계도 세운다.
평생 경찰관으로 뼈 빠지게 일했지만 개인사정이 여의치 않아 노후를 안정시킬 안정기금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로 며칠 후에는 정년퇴직을 맞게 된 스펜서 트레이시 경위는 이들의 동태를 계속 감시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그들이 찾아 놓은 큼직한 가방을 압수해서 가슴에 안게 되자, 갑자기 욕심이 생겨 돈을 갖고 튀어 버린다. 한바탕 추격전 끝에 결국 부하들에게 체포된 가엾은 트레이시는 며칠 후 은퇴하여 받게 될 연금을 몰수당하며, 아내와는 이혼하고 딸은 성을 갈기 위한 법적 수속을 개시한다.
이렇게 신세를 쫄딱 망친 트레이시를 보면, 인생이란 참으로 웃기면서도 슬프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꼬장꼬장한 욕심꾸러기로서의 관록을 쌓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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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효씨가 그린 스펜서 트레이시의 캐리커처. |
‘심술탱이’는 할리우드에서 ‘호감을 주는 악역(lovable villain)’의 대표적인 한 가지 전형(典型, stereotype)이다. 여배우로는 노년에 ‘깐깐한 할머니’ 역할을 썩 잘 해 낸 제시카 탠디(Jessie Alice “Jessica” Tandy, 1909~94)를 꼽아야 되겠고, 월터 브레넌과 월터 매타우는 아예 평생 전문적으로 심통을 부려 가며 말년까지 인기를 누린 연기자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심통이 더덕더덕 늘어진 추하고 음흉한 얼굴 자체를 밑천으로 삼아 출세한 사람이 바로 월터 매타우(Walter Matthau, 1920~2000)다. ‘위대한’ 배우라고까지는 말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대단한’ 성격파 배우였던 매타우는 몇 년 동안 단역 무대 배우로 활동하다가 <켄터키인(The Kentuckian, 1955)>에서 걸핏하면 채찍을 휘두르며 약자를 괴롭히는 고약한 술집 주인으로 영화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꼬장꼬장한 욕심꾸러기로서의 관록을 꾸준히 쌓아 나갔다.
할리우드 키드가 본 영화들 가운데 월터 매타우가 가장 선량한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를 억지로 찾아본다면 <탈옥(Lonely Are the Brave, 1962)> 정도가 되겠다. 현대화하는 세상에 맞서 끝까지 저항하느라고 산악지대로 도망을 다니다가 헬리콥터를 장총으로 쏘아 격추시키는 최후의 카우보이 커크 더글라스. 그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들의 전조등에 놀란 말에서 떨어져 마지막 장면에 탈옥수로 경찰관들에게 체포될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여태 그를 끈질기게 추적해 온 보안관 매타우는 “처음 보는 남자”라며 도망자를 풀어 주는 사나이다운 멋진 면모를 과시한다.
월터 매타우가 본격적으로 심술을 부려 아카데미 조연남우상을 타 낸 영화는 <대박의 행운(The Fortune Cookie, 1966)>이었다. CBS 카메라맨인 처남 잭 레먼이 미식축구 경기를 취재하다가 선수와 부딪쳐 가벼운 부상을 입자, 더덕더덕한 욕심으로 눈이 번들거리는 악덕 변호사 매타우는 처남에게 두 다리가 마비되었다고 엄살을 부리게 해서 보험금 100만 달러를 타내려고 계략을 꾸민다. 멀쩡한 처남더러 반신불수 연기를 하라고 능청스럽게 훈련을 시키는 보험사기범 매타우의 모습은, 요즈음 대한민국에서 성업 중인 보험사기를 고려하면 가히 풍자적이기까지 하다.
<별난 동거> 이후 심통 희극의 전성기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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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효씨가 그린 월터 매타우의 캐리커처. |
소설에서 어윈 쇼(Irwin Shaw)와 존 오하라(John O’Hara)가 그랬듯이, 통속과 정통 문학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도회지 인간관계의 속성을 뒷맛 감치게 훑어 내는 극작가 사이먼은 아예 월터 매타우를 염두에 두고 <별난 동거>를 집필했다고 한다. 1965년에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이 희곡의 영화판 두 주인공 매타우와 레먼의 조합은,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본다면, 코미디언 한무와 TV 사회자 이휘재의 가상적인 동거생활을 연상시킨다.
잭 레먼은 지나치게 꼬장꼬장해서 짜증이 난 아내에게 쫓겨난 완벽주의자 극작가이고, 매타우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이혼남 체육기자다. 그들은 셋돈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경제적인 필요성 때문에 아파트를 하나 얻어서 동거를 시작한다. 그리고 담뱃재를 방안에서 아무데나 떨어대는 매타우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레먼이 재떨이를 들이대고 방향제를 뿌리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상황이 다양한 변주를 이루며 펼쳐진다.
큰 성공을 거둔 <별난 동거>는 1970~75년에 토니 랜들과 잭 클러그먼을 주연으로 발탁하여 텔레비전 연속물로도 114회나 제작되었고, 이에 크게 고무된 닐 사이먼은 속편 영화(The Odd Couple II)의 시나리오를 1998년에 써 내기도 했다. 1985년에는 한 쌍의 여자를 짝지은 <여자들의 별난 동거(The Female Odd Couple)>를 무대에 올렸고, 그러고는 <오스카와 필릭스 다시 보기(Oscar and Felix: A New Look at the Odd Couple)>를 2004년에 발표하여 여러 차례 자기 복제를 거듭했다. 오스카와 필릭스는 별난 동거를 하는 두 극중 인물의 이름이다.
잭 레먼과 조지 번스
역시 닐 사이먼 원작인 <선샤인 보이스(The Sunshine Boys, 1975)>에서는 월터 매타우가 똑같은 주제를 잭 레먼 대신 조지 번스(George Burns, 1896~1996)와 호흡을 맞추며 재탕한다. 번스는 아내 그레이시 앨런(Gracie Allen)과 함께 보드빌(vaudeville)로 시작하여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동했으며 줄담배를 피우면서도 101살까지 장수한 전설적인 연예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존 덴버와 공연한 <오, 하나님(Oh, God!, 1977)>의 하나님 역으로 겨우 알려졌을 정도다.
‘선샤인 보이스’는 보드빌 무대에서 2인조로 43년 동안 인기를 누렸던 매타우와 번스의 합동 예명이다. 하지만 성격상의 불화로 인하여 활동을 중단하고 난 다음 11년 동안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앙숙이다. 도대체 성격이 어느 구석 하나도 맞지를 않아서 만나기만 하면 싸우면서도, 일단 무대에 서면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지는 ‘천재적인’ 두 사람이다. 그래서 무대에서는 서로 은근히 존경하기까지 한다.
대부분의 싸움은 과포화 상태의 불평불만 속에 살아가는 매타우가 촉발시킨다. 일거리가 없어 허름한 아파트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면서도 옛날의 영광을 잊지 못해 콧대만 높은 매타우는 마음대로 안되는 ‘젊은 놈들의 세상’이 점점 더 못마땅하기만 하다.
고집과 잔소리의 화신인 매타우에게 어느 날 방송국에서 섭외가 들어온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까지 희극의 역사를 회고하는 특집에 조지 번스와 함께 출연하여 그들이 1만1000회나 공연했던 촌극 한 토막을 재연해 달라는 부탁이다. 그래서 억지로 매타우와 재회하게 된 조지 번스는 <별난 동거>의 잭 레먼처럼 꼬장꼬장하고, 걸핏하면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다. 이제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노망까지 들어 똑같은 말을 자꾸 되풀이하는 번스지만, 공연을 하거나 매타우와 언쟁을 벌일 때만큼은 재치가 무섭게 번득인다.
어렵게 다시 만나 연습을 시작하는 두 사람은 “들어오세요”라는 대사를 “Come in”이라고 해야 하느냐 아니면 “Enter”가 더 좋으냐를 놓고, 서로 악착같이 약을 올리며 영화 내내 싸움박질을 벌인다. 서로 말도 하기 싫어서 분장실에서는 눈길조차 마주치지 않으려는 쌍고집은, 다시 “Enter!”라고 소리치며 성미를 부리던 끝에 매타우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진 다음에야, 결국 세상에는 그들 두 사람만이 서로 의지하며 노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철천지 원수임을 깨닫는다.
심통의 본색 드러낸 <헬로,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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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통이 더덕 붙은 연기로 유명한 월터 매타우. |
모린 스테이플턴과 매타우가 결혼 23주년을 맞은 권태기의 부부 역을 맡은 첫 번째 얘기는 보통사람들의 슬픈 현실을 불꽃 튀는 대화로 엮어 나간 비극적 수작이다. 결혼 첫날밤을 보낸 호텔방에 다시 찾아온 그들은 한심할 정도로 소통이 불완전하다. 방이 12개나 되는 호화주택에 살면서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 여기에서는 매타우가 청춘을 불사르며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 다음, 중년을 넘기며 목적의식을 상실하고는, 여비서와 바람을 피우게 된 사업가의 천박한 인생역정을 사뭇 진지하게 엮어 낸다.
<719호>와 같은 원작자에 배경과 구성도 비슷하고 원제까지 닮은 <캘리포니아의 다섯 부부(California Suite, 1978)>에서 월터 매타우는 <719호>의 두 번째 얘기에 나오는 주인공과 비슷한 역을 되풀이한다. 아무리 초호화판 배역을 자랑하는 영화지만 <다섯 부부>가 마치 누가 먹다 남긴 식은 음식처럼 여겨지는 까닭은, 작가가 지나치게 많은 작품을 쓰다 보면 자기 복제의 함정에 빠지기가 쉽기 때문이겠다. 닐 사이먼은 지금까지 60여 편의 희곡과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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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터 매타우는 영화 <대박의 행운>을 통해 아카데미 조연남우상을 탔다. |
1835년 영국의 존 옥슨포드(John Oxenford)가 발표한 단막극 <신나는 하루(A Day Well Spent)>를 ‘오스트리아의 셰익스피어’라고 알려진 배우 겸 극작가 요한 네스트로이(Johann Nestroy)가 1842년에 익살극(farce) <장난꾸러기(Einen Jux will er sich machen)>로 개작하고,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다음 이것을 다시 손턴 와일더(Thornton Wilder)가 미국판 소극 <용커스의 상인(The Merchant of Yonkers, 1938)>으로 부활시켰다가, 1955년에 새로운 제목을 달고 대폭적인 개작을 단행하여 크게 성공을 거둔 희곡이 <중매쟁이(The Matchmaker)>다.
와일더의 <중매쟁이>는 다시 제리 허먼(Jerry Herman)의 작사·작곡을 거쳐 뮤지컬 <헬로, 돌리>로 변신하여 1964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또 여섯 차례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할리우드 최고급 시나리오 작가 어니스트 리먼(Ernest Lehman, 1920~2005)의 각색을 거쳐 1969년에 시네라마 대형 화면으로 옮긴 영화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월터 매타우의 <헬로, 돌리>다. 그러니까 월터 매타우는 그의 전문 분야인 능구렁이 연기로 <헬로, 돌리>라는 작품이 빛나도록 적극적으로 기여한 것이 아니라, 오랜 곡절을 거치면서 미리 완전한 기성품으로 준비된 배역을 거저 얻은 셈이다.
고약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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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레먼과 매타우가 함께 출연한 영화 <별난 동거>와 포스터. |
그러던 매타우가 중매쟁이 스트라이샌드의 충고를 받아들여 결혼하기로 결심한 까닭은 경제적인 목표를 단호하고 철저하게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밥 짓는 일을 시키고,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며, 하수도를 고치고, 쥐덫을 놓고, 말에게 여물을 주고 젖소를 키울 여자를 얻기 위해 그는 결혼을 결심한다. “그러면 소는 누가 키워?”라고 외치는 KBS <개그 콘서트> 코미디언의 원조라고 하겠다.
그가 결혼할 생각으로 뉴욕에 가서 만나는 ‘젖소 담당’ 여성은 모자 가게 주인으로서, 사랑은 없어도 돈만 많으면 좋다면서 매타우를 신랑감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들의 이기적인 거래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자 매타우는 “이거 아주 비싼 거요”라며 선물로 주었던 초콜릿 한 상자를 도로 빼앗아 들고 나간다.
한편 중매쟁이 스트라이샌드는 ‘개와 고양이의 교배까지 주선’할 뿐 아니라 춤도 가르치고 실내장식을 도와주는 등 맥가이버 형 만능 도우미로서,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 버리고 인생의 즐거움을 다시 찾으려는 목적으로 매타우와의 재혼을 도모한다. 그래서 다른 여자와의 혼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백방으로 매타우를 훼방 놓고는, 계속 그를 교묘하게 궁지로 몰아넣어 “돈밖에 모르는 나의 주변에는 친구가 아무도 없구나” 하는 비참한 스크루지 소외감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결혼을 성사시킨 중매쟁이는 심술쟁이 구두쇠를 ‘돈을 잘 쓰는’ 남자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새로운 작전에 돌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쯤에 세실극장에서 무대에 올렸다가 별로 빛을 보지 못했던 <선인장 꽃(Cactus Flower)>에서 월터 매타우는 약간 선량해지는 변화를 보인다.
프랑스 희곡을 미국에서 개작하여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 성공을 거두자 여세를 몰아 1969년에 영화로 제작한 <선인장 꽃>의 첫 장면을 보면, ‘황금빛 아기사슴’이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이름의 골디 혼(Goldie Hawn)이 한밤중에 예쁜 분홍빛 잠옷을 걸치고 우스꽝스럽게 커다란 분홍빛 실내화를 신고 미친 여자처럼 얼이 빠져 길거리로 나와 우체통에 유서를 집어넣고는 방으로 돌아가 가스를 틀어 놓고 곱게 누워 예쁜 자살에 착수한다.
매타우의 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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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선인장 꽃>에서 잉그리드 버그먼과 월터 매타우. |
혼은 결혼해서 아이가 셋이나 되는 치과의사 월터 매타우를 사랑하지만, 그들이 사귄 지 1년이 되는 날 매타우가 그녀에게 바람을 맞히고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갔기 때문에 세상을 하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매타우는 결혼한 적이 없는 바람둥이다. “결혼을 하면 인생을 망친다”는 신념의 사나이 매타우는 여자들과 사귀며 즐기기만을 원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관계가 깊어져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늘 기혼자 행세를 한다. 이번에 혼에게 바람을 맞힌 이유도 지나치게 깊어지려는 관계의 ‘정서적인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서였다.
매타우는 이튿날 아침 우편으로 배달된 혼의 유서를 받고는 놀라 그녀의 집으로 허겁지겁 달려가서는, “자살한다더니 왜 이렇게 멀쩡하냐”고 우선 한바탕 화부터 내고는, 어린 혼의 진정한 사랑에 감복하여 “아내와 이혼하고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자 혼은 기뻐하면서도 “멀쩡한 가정을 파탄시키고 싶지 않다”면서 매타우의 아내가 정말로 이혼을 원하는지 직접 만나서 확인해야 되겠다고 고집한다.
이혼할 마누라가 없어서 궁지에 몰린 매타우는 10년 동안 그를 위해 성실하게 일해 온 스웨덴 간호사 잉그리드 버그먼에게 가짜 아내 노릇을 해 달라고 부탁한다. 매타우를 짝사랑하는 노처녀 버그먼은 깐깐하고 능률적이며, 헌신적인 아내와 어머니처럼 늘 그를 돌봐주지만, 그녀를 이용하려는 이런 부탁만큼은 마음이 내키지를 않는다. 그래서 일단 거절하지만, 결국 혼자 혼을 직장으로 찾아가 만난다.
그랬더니 착한 혼은 그녀보다 훨씬 더 착한 버그먼에게서 엄청난 호감을 느껴 몰래 눈물을 흘리고, 그래서 버그먼이 재혼하면 과연 행복하게 살려는지 걱정이 되어, 이번에는 버그먼이 결혼하려는 약혼자를 만나야 되겠다고 우긴다. 거짓말에 이자가 붙는다는 말마따나 이렇게 상황이 점점 꼬여들자 매타우가 어느 환자에게 탄식한다.
“거짓말만 하면서 살 때는 만사가 술술 잘 풀리면서 편하더니, 마음잡고 한 번 올바르게 살려고 하니까 도대체 왜 이렇게 골치가 아픈 거야?”
평생 남들에게 몹쓸 짓을 계속하던 능청스러운 월터 매타우가 진짜로 골치가 아파진 것은 행크 케첨(Hank Ketcham)의 인기 만화를 영화로 엮은 <개구쟁이 데니스(Dennis the Menace, 1993)>에서였다. 이웃들에게 나쁜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무던히 신경을 쓰는 매타우 영감이 이웃집 ‘골칫거리(menace)’ 소년에게 끊임없이 시달리는 고달픈 모습을 보면 “쯧쯧, 인과응보라더니 거 참 쌤통이로다”라는 말이 절로 입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