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북한의 러시아 파병 1년

北 전사자 메모서 ‘전쟁 준비 완성’ 반복 등장

  •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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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내 북한 병력은 3만 명… 수개월 내 3만 명 이상 추가로 파병될 것”(우크라이나군 정보국)
⊙ 北, 파병으로 연 2조원 통치자금 벌어… “북·러 밀착 12년간 심화 가능성”
⊙ 쿠르스크 공격작전서 3분의 1 전사 추정… 드론 희생 컸지만 현대전 경험 습득
⊙ 북한군 신분 숨기기 위해 얼굴 지지고 후방서 총살당하는 사례도… ‘반인륜적 범죄 자행’
⊙ 파견 북한군 월급 2000달러(276만원) 안팎… 대부분 당에서 떼가고 현물 지급
⊙ 김정은의 송환식 선전… 北 내부 “당신도 영웅 될 수 있다”며 입대 종용 분위기
⊙ “북한군은 죽을 각오가 돼있는 치열한 전투원”(CSIS 세스 존스 연구원)
⊙ “전투원은 ‘생존하는 법’을 배우고, 지휘관은 ‘부대 운용 전술’을 습득한다”
지난 6월 28일 김정은이 방북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과 예술공연을 관람하던 중 무대 화면에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모습이 공개됐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오는 10월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派兵) 1주년이 된다. 이역만리(異域萬里) 떨어진 곳의 전투라고 해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수만 명의 북한군이 현대전(現代戰)을 익혔고, 김정은은 젊은 피와 맞바꾼 러시아 기술로 핵무기를 고도화(高度化)하는 중이다.
 
  고립된 두 독재국의 협력. 파병을 둘러싼 여러 사항들은 추정할 수밖에 없다. 병력(兵力) 규모부터 그렇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24년 10월 1만 1000여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로 갔고, 올해 1~2월 약 3000~4000명이 합류한 것으로 본다. 도합 약 1만 5000명 규모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의 추산은 다르다. 지난 7월 31일 미(美) 허드슨 연구소에 따르면 HUR이 러시아 내에서 탐지한 북한 병력은 약 3만 명이다. 우리 추정치보다 1만 명 이상 많다. HUR은 7월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 내 3만 명 이상이 추가로 파병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그럴 경우 총 6만 명이 된다.
 
  실제 전장(戰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동원됐을 수도 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기관에 정보원을 둔 대북 소식통 A씨는 “전투 인력 외 공병(工兵), 취사병, 운전병 및 여타 사복 근무자 모두 포함 약 7만 명의 병력이 파견된 상태”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북러 양국은 북한의 군병력 7만 명에 더해 20만 명의 일반 노동자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A씨는 “편제(編制)가 워낙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정보기관에서도 인원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HUR의 정보처럼 이번에만 3만 명이 추가 파병됐고, 세 차례 대규모 파견 외 수십 번에 걸쳐 지속적으로 인원이 충당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첫 파견 병력들은 주로 제11군단(폭풍군단)과 총참모부 산하 공작업무 담당 정찰총국 소속이었다. A씨에 따르면 이들 외 갱도건설국, 미사일부대, 드론부대 등이 순차적으로 투입됐으며 최근에는 재건·건설 분야 인력이 들어가고 있다.
 
  국가보위부 22국 총무국 소좌 출신으로 해외본부장직을 끝으로 귀순한 이모(某) 씨 또한 “북한군 파병 규모는 언론에 보도된 수치와 다르다”면서 “현지 정보원에 따르면 군병력만 6만 5000명 이상 배치됐으며, 7월 20일부터 4군단·8군단 등의 추가 병력이 단계적으로 이동 중”이라고 했다.
 
 
  쿠르스크에서 3분의 1 전사 가능성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30일 김정은이 러시아에 파견됐다 전사한 북한군의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러시아에 나가 있는 북한 벌목공이 동원됐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 연방정부의 극동러시아 농업경제자문관을 지낸 이병화 박사는 “이미 2023년 6월, 극동러시아 벌목 현장에서 일하던 북한군 장교 출신 수십 명이 ‘군사고문단’ 명목으로 전투 현장에 간 적이 있다”고 했다.
 
  “북한에서 파병된 인력은 크게 두 부류다. 첫째는 신출내기 위주의 정규군 병사들이고, 둘째는 러시아 용병에 준하는 신분으로 활동하는 벌목공들이다. 벌목공은 러시아 정부 발행 노동허가증을 소지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지휘관 역할을 맡는다. 체크도민과 틴타 등 벌목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대부분 북한 현역 군인들이나 군 출신이다. 바그너그룹 측은 2022년 말 유대인 자치주 주도(州都) 비로비잔과 치타에서 두 차례 북한 장교들을 접촉했다. 이들의 강건한 체격을 보고 2023년 5월 1일 이후 비(非)벌목 기간인 6개월 동안 용병 활동을 제안했다. 그 뒤 대대(500명)급의 벌목공 군대가 러시아 군복과 장비로 무장한 채 투입됐다.”
 
  올 초까지 파견된 북한군들은 대부분 최대 접전지 중 하나인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3월 28일자 국방정보 업데이트에서 “쿠르스크에서의 공격작전으로 북한군 가운데 3분의 1이 전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북한군 병사들은 대부분 10~20대로 알려졌다. 소좌 출신 이 씨는 “첫 파병 때는 18~22세의 신병(新兵)들을 위주로 보냈다. 전황(戰況) 등 현지 분위기를 파악해야 했고, 그 병사들이 오직 ‘충성심’만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에 파병하는 4군단과 8군단 역시 어린 병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했다.
 
  쿠르스크 지역은 광활한 평야 지형이다. 1~2월은 낮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혹한 지대다. 어린 북한군들은 이곳에서 보병 진격의 형태로 영토 탈환전을 벌였다. 평지인 탓에 포격과 드론 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다. 그렇게 참전(參戰)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끌려온 뒤 무참히 희생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RF) 이성민 한국 대표는 “정확한 사정을 통보받지 못한 채 파견됐기 때문에 특히 러시아군과의 교신(交信) 문제가 컸고, 이는 북한군의 전력(戰力) 손실로 이어졌다”고 했다.
 
 
  사상자 발생해도 후퇴 없는 북한군들
 
  드론 운용 경험이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탈북민인 이성민 대표는 올 초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며 북한군 정보 분석을 도왔다.
 
  “초기 작전은 소대 단위로 진행했는데, 드론 정찰에 위치가 노출되면서 손실이 컸다. 이후 전술 지침을 변경해 2~3명 혹은 분대 단위의 소규모로 움직였다. 이때 러시아군은 포격이나 드론 공격을 받으면 후퇴했지만, 북한군은 달랐다. 세뇌된 이들이어서 죽음을 무릅쓰고 전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장에서는 ‘전투 중 사상자가 발생하더라도 호송하지 말고 즉시 적진(敵陣)으로 돌진하라’는 지령문도 발견됐다. 퇴각은 곧 규율 위반이었다.”
 
  우크라이나군 제225연대 올레흐 시리아이에우 대위는 지난 4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북한군은 한국어로 고함치며 계속해서 전진하고, 전진하고 전진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군이 입수한 북한군 전사자의 메모를 해석하는 일도 했다.
 
  “러시아군은 병사급 북한군과는 소통하지 않았다. 탄약과 피복, 물자 등은 모두 상부 단위에서 러시아군과 접촉하고 공급받았다. 러시아군이 방어용 포사격을 제대로 해주지 않거나 후방으로만 쏜 것도 무모한 희생의 원인 중 하나였다. 메모 중에는 러시아군과 교신할 때 사용하는 무전 코드 자료도 있었다. 예를 들어 ‘전투 개시’ ‘공격 개시’ ‘사격 중지’와 같은 명령을 전달해야 하는데,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무전기와 신호탄을 함께 쓰는 방식이었다. 여기서도 고급 정보는 장교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말단 병사들에게까지는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게 드러나 있었다.”
 
  ‘대포밥(총알받이)’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왔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인 세스 존스는 지난 2월 4일 CSIS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이것이 러시아가 북한군을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는 또 “북한군은 죽을 각오가 돼있는 치열한 전투원이었고, 매우 적은 음식과 물을 휴대했으며, 방한용품은 거의 없지만 상당한 탄약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병화 박사는 “김정은은 파병과 함께 그간 팔아먹지 못한 노후 포탄·실탄 및 불발탄 재고(在庫) 정리도 함께 병행한다”고 했다.
 
 
  北 내부, 입대 종용 분위기
 
  당시 북한군의 주요 임무는 쿠르스크 지역 탈환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4월 26일 러시아는 쿠르스크의 완전 해방을 선언했다. 4월 28일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 성명에서 “북한 특수부대와 장병들의 희생과 영웅성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지난 6월 30일 북한 조선중앙TV는 파병 전사자의 귀환식 장면을 공개했다. 영상 속 김정은은 입술을 꽉 다문 채 관 위에 인공기를 덮고 있다. 대북 소식통 A씨의 말이다.
 
  “북한에서는 군복무가 당원 인정의 첫 과정이다. 군에서 사망시 ‘장군님 품에 들어갔다’고 하며 영광으로 여기도록 한다. 파견된 병력들도 현대전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북한으로 돌아가면 대접을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 파병 이후 북한 내부는 입대를 더욱 종용하는 분위기다. ‘당신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식이다. 유족들은 반발심을 갖더라도 체제 상 항의할 수 없기 때문에 공분(公憤)으로 번지지 않는다.”
 
  국가보위부 출신 이 씨는 “쿠르스크에서 전사한 북한군 가족들은 시신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면서 “귀환식 장면은 군인들의 무의미한 죽음을 국가영웅의 희생으로 포장해 인민들에게 충성심을 주입하는 차원의 선전으로 일부 연출된 것”이라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 직후 파병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북한군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이름을 달고 전투에 임했다. 이성민 대표는 “파병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러시아군이 북한군 전사자의 얼굴을 불로 지져 신원을 알아볼 수 없게 한 뒤 화장한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포로가 되면 자폭을 강요받았고, 후방에서 총살당하는 일도 있었다. 북한군들은 어디로, 무엇을 하러 가는지도 모른 채 사실상 죽으러 간 것”이라면서 “청년들을 독재자의 생명 연장을 위한 희생양으로 내모는 반인륜적인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했다.
 
 
  “전쟁 준비를 위하여”
 
  북한군은 처음엔 상공(上空)에 드론이 떠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고 한다. 당시 복수의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은 외신(外信)을 통해 “북한군은 전술 이해도가 낮은 상태에서 열정만 앞선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랬던 그들이 정교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성민 대표의 말이다.
 
  “초기 발견된 메모에서는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을 엿볼 수 있었다. 가령 ‘한번 떨어진 폭탄 구덩이에는 다시 폭탄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기도 했다. 이는 드론전에서는 무의미한 전술이다.”
 
  전투 초기 막대한 피해로 1월 초 쿠르스크에서 철수했던 북한군은 약 한 달 후 복귀했다. 그 뒤로 작전능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억에 남는 제목으로 ‘94여단의 전투 경험과 교훈’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러시아군과의 화상회의 내용과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전술 분석 등이 포함된 것으로 봐 장교급 이상이 작성한 것으로 보였다. 특전여단의 작전 방식, 적군의 공격 형태별 대응 매뉴얼, 최근 작전 수행의 특징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이 이렇게 규모 있는 전투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실전을 경험하고 그 내용을 기록·분석하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여러 메모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절이 있었다. ‘전쟁 준비를 위하여’ ‘전쟁 준비 완성’과 같은 표현이었다.”
 
 
  현대전 경험 축적
 
  민병돈 전 육군사관학교장(예비역 중장)은 “전투에서 전투원과 지휘자는 각기 다른 것을 체득한다”고 했다. 민 전 교장은 6·25전쟁은 학도병으로, 베트남전에는 작전주임(소령)으로 참전했다. 그는 “전투원은 ‘생존하는 법’을 배우고, 지휘관은 ‘부대 운용 전술’을 습득한다”고 했다.
 
  “전투원 중에 전투를 하고 싶어서 나온 이는 없다. 대부분 끌려나온다. 그들 머릿속엔 ‘살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에서는 조국이나 가족 생각도 안 난다. 전투 시작 전 군가를 부르고 주먹을 쥐는 행동은 겁을 잊기 위해서고, 실제 교전(交戰)이 시작되면 숨조차 쉬기 힘들다. 그 과정에서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그러나 전투원은 자주 교체돼 배움의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중요한 건 지휘관의 경험이다. 지휘자들에게는 이 같은 전투원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경험이 된다. 이들은 전투원과 달리 맨 뒤에서 독전(督戰)하며, 살고자 본능적으로 엎드리는 전투원들에게 위협사격까지 하며 돌격하게 한다. 북한 지휘관들은 이번 전투에서 부하들을 ‘싸우게 하는 법’을 체득했을 것이다.”
 
  민 전 교장은 “지휘관은 직접 적을 죽이는 것보다 부하들이 싸우도록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결국 전투의 승패는 지휘관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의 현대전 경험 축적. 위협 요소 중 하나긴 하지만, 결정적인 건 아니다. 민 전 교장은 “이 같은 전투 경험이 북한군 전체에 고르게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했다.
 
치열한 심리전, 손 놓은 한국
  보위부 “상대는 우크라이나군 아닌 대한민국 군인”

 
  전장(戰場)에서는 여러 심리전(心理戰)도 전개됐다. 북한에서는 대대당 1~2명의 보위부 요원이 병사들의 군기와 사상을 통제했다. 이들은 병사들에게 전투의 상대가 ‘우크라이나군이 아니라 대한민국 군인’이라고 주입했고, 병사들은 이를 믿고 싸웠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참혹한 전황과 피해 상황을 소셜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꾸준히 전파하며 서방의 지원을 끌어내려 애썼다.
 
  이러는 가운데 한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우리 정보기관은 해외발(發) 정보 수집·분석에 그쳤으며, 전훈분석단조차 나가지 않았다. ‘장마당 세대’인 10~20대의 북한군이 망명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귀순공작은 시도도 하지 못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영사 등 통상 업무 외에 심리전·공작 활동은 전혀 없다”며 “12·3 계엄사태 이후 책임질 일이 생길까 봐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우리 센터에서 민간 차원으로 귀순 유도 심리전을 진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고 했다.
 
  “파병된 북한군의 처우가 좋아 생각을 바꿀 여지가 없었다. 북한군 특수작전군은 일반 부대보다 체력과 출신성분이 우수하다. 귀국시 다양한 인센티브가 보장돼 있어 귀순이나 탈영 사례가 거의 없다. 북한군은 배만 부르면 잘 싸운다. 북한에서 굶던 병사들이 러시아에서 끼니를 챙길 수 있으니 귀순을 고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핵의 고도화
 
  노무현 정부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을 지낸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또한 “북한군의 실전 경험이 한국 전선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휘하에 배속돼 싸웠더라도 날아드는 총소리를 들으며 전투에 임해 봤다는 자체는 의미 있다. 거기다 드론이 쓰인 현대전의 양상도 접근을 해봤으니 도움이 된 건 확실하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북러동맹이 과거와 차원이 다르게 발전했다는 점이다. 유사시 한국군이 러시아군과 맞닥뜨릴 부담이 커졌고, 무엇보다 러시아는 이미 북한에 미사일·핵 등 핵심 군사기술을 대거 이전하고 있다. 북한 도발시 푸틴이 적극적으로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경우 한국 입장은 한층 난처해질 수 있다.”
 
  북한군 부소대장(상사)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북한이 이번 파병을 통해 전투력을 키워 대남(對南)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추상적 우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 파병이 진정한 위협이 되는 이유는,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핵무기 개발에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은 한국을 공격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 특수작전군 등 일부 부대는 강할 수 있고, 핵무기라는 비대칭 전력은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전체적인 재래식 전력은 한국에 크게 뒤떨어진다. 북한 공군 전투기는 하늘의 경운기, 해군 잠수함은 바다의 경운기, 육군 탱크는 땅 위의 트랙터 수준이다. 그러나 푸틴과 결탁해 돈과 기술을 확보한다면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안 이사장은 “전쟁은 과학으로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를 분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군이 이번에 전투 경험을 조금 쌓았더라도 이는 부차적이다. 1차 목적은 식량, 로켓 기술, 드론 기술 등 실질적 이익을 확보하는 데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의 군사능력을 고갈시켜 무너뜨리는 전략을 써왔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손잡고 자금과 기술을 얻는다면 우리의 안보 비용이 커지는 위험이 있다.”
 

  대북 소식통 A씨는 “북한이 생각하는 전쟁은 한국과 다르다”고 했다.
 
  “우리가 인식하는 전쟁이 물리적 점령을 목표로 한 총력전이라면, 북한은 심리전, 단기 국지전, 사회 혼란 유발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공격을 전쟁이라 본다. 이들은 한국 사람들이 전쟁이 나면 싸우기보다 도망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오물 풍선’과 같은 상징적 공격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씨는 이어 “이번 파병이 위험한 이유는 러시아로부터 받은 대가로 핵 고도화(高度化)가 점차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인공위성 발사, 드론 체제와 무인기 전술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기반을 갖추게 돼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했다.
 
 
  北, 파병으로 연 2조원 수익
 
  북한이 러시아에 준 건 용병뿐만이 아니다. 무기도 지원했다. 탄약, 탄도미사일,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이다. 지난 6월 북한은 5헥타르(축구장 약 7개 크기)에 이르는 군수공장 건설도 시작했다. 러시아에 무기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김정은이 파병 및 무기 지원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간 2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의 설명이다.
 
  “러시아 당국자들에 따르면,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장병당 매달 400만원 정도의 인건비가 나간다. 파병 인원을 연평균 2만 명 규모라고 봤을 때, 인건비만 연 9600억이다. 이는 최소 금액이다. 3만 명 이상을 순환 파병해야 액면가 2만 명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개당 1000달러(140만원)인 재래식 무기만 72만 발이면 1조원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연 1조 9600억원 플러스 알파를 벌게 된다. 2조는 2024년 기준 북한 GDP의 5%를 차지하는 금액이고 국방비(GDP의 약16%)의 31.3%를 차지한다. 막대한 경제이익인 셈이다.”
 
  한편 A씨는 파병 인원의 급여에 대해 “파견 북한군은 매달 1500달러(약 208만원)의 급여를 받고, 파병 인원의 10%를 차지하는 장교는 2450달러(341만원)를 받는다”면서 “여기에 각종 수당도 붙기 때문에 북한 내 일반 급여 수준에 비하면 상당히 큰 금액”이라고 했다. A씨는 “그러나 대부분을 당에서 떼어 가며, 나머지 금액도 현물(現物)로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장 큰 실익은 ‘체제 보장’
 
2024년 6월 북한과 러시아는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사진은 협정서를 들고 악수하고 있는 푸틴과 김정은. 사진=AP/뉴시스
  비단 경제적 이익뿐만이 아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핵심 군사기술 이전 가능성도 획득했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재진입,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원자력잠수함 등이 꼽힌다. 두진호 센터장은 “이 외 북러 협력을 통해 전시(戰時) 유류와 무기 생산 자원을 확보하고, 무기·장비 가동률을 높여 전쟁 지속 능력을 강화함에 따라 북한의 장비 가동률은 23~28%p 상승했다”면서 “육군은 기동력·화력 태세, 해군은 해양 주도권·전개 차단 능력, 공군은 비행시간을 증대해 한국의 3축(軸) 체계에 대응할 능력도 향상됐다”고 했다.
 
  이번 파병으로 북한이 잃은 것도 있다. 출산율 저하 속에 젊은 병력을 대거 소진했고, 이들을 ‘대포밥’으로 내몰아 인민군 존재의 정당성을 약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두 센터장은 “실익(實益)이 더 크다”고 했다. 러시아와의 동맹을 통해 ‘체제 보장’을 단번에 얻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푸틴 방북(訪北) 때 북러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조약’에 서명하며 동맹을 복원했다. 조약에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들어가면 다른 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소련 해체 이후 사라졌던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부활한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없는 내용이다.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개입은 기존에 없던 억제력을 만들어 미국과 중국 모두 함부로 행동할 수 없게 한다. 북한 내부에서 반정부 시위나 폭동이 발생해도 러시아군이 개입할 수 있다. 이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 간 합의에 따른 파병 가능성에 근거한다. 실제로 3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가스값 인상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 CSTO 회원국 만장일치로 러시아군 공수부대가 파병돼 사흘 만에 사태를 종료시켰다.
 
  북한이 외부 위협과 내부 불안정 모두에서 러시아의 보증을 받고, 실제 행동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12일 푸틴과 김정은의 전화 통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이번 파병의 가장 큰 정치·외교·군사적 이득이다.”
 
 
  북러 밀착 언제까지?
 
지난 5월 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북한군 대표단 장성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
  러시아도 남는 장사다. 러시아는 징병제(徵兵制)가 적용되면서도 실제로는 모병제(募兵制)인 ‘징·모 혼합제’ 국가다. 국민 다수가 전쟁을 지지하지만, 막상 입대를 원하는 이는 없다. 이재춘 전 러시아 대사는 “푸틴은 국내 동원령을 피하고 정치·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북한군을 활용했고, 북한은 이를 통해 전투 경험, 외화, 군사기술을 얻으려는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두진호 센터장은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으로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병력 보충과 평화협상에서의 유리한 입지 및 러북동맹 강화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쟁이 끝나면 북한이 결국 러시아에게 ‘손절’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쟁 중의 ‘정략결혼’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두 센터장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며 양국 관계가 향후 10년 이상 공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의 북러 관계는 1961년 조소(朝蘇)우호협력조약 시기와 전혀 다르다. 당시 소련은 4~5년 주기로 지도부가 교체돼 조약 이행력이 약했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 북한의 전략적 가치도 크지 않았다. 반면 현재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종신 집권 체제를 구축했고, 김정은 역시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핵과 재래식 무기, 탄약에서의 상호 의존성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을 유일한 대상이 북한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실제로 러시아 우방국 가운데 무기 지원이나 파병을 한 국가는 북한뿐이다.
 
  이를 보여 주듯 러시아 안보 실세인 쇼이구 국가안보서기가 최근 6개월 사이 평양을 세 차례 방문했다. 전시 상황에서 푸틴의 최측근이 이처럼 단기간에 세 번이나 간 것은 지난 60년간 전례가 없다. 물론 전쟁 종결 후 러시아의 대외관계가 개선되면 일부 이격(離隔)이 되겠지만, 여러 특수성을 고려할 때 푸틴 대통령이 6선까지 간다면 양국 관계는 최소 12년 동안 심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15조원 빚 탕감
 
지난 2022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위장한 채 행진하는 북한군. 사진=AP/뉴시스
  아직까지 러시아가 북한에 ‘달러’를 준 정황은 포착되지 않는다. 두진호 센터장은 “파병 대가의 결제 방식은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러시아의 달러 보유고가 넉넉지 않으므로 루블(러시아 통화) 결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에는 결제 시스템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러시아는 루블 지급과 함께 정제유·식량, 기술 이전, 무기 체계 성능 개량 등 ‘불곰사업’식 현물 상환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북한은 과거 소련에 진 빚이 있다. 총 109억 6000만 달러(약 15조원)였는데, 푸틴은 지난 2012년 9월 북한과 협정을 체결해 이 중 약 90%를 탕감하는 데 합의했다. 일부 금액은 재투자 형태로 남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대금을 원활히 치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두 센터장은 이에 “나머지 10% 또한 사실상 소멸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계산이 남아 있다면 이번과 같은 대규모 파병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며, 러시아 경제는 대외 평판과 달리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회복력도 충분하다”고 했다.
 
  쇼이구 서기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방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7월 12일 원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평양과 서울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틀 내에서만, 그리고 북한이 관심을 둔 문제에 대해서만 행동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 정부와 별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재춘 전 대사는 이를 “한국 새 정부의 자세를 교정하고 경색된 한러 관계를 회복하려는 수단의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 왜 조용한가?
 
  “푸틴 정권은 옛 소련 시절 미·소 경쟁 때의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우크라이나 침공도 유럽보다는 미국에 대한 도발이다. 이 과정에서 휴전 얘기가 나오면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데, 한국을 언급한 것 역시 전략의 일부다. 러시아는 북한과 거래를 하더라도 항상 미국과 한국의 입장을 살핀다.”
 
  김정은과 푸틴 간 정상회담도 양국을 오가며 지난 2년간 연속으로 열렸다. 올해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 가능성도 거론된다. 점차 공고해지는 북러의 밀착,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전 대사는 “러시아와의 관계는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일본·중국·미국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결국 우방국인 미국, 일본, 나토와 긴밀히 협조하며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러-우 전쟁이 휴전하더라도, 자유 진영의 대응에 따라 제2, 제3의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노력과 함께 자유 진영이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일본, 나토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국제 세력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현 정부는 아직 이런 기본전략을 세우지 못한 것 같다.”
 
  지난 7월 24일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변모하는 북한군, 한국은 왜 조용한가?(North Korea’s military is being transformed on the battlefields of Ukraine–so why is Seoul silent?)’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북한군이 실전 경험과 첨단 전쟁 기술을 습득하며 군사 역량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과 침묵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김희상 이사장은 “북·중·러 밀착이 심화됨에 따른 외교안보적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군사적 대비와 함께 국제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혈맹관계’
 
  “블록 대결 구도가 안보에서 경제 중심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북러 관계가 쉽게 약화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현재 신(新)냉전 구도에서 공산권의 중심은 중국이며, 러시아가 이에 긴밀히 결합하고 있어 자유세계와 공산권의 대립은 지속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의 일원으로서 외교·안보·군사 각 분야에서 전략적 선택을 분명히 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전략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의 한미 협력을 높이 평가해 한국을 혈맹(血盟)으로 인정했으나,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의 제한적 기여에는 실망을 표한 바 있다. 앞으로는 나토와 서방이 기대하는 수준의 기여를 실질적으로 이행해 동맹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두진호 센터장은 “한미동맹 강화는 물론이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 또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서 북러 군사협력의 불법성을 규탄하고, 한·미·일·EU 협력을 통해 단일 대오를 형성하며 대북 제재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해상(海上) 차단과 제재 대상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군사적으로는 한미 연합방위 태세 유지 발전, 연합훈련 활성화, 중국·러시아 개입에 대비한 연합작전계획 보완, 유엔사 전력 전개 여건 보장이 요구된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황과 미러 관계를 감안해 한러 관계를 점진적으로 복원하고, 북러 관계를 이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와의 외교 채널을 복원해 투명하게 관리하며, 상호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유도해야 한다. 원산갈마지구를 남·북·러 합작개발지로 구상하는 방안도 있다. 해당 지역은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하므로 ‘올리브영’ 같은 한국의 제조업·서비스업을 유치하면 러시아 관광객 수요를 창출하고, 제2의 개성공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철로나 육로 대신 해상 운송을 활용하면 접근성도 충분하다.”
 
  북한군은 총 120만 명이다. 이 중 특수부대만 20만 명이다. 파병 인력은 충분하다는 뜻이다. 북한 정찰총국 대좌 출신인 김국성 씨는 “러시아와 북한이 역사적인 혈맹 관계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쟁이 지속되는 한 파병 인원은 계속 늘어날 수도 있다. 10만 명이 될 수도, 20만 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에 집중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외화벌이나 무기·기술 교환을 위해 파병했다는 시각은 단편적인 분석일 뿐이다. 북러는 북한 해방 때부터 이어져 온 구조적인 토대 위에 싹튼 관계다. 대한민국식 사고로 접근하면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다. 북한은 혈맹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현지에 감도는 패전 분위기?
  “극심한 혼란 정국… 북한군에 관심 가질 여력 없어”

 
  요즘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북한군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는 없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막대한 자금을 해외로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권이 붕괴 직전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2일 튀르키예 일간지 《아이든르크》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이 매달 약 5000만 달러(약 700억원)를 아랍에미리트(UAE)의 특정 계좌로 송금해 왔다”고 보도했다. 재건(再建)사업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히 교류 중인 B씨는 “동부전선의 경우 서방 세계가 3중 방어선 구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지만, 미국 감사팀이 확인한 결과 상당액이 유용돼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고, 결국 방어선이 뚫렸다”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태처럼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영토를 넘기고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는 미국의 기류도 감지된다”고 했다.
 
  “방산 투자 확대를 외쳤지만, 분기 결산보고서를 보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탈레스나 라인메탈 같은 방산업체들은 생산 라인 확대를 준비했으나 정부 발주가 없었다. 전선에서는 병력 부족으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 대 10으로 싸우는 반면, 시가지는 노는 젊은이들로 넘친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극에 달했다. 돈바스에서 피신했던 내부 피난민 15만 명 이상이 러시아 통제 지역으로 돌아갔을 정도로 나라가 혼란하다. 이렇다 보니 북한군 문제가 안중에 들어올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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