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부채 공룡’ LH공사의 再起 프로젝트

매출 늘리고 부채증가율 낮추고…

  •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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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상반기 결산 결과 전년동기 대비 매출 38% 신장, 영업이익 2배 이상
⊙ 사업조정과 비상경영 등으로 年 부채증가율 통합전 20%대에서 6.4%(2011년)로 낮춰
⊙ 전문가들, “대규모 부채 여전히 문제, 유동성위기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 이지송 사장, “지을수록 빚 되는 임대주택사업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李之松
⊙ 62세.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
⊙ 현대건설 대표이사, 경인운하 대표이사, 경복대 총장, 한국토목학회장 역임.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공사 본사.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합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로 출범했다. 자산 130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기업의 출현에 많은 사람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 같은 우려는 1년 후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10월, 여야는 100조원이 넘는 LH공사의 부채를 두고 그 원인에 대해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LH공사의 부채가 118조원(2010년 6월 기준)에 달한다는 사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LH공사는 하루에 물어야 할 이자만 100억원에 달했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마저 싸늘한 대접을 받아 발행하는 채권마다 유찰되며 부채가 계속 증가하는 등 LH공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부채증가율 한 자리 수로 낮춰
 

  2년이 지난 현재 LH공사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과거와는 다른 변신을 하고 있다. 비상경영 선포, 연이은 인사쇄신, 120조원에 달하는 사업정리 등을 통해 부실 이미지를 털어내고 국민 주거복지를 책임질 공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우선 부채증가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LH공사는 건설사업의 특성상 일정 부채를 안고 갈 수밖에 없고, 특히 임대주택은 30년간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부채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영상태를 평가할 때 부채의 규모보다 부채증가율을 더욱 중시한다. LH공사는 통합 전에도 매년 부채증가율이 20~40%에 달할 정도로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기만 했다. 그러나 통합공사 출범 2년 후인 2010년 부채증가율을 11.2%까지 끌어내렸고, 2011년에는 6.4%로 낮췄다. 세간의 우려를 샀던 금융부채 증가율도 통합 전 한때 50%가 넘을 정도로 심각했으나 2010년 12.4%, 2011년 7.5%로 확 낮췄다.
 
  외부 회계법인은 2011년 LH공사의 부채가 1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연말결산 결과 98조원에 그치는 등 LH공사의 경영정상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어떻게 수십 퍼센트에 달하던 부채증가율을 한 자리 수로 줄일 수 있었을까?
 
 
  2011년 매출 전년대비 38% 신장
 
   이지송 사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투자 최소화, 회수 극대화’와 ‘선(先)재무 후(後)사업’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판매와 매출을 늘리고 대금회수율을 높여 수익성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또 엄청난 규모의 구조조정과 사업조정도 뒤따랐다.
 
  사실 LH공사의 통합 이후 계속되는 부동산 침체로 공사의 매출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LH공사는 2011년 조직에 판매전담 부문을 신설했고 전 직원이 적극적인 판매에 나섰다. 민간기업에서나 가능했던 직원들의 세일즈맨화를 도입한 것이다. 판매가 늘어난 것은 당연했다. 2011년 토지 14조3000억원, 주택 7조9000억원 등 22조2000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6조원에 비해 38% 늘어난 수치다. 2012년 상반기에는 9조60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표2 참조). 지금의 판매추세로 볼 때 연말 매출액은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공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대금회수 실적도 2011년 18조3000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22% 늘어났다.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2011년 당기순이익은 8054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51.6% 증가했고, 올 상반기 반기순이익도 전년동기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올해는 1조7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공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부채를 악화시키는 사업, 본연의 업무와 관련이 덜한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통합 전 계획된 사업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은 중단 또는 지연시켰다. 2010년 1월부터 중대형 분양주택 건설을 중지했고, 국유재산관리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 이관했다. 통합 이후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중지했다.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된 지구는 전국에 400곳이 넘었다. 사장과 전 직원이 지역주민들과 합의에 나섰고, 이를 통해 총 121조원의 사업비를 축소하거나 이연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방식도 전면 개편했다. 토지사업은 전면매수 일변도에서 벗어나 혼용 방식, 공공-민간 공동사업 방식 등 다양한 사업방식을 도입했고, 주택사업은 사회변화 트렌드에 맞춰 강남지역 1인용 스튜디오주택 도입 등 맞춤형 주택공급 방식으로 바꿨다.
 
 
  통합후 8개 처·실, 22개팀 폐지
 
LH공사 재무구조개선 워크숍에서 이지송 사장이 직접 강의를 하고 있다.
  조직 내 구조조정도 수익신장에 한몫했다고 한다. 공사는 통합 후 8개 처·실과 22개 팀을 폐지하고 1, 2급 직원 중 484명(75%)을 포함해 인력 1035명을 감축했다. 2급 이상 직원은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임금 26억원을 반납했으며, 2011년에는 전직원이 임금을 10%씩 반납하기도 했다.
 
  공사는 단순히 인원만 감축한 것이 아니라, 인사시스템을 완전히 바꿨다. 인사정보를 완전 공개한 것은 물론, 이중삼중의 검증절차를 거쳐 1, 2급 인원 중 3분의 1을 하위 직급자에서 발탁해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또 800여 명의 본사 인원을 지역본부 및 직할사업단으로 분산 배치했다.
 
  비상경영 체제하에서 직원들도 공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구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1인 1자산 판매운동’과 경비 10% 절감 캠페인, 휴일근무 등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
 
  공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청렴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도 했다. 공사 입찰 전과정을 완전히 공개하는 ‘LH 클린 심사제도’를 도입했고, 비리 연루 직원을 봐주지 않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단행했다. LH공사는 ‘2011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19개 공기업과 함께 우수등급을 받아 통합 출범 후 3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LH는 한 단계 더 높은 청렴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를 ‘청렴 안정화의 해’로 선포하고 청렴캠페인 ‘Let′s go Higher’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렴식권제, 매월 청렴주간 운영, 전 임직원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청렴콘텐츠 공모전 개최, 지역사회 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청렴 동아리 활동, 건설 관계자가 참여하는 클린사회 등이 대표적인 운영 프로그램이다.
 
  LH공사는 통합 후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책도 다양하게 내놓았다. 공기업 최초로 만 60세 이상 고령인력 2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 전체에 ‘실버사원 채용’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2급 이상 간부직원들은 임금 반납을 통해 모은 32억원을 서민금융 사업의 재원으로 기부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랑의 보금자리 사업, 대학생 보금자리주택 공급, 장애인 맞춤형 주택 개·보수 사업, 임대단지 공부방 지원사업 등도 LH만의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이다.
 
 
  민간기업의 해외도시개발 지원도
 
  LH공사가 재무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업무를 축소한 채 재무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민주택공급과 토지개발이라는 본연의 업무 외에도 친환경주택 사업과 주택·개발 관련 민간기업의 해외진출 지원 등 거대 공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영역은 오히려 넓혀 나가고 있다.
 
  LH공사는 2018년까지 보급될 보금자리주택 1~5차 지구의 주택 중 일정 비율을 친환경주택으로 건설하는 등 그린홈(저에너지 친환경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금자리주택 1~5차 지구 총 임대주택의 20%, 분양주택의 30%를 친환경주책으로 건설한다. 단열재의 성능을 높이고 복층유리 이중창 적용,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등으로 에너지소비량을 60% 이상 절감하도록 할 예정이다. LH공사는 이미 76개 지구에 태양광 공동주택 4만8000여 세대를 공급했으며, 태양열·지열·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해 용인과 성남 등의 국민임대주택에 적용하고 있다.
 
  LH공사가 최근 시행하고 있는 것은 민간기업이 해외 도시개발사업에 진출할 경우 기술과 경험을 살려 이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LH공사는 지난 7월 국토해양부가 해외도시개발사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 설치한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의 위탁기관으로 선정됐다. LH공사는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해외도시개발과 관련된 종합정보망 및 민관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지원을 원하는 민간기업에 전문인력과 정책·기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사업 서서히 자리잡아
 
  부채증가의 원인 여부로 논란이 돼 왔던 보금자리주택 사업도 최근 입주가 이뤄지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2018년까지로 예정됐던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 가면서 주택시장 안정과 LH공사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현재 5차까지 16만3000호 규모로 지정된 보금자리주택 사업에서 사전예약 8개 지구, 본청약 4개 지구를 분양한 상태다. 또 최근 강남보금자리시범지구 A2블록이 최초로 입주하기도 했다.
 
  LH공사는 출산을 장려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아이좋아’ 단지 만들기를 추진키로 했다. 아이좋아 단지는 보육시설과 놀이시설, 돌봄교실, 교육시설 등을 포함하는 주거단지. 오는 2012년 8월 설계가 시작되는 단지부터 적용, 12월 착공되는 하계동 단지부터 설치돼 향후 전체 LH단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이좋아 단지 내에는 영아보육실과 유아교육실, 키즈카페, 도서실, 방과후 돌봄교실, 방과후 수업교실, 자율학습실 등이 포함된다. 엄마들의 커뮤니티 공간도 확보해 공동체 기능을 더하게 된다. 또 아이좋아 복리시설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외부인의 접근도 차단된다. 특히 임대단지의 경우 저소득층을 위해 급식지원과 돌봄서비스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 “기업마인드가 정상화 비결”
 
LH공사는 완전공개입찰제도를 실시하는 등 청렴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입찰 참가 작품을 둘러보는 심사위원들.
  LH공사의 경영정상화 노력은 전문가들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백상경제연구원은 최근 LH공사 통합 3주년을 맞아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LH의 경영혁신 과정에 대해 “과감한 사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당초 우려를 해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분석 중 공통점은 LH공사가 도입한 기업마인드가 경영정상화의 중요 원인 중 하나라는 것. 박상우 국토해양부 토지주택실장은 “이지송 사장이 사명감과 뚝심으로 큰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LH의 자체 경영개선 노력과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 정부의 공사법 통과 등 다양한 이유로 유동성 위기가 다소 해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내부적으로 무리없는 구조조정을 수행했고 이 사장이 사업조정과 관련해 외부 압력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하는 등 공사 자체적인 노력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김호철 한국지역개발학회장(단국대 부동산학부 교수)은 “LH공사는 우려를 한 몸에 받던 통합 초기에 비해 상당히 재무구조 개선이 됐기 때문에 시장에서 신뢰성을 많이 회복했다”며 “공사가 토지와 주택 판매를 위해 다각적인 역할을 하는 등 기업마인드를 보여주고 있는데, 통합 이후 경영마인드가 개선된 것은 큰 발전”이라고 평했다. 또 이지송 사장에 대해 “민간 최고경영자 경험에서 나온 현장중시 경영이 많은 도움이 됐고, 지역주민과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노력한 점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거액 부채 해결할 근본적 대책 필요
 
이지송 사장은 전국 현장을 돌며 직원들 및 지역주민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부채, 임대주택 증가로 인한 부채 장기화, 거액의 부채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 등은 LH공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이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1~2년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방 토지경기가 생각보다 좋아 LH공사의 실적이 나아지는 데 기여했지만, 토지경기 역시 언제 나빠질지 모르는 일이다. 또 정치권에서 인기영합성 복지정책으로 쉽사리 내놓곤 하는 임대주택 건설은 LH공사에는 엄청난 짐이 된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토지주택실장은 “증가세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공사의 부채 100조원은 절대적으로 큰 규모이며, 현 사업구조로는 조금씩이라도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순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임대주택 건설은 부채생성의 큰 원인으로, 30년간 부채로 잡히는 만큼 호당 1억씩만 잡아도 100만호면 100조원이 된다”며 “물론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도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계속 짓게 되면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정치권 등 정책 입안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의 의미는 퇴색되고 살아남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통합했으면 비전을 뚜렷이 제시해야 하는데 당장 부도날 판이니 사업 줄이기에만 나서는 등 거대 조직이 살아남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는 다소 개선됐지만 서비스나 질 좋은 서민주택 공급 면에서 개선된 점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본연의 업무에도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LH공사는 자산 147조원으로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국내 공기업 중 자산 규모 1위이며 서민의 주거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기관이다. 근본적으로 부채를 안고 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발생하는 이자 등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LH공사는 통합 후 3년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만은 인정해야 한다. 이제 이런 추세를 가속화하고 부채의 절대액수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인터뷰] LH공사 李之松 사장
 
  “사업재조정 위해 414개 사업지구 빠짐없이 방문해 주민 동의 얻어내”
 
   토목공학을 전공한 이 사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2003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건설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경복대 총장으로 근무하다 2009년 10월 20대1의 경쟁을 뚫고 통합 LH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건설업계에서 불도저식 경영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공사 사장이 되자 업계에서는 ‘뭔가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기업 출신으로 공기업에 온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민간기업과 공기업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지요. 공기업은 공공성이 우선이라는 제약도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사업성이나 수요에 입각한 경영마인드가 부족해 경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공기업에 취임하고 나서 실감했습니다.”
 
  ―통합 1년 후인 2009년 말 당시 하루 이자 100억원, 금융부채가 연 20조원 이상에 달하는 등 재무위기가 극에 달했습니다.
 
  “변화와 개혁 없이는 이런 실정을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이름만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바꾸자는 심정으로 시작했어요. 비상경영 선포와 인사조직 쇄신, 사업조정 등 지난 3년은 하루하루가 도전과 변화의 연속이었고 숨가쁜 시간들이었습니다.”
 
  ―사업조정과 내부 쇄신만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빚을 줄일 수 있습니까.
 
  “2009년 출범 당시 부채가 75조원이었는데, 이는 분양 등 사업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부채를 포함한 것입니다. 2009년에 토공과 주공이 합병을 하고 그에 따른 물리적·화학적 화합이 이뤄지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부채 규모가 100조원에 가까워지기도 했는데, 3년이 지나니 이제 통합으로 인한 문제점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또 국회에서 공사법을 개정해 주고 정부도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며, 노조와 임직원이 몸과 마음을 바쳐 동참해 변화와 개혁을 이뤄냈다고 봅니다. 이전처럼 급속히 부채가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기존 사업을 백지화하는 등 사업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통합 전 계획한 모든 사업을 추진할 경우 매년 45조~50조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상황이었어요. 이대로 가면 기업의 존립기반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사업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당시엔 모두들 어렵다고 했고 갈등만 늘어날 것이라며 말리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LH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총 414개의 전 사업지구를 빠짐없이 방문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들어 가면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주민들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사업조정에 반대하는 민원인들이 공사 본사 앞에 텐트를 치고 시위에 나섰는데,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텐트에서 같이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사업조정에 사실상 ‘걸림돌’이 되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닌 것은 물론이고요. 모두들 이해해 주고 동의해 줬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임대주택사업은 근본적 대책 필요
 
  ―재무개선에만 집중하다 보니 서민주택공급 등 공사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통합 이후 다세대 임대주택과 대학생 전세임대 등 서민주택 4만7000호를 공급한 상태입니다. 또 사업조정을 하고도 서민주택 55만 가구를 건설할 택지가 남아 있고, 매년 6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토지가 확보돼 있습니다. 서민주택공급 기능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또 도시재생 사업을 미래사업으로 선정해 ‘LH형 도시재생 모델’을 정비하는 등 본연의 업무와 관련된 신규사업도 준비중입니다.”
 
  ―앞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어떤 추가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저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①화학적 통합-②유동성 개선-③경영정상화 방안 마련-④정부지원 도출-⑤임대주택 부채해결-⑥선순환 사업구조 정립이라는 6단계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4단계까지 왔고 나머지 2단계가 남아 있지요. 앞으로 제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일은 임대주택 부채해결과 선순환 사업구조 정립입니다. 특히 지으면 지을수록 고스란히 빚이 늘어나는 임대주택 사업은 근본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LH가 아무리 경영을 잘해도 해결이 되지 않아요. 서민주거복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임대주택의 구조적인 적자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와 협의 중입니다.”
 
 
  힘든 직원들 위한 부모 노릇 하고파
 
LH공사는 2014년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LH공사 신사옥 조감도.
  이지송 사장은 힘든 형편을 이겨내고 경영정상화의 길을 닦은 직원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급여를 10% 자진 반납하고 주말·휴일근무를 밥 먹듯이 한 것은 물론이고, 땅 한 필지와 집 한 채를 팔기 위해 길거리로 나서 엄청나게 고생을 했어요. 이런 직원들 덕분에 3년 만에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봅니다.” 이 사장은 최근 회사내에서 야근과 휴일근무를 하다 얼굴이 상한 여직원을 위해 “일하다 생긴 것이니 피부관리를 받으라”며 금일봉을 전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기도 했다.
 
  또 통합 이후 처음 채용된 LH 1기 신입사원이 지난 8월 수습을 마치고 사령장을 받은 날에는 신입사원들에게 일일이 근무복을 입혀 줬다.
 
  “경영정상화의 결실로 통합 후 올해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뽑을 수 있었어요. 아이가 갓 태어나면 엄마가 처음 배냇저고리를 입혀 주는 마음으로 근무복을 입혀 주면서 LH공사가 국민의 행복을 위한 봉사자라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사장에게서는 국내 최대 공기업의 수장이라는 위엄보다는 푸근한 아버지의 모습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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