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을 중시하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아야
金侖世
1955년생.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現 한국고전번역원) 졸업 / (주)인산가 회장, 《인산의학》 발행인, 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월간조선》 명예기자 / 저서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노자 건강학 도덕경-자연치유에 몸을 맡겨라》 《내 안의 자연이 나를 살린다》 등
金侖世
1955년생.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現 한국고전번역원) 졸업 / (주)인산가 회장, 《인산의학》 발행인, 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월간조선》 명예기자 / 저서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노자 건강학 도덕경-자연치유에 몸을 맡겨라》 《내 안의 자연이 나를 살린다》 등
“아버지! 제가 어디에 가서 어느 스승을 만나 어떻게 수행해야 도를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아버지는 나를 보며 빙그레 웃으시더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복잡한 이야기 그만하고 하던 공부나 하려무나”라고 하다가 문득 정색을 하시며 “정히 도를 깨닫고 싶다면 먼저 유가(儒家)의 사서삼경(四書三經) 원전을 모두 읽은 뒤에 이어서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불가(佛家)의 《금강경(金剛經)》을 차례로 공부하는 것이 도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사서를 읽고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 삼경을 원전(原典)으로 공부하는 데 걸린 시간이 만 10년, 그 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동양 고전 번역에 관한 공부를 5년 더한 뒤, 그렇게 읽고 싶었던,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간행된 《노자 본의(本義)》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5000여 자로 구성된 《도덕경》 원문은 난해한 글자들이 별로 없는 데다 시적(詩的)인 표현으로 일관하는 아름다운 문장이어서 가독성이 높아 읽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처음 읽을 때 거의 모든 문장을 다 이해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쉽게 여겼으나 이후 읽고 또 읽으면서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마저 터득하겠다는 일념으로 계속 공부하였으나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노자의 가르침이 명료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구도(求道)의 마음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10년을 더 읽으니 그제야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고 다시 10년을 더 읽으니 마침내 노자 가르침의 참뜻을 깨닫게 되었으며 《도덕경》을 만난 지 40년 만에 노자의 말씀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좀 더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덕경》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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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侖世 |
당시 주나라의 장서(藏書) 관리 책임자였던 노자 이담(李聃)은, 인류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가고 사회를 극단적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정치적 아귀다툼의 현장을 더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세속을 떠나 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못할 깊은 산속의 또 다른 마을 ‘무하향(無何鄕)’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노자는 푸른 소를 타고 먼 길을 여행하여 비로소 서쪽 험지로 가는 최대의 관문 함곡관(函谷關)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때 관문 수비대장 윤희(尹喜)의 정중한 영접을 받게 된다. 윤희는 동쪽으로부터 보랏빛 구름이 서서히 서쪽으로 이동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특별한 인물이 오고 있음을 직감해 그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푸른 소를 타고 오는 노자와의 기이한 만남이 이뤄지자, 윤희는 기쁜 마음으로 영접해 각별한 예우를 하면서 한편으로 후대에 영원히 전해줄 소중한 가르침, 그중에서도 특히 인류가 마땅히 가야 할 대경대법(大經大法)으로서의 도(道)를 제시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노자는 무(無)의 세계로부터 비롯되어 유(有)의 세계로 펼쳐지는 무위자연의 현묘한 도리에 대해 역사상 처음으로 장광설(長廣舌)을 토해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도덕경》 탄생의 배경이다.
無爲自然
노자 사상의 핵심 가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연(自然)이고 그 가치를 삶 속에서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무위(無爲)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무위자연’이란 ‘인위(人爲)·인공(人工)·조작(操作)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 보존하고 물 흐르듯 순리적으로, 어떠한 꾸밈이나 가식(假飾) 없는 소박(素朴)한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는 노자 철학의 대표적 개념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근본을 중시하고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숭본식말(崇本息末)의 근본주의적 가르침을 통해 보다 더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사상이나 철학에 견주어도 단연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치안의 미흡으로 도둑이 늘어났을 때, 이를 걱정하는 대부분 위정자는 법령을 더욱 가혹하게 하고 경찰력을 증강해 물샐틈없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해 실제로 그런 노력을 기울인다.
정말 눈 밝은 이라면 이런 방식의 노력으로는 분명 머지않아 한계에 부닥치리라는 것을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도덕 윤리의식의 마비’라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조치이기 때문에 그것을 근본적으로, 영속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 처방이 못 된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열 명의 경찰을 두어도 도둑 한 사람 붙잡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나온 말이고 또한 고금동서를 통해 사실로 증명되고 있기도 하다. 무도(無道)를 다스리는 것은 법치(法治)보다 도리(道理)와 덕치(德治)가 문제의 근본해결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으리라.
노자의 더없이 깊은 통찰력으로 가득한 《도덕경》은 역사상 수많은 정치인, 학자, 구도자들에게 불멸의 빛으로 작용해 그들 자신의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장수 인생, 장수 기업의 비결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의 의미와 가치를 접하고 이해한 이후 불교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며 아버지 인산으로부터 ‘참의료 묘방(妙方)과 신약(神藥)’을 구술(口述)받아 글로 기록해 1986년에 《신약(神藥)》이라는 책으로 간행할 때 《도덕경》은 내게 통찰력을 제공하였으며 훌륭한 글쓰기의 길잡이가 되었다.
이듬해 《신약》에서 제시한 죽염을 산업화한 이후 죽염 제조 기업을 설립해 38년 동안 성장·발전시켜 온 중요 신념과 철학은 《도덕경》에 담긴 노자의 ‘무위자연’ 사상이다. 2019년에는 《도덕경》을 40년 공부한 뒤 4년에 걸쳐 번역해 마침내 《노자 건강학 도덕경–자연치유에 몸을 맡겨라》라는 제목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나는, 노자 《도덕경》의 가르침에 따라 무리(無理)하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삶을 영위하고 기업을 경영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것이 최고의 장수(長壽) 비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