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세상의 모든 경제 (윤석범 지음 | 학민사 펴냄)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패션 감각이 엉망이었던 이유는?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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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책은 대개 딱딱하고 재미없다. 온갖 경제 현상을 수학으로 풀어내는데, 수학에 약한 사람은 그 때문에라도 경제학을 멀리하게 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원시 공산사회로부터 21세기 AI 세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세상만사 생활상’을 경제이론으로 쉽게 풀어낸다. 예컨대 얼마 전 시민 봉기로 부패한 정권이 무너진 네팔의 ‘구르카 용병’과 중세 스위스 용병을 예로 들어 ‘가진 것 없는 나라’가 어떤 식으로 ‘본원적 자본 축적’을 하는지를 설명한다. 1960년대 베트남 파병이나 파독(派獨) 광부·간호사도 마찬가지다.
 
  네팔은 정부 개입의 실패를 보여 주는 사례로도 등장한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이 나라에서 미국계 쉐라톤 호텔이 장사가 잘되자, 이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사회주의자들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미국 자본을 몰아내고 경영에 개입하다가 결국 실패했다는 것이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제복 비슷하게 생긴 멋없는 옷을 곧잘 입고 다녔다. 그녀의 패션 감각이 엉망인 이유에 대해, ‘노르마(생산목표)’ 달성에 급급해서 상품의 다양성을 도외시했던 동독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저자의 개인적 체험도 등장한다. 프랑스의 노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실 때 저자가 두 번째 잔을 주문하자 첫 번째 잔보다 값이 쌌다. 그 이유를 물어보자 종업원은 “두 번째 잔은 씻을 필요 없이 마시던 잔에 그냥 따라서 주기 때문에 그만큼 노동력이 덜 들어서 값이 싼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노동가치설과 한계효용 이론의 균형’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보여 주는 사례로 든다.
 

  저자는 “경제학은 ‘먹고사는 이야기’인 만큼 가장 세속적인 학문”이라면서 “초심자들이 경제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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