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자를 따라가다가 ‘너 자신을 알라’는 말 때문에 돌아설 때면 시원한 느낌 들어
⊙ 사람들은 매일 수많은 생명을 잡아먹고 살면서 입으론 생명 존중 외치는 위선자가 돼
⊙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 튼튼한 좋은 지게 하나 만들어주세요
⊙ 내가 뭐 푼수인가요? 푼수는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데, 나 자신을 너무나 잘 알아
⊙ 신들의 나라에서 내란죄 같은 것 때문에 탄핵되어 쫓겨나는 수도 있습니까
⊙ 사람들은 매일 수많은 생명을 잡아먹고 살면서 입으론 생명 존중 외치는 위선자가 돼
⊙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 튼튼한 좋은 지게 하나 만들어주세요
⊙ 내가 뭐 푼수인가요? 푼수는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데, 나 자신을 너무나 잘 알아
⊙ 신들의 나라에서 내란죄 같은 것 때문에 탄핵되어 쫓겨나는 수도 있습니까

- 송영도 선생. 세탁 노동자로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스스로 ‘하층’ 노동자라고 밝힌 그는 200자 원고지에다 파란색 사인펜으로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서 글을 썼다. 이래서인지 정치가나 교수, 학자가 쓴 세련된 문장보다 송 선생의 글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기도문의 형식으로 ‘푼수’의 입을 빌려 진솔한 언어로 세상을 비틀고 풍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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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도 선생이 보내온 〈푼수의 기도〉 원고. |
이번에 보내온 〈푼수의 기도〉도 2년 전과 다르지 않다. 거칠고 솔직한 1인칭 구술체로 다소 부적절하거나 당혹스러운 표현도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독자들에게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한 글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글에서는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도 느껴진다. 그는 지금도 하루 12시간 노동에 매달리며, ‘죄지을 겨를조차 없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솔로몬처럼 지혜롭고 재주 있는 이들마저 감옥에 갔던’ 현실을 마주하며, 비로소 뒤늦게 ‘신(神)의 섭리’를 깨닫는다.
기도는 神에 대한 관계의 표현
송 선생은 하나님을 2인칭으로 호명하며 신을 향해 따지듯 풍자, 아이러니를 쏟아내지만 신에 대한 부재(不在)의 논증이 아니라 관계(關係)의 표현에 가깝다. 겉으론 원망과 불만을 이야기하지만 명시적 믿음의 진술로 ‘푼수의 기도’를 문장으로 완성한다.
신을 향해 농담을 던지고 시험하고 따지면서도 끝내 대화와 고백을 멈추지 않으려는 바탕에는, 송 선생 자신에 대한 연민과 세상에 대한 신뢰, 신에 대한 굳건한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은 행성 지구에서 보잘것없이 살기
송 선생은 매달 고향에 내려간 효행, 혼인 실패의 서사를 솔직하게 담았다.
못생겨 결혼을 못 해 푼수가 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기가 죽어 용기가 없는 이유가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말 때문이란다. 언젠가 정성을 들여가며 한 여자를 따라간 적이 있었지만, 그러다가 ‘너 자신을 알라’는 말 때문에 돌아섰는데, 그때 속박에서 풀려난 듯 시원한 느낌이 들었단다. 그 말 속에는 외모 콤플렉스와 자기부정, 사회적 모멸을 담은 듯 보이지만, 자신을 빗대어 외모만을 강조하는 사회의 허상을 꼬집는다.
또한 부자·천국에 관한 의문(낙타와 바늘귀)을 유머러스하게 뒤틀어 일자리·양식의 원천을 묻고, 천국과 지옥의 간판 바꿔치기 같은 통렬하고 허를 찌르는 농담으로 도덕의 상대성을 비튼다. 푼수를 자처하며, 그 명찰이 주는 ‘가산점(관용)’으로 《월간조선》 편집진이 글을 실어주리라 믿는 순수함과 재치에는 탄복하게 된다.
어떤 현학적인 글보다도, 때로는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신성한 노동을 통해 몸과 내면을 단련하며 삶을 바라보는 그의 글을 읽으며, 외모나 피상적인 조건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짓궂은 동료들이 결혼 안 한 그에게 “여자가 그리울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지만 그럴 때면 “우리가 사는 50억 년 후의 지구” 걱정을 대신한다. 옛 어른들은 “눈을 뜨면 내가 우주 안에 있고 눈을 감으면 우주가 내 안에 있다”고 했는데 송 선생이 생각하기에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이 무한하고 광대한 우주가 인간의 머릿속에, 상상력 속에 들어올 수가 없다. 이런 우주를 생각하면 우리가 지구라는 너무 작은 행성에서 살아가는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글쓴이의 생각을 여과 없이 전달하기 위해, 편집자는 맞춤법과 구두점 등 세부 사항만 최소한으로 손보고 본문은 훼손하지 않은 채 그대로 실었다. 또한 독자 편의상 문단마다 소제목을 달아 두었다.
송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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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도 선생의 부모님. 독실한 기독교 신자셨다고 한다. 송씨는 1980년대 중반부터 20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매달 찾아뵈었다고 한다. |
이렇게 안녕하시냐고 문안 인사부터 올렸지만 솔직히 안녕 못 하시죠?
아직도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그것보다는 요즘 큰 걱정거리가 생겼지요. 미국이 중국에게 지구 패권을 빼앗길까 걱정하듯이 하나님도 우주 패권을 인간들에게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 많이 하시죠. 에이, 하나님 또 그건 쓸데없는 걱정입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의 입을 통해 말씀하셨지요. ‘검(劍)으로 일어난 자는 검으로 망한다고요.’ 이것이 진짜 진리의 말씀입니다. 검으로 일어난 자, 검으로 망하듯 과학 기술로 일어난 인간들 과학 기술 때문에 반드시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들은 편리한 과학 기술 때문에 지금은 팔다리를 움직여 노동할 필요도 없고, 머리를 써서 계산할 필요도 없고 기억할 필요도 없으며 생각할 필요도 없어져 인간들은 모두 바보가 되어가고 있어 인간들은 우주 패권은 고사하고 지구 패권도 다른 동물들한테 빼앗기게 될 거예요.
벌써 내비게이션이라는 기계가 없으면 자기 집도 못 찾아가는 인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데 말이에요. 그러나 인간들의 과학 기술, 참으로 대단합니다. 벌써 시간과 공간을 늘렸다 줄였다 하는 기계도 만들어내고, 위조지폐를 구별해 내듯이 의인(義人)과 죄인(罪人)을 구별해 내는 기계도 만들어내고, 50억 년 후 하늘의 태양이 사라질 것에 대비해 인공 태양도 실험하고 만들고 있어요. 무엇보다 그들은 지금이 제2의 창세기라 하면서 창세기 때 하나님이 못 하시던 일을 막 해내고 있어요. 뿌리에는 감자나 고구마 같은 것이 달리고 줄기에는 수박이나 호박 같은 것이 달리는 식물을 만들어냅니다. 물 없는 사막에 심어 놓으면 물을 막 만들어내어 다른 식물들이 살게 해주어 사막을 초원으로 만드는 일까지 계획하고 설계하고 있어요. 이제 조금 있으면 걸어 다니는 나무도 만들어내고 불에 타지 않는 나무도 만들어내어 산불이 나도 걱정 안 하게 할 거예요.
또 모든 동식물과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만능 통역기도 만들어내고 천국에 가 있는 사람들과도 통화할 수 있는 우주폰, 코스모스폰 같은 휴대폰도 만들어낼 거예요. 더 나아가 양자컴퓨터, 바이오컴퓨터를 결합해서 하나님보다 더 뛰어난 인공 생명체도 만들어낼지도 몰라요.
어떤 오만방자한 과학자는 “하나님에게도 불가능한 것이 있지만 인간의 과학 기술에는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어요.
더욱 놀랍고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생명을 만들 때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생명 에너지로 활동하고 살아가게끔 했지만, 인간들이 만들어낸 생물들은 모두 태양광 발전으로 얻어진 전기 에너지로 살아가게 했다는 데 있습니다.
광합성 에너지로 살아가게 만들어진 생물들은 서로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들을 죽이고 잡아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지만, 전기 에너지로 살아가게 되는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 생명들은 그럴 필요 없이, 배가 고파 힘이 없어지면 사람들이 식사를 하듯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만 얼마 동안 쬐고 있으면 배가 불러오고 힘이 솟아나는 그런 식물, 동물이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사자는 얼룩말이나 사슴을 안 잡아먹어도 되고, 사슴도 풀을 뜯어 먹지 않아도 되고, 다른 식물들을 해칠 필요도 없어 모든 생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짜로 지상 낙원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다며 생물들은 다른 생물들을 잡아먹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만들어놓았어요. 우리가 모여 앉아 즐겁게 식사하는 그 시간은 따지고 보면 대학살의 시간이지요. 음식 재료가 되는 식물, 동물들 모두가 생물이고 생명이잖아요. 그래서 나는 식사할 때는 항상 눈물을 흘리면서 식사해요.
하나님이 청문회에 가게 되면
이런 참혹한 세상을 만들어놓고 사람들로부터 ‘선하신 하나님’ ‘사랑의 하나님’ ‘자비로우신 하나님’이란 말을 들으면 많이 부끄럽지 않으세요? 거기다가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하면서 찬양까지 하게 만드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까?
또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 수많은 생명을 잡아먹고 살면서도 입으론 생명 존중, 생명 사랑 하면서 크게 외치는 위선자가 되고 말았어요. 왜 그렇게 하셨는지 대단히 궁금해요. 악마로부터 뇌물 받아서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아무튼 하나님은 그것 때문에 머지않아 우주 청문회에 불려 가게 될 것입니다.
청문회에 가게 되면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설명을 잘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감옥 가게 되어요. 인간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체포해서 감옥으로 보내는 날을 최고의 인간 승리의 날이라 하면서 그렇게 하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어요. 그러니 매우 조심하셔야 해요.
하나님 우리 아버지 천국에 오셨습니까? 우리 아버지는 꼭 천국에 가셔야 할 분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잖아요.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의 주인이 된다고요. 우리 아버지 매우 마음이 가난한 분입니다. 아버지는 늘 내가 못나서 자식들을 잘 먹이지도 못하고 학교에도 못 보냈는데, 내가 어찌 자식들이 효도하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 효도할 생각도 하지 말라 하시며 자식들이 해드리는 것을 매우 불편해하시며 받지 않으셨어요. 맛있는 음식을 사드려도 드시지 않고 손자들한테 다 줘버렸어요. 서울에 다니러 오셨어도 서울 구경도 하시면서 며칠 편히 쉬시다 가시라 해도 밭에서 곡식들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면서 빨리 가셨어요. 아버지는 자식들보다 밭에서 자라는 곡식들을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자식들은 이런저런 문제로 아버지께 걱정을 안겨드릴 때가 많았지만, 밭의 곡식들은 씨를 뿌려주고 김만 몇 번 해주면 매주면 비를 맞고 무럭무럭 자라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니까 말이에요. 아버지는 비 오는 날에도 밭에 가셨어요. 밭에 가서 비를 맞으며 즐거워하는 곡식들과 함께 같이 기뻐하고 같이 감사하는 것 같았어요. 아버지는 농부라서 어쩔 수 없이 지게를 많이 지셨어요. 현대의 보통 사람들은 맨몸으로도 힘들어할 10~20km 거리를 지게에 무거운 짐을 지고도 잘 가셨어요. 아버지 어깨에는 늘 지게가 붙어 있다시피 했어요. 아버지는 어깨에 지게가 붙어 있지 않으면 허전해서 못 견디시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지게가 별 필요 없는데도 지게를 지고 다니실 때가 많았어요. 심지어는 서울에 오실 때도 지게를 지고 오시려고 했어요. 하나님, 우리 아버지에게 튼튼한 좋은 지게 하나 만들어주세요.
그러면 아버지는 좋아라 하시며 천국에서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혼자 도맡아 독점하려고 할 거예요. 하나님은 또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셨다는데 정말입니까?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것인데, 결국 부자들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씀이네요. 세상의 일자리는 모두 부자들이 만드는 것인데, 부자가 없는 천국에는 일자리도 하나도 없겠네요. 그럼 나는 천국에 못 갑니다. 천국 사람들은 일용할 양식을 어떻게 구하는지 대단히 궁금하네요. 지옥엔 부자도 많고 일자리도 많아서 일용할 양식이 풍족하게 넘쳐날 것 같은데, 지옥과 전쟁해서 빼앗아 옵니까? 지옥과 전쟁하면 이길 수 있습니까? 절대 못 이깁니다. 전쟁 잘했던 역사상 유명한 장군들, 사람 많이 죽인 죄로 모두 지옥에 가 있을 텐데 아니면 재판해서 뺏어 옵니까? 재판해도 절대로 못 이깁니다.
음란지심이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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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찰청 건물. 법원과 검찰청에는 화려한 말솜씨로 큰 죄를 짓고 잡혀온 범인들로 가득하다. 그들 중엔 ‘법 기술자’들도 많다. 사진=조선DB |
에이, 하나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도 사기꾼이 되어 지옥에 가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큰소리로 말하던 우리나라 어느 대통령처럼 하나님 못해 먹겠다고 하시면 안 됩니다.
예쁜 여자들은 부자들을 좋아하는데, 예쁜 여자들도 부자들을 따라 모두 지옥으로 가버렸겠지요. 일자리 많고 예쁜 여자들 많은 세상이 제일 좋은 세상입니다. 내가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는 것은 결코 음란지심 때문이 아닙니다. 꽃이 아름답다, 꽃을 좋아한다 하면서 꽃을 찾아 산과 들로 나가는 사람들 음란지심 때문이 아니듯, 내가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이들과 같은 마음이지요. 예쁜 여자들은 산과 들의 꽃들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 거리의 꽃들입니다. 산과 들의 꽃들은 말을 못 하지만 도시 거리의 꽃들은 활짝 웃으며 얘기도 잘하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도 잘 불러요. 노래는 문화와 예술의 기본입니다. 나는 오래전부터 얼굴도 못생기고 체격도 왜소하고 다른 재주나 능력도 없어 여자들에 대한 남자로서의 경쟁력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서 여자들의 그런 야한 사랑 같은 것은 기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여 그런 사랑은 절대 기대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약간 있지만 절대 기대하지 않습니다.
내가 뭐 푼수인가요? 푼수는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나는 나 자신을 너무나 잘 아는데 푼수가 될 수 없지요. 그런데 왜 스스로 푼수라고 하느냐고요. 하나님도 참! 그것은 푼수로서의 가산점을 받기 위해서 그런 거죠. 사람들은 그래요. 푼수가 어떤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푼수니까 우리가 좀 봐줘야지 어떻게 하나 하면서 많이 이해하고 봐줘요. 그것이 푼수의 가산점이지요. 여자들 중에는 푼수를 보면 저런 가엾은 남자, 내가 사랑해 주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 주나 하면서 사랑해 주려는 여자도 있어요. 그런 여자를 만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같은 가산점이 되는 거죠. 나는 이거를 쓰면서 이미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잡지사 편집인 선생님께서 내 글을 받고 ‘과연 이런 글을 우리 잡지에 실어도 될까 독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고 우리 잡지의 권위가 실추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많이 고심하다가 ‘푼수가 쓴 글이니까 독자들이 많이 이해하고 봐주겠지’ 하고 실어주리라 믿어요. 이런 가산점이 없었다면 하나님께 드리는 이 기도문은 없었습니다.
꽃을 찾아 산으로 들로 나가는 사람들, “꽃이 아름답다. 꽃을 사랑한다” 하면서도 꽃에 물 한 번 안 주는 나쁜 사람들이지만, 나는 꽃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예쁜 여자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초콜릿도 주고, 사과 같은 과일도 주고, 2000원짜리 예쁜 올림픽 주화도 줘요. 이런 작은 선물도 고맙다고 겸손한 자세로 받으면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 그다음엔 더 좋은 것, 그다음엔 더더 좋은 것을 주게 되어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5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도 주게 되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어 거기에다 5만원짜리 은행 상품권도 더 넣어주게 되어요.
하나님! 저들을 벌하지 마시고 용서해 주소서
나는 하나님 말씀 중에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라”, 이 말씀을 제일 좋아해요. 이 말씀은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하는 말이고 또 반드시 해야 될 말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런 말을 떳떳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랑 실천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명을 받고 이 땅에 오신 것은 사람들에게 사랑이 곧 세상을 구원하는 구세주 메시아라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 오신 것이지요. 그래서 나도 하나님의 사랑을 잘 전파하고 실천하는 사랑의 전도사, 사랑의 복음사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내가 사랑의 전도사가 되어 사랑 전파를 잘하면 나도 세상을 구원하는 구세주 메시아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는 주위 예쁜 여자들에게 다가가 “사랑 실천을 통해서만이 하나님을 볼 수 있고 하나님의 나라에 갈 수 있다. 지금은 일용할 양식이 충분한 때인 만큼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해선 안 된다. 지금은 사랑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된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너에게 바위와 같은 믿음이 있고 산을 옮길 만한 능력이 있다 한들 사랑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셨다”며 크게 말합니다.
또 “하나님은 가장 낮고 약하고 천한 사람을 대접하고 사랑하는 것이 나를 대접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따라서 나같이 못나고 천해서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고 싫어하는 사람을 아끼고 사랑해 주면서 로또 복권이라도 한번 사 봐 단번에 될 거야 안 될 리가 없지 하나님이 도와주실 건데, 하나님이 복을 안겨주시면 내가 작은 복이라도 준다”고 하면서까지 간곡하게 간절하게 설명하고 설득을 해도 그들은 싸늘하게 외면을 하고 돌아서서 가버려요. 그러고는 초콜릿도 하나 안 사주는 나쁜 남자에게 다가가서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살랑 살랑 살랑 흔들고 눈을 깜빡 깜빡 깜빡 하면서 사랑의 파란 신호를 마구 보내요.
나는 그것을 보고 너무나 가슴 아프고 속상했어요. 그러나 하나님! 저들을 벌하지 마시고 용서해 주소서. 저들도 어쩔 수 없는 하나님의 자녀들 아닙니까? 사랑은 하나 되고자 하는 마음,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지요.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하나 되기 위해 함께하기 위해 가까이 가면 그들은 ‘가까이 오지 마’ 하고 싫어하면서 쫓아요.
그럴 땐 너무 안타깝고 슬퍼요. 그런데 왜 여자들만 사랑하려고 하느냐고요.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고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의 법칙 아닙니까? 하나님 지구의 서쪽 끝 영국이라는 나라에 리처드 도킨스라는 과학자가 있던데 그분은 늘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없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비난 많이 하던데 최후 심판의 날에 그분을 벌주실 겁니까? 아니면 상을 주실 겁니까? 나는 상을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는 그를 모르는데 그는 나를 잘 알고 지켜보고 감시하고 있다’, 이런 존재지요. 하나님이 바로 그런 존재지요. 이런 하나님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버리면 사람들은 더 이상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배도 찬양도 안 하게 되죠. 그래서 도킨스는 “신은 없다.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하나님을 숨겨주면서 지켜주는 하나님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상을 줘야 마땅하지요. 하나님의 자녀들인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을 닮아 숨어서 지켜보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감시 카메라, 몰래 카메라를 만들어 설치하는 기술이 아주 뛰어납니다. 아마 지금쯤은 하나님의 집 앞에도 몰래 여러 개를 설치해 놓았을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조심하세요. 큰일 납니다. 다른 여신들과 바람피우는 것은 별 문제없겠지만 부동산 투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남의 희망을 뺏어버리는 것입니다.
푼수로 살아가게 하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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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과 지옥을 한 화면에 그린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이탈리아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소장돼 있다. |
나는 어릴 때부터 머리가 나빠서인지 말도 빨리 못 배우고 어벙해서 어머니가 매우 걱정하셨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겨울이고 여름이고 새벽마다 언덕 위에 있는 교회에 올라가서 나를 걱정하며 하나님께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그것도 모자라 저녁에 형제들을 모아놓고 저녁 예배를 드릴 때도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어머니의 그토록 간절한 기도를 묵살해 버리고 나를 평생토록 멍청한 푼수로 살아가게 내버려 두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나는 하나님이 너무 원망스러워 다른 형제들은 모두 교회에 다녔지만 나는 교회에도 나가지 않고 하나님을 멀리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내가 그렇게 부러워하던 솔로몬처럼 지혜롭고 재주 있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모두 감옥에 가는 것이었어요. 감옥으로 안 간 사람들도 보니까 모두 지옥 가기 딱 좋게 살고 있었어요.
그것들을 보고 그때야 ‘아하, 그렇구나! 그래서 하나님이 내게 솔로몬 같은 지혜나 능력 같은 것을 안 주셨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어요. 나를 감옥에 안 보내고, 지옥에도 안 가게 해서 천국으로 데려가시려고 그러셨구나, 하고 생각하고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생겼어요. 하나님 참으로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내가 어리석어 그동안 하나님을 멀리하고 교회에도 안 다녔지만 하나님은 자비로우신 분이라 세상 사람들보다 더 많은 가산점을 주어 나를 천국으로 보내주실 것이다 확신하고 굳게 믿습니다.
소크라테스 때문에 장가 못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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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 소크라테스. |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나보고 효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또 동네 어른들 중에는 “자네 부모님을 자주 찾아오는 것도 효도하는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자네 장가가는 것이 더 효도하는 것일세” 하며 듣기 싫은 말씀도 하는 분이 있었어요. 이 말은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 장가도 못 가느냐고 하는 비난 같잖아요. 우리 어머니는 그때 마흔이 다 되도록 장가도 못 간 내가 매우 안쓰러우셨던지, 내가 갈 때마다 가끔 “서울에는 ‘차~만’(참한) 여자도 참 많던데 그중에서 니 좋아하는 여자는 하나도 없나” 하고 물어보곤 하셨죠. 그러면 옆에 계시던 아버지가 “물어볼 것도 없어. 택도 없다. 도시 여자들 눈이 얼마나 높은데…” 하시고는 나를 힐끔 쳐다보시고는 내게 미안하셨던지 밖으로 휭 하고 나가버리고 하셨지요. 우리 아버지 그때까지 서울에는 한 번밖에 다녀간 적이 없으신데도 도시 여자들 마음은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았어요. 서울의 ‘차~만’(참한) 여자들 보기와는 달리 매우 나쁜 여자들 같았어요.
키 크고 잘생기고 능력 있는 좋은 남자들에게는 상냥하고 친절하기가 그지없지만 나같이 못난 남자에게는 쌀쌀하기가 짝이 없어요. 내가 어머니 말씀대로 그런 ‘차~만’ 여자들 중에서 혹시 나를 좋아하는 여자가 없을까 하고 물어보려고 가까이 다가가면 그 여자는 정색을 하고 내가 당신 같은 사람들이 함부로 넘봐도 되는 그런 사람으로밖에 안 보이느냐고 하며 막 화를 냈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 내가 남의 집 귀한 물건을 탐하고 넘보는 도둑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섬찟하기도 했지만 집에서 걱정하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다시 없는 용기를 내어 그런 여자들에게 다가가려 하면 이번에는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가로막고 그 억센 손으로 내 팔을 비틀어 잡았지요. 그러곤 이런 말을 했어요.
1968년 4월 9일 화요일
“야, 이 사람아! 내가 뭐랬나? 내가 그토록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건만 내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것은 너 자신이 너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는 것을 알라, 이 말이야. 야 이 사람아 생각 좀 해봐. 자네가 잘난 데가 어딨어? 얼 굴이 잘생겼어, 키가 커. 학벌이 있어, 돈이 많아? 내세울 것도 하나 없잖아? 그런데 어떤 바보 같은 여자가 자네 같은 사람에게 관심 갖고 좋아하겠나? 빨리 꿈 깨고 정신 차려! 깨몽!” 참 속상하고 화도 났지만 생각해 보면 너무 옳은 말씀이라 나는 포기하고 돌아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매번 이렇게 소크라테스 선생님은 내가 여자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면 찾아와서 막 막아버렸어요. 적어도 소크라테스 선생님만 아니었어도 힘들게나마 장가는 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또 머리가 나쁜 데다 설상가상으로 어릴 때부터 얼굴이 못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어머니부터 형제들 중에서 제일 밉상이라고 하셨고, 산 너머 동네에서 놀러 온 사촌 이모도 야 “너는 커서 장가갈 때 맞선 보면 안 되겠다”는 말을 했어요. 중학교 다닐 때 사회 선생님도 어떤 과제물을 준비해 오라 했는데 그것을 준비 안 해 왔다고 서너 명의 급우와 함께 교단 앞으로 부르곤 나를 가리키며 “이 녀석 얼굴도 밉상으로 생겨가지고…” 하시면서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말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서울에 도착한 첫날, 이런 말을 들었을 땐 큰 충격으로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한 날짜와 요일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1968년 4월 9일 화요일 고향 의성에서 밤 열차를 타고 새벽에 청량리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때 서울에 먼저 와서 생활하던 셋째 형님이 마중을 나와서 우리는 청량리역 근처에 살던 형님이 잘 아는 어떤 아저씨 집에 가 아침 식사도 하며 쉬어가게 되었습니다.
형님이 그 아저씨께 동생이라고 소개하자 그 아저씨는 친동생이냐고 물었어요. 형님이 친동생이라고 하자 그 아저씨는 진짜 친동생이냐고 다시 물었어요. 형님이 진짜 친동생이라고 힘주어 말하자 그 아저씨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성(형)은 잘생긴 편인데…”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이 말인즉 ‘형은 잘생겼는데 동생은 왜 이리 못생겼노’ 이 말이지요.
산골 동네에서 큰 기대를 갖고 대도시 서울에 온 첫날 이런 말을 들었으니 속된 말로 김이 팍 새 버렸던 거지요. 이로 인해 나는 사람 대하는 것이 두렵고 싫어지게 되었고, 특히 여자들 앞에 나서는 용기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뒤 4~5년 뒤 그때의 마음의 상처가 아물어갈 즈음, 또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나는 건강이 좋지 않아 군에 입대 못 하고 몇 주간의 기본 교육을 받고 보충역으로 편입되어 형님과 함께 연희동에서 예비군 훈련을 같이 받게 되었습니다.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진 풍채 좋은 조영환이라는 중대장이 출석을 부르다가 주소가 같고 이름이 비슷한지라 출석 호명을 멈추고 “두 분 형제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손을 번쩍 들고 “네, 제가 동생입니다” 했더니 그분은 형님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동생보다 형님이 더 미남이야”라고 했습니다. 형님이 특별히 잘생긴 미남도 아닌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내가 매우 못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요. 나는 원래 머리가 나쁜 데다 외모마저 못생겨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것이 싫어지고 두려워 피하게 되고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매사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되니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불가능하게만 보여 세상에 대한 도전 의식이나 대결 의식 같은 것도 모두 없어져 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또 푼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 나를 구해준 해방자
이렇게 기가 죽고 용기 없는 나에게 소크라테스 선생님마저 자주 찾아와 내 앞을 가로막고 “너 자신을 알라”고 야단을 치니 소크라테스 선생님도 참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선생님은 내게 해방자이기도 했습니다. 마음에 들고 또 어떤 가능성만 보여 정성을 들여가며 어떤 여자를 따라가다가 소크라테스 선생님께 제지당하고 돌아설 때는 어떤 속박에서 풀려난 듯해서 매우 시원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소크라테스 선생님은 그 여자의 밧줄에 꽁꽁 묶여 끌려가는 나를 구해준 해방자(解放者)신 거지요. 아무튼 나는 소크라테스 선생님 때문에 장가도 못 가고 여인도 구할 수 없었지요. 그러나 나는 소크라테스 선생님을 싫어하지 않고 존경합니다. 지금도 살아계신다면 달려가서 하인이라도 되어드리고 싶어요. 소크라테스가 살던 당시의 그리스에서는 연극 공연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번은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사람이 소크라테스 선생님을 비난하는 〈구름〉이라는 연극을 공연했는데, 소크라테스 선생이 이 연극을 보러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연극은 당신을 욕하는 연극인데 왜 보러 왔느냐”고 묻자 그는 “이것을 보고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고치려고 보러 왔다”고 했답니다. 자신을 욕하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배우고 고칠 것이 없나 하고 살피며 사는 삶이야말로 참된 성현의 삶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 선생님이 나를 평안하게 만든 것은 자기 가족만 생각하는 그런 소소한 가족 이기주의자가 되지 말고 세계시민이 되고 사회 동포주의자가 되라는 뜻이 아닌가도 생각되었습니다.
공장 일 끝나고 동료 직원들과 식사를 하고 술을 같이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짜증이 많이 납니다. 그들은 거의 모두 온통 자기 부인이나 자식 자랑 같은 얘기만 늘어놓기 때문이지요.
나는 그래도 이 우주와 지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대해 걱정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데 그들은 이런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는 아주 소인배들 같았습니다. 가족 이기주의 때문에 사회적으로 부정과 비리가 많아진다고 가족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죠.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도 이 때문에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층 인사들은 부인과 자녀를 공유하는 그런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구촌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 지구가 한 마을, 한 동네처럼 되었다는 얘기죠. 정말로 지금은 가히 지구촌이라는 말을 쓸 만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통, 통신이 너무나 발달해서 서로가 원하면 지구촌 어디에 있는 사람하고도 통화할 수 있고 하루 이틀이면 지구 어디든 갈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지구촌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세계인, 세계시민이라는 말을 버리고 지구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인, 즉 지구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러면 먼저 지구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한다 생각하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지구과학이라는 책도 많이 보고 지구의 크기, 무게, 넓이, 둘레의 길이, 태양과 달까지의 거리, 공전 속도, 자전 속도, 바다의 넓이, 바닷물의 양들을 모두 외웠습니다.
한번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놀다가 중국 근해에 가서 중국 어선에 잡히면 중국산이 됩니다. 우리 쪽으로 와서 우리나라 어선에 잡히면 한국산이 되고, 태평양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도 그 넓은 바다에서 돌아다니며 살다가 일본 원양어선에 잡히면 일본산이 되고 우리 동해에서 잡히면 한국산이 됩니다.
그래서 바다의 물고기들도 ‘이왕 죽을 바에야, 중국 배에 잡혀 싸구려 중국산이 되느니 한국 배에 잡혀 비싼 한국산이 되어야지’ 하면서 우리 근해로 몰려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국 어선들도 우리 해역을 침범해서 몰려드나 봅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수산물을 중국산, 한국산이라 부르지 말고 서해산, 동해산, 태평양산, 대서양산, 인도양산이라고 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우주를 공원으로, 바다를 연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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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하늘 궤적을 관찰할 수 있는 세종시 연기면 국토지리정보원의 우주측지관측센터 모습이다. 사진=조선DB |
이럴 때 나는 “그래, 내가 여자 알몸이나 그리워하는 그런 속물로밖에 안 보이나? 이래 봬도 나는 앞으로 50억 년 후면 저 하늘에 태양이 없어지고 따라서 우리가 사는 이 지구도 없어지게 된다고 하는데 그때 우리 인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고 그런 걱정이나 하는 성물(聖物)이다”라고 크게 말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아, 그러시냐”고 하면서 비아냥대고는 가버리지요.
우리 사람들의 수명은 100년 정도밖에 안 되는데 별들의 수명은 1억 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별들이 매우 부러운데 다시 생각해 보니 별들도 우리 나이같이 노후가 되면 “이 사람들아 인생만 허무한 것이 아닐세! 우리 별생(生)도 허무하기는 마찬가지일세”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나는 여자의 알몸을 그리워하는 나쁜 마음을 저 멀리 우주 밖으로 쫓아버리고자 우주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합니다. 우주 하면 곧 별들의 세계지요. 이 세상 모든 만물을 이루는 물질 원소들 모두 별에서 왔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금은 중성자 별에서 왔다고 합니다. 따라서 별들의 세계는 우리 모두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도 별 중의 하나인데 태양의 크기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130만 배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별이 수천억 개가 모여 있는 것을 은하라고 하고 이 우주에는 이런 은하가 또 수천억 개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별들 중에는 태양보다도 30억 배나 큰 별도 있다고 합니다.
옛 어른들은 “눈을 뜨면 내가 우주 안에 있고 눈을 감으면 우주가 내 안에 있다”고 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지요. 이 무한하고 광대한 우주가 인간의 머릿속에, 상상력 속에 들어올 수가 없지요. 이런 우주를 생각하면 우리가 지구라는 너무 작은 행성에서 살아가는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나는 과거에 태평양이란 이름의 작은 호텔 세탁실에서 일했습니다. 청소하는 아줌마가 나를 ‘며루치’(멸치)라고 놀렸는데 나는 내 별명을 ‘태평양 며루치’라고 했습니다. 중국의 문학가 임어당 선생은 ‘생활의 즐거움은 우주를 공원으로 간주하고 바다를 연못으로 생각하는 데서 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우주라는 공원을 산책하면서 바다라는 연못에 종이배도 띄우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자 다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