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대 사우디 통치자들의 ‘영리한 리더십’이다. 사우드 가문은 19세기에 두 차례 왕국을 건설했지만 패망했다. 19세기 말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다시 나라를 일으킨 현 사우디 왕가의 창업자 압둘아지즈(이븐 사우드)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내부 분쟁은 평화적으로 잘 관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해집단 간에 적절한 거래(give and take)를 해야 하며, 대외적으로는 당대의 초강대국에 맞서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우디 왕가가 현 살만 국왕에 이르기까지 압둘아지즈의 아들들이 왕위를 이어 온 것이나 친미 노선을 견지해 온 것도 그 때문이다. 덕분에 사우디는 다른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쿠데타나 혁명을 겪지 않고 100년 이상 왕조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석유로 창출된 부(富)를 비교적 잘 관리하면서 국민에게 필요한 안전과 복지를 제공해 온 것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다른 한편으로는 부패와 정체(停滯)를 가져왔다. MbS의 등장은 바로 그런 구태를 깨고, 왕국을 21세기에 걸맞은 현대국가로 개조하기 위한 노력이다. 하지만 MbS의 개혁이 전에 없는 권력 집중으로 이어지면서 ‘합의의 정치’라는 전통이 무너지고 있고, 이는 새로운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저자는 30년간의 외교관 생활 중 15년을 사우디에서 근무한 미국 최고의 사우디 전문가다. 역자도 사우디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