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산을 싫어하는 사람, 무서워하는 사람, 가본 적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산에 오르며 쓴 책이다. 오르막이 나타나면 얼른 시야를 가리며 화제를 돌리기도 하고 또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속도를 더 줄여 1km의 풍경에 집중한다. 모험이면서 투쟁이고, 사색의 길이기도 한 것이 등산이지만 소소한 담소 같은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산을 즐기는 데는 정말 제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상을 찾는 대신 중턱에 자리 잡고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낭독하거나, 명상을 하기도 하며, 때론 말없이 걸으며 상대방에게 곁을 내어주면 슬픔을 자연스레 나누게 된다.
우리는 항상 ‘빠르게’ 행동할 것을 요구받는다. 빠르게 보고 듣고, 빠르게 결정하고, 빠르게 움직이느라 자신의 가능 속도를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주 천천히 걸을 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저 앞의 정상만이 아니라 바로 옆의 작은 꽃을 보게 된다. ‘천천히’는 ‘함께’를 불러오는 마법의 단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산을 좋아하냐고 반복적으로 묻는다. 아주 오랜 시간 산과 함께해 온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자신을 탐색하는 유쾌한 질문들은 다시 독자로 하여금 ‘나’를 생각해 보게 하는데 바로 그 선명하고 기분 좋은 천천히의 비법이 이 책 안에 가득 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