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스타트업

이현재 예스퓨처 대표

외국인 입국·정착 돕는 앱 개발

  •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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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유학생 돕는 ‘비비자 유니’, 외국인 노동자용 ‘비비자 워크’
⊙ “외국인을 데려오겠다는 얘기만 하지, ‘어떻게 정착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 빈약”
⊙ “외국인 유학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한 기업 거의 없어”
⊙ “예스퓨처 통해 비자 얻은 중동 난민 가족이 가장 인상적”

李賢宰
1979년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경제학과 학사, 건국대 디지털 미디어학 석사 / 前 다음 커뮤니케이션 Deputy General Manager, 카카오 대외협력실 차장, 우아한형제들 대외정책실 이사, 벤처기업협회 이사. 現 예스퓨처 대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분과위원장 역임
사진=고기정
“코리아 드림(Korea Dream)을 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외국인이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맞춤형 비자 관리 플랫폼이 꼭 필요하다고 느껴 창업에 나섰습니다.”
 
  K-POP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나 글로벌 보이그룹 ‘BTS’ ‘스트레이 키즈’ 등에 매료된 수많은 이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기대를 품고 도착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에서 4년째 유학 중인 홍콩 출신 A씨는 “한국 드라마가 좋아 유학을 결심했지만, 막상 와보니 이 나라는 나를 받아주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언어 장벽과 비자 문제, 정보 비대칭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외국인 체류자들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이와 같은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 특히 외국인 유학생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외국인 유학생 비자 관리 플랫폼 ‘비비자(VIVISA)’, 대학 연계 프로그램 ‘비비자 유니(VIVISA UNI)’, 지역사회 협업 기반의 ‘비비자 로컬(VIVISA Local)’ 등을 운영하는 예스퓨처(Yesfuture)다. 이현재(李賢宰·46) 대표를 만나, 그가 왜 외국인을 위한 창업에 나서게 됐는지, 그리고 한국 사회가 놓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한 다큐멘터리가 ‘예스퓨처’ 창업 계기 돼
 
  ― 예스퓨처는 어떤 회사인가요.
 
  “‘Yes+Future’의 합성어로,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막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외국인을 위한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이유는 뭔가요.
 
  “저는 오랫동안 스타트업 생태계에 몸담아 왔습니다. 카카오, 배달의민족 같은 기업에 있었는데, 이들 모두 대기업이긴 해도 스타트업처럼 성장해 온 회사들이었죠. 그래서 창업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습니다. 단지 돈만이 아닌, ‘내가 이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컸습니다. 이런 와중 한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비자 문제로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외국인의 사연을 접했습니다. 한국어도 유창하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는데, 단지 비자 문제 때문에 떠나야 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죠. 저는 이런 인재의 이탈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 ‘이 문제를 꼭 해결하고 싶다’는 강한 공감이 생겼고, 결국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현재 대표는 “출발점에 선 계기는 외국인 유학생 한 명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에 체류 중인 모든 외국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보 비대칭 때문에 브로커 찾는 유학생들
 
2024년 기준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만8962명으로, 전년 대비 2만 명 이상 증가하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조선DB
  대한민국에 입국하고자 하는 외국인은 유효한 여권과 비자를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 여권은 위조·변조되거나 유효 기간이 만료되지 않아야 하며, 비자 역시 유효 기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비자는 ▲단수비자 ▲더블비자 ▲복수비자 등으로 나뉘며, 각각의 비자 유형에 따라 체류 가능 기간도 달라진다.
 
  체류 자격을 갖춰 입국 절차를 통과하더라도, 외국인은 비자에 명시된 체류 기간 동안만 한국에 머무를 수 있다. 특히 취업이 가능한 체류 자격을 갖춘 외국인의 경우, 지정된 장소에서만 근무할 수 있으며, 근무지가 바뀌거나 직무가 달라질 경우 반드시 사전(事前) 허가나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행정 절차와 제한된 자격 요건에 부딪혀, 결국 한국행을 포기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 외국인의 비자 문제는 어떤 점이 특히 어렵나요.
 
  “비자 문제는 크게 입국 전과 입국 후로 나뉩니다. B라는 학생을 예로 들어볼게요. 입국 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꿈, 한류(韓流)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겁니다. 그럼 이 학생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 우선 한국어 공부부터 시작해야겠죠.
 
  “맞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어떤 학교가 본인에게 맞을지도 모르겠죠? 현재 많은 대학이 학령(學齡)인구 감소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홈페이지는 영어나 중국어 외에는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출신 학생들을 위한 정보는 거의 전무(全無)하고, 이런 정보 비대칭 때문에 학생들은 결국 브로커를 찾게 됩니다.”
 
  ― 브로커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한국어 교육, 학교 추천, 비자 서류 준비 등을 해줍니다. 문제는 비용과 신뢰입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 브로커 비용으로 500만~3000만원이 드는데, 이 나라의 월(月)평균 소득이 3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최대 100개월치 임금을 써야 하는 겁니다. 이마저도 불법, 사기, 허위 정보가 난무하는 경우가 많아 베트남 정부가 에이전시 정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입국 후에는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나요.
 
  “기숙사를 나와 생활 시 주소 변경을 신고해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별도 신고가 필요합니다. 비자 변경이나 연장 역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요. 이 과정에서 행정사나 변호사를 찾으면 수백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 실수로 강제 출국되는 사례도 많습니다.”
 
  ― 한국인들은 이런 사정을 잘 모르겠네요.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이 늘고 있고, 이민자 노동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사회는 ‘외국인을 어떻게 환영할 것인가’ ‘이들이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 논의해 본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그 무관심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韓, 외국인 유학생 위한 시스템 부재”
 
하버드대 학생들이 5월 27일 보스턴 하버드대 교내에서 외국인 유학생 등록을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일각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우려합니다.
 
  “오해입니다. 한국은 매우 엄격한 비자 정책을 운영 중이고, 외국인 노동자는 정부 통제하에 제한된 분야에서만 일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지방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등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외국인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 최근 미국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비자를 둘러싼 논란이 많습니다.
 
  “정치적 목적이 크다고 봅니다. 유학 비자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경제·문화적 교류에도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비자 정책 전반이 보수화됐고, 그 여파는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없다면 우리도 부정적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 한국은 미국 정책을 자주 따르는데, 외국인 유학생 수를 줄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교육부는 ‘Study 300K’ 정책을 추진 중입니다. 2024년 8월부터 교육부뿐 아니라 법무부, 기재부, 과기부, 문체부, 산업부, 중기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이 정책을 역점 사업으로 삼고 있어요. 현재 약 20만 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 수를 2027년까지 30만 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양적 팽창이 이뤄지면 필연적으로 질적 문제도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 어떤 문제인가요.
 
  “시스템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학생 수만 늘어나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예스퓨처는 바로 그 시스템의 부재를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지방 대학의 경우, 유학생들이 학업보다는 생계를 위해 일자리를 찾는 등 유학 목적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많고, 대학의 내부 행정도 이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입국 당국, 대학, 지역사회 모두가 유기적으로 외국인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정책이 필요합니다. 예스퓨처는 그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부산외대 등 대학과 협업
 
VIVISA APP 서비스 화면 캡처. 사진=예스퓨처
  이현재 대표의 목표는 단순히 비자 발급이나 연장을 돕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 들어오고자 하는 외국인들이 무사히 입국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제공하고, 이들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까지 하고 있다.
 
  ― 예스퓨처가 운영하는 앱 ‘비비자(VIVISA)’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비자를 더 생생하게(vivid) 만들자’는 의미에서 출발한 이름입니다. 동시에,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내는 비빔밥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죠. ‘비비자’라는 기본 포맷은 동일하지만, 뒤에 붙는 단어에 따라 서비스 대상이 달라집니다. 예컨대 ‘비비자 워크’는 기업을 위한 외국인 노동자 관리 프로그램이고, ‘비비자 유니’는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입니다. ‘비비자 로컬’은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사회 차원의 외국인 지원 체계를 만드는 서비스로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현재 대표는 “현재 50여 개국을 대상으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는 부산외국어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가천대, 한림대, 강릉원주대, 한라대 등과도 기술 제휴를 맺고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외대는 우리 회사가 개발한 ‘비비자 유니’를 도입해 수천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비자 관리, 학사일정 안내, 공지사항 다국어 번역 전송, 유학생 통계 분석 등을 지원합니다. 비비자 앱과 연동하면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주거, 비자 변경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앱 하나로 얻을 수 있고, 출입국 행정 업무에 대한 가이드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유학생의 앱 내 행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교 측에 ‘이탈 우려 지수’를 제공해, 사전 대응이 가능하도록 돕고도 있습니다.”
 
 
  “외국인 문제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미래 달라져”
 
  ― 주로 어느 나라 외국인들이 앱을 많이 이용하나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는 베트남이고, 우즈베키스탄, 몽골, 네팔, 일본, 미국 순으로 사용하는 외국인의 수가 많습니다.”
 

  ― 유학생이 아닌 외국인들도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군요.
 
  “가장 큰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입니다.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거나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 발송하는 재난 문자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확보한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창업 선배들을 만나보면 ‘공장을 운영하고 싶은데 한국 청년은 잘 지원하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를 어디서 어떻게 데려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실제로 인력난으로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도 있어요. 비비자 유니를 통해 유학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들이 졸업 후 산업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학생 관리에서 시작해, 비비자 워크로 넘어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기업과 외국인 근로자 간의 미스매치도 줄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정책 빈약
 
  ―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한다면, 한국의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중요한 건, 한국에서 뿌리내린 성공 사례를 늘리는 것입니다. 한국을 잘 이해하고 한국어도 능숙한 외국인이 국내 기업을 통해 정착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서 한국과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되면, 이는 곧 글로벌 네트워크 자산이 됩니다.”
 
  ― 외국인이 예스퓨처를 통해 유용한 도움을 받은 일이 있나요.
 
  “중동 국가에서 한국으로 온 난민 가족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는 난민 지위 신청이 어려운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 가족은 자신들이 원래 살고 있던 지역의 독재 정권을 비판하다가 추방을 당해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난민 지위를 인정해 주지 않으니 가족 모두가 불법 체류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사례를 예스퓨처가 잘 해결하려 노력했고, 비자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때 그 가족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현재 대표는 “우리나라는 외국인을 데려오겠다는 말만 하지, 이들을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정책은 너무 빈약하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가 양산되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죠. 지금 우리가 외국인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스퓨처는 외국인에게 기회를 주고, 동시에 한국 사회에도 득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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