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명하게 核 활동 이어온 이란은 오히려 이스라엘과 美 공습 받아”
⊙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한반도에도 ‘긍정적 모델’ 될 수 있었을 것”
⊙ “이란, 이스라엘 정권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은 불법 점령에 기반한 통치 주체”
⊙ “하마스·헤즈볼라가 테러리스트? 일본의 한반도 강제 점령 생각해 보라”
⊙ 이란 상업은행의 일부 자금, 여전히 韓이 동결… “이재명 정부와 협력 원한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의도 전혀 없어… 역내 안정과 평화 고려한 우리의 분명한 의지”
사이드 쿠제치 Saeed Koozechi
1960년생. 테헤란대학교 경영학 학사 / 이란 외무부 중동국 부국장(2004~2006), 주나이지리아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사(2010~2015), 이란 외무부 아랍 및 아프리카 담당 차관실 선임전문가(2015~2017), 이란 외무부 대외무역촉진국장(2017~2018), 이란 외무부 경제기술 개발 및 지원국 국장(2018~2019), 이란 외무부 저항경제 외교 차관보(2019~2023), 現 주한 이란 대사(2023~)
⊙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한반도에도 ‘긍정적 모델’ 될 수 있었을 것”
⊙ “이란, 이스라엘 정권 인정하지 않아… 이스라엘은 불법 점령에 기반한 통치 주체”
⊙ “하마스·헤즈볼라가 테러리스트? 일본의 한반도 강제 점령 생각해 보라”
⊙ 이란 상업은행의 일부 자금, 여전히 韓이 동결… “이재명 정부와 협력 원한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할 의도 전혀 없어… 역내 안정과 평화 고려한 우리의 분명한 의지”
사이드 쿠제치 Saeed Koozechi
1960년생. 테헤란대학교 경영학 학사 / 이란 외무부 중동국 부국장(2004~2006), 주나이지리아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사(2010~2015), 이란 외무부 아랍 및 아프리카 담당 차관실 선임전문가(2015~2017), 이란 외무부 대외무역촉진국장(2017~2018), 이란 외무부 경제기술 개발 및 지원국 국장(2018~2019), 이란 외무부 저항경제 외교 차관보(2019~2023), 現 주한 이란 대사(2023~)

- 사진=조준우
이란도 같은 날 즉각 대응했다. ‘제3차 진실의 약속’ 작전을 개시하며 이스라엘의 수도인 텔아비브(Tel Aviv)로 수백 기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방패로 불리는 ‘아이언돔(Iron Dome·저고도 방공 시스템)’을 비롯한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중고고도 방공 시스템)’ ‘애로 3(Arrow 3·극초고도 방공 시스템)’ 등 주요 방공망이 가동됐지만 일부 이란제 미사일이 수도인 텔아비브와 북부 도시 하이파(Haifa)의 정유 시설에 명중하며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결국 뚫렸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자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란의 핵 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독일·영국은 지난 6월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쌍방 모두 자제해야 하며 이란 핵 시설 공격은 국제법상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은 중동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도발”이라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6월 22일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라는 단독 공습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 시설을 추가 타격하며 이란이 핵 협상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지난 7월 2일 만난 사이드 쿠제치(Saeed Koozechi) 주한 이란 대사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이란은 외교적 해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무력 압박에는 ‘항상’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를 마치기 무섭게 그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트럼프, 네타냐후에게 현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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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3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미국 총영사관 밖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 밖으로 영구히 이주시키자는 제안에 반대하며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것’이라는 펼침막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
“우리는 미국의 요청과 아랍 국가들의 중재가 있어 휴전 요청을 수락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침략이 중단된다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전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권이 휴전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 왜 그렇습니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국제사회가 이번 침략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를 규탄할 용기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근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 협력기구(OIC)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58개 이슬람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미국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일부 유럽 국가의 묵인 아래 팽창주의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 있다고 믿는 한 이와 같은 뻔뻔한 도발이 반복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습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핵 확산 금지조약(이하 NPT)’에 가입하지 않은 채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입니다. 반면 투명하게 공개된 핵 활동을 이어온 이란은 오히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게 정당한 것입니까. 또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상황입니다. 유엔 헌장에 명시되어 있는 ‘무력 사용 원칙의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원자력기구(이하 IAEA) 회원국의 핵 시설을 자의적으로 침해한 행위’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공격은 환경·인도적 결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국민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어떻게 봅니까.
“공습이 시작된 첫날 밤 한 주거 지역에서만 60명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지역에서는 79명이 사망했습니다. 약 12개의 병원과 의료 시설이 공격을 받았으며 사용된 폭탄의 위력은 희생자의 90%가 현장에서 즉사할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행위였으며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 국민의 생명과 존엄에 대해 아무런 연민도 갖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 겁니다.”
― 미국도 공습을 감행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소통하길 원하는 분위기입니다. 굴종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협상과 대화를 중시하는 민족입니다. 그러나 위협과 압력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결코 수용할 수 없습니다. 최근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에게 현혹돼 ‘외교를 배신’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미국이 ‘전쟁 추구 세력’과 네타냐후의 영향 아래에서 국제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모습은 미국 국민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지 않을까요.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결코 대미(對美) 외교를 근본적으로 차단한 적은 없습니다.”
“JCPOA 파기, 한반도에도 영향 끼쳐”
쿠제치 대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IAEA는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해 가장 집중적이고 면밀한 사찰을 실시해 왔다”고 했다. 그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이하 JCPOA·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정) 체결 이후 모호한 우려들을 해소하고자 하는 선의에서 추가적인 조치들을 수용해 왔다”며 “모든 원심분리기 조립 시설 및 관련 작업장 개방, 추가 감시카메라 설치 등이 그 예”라고 했다. 그는 “IAEA가 JCPOA 체결 후 총 14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모든 합의 사항을 충실히 이행했으며 어떠한 위반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이란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겠습니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유산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지난 2018년 JCPOA를 탈퇴했습니다. 전 정부의 성과를 무효화하려는 정치적 감정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자기중심적’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 탈퇴 이후에도 1년 동안 JCPOA에서 수용했던 동일한 추가 조치들을 자발적으로 이행해 왔습니다.”
― JCPOA 협정으로 인한 성과는 있었습니까.
“성과도 이익도 없었습니다. 참 유감스러운 부분입니다. 당연히 제재 역시 해제되지 않았죠. 결국 우리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협의된 내용들을 단계적으로 철회해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JCPOA 협정 당시 불시 사찰도 수용했습니다. 말 그대로 언제든지 이란 핵 관련 시설을 사찰할 수 있다는 겁니다. 비밀리에 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국가라면 결코 이러한 전례 없는 수준의 개방적 조치를 수용하지는 못합니다.”
― 하지만 IAEA의 사찰을 거절한 적도 있지 않습니까.
“거절한 이유는 일부 사찰관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첩보 활동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고려한 겁니다. 관련 인원을 사찰관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지 사찰을 거부한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IAEA의 규정에 따른 부분입니다. 말 그대로 정당한 조치이며 IAEA 업무에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JCPOA를 파기한 것은 이란에만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JCPOA가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한반도에 ‘긍정적 모델’이 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쿠제치 대사는 “현재의 중동 정세와 당시 JCPOA가 충실히 이행되었을 때 가능했을 시나리오를 비교해 보라”며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외교는 한반도의 이익에도 타격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원전 확대해 나갈 것”
쿠제치 대사는 이란이 원자력 발전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국가가 다양한 에너지원에 접근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국가는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화석 연료는 머지않아 고갈될 것이며 지속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에서 강조되어 왔다”면서 “산유국인 이란도 청정에너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 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 미국과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요.
“우리의 기본적 권리, 즉 NPT에 따라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평화적 핵 활동의 권리가 주어지고 우리에게 부당하게 가해진 제재가 해제된다면 이란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전면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의 외교를 두려워하는 쪽은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입니다. 네타냐후는 이란과 미국 간의 외교적 타협을 지속적으로 경계해 왔고 협상을 통해 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방해해 왔습니다. 이번 공습도 같은 맥락이고요. 그는 오히려 미국과 이란이 직접적으로 충돌하게끔 시도를 지속해 온 인물입니다.”
“이란, 이스라엘 인정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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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현지 시각)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자지구와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
“이란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을 불법 점령에 기반한 통치 주체로 간주하고 있으며, 그 땅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정당한 영토입니다. 현재 4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을 떠나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의 난민 캠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들은 사실상 조국에서 강제로 추방된 사람들입니다.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은 약 200만 명의 주민을 해당 지역에서 강제로 추방하고 그 지역을 자국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했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오랜 시간 억압에 맞서 싸워온 진정한 ‘저항민족’입니다.”
쿠제치 대사는 기자에게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초 이스라엘 정권 고위 관계자들이 ‘핵무기를 가자 주민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을 알고 있느냐”며 “현재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성향의 정권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제치 대사가 말한 ‘가자지구 내 핵무기 사용’에 대한 언급은 지난 2023년 11월 5일 아미하이 엘리야후(Amihai Eliyahu)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이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그때 나온 발언이다. 이때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핵 미사일 공격을 두고 “가능성 있는 옵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엘리야후 장관의 발언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선을 그었지만 아랍연맹(AL)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엘리야후 장관의 인종 차별적인 인식이 드러났다”며 “그는 자신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혐오스러운 인종주의자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어떻게 보는지 그 현실을 확인시켰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독립운동가들 생각해 보라”
― 그렇다면 이란은 이스라엘의 파괴를 원하는 겁니까.
“파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정권이 ‘이주를 기반으로 형성된 통치체’라 보고 있으며 언젠가 이 땅을 위해 싸워온 팔레스타인 민중이 이 지역의 진정한 주인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우리는 이 정권의 제거를 목표로 한 바는 없습니다.”
― 하지만 이란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반군 등 무장단체를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을 ‘조국의 해방과 자결권을 위해 싸우는 저항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영토를 점령한 세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인데 테러리스트가 맞습니까? 그들에게는 충분히 정당성이 있습니다.”
기자가 “중동의 평화가 깨진 것에 이란도 책임이 있지 않으냐”고 묻자 쿠제치 대사는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하에 있었던 한국의 경우를 언급했다.
“일본은 과거 한반도를 강제로 점령했습니다. 한국인들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과거 한국의 독립운동가들, 항일 무장 세력이 일본군 주둔지를 공격했는데 이는 정당한 저항입니까 아니면 테러 행위입니까. 또 그때 누군가가 당신에게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을 찍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당신의 집을 점령하고, 굶기고, 고문하는 이들에게 저항한 것을 두고 누군가가 ‘당신은 잔인하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정당한 평가입니까? 하마스(Hamas)와 후티(Houthis)는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용기 있게 희생을 감수하며, 가자지구에서 자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헤즈볼라(Hezbollah)의 최근 행동 역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의 학살을 멈추도록 압박을 가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겁니다.”
그는 “이란은 미국이나 이스라엘 정권의 창설에 관여한 유럽 국가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점령 행위에 대해 공개적이고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며 이를 규탄하는 유일한 국가”라면서 “유엔 결의안의 해법 안에서 (팔레스타인) 사안을 바라본다면 이스라엘은 지금의 땅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니요. 이스라엘 정권이 가자지구에서 불과 2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5만6000여 명’을 학살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심지어 일부 국가는 아무런 압박도 가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 교류를 통해 이스라엘의 점령을 사실상 인정하고 이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 일부 내용은 한국을 비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란과 한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언론은 팔레스타인 문제와 불법 점령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란 상업은행 자금 아직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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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1일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왼쪽에서 세 번째)는 이란 이슬람혁명 46주년 기념 리셉션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주한이란대사관 |
“이스라엘이 자신을 한국과 비교하면서 남북한 간 정치 체제와 통치 구조의 본질적 차이를 무시하고, 이를 자신과 중동 국가의 관계처럼 일반화하려는 시도는 매우 기만적인 접근입니다. 이스라엘은 마치 한국과 동일한 상황인 양 유사성을 주장하지만 양측의 본질은 전혀 다릅니다. 한반도 주민들은 하나의 민족이며 공동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이 땅의 정통한 주인입니다. 다만 오늘날 정치적 조건이 서로 다를 뿐입니다. 한반도의 뿌리와 역사, 그리고 과거와의 연계성은 깊고도 진실합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 인위적으로 침입한 존재입니다. 이 지역 주민들과 역사적·문화적 연속성을 전혀 공유하지 않은 채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 간의 관계를 남북한 관계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비교입니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 이란은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우리는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국을 겨냥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우리와 북한과의 관계를 과도하게 부각하는 것은 한국 국민의 인식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선전 전략에 불과합니다.”
― 이란 자금 동결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한국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습니까.
“윤석열 정부 시기 한국 내 이란 자금 동결 문제에 대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자금을 인도주의적 교역에 활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도 이익을 얻으며 이란 국민과 정부의 여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압력에서 벗어나려는 충분한 의지와 진지함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란 국민들은 왜 한국 정부가 동결된 자원을 이란 측에 제공하지 않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안 한다”
― 그렇다면 새 정부에 바라는 점도 분명 있겠군요.
“이란 상업은행의 일부 자금은 여전히 한국 계좌에 동결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이 문제에 보다 전향적인 관심을 기울여 이러한 장애를 해소해 인도주의적 교역과 의약품 수출입에 해당 자금이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균형 잡히고 비정치적인 정책을 채택한다면 양국 간 신뢰는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포함한 제3국의 압력이 한국과 이란 간의 경제적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한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 중 하나였습니다. 양국 국민은 상호 협력을 통해 더 큰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양국의 오랜 역사와 우호적 관계에 걸맞은 발전 방향입니다.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중립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대한민국 국민, 정치인, 그리고 기업인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행위가 중동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결국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내 이스라엘 로비 세력은 오직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나 국제사회의 이익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한반도가 이러한 무책임하고 모험적인 외교로부터 안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 이재명 정부가 이러한 도발적 사태들이 한반도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충분한 경계심을 가지고 앞으로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상호 협력의 길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기자가 인터뷰가 끝날 무렵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봉쇄’ 가능성을 우려하자 쿠제치 대사는 웃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의도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네타냐후가 우리가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는 것”이라 주장했다. 또 그는 “지리적 여건상 우리는 그러한 행동을 취할 능력이 있지만 이를 자제해 왔다”며 “이는 충돌이 주변 국가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책임 있는 절제이자 역내 안정과 평화를 고려한 우리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