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한권 경상북도 울릉군 군수

“2028년 공항 개항… 다보스포럼처럼 울릉포럼 유치가 꿈”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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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민 9000명, 가장 인구 적은 기초지방자치단체
⊙ “너도밤나무 군락, 세계에서 유일… 100만 관광객 유치 목표”
⊙ “2만t급 크루즈, 시속 90km 쾌속선 매일 운항… 운항 변동성 적어”
⊙ 이탈리아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 방주’에 울릉명이·두메부추·홍감자·손꽁치 등 13건 등록

南漢權
울릉고, 육군 3사관학교,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국민대 정치학 석사, 한남대 행정학 박사 / 합동참모본부 행정관리과장, 육군본부 총무과장, 육군 인사행정처장(준장) 역임. 現 경북 울릉군 제46대 군수 / 보국훈장 천수장 수훈
“울릉도 나물은 세계적인 브랜드입니다. 울릉도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전호나물은 향긋한 맛이 일품이죠. 장아찌나 김치로 만들어 먹는 부지깽이와 명이나물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예요. 울릉도 고사리, 참고비, 삼나물 모두 영양가가 높고 희귀해서 비싸게 팔립니다. 울릉도 고로쇠는 사포닌 함유량이 굉장히 높아 확실한 차별화를 가집니다.”
 
  지난 4월 14일에 만난 남한권(南漢權) 경상북도 울릉군 군수는 인터뷰 자리에 앉자마자 울릉도 나물 자랑을 했다. 요즘 울릉도에는 식용(食用) 가능한 봄나물이 지천이란다. 남한권 군수는 “울릉도는 4월부터 10월 어느 때나 방문해도 멋진 곳으로 알려져 있고, 이제는 겨울에도 눈 체험 관광이 관광객들의 로망일 정도로 사계절 관광 가능한 섬”이라고 했다.
 
  경상북도의 최북단(最北端)이자 최동단(最東端)에 수면 위로 드러난 화산섬 울릉도. 먼 옛날엔 우산국(于山國)으로 불린 울릉도는 1900년대에 강원도 울도군이었다가 1906년에 경상남도로 소속이 바뀌었고 1949년에 오늘날의 경상북도 울릉군이 됐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라는 노래로 유명한 독도의 정확한 주소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안용복길이다.
 
 
  울릉공항, 2028년 개항 예정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의 울릉공항 건설 현장 전경. 사진=울릉군청
  우리나라 최변방에 있는 데다가 화산섬이라는 희귀성 때문에 울릉도에 한번 가보고 싶다면서도, 기상 이변으로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을까 봐 방문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불확실성이 많이 줄었고 남 군수는 말한다.
 
  “2022년부터 2만t급 크루즈 배가 울릉도에서 포항까지 매일 취항하는데 웬만한 풍랑에는 끄떡없어서, 태풍이나 심각한 기상 상황을 제외하고는 배가 뜹니다. 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배 시간, 파고(波高)를 보고 출항 여부를 결정하는데 겨울을 제외하고는 배 운항의 변동성이 몹시 적습니다. 육지까지 도착하는 데 6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2022년에 운항하기 시작한 쾌속선은 2시간 50분이면 육지에 다다릅니다. 울릉군과 ㈜대저건설이 합작해 만든 쾌속선인데 평균 시속이 85~90km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배예요.
 
  울릉도는 더는 방문객들에게 출·도착이 예측 불가능한 섬이 아닙니다. 2028년에 공항이 개항하면 울릉도의 접근성이 한결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울릉공항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2018년에 착공해 총 사업비 8000여 억원을 들여 진행 중에 있습니다. 활주로 길이 1.2km, 폭 36m에 여객터미널을 갖춰서 50인승 이하 소형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습니다. 지금은 80인승 비행기로 검토되고 있고요.”
 
  남 군수는 울릉공항은 흑산도공항, 백령도공항과 마찬가지로 국토 수호라는 전략적인 문제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요시간이 45분 정도인 김포~울릉 노선, 40분의 포항~울릉 노선 등 5개 노선 정도가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공정의 60% 이상 진행됐는데 최근 무안공항 참사로 울릉도 활주로 길이 문제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 섬에 공항을 짓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울릉공항은 소형 공항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 ATR사(社)의 프로펠러 항공기가 안착할 수 있도록 건설 중이었는데, 최근 주민들이 안전 문제를 고려해서 활주로 1.5km와 종단안전구역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서 울릉도의 서쪽 방향, 수심(水深)이 상대적으로 덜 깊은 방향으로 활주로 길이를 연장해 줬으면 싶습니다. 추가적인 해안 매립으로 인해 예산이 애초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 해안을 메워 길이를 1.5km까지 확보할 수는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울릉공항이 여러 번 무산된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데, 울릉공항을 단순히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으로만 보지 말고, 북한은 물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중국까지 견제할 수 있는 전략 기지로 봐주고 국토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랍니다.”
 
  1970년대 중반에 최대 2만9000명을 넘었던 울릉군 인구는 2001년 이후 추락하기 시작해 현재 9000여 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자치단체다. 섬의 면적이 워낙 좁은지라 인구밀도는 뜻밖에 높고 중심지 일대에는 건물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하지만 울릉도를 찾는 외지인은 2022년에 46만 명, 2023년과 지난해에도 40만 명에 육박했다.
 
 
  오징어잡이 섬에서 ‘생태관광 에메랄드 섬’으로
 
에메랄드빛 울릉도 바다는 스킨스쿠버, 스노클링을 즐기는 애호가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다. 사진=울릉군청
  ― 관광객이 매우 많네요.
 
  “울릉도는 생태관광 섬입니다. 세계적인 오징어잡이 섬이었는데 그것도 옛말이 돼버렸죠. 온난화 현상으로 오징어가 러시아 쪽으로 이동했고,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하는 바람에 씨가 말랐습니다. 울릉도 오징어는 해양심층수로 씻다 보니 간이 적정해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울릉도 어머니들만이 해온 특유의 오징어 배따기, 할복(割腹) 기술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존했어야 하는데 사라지는 것이 아쉽습니다.
 
  요즘은 관광 섬으로 변신하는 중입니다. 봄나물의 우수성은 앞서도 말씀드렸고, 울릉도의 산·계곡에는 백두산에도 있는 양치식물이 아주 많습니다. 750여 종의 식물이 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식물이 48종입니다.”
 
  ― 세계 유일이라니 볼거리겠네요.
 
  “울릉도의 너도밤나무 군락은 세계에서 유일하고, 고로쇠나무와 솔송나무도 아주 멋지죠. 제가 학교 다닐 때 농사를 짓기 위해 지게를 짊어지고 다녔던 오솔길이 지금의 해담길과 같은 산책길로 개발된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울릉도 바다는 에메랄드빛 아닙니까. 울릉도 브랜드를 ‘에메랄드 울릉도’라고 바꿨습니다. 수준급 스킨스쿠버들, 스노클링을 즐기는 애호가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지난해 인명 사고가 한 번 있어서 좀 통제를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요, 바닷속이 아주 예쁘고 좋습니다. 마니아들이 울릉도에서 스노클링 하는 것을 로망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울릉도 오징어. 사진=울릉군청
  ― 먹을거리도 풍부한가요?
 
  “먹을거리가 단순한 것이 울릉도의 약점입니다. 남해·서해안은 모래 벌도 있고 수심이 얕아서 다양한 고기들이 잡히는데, 울릉도는 수심이 깊어서 그렇지 못해요. 옛날에는 손으로 잡았던 손꽁치라는 것이 있는데, 잡히는 꽁치가 굉장히 기름지고 별미입니다. 꽁치물회는 한번 자랑하고 싶네요. 호랑이 무늬를 한 칡소는 전호나물 같은 약초식물을 먹고 자라는데 울릉도의 대표 브랜드입니다. 너무 비싼 것이 흠이죠. 이탈리아 국제슬로푸드협회 ‘맛의 방주’에는 울릉도산(産)이 13개나 등록돼 있습니다. 울릉명이, 두메부추, 물엉겅퀴, 홍감자, 오징어내장, 손꽁치 같은 것이죠.”
 
  ― 울릉도 토양이 비옥한 모양이네요.
 
  “토양이 아주 기름집니다. 화산섬이라서 흙의 색깔도 황토가 아니라 흑갈색이죠. 혹시 울릉도에 뱀이 없다는 건 아시나요?”
 
  ― 뱀이 없나요?
 
  “네. 뱀을 일부러 울릉도에 풀어도 얼마 가지 못해 죽습니다. 울릉도의 엉겅퀴는 본토에서 자라는 엉겅퀴와 달리 가시가 없습니다. 본토 엉겅퀴를 울릉도로 옮겨 심으면 6개월 만에 가시가 없어집니다. 이것이 화산섬, 울릉도의 특징입니다.”
 
  ― 울릉도에는 브랜드화 시킬 것들이 많아 보이네요.
 
  “노령 인구가 많으니까, 삼나물·손꽁치·부지깽이·홍합밥·따개비칼국수 같은 것을 만들어서, 어르신들이 모양을 갖추고 서빙을 하는 관광 섬으로 발전을 시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울릉도를 방문했는데 혼자 왔다고 식당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등 실망하는 블로그 글을 봤습니다.
 
  “대규모의 특화된 식당이 없어요. 여행 패키지로 온 손님들을 접대하다 보니 한 사람이 식당에 오면 식당 주인이 언짢은 표정을 짓고, 그걸 유튜버들이 찍어서 올리고 그럽니다. 군수 입장에서는 안타깝죠. 울릉 사람들이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은근히 정이 많습니다. 울릉 사람들에게 관광 섬 주민으로서 친절한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점 사업 중 하나입니다. 울릉도가 진정한 관광지로 거듭나려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땅값 평당 5000만~6000만원
 
  울릉도 사람들의 대다수는 농업·어업에 종사하고 그 외에는 외지에서 파견돼 온 교사, 공단, 은행, 의료진 등이다. 토박이 대(對) 외지 거주인 비율이 5 대 5 정도다. 섬이 작은데 많은 사람이 지내다 보니 땅값이 중심가 평당 5000만~6000만원일 정도로 비싸다. 공무원들은 “울릉도로 발령을 받으면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이내 실망하고 돌아가는 일이 허다하다.
 
  “울릉도의 건축물 고도 제한 권한을 군(郡)에 위임해 줘야 합니다. 울릉도를 특화지역으로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이철우(李喆雨) 경북도지사에게 강력히 얘기하고 있습니다.”
 
  울릉도, 흑산도 등 먼섬 지원 특별법이 2023년 12월에 국회를 통과했다. 국토 외곽 섬에 대한 특별법인데 신안군·옹진군·울릉군의 3개군이 힘을 합쳐서 일군 성과다. 국토 외곽 50km 밖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섬에 대해서는 특별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까?
 
  “그곳 섬에 사는 사람들은 여태 영토를 수호해 온 분들입니다. 그들의 애환을 국가가 인정하고, 그들의 삶을 지원해 줘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사람이 떠나면 그 섬은 무인도가 됩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섬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전기, 에너지, 주택, 도로 등 기본 인프라를 갖추도록 국가가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울릉도는 다른 섬과 비교할 때 지금까지 거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정주지원비를 포함한 주택 개량·수리보수 비용, 울릉도 출신 학생들에 대해 특별전형 등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섬의 해안과 영토를 수호하는 숭고한 사명을 가진 군민들을 국가가 지원해 주기를 바랍니다.”
 
 
  일본은 1000km 떨어진 섬을 특별지원
 
  남한권 군수는 일본의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를 예로 들었다. 오가사와라 제도는 일본 도쿄에서 남쪽으로 1000km 이상 떨어진 아열대~열대에 걸친 군도다. 대부분 태평양판과 필리핀해판 경계에 있는데 3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 중이다.
 
  “일본은 오가사와라 제도에 거주 중인 주민들 덕분에 일본의 해양 영토가 넓어진다고 보고, 소속을 도쿄도(東京都)에 두고, 섬 주민들이 본토로 출장을 오면 출장비를 지원하고 호텔을 잡아 줍니다. 일본은 먼 외딴섬에서 국토를 수호하는 국민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북도지사 앞에서 공개적으로 울릉군이 서울특별시로 들어가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울릉군’이라면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울릉도만의 군비(郡費)로는 충당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주민들이 왕래하는 여객선 표만 하더라도 군비가 매년 30억~50억쯤 손실이 나는데 이런 것은 특별법 종합발전계획에 포함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건의하고 있습니다.”
 
  ―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미흡한 게 많다는 얘기군요.
 
  “지방 소멸을 방지하려면 중고등학교가 잘돼야 합니다. 올해 울릉도는 인재육성재단을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울릉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본토의 대학을 가면’ 전액 장학금을 주고, 필요하다면 숙소비를 지원해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울릉중학교·울릉고등학교가 명문이 돼야 주민들이 힘을 내서 살아갈 것 아닙니까. 지금 울릉도는 초등학교 4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1곳뿐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고등학교 전체 재학생이 5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80명입니다. 초등학교 4개 중 한 학교는 아예 학년이 없는 곳이 있습니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는데 그걸 막아 달라는 겁니다.”
 
  ― ‘본토 나간다’는 표현이 낯설기도, 재밌기도 하네요.
 
  “울릉 사람들은 ‘본토 나간다’ ‘육지 나간다’고들 합니다. 울릉 출신이 포항에 3만 명 정도 있고, 서울에도 많아요. 윤부근(尹富根) 전(前) 삼성전자 부회장도 울릉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본토 고등학교로 다시 입학한 울릉 출신이죠. 사실 울릉 사람 중에는 평생을 이곳에만 머문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동생을 본토로 시집보낼 때 50년 만에 처음으로 본토 땅을 밟으셨어요. 울릉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를 이어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가장 오래된 집안은 6대째입니다.”
 
 
  “전략적 차원에서 울릉도 반드시 지켜야”
 
경상북도 울릉군 전경. 사진=울릉군청
  남한권 울릉군수도 울릉도 토박이다. 증조부가 울릉도로 건너왔고 남 군수의 손자까지 태어났으니 6대째 이곳에 살고 있다. 그는 울릉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세에 대학 예비고사 준비를 위해 처음으로 본토 땅을 밟았다. 울릉도가 강원도 소속에서 경상남도, 다시 경상북도 소속이 되는 동안 수많은 울릉 토박이들은 이 땅을 지켜 왔다.
 
  ― 외람되지만 특별법 등 국가 보조를 얘기하는데, 대한민국은 거주 이전의 자유가 있고 울릉도가 싫으면 떠나면 되는 것 아닐까요?
 
  “그렇게 따지면 다 떠나면 됩니다. 안 그렇습니까?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울릉 사람들에게는 다 있습니다. 본토에서 오는 분들은 돈을 벌 목적으로 들어오는데, 조상 대대로 살아온 분들은 터전을 지키고 울릉도를 지키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경제적 마인드도 약합니다. 솔직히 땅값을 그토록 올린 것도 본토에 있는 외지인들이죠. 더구나 우리에게는 독도가 있지 않습니까. 울릉도가 지켜지지 않으면 독도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독도수비대가 독도를 수호해 왔고, 울릉도가 지켰습니다. 우리가 지키지 않았다면 일본이 호시탐탐 노렸을지 모릅니다.”
 
  ― 아이코, 괜한 질문을 드린 걸까요?
 
  “아닙니다. 그런 오해들이 있는데, 제가 단언컨대 울릉군민들은 국토를 수호한다는 자부심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한 통틀어서 동해 유일의 섬이 울릉도입니다. 누가 살아야 합니까? 대한민국 국민이 살아야죠. 우리의 영해, 영토입니다. 저는 울릉도에서 태어났고 울릉도에서 죽고 싶습니다. 울릉도민들은 울릉도에 살아 줘서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국민이 ‘울릉도를 지켜 줘서 고맙다’는 마음가짐을 가져 줬으면 합니다.”
 
  ― 독도 얘기를 하셨는데,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건 국민의 공통 마음이라고 봅니다.
 
  “울릉에서 빠른 배로 2시간 반 정도 걸려요. 울릉도 사람들에게 독도는 자부심입니다. 우리 아버지들이 지켜 온 영토입니다. 일본이 노리고 있지만 우리의 국토이고, 지정학적·전략적·생태학적으로 가치 있는 섬입니다. 2022년 10월에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을 쐈는데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렸습니다. 40초만 더 비행했더라면 울릉도에 미사일이 떨어졌을 겁니다.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걸린 것은 최초였는데 대피 시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지하주차장 있는 건물이 없고 21개의 터널이 전부여서, 행정안전부에 대피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울릉도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하수처리, 의료·주택 확충 등 시급
 
  남한권 군수는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울릉도의 현안으로 하수도 처리 문제와 의료·주택·주차장 문제를 짚었다.
 
  “울릉도 주민 중 65세 이상이 27%일 정도로 노령화된 섬인데 울릉도의료원은 보건소 수준입니다. 20여 명의 공중보건의로 운영하게끔 되어 있는데 의료파동 때문에 인원이 대폭 줄었어요. 인턴 말고 전문의로 구성된 수준 높은 처치를 할 수 있는 분들이 왔으면 좋겠고, 군민이 의료 혜택을 충분히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2~3년간 의료원의 기본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노력으로 각 진료과별 청빙 전문의를 초빙해 운영하고 입원실을 회복했습니다. 응급 시스템을 보완해 심혈관질환이 발생하면 헬기와 여객선, 경비정을 동원해서 후송합니다. 헬기를 요청하면 바로 띄워 주는데, 의료원장이 수고가 많습니다.”
 
  8개 병원, 경북대학교 칠곡병원, 동국대병원, 강원도 강릉 아산병원까지 울릉군과 협약을 체결했다. 헬기가 뜨면 8개 병원은 무조건 환자를 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참 잘사는 나라라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공중보건의의 지속적인 충족과 좀 더 수준 있는 청빙 전문의를 모시고 싶습니다. 국·도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싶습니다.”
 

  ― 의료 외에 또 시급한 일이라면요?
 
  “울릉도에 낙석(落石) 사고가 잦아요. 해빙기, 비 오고 바람 불면 산이 많이 무너집니다. 울릉도가 화산섬이잖아요. 조각조각 바스러지는 돌이 많은데 최근에 크고 작은 낙석 사고가 잦았습니다. 인명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시급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울릉도 하수처리율이 현재 5%뿐입니다. 국민들이 ‘그게 무슨 에너지 청정 섬이야’라고 할 정도죠.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수 있게끔 지금 진행 중입니다. 울릉읍 지역에 전부 배수관을 묻어서 공사할 예정입니다.
 
  주택난도 심각하죠. 저는 40년 된 15평짜리 아파트에 여전히 월세로 살고 있는데, 울릉도로 발령받으면 울먹이는 공무원들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주차타워 시설도 필요하고… 필요한 것투성이네요.”
 
  ― 그럼에도 울릉도이신 거죠?
 
  “그럼요. 울릉도는 제 고향이자 저의 자부심이고, 제 손주들까지 대대손손 자랄 우리의 땅입니다. 울릉도는 물이 풍부합니다. 물의 길을 보면, 백두산 물이 흘러서 금강산, 태백산맥을 거쳐서 밑으로 울릉도로 들어옵니다. 울릉도 밑에 바닷속에서 흘러나오는 미네랄 심층수예요. LG생활건강에서 ‘울림’이라는 생수를 생산하는데 울릉도 나리 추산리의 용천수로 만든 겁니다. 에비앙보다 물 성분이 좋아요.”
 
 
  “100만 관광객 유치가 목표”
 
  ― 군수로서 2028년의 변화를 준비하고 계시군요.
 
  “하늘길, 바닷길이 다 바뀝니다. 100만 관광객 유치를 베이스로 깔고 있습니다. 특별법으로 특별자치권을 만들어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면세점 유치하고, 케이블카 놓고, 레저복합힐링타운, 교통수단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여객선이 지금보다 더 안정돼야 하고, 사동항 3단계 등 크루즈항도 만들어야 하고… 할 일이 태산입니다. 전남 신안이나 완도·진도의 발전에 비하면 울릉도는 정말 너무 소외돼 있습니다. 산불이 나면 울릉도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본토에서 헬기로 한 시간 날아와서 물을 뿌릴 수는 없잖습니까.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남 군수는 이 대목에서 한숨을 돌린뒤 말을 맺었다.
 
  “한번 울릉도에 와보세요. 우리의 국토, 그리고 화산섬이라는 자연이 주는 풍요롭고 신비한 생태 보물섬의 혜택을 누려 보세요. 저희 바람은 울릉을 세계적인 섬으로 만드는 것이고, 스위스의 다보스처럼 작지만 세계 지도자들이 왕래하는 원대한 ‘울릉포럼’을 유치하는 겁니다. 그 밑거름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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