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영입, 성공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 일어날 것”
⊙ “후보 통합 과정 거쳐 공정한 룰 만들어지면 받아들여야”
⊙ “2차 연금 개혁 필요… 청년들의 절망·분노 담아내는 것이어야”
⊙ “탄핵 재판 끝났는데 거기 몰두하다가 대선은 어떻게 하나?”
⊙ “성장 잠재력 고갈… 反기업 세력이 反대한민국 세력”
⊙ “현행 헌법, 국회 횡포에 대통령은 아무런 방어 능력 없는 게 문제”
⊙ “후보 통합 과정 거쳐 공정한 룰 만들어지면 받아들여야”
⊙ “2차 연금 개혁 필요… 청년들의 절망·분노 담아내는 것이어야”
⊙ “탄핵 재판 끝났는데 거기 몰두하다가 대선은 어떻게 하나?”
⊙ “성장 잠재력 고갈… 反기업 세력이 反대한민국 세력”
⊙ “현행 헌법, 국회 횡포에 대통령은 아무런 방어 능력 없는 게 문제”

- 사진=조준우
사실 그보다 작은 ‘별의 순간’은 이미 왔었다. 작년 8월 고용노동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역사 문제 등에 대한 그의 인식을 따지는 야당 의원들에게 그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정연하게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펄펄 뛰었지만, 보수(保守) 성향 국민들은 통쾌해 했다. 2014년 경기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잊혀 있던 김문수라는 인물이 재발견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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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보건복지부 장관(뒷줄 가운데)은 작년 12월 11일 ‘국무위원들은 계엄 사태에 대해 일어나 사과하라’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의 요구를 홀로 거부했다. 사진=조선DB |
‘선거 明堂’ 대하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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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청년들과 함께했다. 사진=조선DB |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認容)한 지 나흘 후인 4월 8일 장관직에서 사퇴한 김문수 전 장관은 이튿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선언문에서 “탄핵은 헌정 질서 안에서 내려진 최종 결정이므로 그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의 위대한 성취를 부정하는 세력들과는 맞서 싸워야 하고, 이겨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4월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김문수 승리캠프’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났다. 대하빌딩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윤석열 후보가 캠프를 차렸던 곳. 조순, 고건 전 서울시장도 이곳에서 승리의 역사를 썼다. 때문에 ‘선거의 명당(明堂)’ 소리를 듣는 곳이다. 김 전 장관 외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정복 인천시장 등도 이 건물에 캠프를 차렸다. 심지어 유정복 시장 캠프는 김 전 장관 캠프와 같은 층을 쓰고 있다.
김 전 장관 캠프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름 있는 정치인 중에서는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김재원 전 의원의 모습이 보였다. 실무자급들 중에도 낯익은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청년 일자리’ 문제부터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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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8년 5월 1일 ‘한국노총 2018 노동절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사진=뉴시스 |
“현역 국회의원들이 없다고 난리입니다.”
― 대선 때 현역 의원들 모습이 많이 보여도 도움은 안 된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하하하.”
― 이제는 ‘탄핵 반대’ ‘윤석열 지키기’를 넘어서 ‘대한민국 지키기’ ‘이재명보다 더 나은 비전을 보여 주기’로 전환해야 할 텐데, 이와 관련해 어떤 비전이 있습니까?
솔직히 이 질문을 던지면서, ‘대한민국 지키기’에 대한 고담준론(高談峻論)이 먼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청년 54만 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도 못 하고 그냥 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업들, 현대자동차·SK·LG 등이 전부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어요.”
― 그렇지요.
“우리나라를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R&D와 반도체와 관련해서 주(週) 52시간 적용을 조금 유연하게 해주겠다더니 그것도 안 하고 있어요. 그건 제가 장관으로 있으면서 행정규칙으로 할 수 있게 했어요.”
― 답답한 일입니다.
“홍콩이 어려워지면서, 거기 있던 다국적 기업들의 아시아 헤드쿼터들을 한국으로 오게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왔습니다. 싱가포르에는 그런 헤드쿼터가 5000여 개가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게 ‘한국으로 갔다가는 이재용·최태원·신동빈 회장처럼 감옥에 가는 것 아니냐’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사망자가 두세 명 생기면 감옥 가는 것 아니냐’ 하는 겁니다. 노란봉투법 같은 걸 계속 만들어서 기업이 한국에 오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런 사람이 ‘먹사니즘’을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에요.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미국과의 관계입니다. 특히 트럼프와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 그렇지요.
“이런 점에서도 그동안 미국과 신뢰를 쌓으면서 네트워크를 만들어 왔던 저 김문수가 이재명 전 대표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 미국에 어떤 네크워크가 있나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나 국무부, 미국 공화당이나 그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공화당의 영 김 의원 등과는 20년 이상 관계를 맺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일 관계를 개선해서 기업의 리스크를 없애고, 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게 할 수 있습니다.”
김문수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리더십 인스티튜트, 헤리티지재단 같은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들에 관심을 가져 왔다는 것을 아는지라, 그런 쪽으로 인맥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 전 장관이 말을 이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국민 대통합입니다. 좌우, 여야, 영호남, 빈부, 노사 이런 여러 분야에서 통합을 해야 하는데, 그러한 점에서 믿음을 줄 수 있는 후보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즉, 첫째로 경제와 일자리와 민생, 둘째로 한미동맹과 국제 문제의 해결, 세 번째로 국민 대통령,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상대할 수 있는 후보는 저 김문수라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과거에 노동운동을 오랫동안 했던 경력에도 불구하고,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나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에 보니 좌파나 노동운동권에서는 ‘배신자’로 간주하면서 거부감이 오히려 더 심한 것 같더군요.
“좌파 중에서도 우리 대한민국 체제를 부정하는 사람들, 즉 민노총 안에서도 이념 성향이 강한 사람들, 한총련이나 통진당 같은 사람들이 그러는 것이지요.”
“구국의 일념으로 뭉쳐야”
사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원죄(原罪)를 안고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극한 상황’에서 치르는 선거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여러 주자들을 늘어놓고 적합한 후보를 고르게 하건, 양자 대결 구도로 하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의 줄임말. ‘사물이나 인물을 비교할 때 한쪽이 진짜 너무나도 뛰어나 다른 쪽이 비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함’을 뜻함)이다. 그나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다양한 후보들이 경쟁을 하면서 역동성과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면 일말의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난 주말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 유승민 전 의원의 당내 경선 불출마 선언으로 그것도 물 건너가고 말았다.
― 중도 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선 흥행’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 오세훈 시장을 만나 뵙기로 했습니다. 또 당내에서는 페어플레이 경선을 하고, 당 밖에 있는 누구라도 이재명 전 대표와 맞서 싸우려는 분은 힘을 합치도록 하겠습니다.”
― 안 그래도 민주당 탈당파들까지 아우르는 ‘반(反)이재명 빅텐트(big tent)’ 얘기가 나오고 있더군요.
“제일 중요한 것은 공동의 목표가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과거에 뭘 했느냐, 롤(role·역할)이 무엇이냐 하는 것을 넘어서 구국(救國)의 일념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선거연합’을 섣불리 해체했다가 한때 곤경에 처했습니다.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適材適所)에 그분들을 모시면서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준석과의 단일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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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오른쪽)는 4월 14일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두봉 주교의 장례 미사 자리에서 나란히 앉았다. 사진=뉴시스 |
― 최근 급부상한 한덕수 총리(대통령 권한대행)나 이준석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두 분을 함께 얘기했는데, 조금 경우가 다르다고 봅니다. 지금 한 권한대행은 우리와 뿌리가 같고, 어떤 공동체 안에 같이 있다고 봐야 됩니다. 그분이 출마하느냐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겠지요. 이준석 의원은 과거에는 뿌리가 같았지만, 지금은 독자적으로 다른 후보로 나오겠다고 선언했지요. 논의의 단계와 순서가 다릅니다. 다만, 이재명 전 대표를 꺾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반이재명 통일전선’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할 때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라는 기득권도 내려놓을 생각이 있는지요?
“내려놓는 게 아니고, 단계를 밟아 가면서 통합을 위한 작업을 하고, 누구든지 승복할 수 있는 룰(rule)을 만들어야겠지요.”
― 제 말은, 그렇게 해서 최종 단계까지 갔을 때, 가위바위보를 해서든 여론조사를 해서든 그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것입니다.
“함께 공정한 룰을 만들면, 받아들여야겠지요. 룰을 못 정하면 못 받아들이는 거고.”
‘요새는 대선 치르는 것 자체보다 룰을 만드는 게 더 어렵던데, 쉬운 일은 아니겠다’ 싶었다.
“反대한민국 세력이 대통령 되면 안 돼”
지난 4월 10일 김 전 장관은 청년들과의 좌담회에서 “만약 계엄 당일 (내가) 국무회의에 출석했다면 드러누워서라도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에서는 “중도층 표심을 의식해 ‘강성 친윤’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식의 해석을 내놓았다.
― ‘계엄 반대했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우파 성향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는 ‘윤 어게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애국 진영에서도 생각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계엄을 어떻게 볼 것이냐라든지, 장외(場外) 대중집회에 참여했던 분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등등. 하지만 당장 대통령이 파면되었고, 대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탄핵 재판이 끝났는데도 거기에 몰두하다가 선거는 어떻게 합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세력을 대표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어렵게 만드는 반(反)대한민국 세력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반대한민국세력이란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성장률은 올해 거의 제로 성장이 될 것 같고, 성장 잠재력은 아주 고갈되어 있습니다. 트럼프발(發) 관세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고,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가 우리 안방까지 들어왔습니다. 한국 제조업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 가면서 미래의 파고(波高)를 넘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뭉쳐서 머리를 맞대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국회는 지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어떤 법도 통과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을 도와주기는커녕 기업이 뛰지 못하게 하는 일만 계속 하고 있잖아요. 저는 지금 가장 나쁜 것이 반기업이고, 반기업 정서·반기업 세력이 ‘반대한민국 세력’이라고 봅니다.”
“이재명, 비상한 능력… 존재 자체가 위험”
― 민주당 후보로 나올 이재명 전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거짓말하는 것이죠. 결혼한 사람이 총각 사칭하면서 여배우와 사귀는 것 같은 건 저는 생각도 못 해본 일입니다. 그것도 상당한 능력이죠.”
― 하하하.
“대장동은 30만 평밖에 안 돼요. 저는 광교신도시, 판교 테크노밸리, 다산신도시, 평택 고덕 삼성반도체단지, 파주 LG LCD단지 등 그보다 수십 배를 개발했지만 단 한 명도 문제가 되거나 구속된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이분은 성남시에서 그 작은 걸 하면서도 온갖 비리, 부정, 돈 등, 그리고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의 ‘50억 클럽’ 등 수많은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 이재명 전 대표에게서 가장 위험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존재 자체가 위험이죠.”
― 트럼프도 성(性) 추문, 의사당 난동 사태 사주(使嗾) 등 수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도 국민들이 뽑아 주면 ‘국민의 주권적(主權的) 결단’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히틀러도 국민들이 뽑았지만, 그게 결과적으로 독일에게 도움이 됐습니까? 이재명 전 대표의 문제점을 알려야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 대한민국의 공직 사회는 어떻게 될지, 외교 관계는 어떻게 될지, 한국 기업은 대한민국에서 배겨날 수 있겠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죠.”
“경상도 꼰대? 약자에 따뜻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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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9월 23일 LG그룹이 경기도 파주시 월롱산업단지에서 ‘첨단소재단지’ 기공식을 열었다. 가운데 점퍼 차림이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 그 오른쪽이 구본무 LG 회장. |
“저만큼 가장 치열하고 뜨겁게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은 없을 겁니다. 또 저만큼 왼쪽에 있다가 중도를 거쳐서 오른쪽을 경험해 본 사람도 없을 겁니다. 가장 밑바닥에서 생활해 보고 위에서도 생활해 본 사람도 없을 겁니다. 아내는 호남이고 저는 영남입니다. 빈부 문제도 저만큼 가난한 사람들 사정을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여자들 사정을 저만큼 아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만큼 청년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는 사람도, 노인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는 이런 일들을 다 겪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폭넓은 통합의 적임자입니다. 좌파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게 공감하면서 ‘이번에는 당신을 밀어 줘야겠다’는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남과 잘 싸울 것 같은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가 하면 ‘비호감도’도 상당히 높은 걸로 나오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불의(不義)와 대한민국 해치는 세력, 정의롭지 않으면서도 횡포를 부리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싸워 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 그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약자(弱者)에 대해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이 김문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아까 청년층 일자리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얼마 전 여야가 합의한 연금(年金) 개혁에 대해 젊은 층의 반발이 심합니다.
“연금 개혁은 2차 개혁이 필요합니다. 2차 개혁은 청년들의 절망과 분노를 담아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 논의 과정에는 청년들이 대거 참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연금 개혁 논의에서는 청년들이 배제되었는데,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개혁안을 설계해야 합니다. 연금 개혁 논의뿐 아니라 일자리, 저출산, 정년 연장 등을 논의하는 기구마다 청년들을 참여시켜야 합니다.”
―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다가는 장년층·노년층이 소외감을 느끼고 반발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세대간의 이해를 조정하는 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원칙은 자기들이 원하는 일자리에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해야 하는 청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 못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도 갖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해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을 그런 상태로 놔두고 장년·노년 세대들이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전체를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큰 대화의 테이블을 자주 만들겠습니다. 국민의 공감 위에서 청년의 참여와 그들의 권익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 탄핵당하고도 쇄신 못 해”

보수 정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지난 10년간 두 번이나 탄핵당했다. 거기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內亂) 정당’으로 몰면서 위헌 정당으로 해산하자는 입법까지 거론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기 이틀 전에 실시된 4·2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 줬다. 심지어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 중진 의원도 있었다.
― 국민의힘이 저래 가지고서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습니까?
“두 번의 탄핵을 당하고도 아직 쇄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 깊이 있고 치열한 끝장토론이 필요합니다. 그런 노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보는데, 좀 더 치열하고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 지금의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중지(衆智)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문제부터 시작해서, 누구를 배제한다 안 한다 하는 차원을 떠나서 우리 내부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잘 살펴서 제가 확실하게 고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방안을 갖고 있지만, 지금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 말씀을 듣고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덕수 권한대행에게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치열한 토론을 통해 스스로 혁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다행인데, 성공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밖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냉정하고 정확하게 안을 고치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헌, 체제 변혁 수단 돼선 안 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사퇴 이틀 전인 4월 7일, 대선과 권력분산형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전날 제안에 대해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개헌과 선을 그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월 기자와 만났을 때 “남들이 개헌에 대해 물으면, ‘이재명이 개헌을 하겠느냐’고 말한다”고 말했었다.
― 이재명 전 대표의 ‘선(先) 내란 종식, 후(後) 개헌’ 주장은 먼저 ‘내란 세력 척결’을 내세워 보수 세력을 궤멸시킨 후, 좌파적 체제 변혁을 감행한 결과를 대못 박는 개헌을 하겠다는 뜻 아닐까요?
“현행 헌법은 1972년 유신 이후부터 1987년 민주화 대투쟁까지 15년간의 눈물 어린 역정이 피워 낸 꽃입니다. 이 부분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특히 대통령 직선제를 회복한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내각제 개헌은 안 된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의 단임제는 국회의원 임기와 맞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국회는 저렇게 횡포를 부리는데 대통령은 아무런 방어 능력이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국민적 논의를 거쳐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헌이 체제 변혁의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 ‘김문수가 꼭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딱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뭐라고 하겠습니까?
“‘이재명 전 대표를 가장 잘 알고, 이길 수 있는 후보는 김문수뿐’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피고인 이재명’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깨끗한 김문수’뿐입니다.”
민주화운동 보상금도 안 받아
― ‘깨끗한 김문수’, 정말 자신할 수 있습니까?
“저는 돈에 대해서는 정말 완전히 완벽하게 하고 살아왔습니다. 골프도 안 치고,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애도 하나밖에 없고, 우리 집사람도 사치를 모르는 사람이어서 돈 쓸 일이 없었어요. 지금 이렇게 사는 게 최선을 다해서 산 겁니다.”
― 아파트가 서울 봉천동에 있지요.
“네. 봉천동 산꼭대기에 있는 작은 아파트입니다. 거기로 이사하기 전에는 부천에서 24년 동안 이사를 안 하고 살았어요. 아파트는 낡으면 가치가 떨어지니까 자주 새집으로 옮겨 타야 값이 좀 올라가는데, 저는 ‘공직자는 그러면 안 된다’고 반대했어요. 민주화운동 보상금 주잖아요? 저도 감옥을 몇 년 갔다 왔으니까 좀 있겠죠. 그것도 안 받았어요. ‘국회의원 하고 도지사 하고 했으면 됐지, 내가 국민 세금을 또 받으면 되나’ 하고 생각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