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kg이었는데 지금 21kg으로 폭풍 성장
⊙ 산책 중 사라졌다가 자기가 먼저 집 앞에 와 있기도
金鎭台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18기 수료 /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제19·20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同 인권위원장. 現 강원특별자치도 지사
⊙ 산책 중 사라졌다가 자기가 먼저 집 앞에 와 있기도
金鎭台
1964년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18기 수료 / 춘천지검 원주지청장, 제19·20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同 인권위원장. 現 강원특별자치도 지사

- 뭉치는 처음 만났을 때 내 품에 폭 안겨 여기저기 핥아댔다.
이름은 뭉치로 지었다. 아내가 지었는데 지금은 사고뭉치지만 애교뭉치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처음엔 전형적인 시골 잡종견의 외모를 띠던 녀석이 크면 클수록 진돗개의 자태를 띠었다. 유기견센터 소장님께 보였더니 진돗개 순종이라고 한다. 데려올 때 2kg이었는데 지금 21kg으로 폭풍 성장했다.
채식은 사양, 육식만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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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견으로 폭풍 성장한 뭉치. |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진돗개라서 주인에게 절대복종하는 줄 알았는데 불러도 잘 안 온다. 입맛도 까다로워서 육식만 좋아하고 채소·과일은 입에도 안 댄다. 늑대와 가장 닮았다는 유전자를 이럴 때만 과시한다. 사료만 먹는 게 안타까워 밥도 먹이고 이것저것 사람 먹는 걸 먹였더니 사료는 아주 배고플 때만 먹는다.
이 녀석을 두 해째 키우면서 벌써 두 번 잃어버렸다 찾았다. 아침마다 산책으로 춘천 봉의산(300m)을 오른다. 순하지만 사람들이 뭉치의 덩치만 보고 무서워할까 봐 입마개까지 씌워서 산책을 하던 중 멀리 있는 길냥이를 보더니 그쪽으로 가겠다고 성화였다. 고양이가 하악질을 해대면 뒤로 물러서며 움찔하면서 뭐 그리 허세를 부리는지. 그러다 내가 잠시 방심하던 차에 기세 좋게 고양이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그 길로 자취를 감추었다. 산을 아무리 찾아 헤매도 어디 있는지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 시간을 헤매다 결국 혼자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뭉치가 대문 앞에 떡 버티고 있는 거 아닌가. 혼자 산길을 내려와 주택가를 지나 제법 먼 거리를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꼭 안아주었다. 철부지 같아도 진돗개는 진돗개였다.
뭉치에게 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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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뭉치에서 애교뭉치가 된 뭉치. |
순간 배신감이 몰려왔다. ‘그렇게 매일 산책시켜주고 걷어 먹이면 뭐 하나. 배은망덕한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반사적으로 한 대 때렸다. ‘평소엔 그렇게 순하지만 어쩔 수 없이 본능에 충실한 짐승이었나’ 싶었다. 하지만 미안하기도 했다. 솔직히 교육의 차원을 떠나 감정적인 대응을 했으니 그 순간엔 나도 뭉치와 별반 차이가 없단 생각도 들었다. 저만치 도망가 보이지도 않더니 내가 출근할 때 다시 꼬리를 흔들며 다가오는 걸 보니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개는 이렇게 맥락이 없어서 좋다. 혼나고도 금방 꼬리를 흔든다. 아침부터 집에 혼자 두고 아주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라면 “대체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하고 원망할 거다. 하지만 개는 그러지 않는다. 더 반갑게 꼬릴 흔들 뿐이다.
뭉치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게 때론 답답할 때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변함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사람처럼 맥락을 이해하면 기대를 하게 되고 기대를 하면 실망이 따를 텐데 이 아이들은 그런 게 없다. 이래서 사람들이 개를 키우는가 보다. 뭉치야, 우리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언제나 행복한 애교뭉치로 긴 세월 함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