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셜미디어 전문가’ 리 브레너(Lee Brenner)

“소셜미디어 이용 못하는 정치인은 은퇴 빨라질 것”

  •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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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renner
⊙ 美 터프스大 졸업. 홍콩大 국제관계학 석사.
⊙ CNN 선임편집 프로듀서, 마이스페이스 정치부장 역임. FastFWD 그룹 창업.
    現 하이퍼보컬닷컴 편집위원.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정치인에게 빨리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쟁자들은 이미 받아들였으니까요. 본인이 새로운 미디어를 외면한다면 정치인으로서의 은퇴가 빨라질 뿐입니다.”
 
  미국인 특유의 여유로운 손짓을 취하며 얘기했지만 리 브레너(Lee Brenner) 씨의 말투만큼은 단호했다. ‘100% 확신’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 대학에 강의차 들른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그를 지난 3월 23일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만났다. 리 브레너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베벌리힐스에 본사(本社)를 두고 있는 소셜네트워킹 웹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서 정치부장을 지냈고, 2007년과 2008년에 ‘대통령 후보와의 대화’ 행사를 지휘했던 사람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인터넷 소통 채널에 익숙한 젊은이들을 위해 <하이퍼보컬닷컴>이라는 온라인뉴스 매거진을 만들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배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는 ‘소셜미디어’라는 단어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페이스북에서 트위터, 기존의 이메일에 이르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뜻합니다. 대면(對面)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기술적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죠. 정기적으로 가족이나 친구들의 소식을 업데이트할 수 있고 쉽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소셜미디어라고 부릅니다.”
 
  ―정치인이 트위터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이 온라인상에서 가능해질 겁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유권자와 쌍방 소통을 하고, 접촉이 늘어난다는 것을 스스로 느낄 겁니다. 대선(大選)과 같은 대규모의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실제로 후보와 접촉을 하는 기회는 거의 없지만,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대중의 관심 속에 살아가야 하는 정치인으로서는 유용한 도구죠. 소셜미디어를 선거운동을 조직하는 기구,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해 온라인의 조직을 오프라인 조직으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겁니다.”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데 기성세대가 원활하게 이용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요.
 
  “페이스북의 주 사용자가 40대(代) 이상의 여성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기술은 젊은 세대가 먼저 사용을 하고 부모 세대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북 사용자가 6억명에 달하는 만큼 소셜미디어는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배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성세대에 급속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소셜미디어가 젊은 층의 정치, 경제 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음식, 옷차림 등 신변잡기적인 것에 국한된 것으로 보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여러 사람의 휴대폰을 거쳐 사실인 양 번지는 악영향에 대해 어떻게 봅니까.
 
  “정보의 이동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된다는 등의 위험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선거에서 소수의 선거전략팀이 정보를 수집해 활용했다면, 소셜미디어 커뮤니티를 통해서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수천수만 명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든 일에 양면성이 있지만 장점이 훨씬 많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정치인의 이미지, 사진, 동영상이 과거보다 중요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야겠죠.”
 
 
  오바마 당선의 큰 축을 담당한 소셜미디어
 
  리 브레너 씨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권(大權)을 거머쥘 수 있었던 데에는 소셜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그는 2007년과 2008년에 자신이 몸담고 있던 ‘마이스페이스’라는 웹사이트와 MTV와 공동으로 ‘대선 후보와의 토론회’를 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초 이 행사는 대선 후보의 유권자를 향한 일방적 연설을 타운홀 미팅(입후보자가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의견을 듣는 행사)식으로 꾸며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는 대학 캠퍼스에서 행사를 열고, 이것을 TV와 인터넷으로 생방송 중계를 했다. 후보자의 발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전해졌다.
 
  그의 얘기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쌍방향 타운홀 미팅이었습니다. 기존의 토론에 참여하는 대선 후보들은 가져온 자료를 보고 뻔한 얘기를 하기 마련인데 이 미팅은 달랐습니다. 후보자가 갖고 온 자료를 그냥 읽는다는 느낌이 들면 시청자들이 즉각 반응을 했고, 이 얘기가 후보들에게 전해져 제대로 된 답변을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당시 매케인 후보와 오바마 후보가 이런 식(式)의 토론을 적극 받아들였습니다. 두 후보 모두 당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뒤지고 있었는데 이 토론회를 치른 이후에 지지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오바마 후보는 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대중은 스스로가 ‘나는 오바마의 친구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고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유권자로서는 온라인상에서 친분을 맺음으로써 자신이 대선 후보와 굉장히 가깝다고 느낀 겁니다. 오바마 후보가 소셜네트워크를 잘 활용했고 그만큼 가장 큰 이익을 봤죠.”
 
 
  소셜미디어의 핵심은 유권자와의 직접 소통
 
  리 브레너 씨의 표정에서 자부심이 엿보였다. 미국 IT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자신감과 이 사업의 밝은 미래가 어우러져 나온 표정이었다. 1960년대에 케네디 대통령이 TV라는 신개념의 도구를 사용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이제는 온라인 네트워크라는 신(新)무기가 또다른 세상을 열어 갈 것으로 보였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정치인에게 조언을 해 보라”는 말에 크게 웃었다.
 
  “정치인으로서 빨리 은퇴를 하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웃음). 물론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 코미디언이 일본의 쓰나미 직후에 부적절한 농담을 한 것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바람에 큰 낭패를 봤습니다. 소셜미디어 세상이 열리면서 정치인들, CEO 등 대중이 바라보는 기득권층이 언행(言行)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기존에는 한 사람의 말을 주변 사람들만 들었지만 이제는 녹화가 돼서 유튜브에 올라가고, 세계인이 보게 됐습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언행에 결과가 따른다는 점을 배우고, 말하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겁니다. 아직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 생각을 바꾸십시오. 기술적으로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소셜미디어의 골자는 유권자들과의 직접 소통입니다.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와 대면하든 온라인상에서든 직접 소통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소셜미디어가 발달한다고 해도 신문, 잡지, 방송을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방송은 앞으로도 여전히 파워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방송이나 신문, 잡지 모두 어떤 형식으로든 소셜미디어를 자신의 미디어에 통합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신문사가 자신의 정보를 모바일폰이나 태블릿PC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보내지 않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없습니다. 방송과 소셜미디어 중에 누가 우위에 놓일 것이라는 판단보다는 소셜미디어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기존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표현이 정확할 겁니다.”
 
  리 브레너 씨가 이 방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8년에 CNN에서 인턴으로 일을 했을 때였다. 당시만 해도 사무실에 인터넷이 깔려 있지 않았고 앵커에게 신문지 기사를 가위로 잘라서 넘겨주던 시절이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훨씬 편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터넷 회사로 이직한 것이 소셜미디어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인 2006년부터 인터넷이 아니라 그를 훨씬 능가하는 소셜미디어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속도는 놀라웠다. 그는 한국과 같은 IT강국은 이 도구를 더욱 적절하게 활용하기를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미국에서 개발됐지만 현재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개발되는 모든 신기술과 신도구는 전 세계로 확산된다는 것이 가능성입니다. 정치와 언론에서 소셜미디어의 역할은 갈수록 커질 겁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소셜네트워크의 세계로 들어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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