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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벗고 돌아온 BTS, 3년 만에 광화문에서 ‘컴백’

‘21세기 비틀스’ BTS, 〈아리랑〉으로 全 세계 흔든다

  • 글 :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yamko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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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 콘서트 한번에 경제적 효과 최대 1조2207억원(추정), 연간 예상 매출 약 1조8700억원 수준
⊙ 학생 시절 두 차례 방탄소년단 공연 관람… 퍼포먼스와 진심, 팬들을 향한 애정 느낄 수 있어
⊙ 사무실 개조해 만든 열악한 숙소에서 2년을 버텨 가며 연습 또 연습
⊙ 반항적인 데뷔곡에서 시작해 불안정한 청춘의 고민, 유혹과 절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 유엔 총회에서 세 차례 연설… 미래세대에 꿈과 희망, 코로나19 극복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에 선한 이미지 각인
⊙ “BTS의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가 디지털 세상을 만나 빠르게 전파”(방시혁 하이브 이사회의장)
⊙ 팬덤 아미(ARMY)의 노력… 한국미학을 음악에 접목시키기도
기자가 중·고등학생이던 시절, 좋아하는 연예인을 물을 때는 “어떤 그룹 좋아해?”보다 “BTS에서 누구 좋아해?”라는 질문이 더 자연스럽게 오가곤 했다. 그만큼 BTS의 인기는 어마무시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21세기의 비틀스’라는 별칭까지 얻은 BTS(방탄소년단)는 K-팝의 미학적, 산업적, 메시지적 측면에서 혁신을 이끌며 전 세계 팝 음악계에 변화를 일으켰다.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일곱 명이 불러온 변화는 단순한 음악적 성과를 넘어선다. BTS의 성공은 그들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現 빅히트뮤직)와 모그룹 하이브(HYBE)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과 경제적 영향력까지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BTS 콘서트 한 차례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최대 1조220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예상 매출 역시 약 1조8700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왼쪽부터) 리더 RM(본명 김남준), 진(김석진), 슈가(민윤기), 제이홉(정호석), V(김태형), 지민(박지민), 정국(전정국). 사진=조선DB

  그런 BTS가 길었던 군 복무를 마치고 완전체 7인으로 돌아온다. 2026년 3월 20일 오후 1시, 약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이다. 새 앨범의 제목은 〈아리랑(ARIRANG)〉.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컴백 라이브 공연은 넷플릭스(Netflix)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컴백이다.
 
  이제 BTS는 한국만의 아이돌 그룹이 아니다. 전 세계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왜 BTS에 열광하는 것일까? 다른 아이돌과 BTS는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전 세계를 사로잡은 BTS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데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거 BTS를 좋아했던 소녀 팬 출신 기자가 그들의 일대기를 차근차근 되짚어 봤다.
 
 
  중소 기획사에서 ‘방탄소년단’으로 데뷔한 7명의 소년들
 
2022년 5월 31일, BTS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빅히트뮤직 제공

  “사람들은 당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당신들의 활동은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People care a lot about what you say, and what you’re doing is good for all people).”
 
  2022년 5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방탄소년단과 약 35분간 단독 대담을 나누며 한 말이다.
 
  지금은 전 세계가 BTS의 컴백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이들의 시작은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았다. BTS는 과거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중소 기획사였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보이그룹이었다. 당시 빅히트 대표가 현재 하이브 이사회의장 방시혁이다. 2005년 2월 1일 빅히트를 설립한 방 의장은 에이트, GLAM 등 여러 아이돌 그룹을 시장에 선보였지만 모두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특히 GLAM의 멤버 다희가 배우 이병헌과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그룹이 사실상 재기 불능 상태에 빠졌고, 다희가 최종적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그룹은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데뷔 당시 BTS는 한 방에 4명이 모여 잘 정도로 좁은 숙소에서 열악하게 지냈다. 사진=BTS X(옛 트위터) 갈무리

  이처럼 암울한 상황 속에서 데뷔한 그룹이 바로 지금의 BTS다. 이들은 2013년 6월 13일 싱글 1집 앨범 〈2 COOL 4 SKOOL〉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0대와 20대 청춘들의 고민과 생각, 삶과 사랑, 꿈과 역경을 주요 주제로 한 노래들을 통해 BTS는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서서히 구축해 나갔다.
 
  방탄소년단은 사무실을 개조해서 만든 열악한 숙소에서 2년을 버텨 가며 연습, 또 연습했다. 한 방에 4명이 모여 자는 좁은 숙소였다. 이후 데뷔 3개월 뒤인 2013년 9월 11일, 방탄소년단은 첫 번째 미니앨범 〈O!RUL8,2?〉를 발매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대중은 BTS가 보여 주는 반항적인 이미지와 세계관에 점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어 이듬해 2월 12일 발매된 〈SKOOL LUV AFFAIR〉의 타이틀곡 ‘상남자(Boy in Luv)’가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후보에 오르는 등 본격적인 인기 상승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화양연화〉 시리즈로 음원 차트 석권
 
BTS는 〈화양연화〉 앨범 시리즈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인기 상승세를 보였다. ‘I NEED U’ ‘RUN’ ‘불타오르네’의 히트곡 3연타로 BTS는 그토록 꿈꾸던 음반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사진=빅히트뮤직

  당시 가요계에는 엑소(EXO), 비스트(Beast), 틴탑(Teen Top) 등 2세대 아이돌 그룹들 간 경쟁이 치열했다. BTS가 국내 팬층을 크게 확장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방탄 전성시대’를 연 작품이 바로 미니앨범 3집 〈화양연화 pt.1〉이었다.
 
  흔히들 청춘은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청춘을 ‘화양연화(花樣年華)’에 빗대 불안정한 청춘에 대해 노래하기 시작했다. 청춘의 양면성, 즉 ‘아름답지만 불안한 청춘’에 집중했다. 타이틀 곡인 ‘I need U’는 전작들과 달리 학교에서 벗어나 고된 현실에 맞부딪힌 청년들의 모습을 그렸다. 이때부터 N포 세대, 열정 페이, 수저계급론으로 대표되는 사회 불평등, 지역감정 등 대학생 이상의 청춘들이 겪기 시작하는 이야기들이 가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3포 세대 5포 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
  언론과 어른들은 의지가 없다며
  우릴 싹 주식처럼 매도해
 
  -방탄소년단, 〈화양연화 pt.1〉 수록곡 ‘쩔어’ 가사 중에서〉

 
  이후 2015년 11월 30일, 방탄소년단은 4번째 미니앨범이자 청춘 2부작의 두 번째 앨범인 〈화양연화 pt.2〉를 발매했다. 빌보드 앨범 차트에 171위로 진입한 첫 앨범으로, 이 앨범을 기점으로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역사가 시작됐다. 앨범의 주제는 넘어지고 다쳐도 달리는 청춘으로, 타이틀곡의 제목도 ‘RUN’이다. 이때부터 팬덤인 아미(ARMY)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화양연화〉 시리즈 앨범은 2024년 6월 14일, 발매된 지 약 9년만에 멜론에서 명반으로 선정됐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첫 대상 수상작이자 본격적으로 이름을 세계에 알리게 한 정규 2집 앨범 〈WINGS〉는 성장한 음악성과 더불어 청춘이 성장하면서 겪는 고통과 유혹, 그리고 성장에 관해 이야기한다. 타이틀곡은 ‘피 땀 눈물’로, “원해 많이 많이”라는 반복되는 훅이 그 당시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밈이 되어 인기를 끌었다.
 
 
  방탄소년단에서 BTS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들이 눈을 돌린 곳은 세계 시장이었다. 전 세계에 K-팝을 알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방탄소년단은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명 방탄소년단과 함께 ‘BTS’를 병행해 사용하기 시작했고, 멤버 랩몬스터 역시 활동명을 ‘RM’으로 변경했다.
 
  이들이 미국 시장에서 내세운 강점은 ‘강렬한 퍼포먼스’였다. 방탄소년단은 주목받기 전부터 난도(難度)가 높은 안무를 꾸준히 선보이며 전 세계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소셜미디어(SNS) 활용에도 적극적이었다. 자컨(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 ‘달려라 방탄’을 통해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팬덤과의 접점을 넓혀 갔다.
 

  기자는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직접 찾은 경험이 있다. 학생 신분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치열한 티켓 경쟁을 뚫고 콘서트장을 찾는 과정부터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까지, 지금도 당시 공연장을 떠올리면 심장이 뛰는 느낌이 남아 있다. 그날 무대에서 보여 준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와 진심, 그리고 팬들을 향한 애정은 더 많은 이들이 방탄소년단을 지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BTS의 강렬한 퍼포먼스는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해외 음악 시장에서는 라디오 스트리밍이 곡을 알리는 중요한 통로로 작용한다. 한국에서 멜론과 같은 음악 플랫폼 역할을 라디오가 담당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들은 이 같은 구조를 잘 알고 있었다. 팬들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BTS 노래를 추천곡으로 꾸준히 신청했고, 자연스럽게 BTS 음악이 대중에게 전달됐다. 2020년 BTS의 ‘Dynamite’는 미국 전역 라디오 방송 횟수 5위를 기록했다.
 
  다소 반항적인 데뷔곡에서 시작해 불안정한 청춘의 고민, 그리고 유혹과 절제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들이 라디오를 통해 퍼지면서 많은 이들이 BTS 음악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BTS는 유엔 총회에서 세 차례(2018·2020·2021년) 연설에 나서 ‘Love Myself’ 캠페인, 미래세대의 꿈과 희망, 코로나19 극복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에 선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연설과 함께 유엔 총회장, 조립실, 옥상 등에서 촬영한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유니세프(UNICEF)와 함께 폭력 근절 캠페인을 펼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유명해서 유명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의장은 지난 2017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시장을 의도적으로 공략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방탄소년단을 제작할 때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어떤 나라, 어떤 문화권에 대한 공략은 없었다”며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되,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더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흑인 음악을 베이스로 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뜻이 있었다. 이 두 가지가 서구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4년이 지나 방 의장이 하이브를 설립하고 소스뮤직 등 여러 기획사를 하이브의 레이블로 편입시킨 뒤 이사회의장에 오른 이후에도 BTS의 성공 요인에 대한 질문은 계속됐다. 방 의장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BTS의 글로벌 성공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타임》지는 방 의장을 ‘세계 최고 보이밴드 BTS의 제작자’라고 소개했다.
 
  방 의장은 ‘BTS의 글로벌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성공에 대한 정확한 인과 분석은 어렵지만 소위 미국 ‘주류’에서 통하는 공식과 다르게 접근한 것은 분명하다”며 “BTS의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가 디지털 세상을 만나 빠르게 전파됐고, 마침 미국에 없던 어떤 지점을 건드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해 BTS의 전환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15년 〈화양연화〉를 낸 것이 BTS의 분기점이었다”며 “글로벌에서는 ‘유명해서 유명한 전략’을 써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누가 유명하다는데, 나도 해 봤어’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전략은 이렇다. 남미에서 나타난 반응을 뉴욕에 빠르게 전달하면 뉴욕 사람들은 ‘BTS가 뭔데 저렇게 난리일까’ ‘우리도 알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고, 이어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명하다니까 나도 이 경험을 공유해야겠다’ ‘BTS를 알면 힙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이러한 흐름이 BTS의 인기를 확산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성적인 美 가요와 대비되는 BTS만의 음악
 
  BTS의 성공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다소 ‘웃픈’ 분석이지만, 당시 미국 팝 음악 시장의 분위기와 대비되며 회자되기도 했다. BTS가 미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시기, 카디비(Cardi B)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등 일부 팝 가수들이 다소 수위 높은 노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곡이 카디비의 ‘WAP(Wet-Ass Pussy)’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성적(性的) 자유주의를 노래한 가사로 큰 화제를 모으며 사회에 파장을 일으켜 2020년 가장 큰 이슈가 된 노래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성적 표현이나 사랑을 직접적으로 노래하기보다 방황하는 청춘의 고민과 성장 서사를 담은 BTS의 음악은 미국 대중에게 또 다른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인터넷에서는 카디비의 ‘WAP’에 맞춰 춤추던 딸을 제지하고 BTS의 ‘RUN’을 틀어 주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BTS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는 그 밖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BTS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BTS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면 외국인들은 굳이 그것을 자국어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어 그대로 부른다. 이른바 ‘떼창’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한 게 바로 BTS다.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전 세계에 전파함과 동시에 그들만의 영향력을 계속해서 늘려 온 것이다.
 
 
  “BTS 좋아하다 보니 한글도 배우고 싶어졌어요”
 
‘지미 팰런 쇼’에서 한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한 영상을 선보인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뮤직

  BTS의 또 다른 매력은 한국적인 모습을 세계에 알리는 이른바 ‘애국적’ 이미지다. BTS는 매년 추석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복을 입고 추석 인사를 전해 왔다. 2018년 발표한 ‘아이돌(IDOL)’ 뮤직비디오에서는 전통 기와 문양을 활용한 퓨전 한복을 의상으로 선보이며 한국적인 미를 강조했다.
 
  이후에도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행보는 이어졌다.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의 솔로곡 ‘대취타’ 뮤직비디오에서는 전통 군악을 모티프로 한 음악과 한복 의상이 등장했고, 2020년 9월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지미 팰런 쇼’에 출연했을 때도 한복을 입고 무대를 꾸몄다. 또한 멜론뮤직어워드 무대에서는 한국 전통놀이인 사물놀이와 ‘얼쑤’ ‘좋다’와 같은 추임새를 활용해 한국 특유의 흥을 표현했다. 광화문과 경복궁 등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BTS가 적극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면서 전 세계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기준 BTS의 연간 경제적 가치를 4조 원 이상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4조14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4200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0.3%에 해당하는 규모라는 분석이다.
 
  부산에서도 이러한 영향력이 확인됐다. 2022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해 열린 BTS 공연에는 관객 5만 명 이상이 모였다.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했더라도 인근에서 열린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을 찾은 팬들까지 합하면 수만 명이 더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BTS 공연이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는 약 1조원 규모로 분석됐다.
 
  BTS로 시작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 학습으로도 이어졌다. BTS의 콘서트에서 멤버들이 사용하는 한국어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이다. 과거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해외 대학의 한국·한국어문학과도 BTS의 성공 이후 지원자와 경쟁률이 높아질 정도로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BTS는 실전 한국어 회화를 배울 수 있는 교재도 직접 제작해 선보였다. 교재 속 캐릭터가 말하는 모든 대사를 멤버들이 직접 녹음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순차적으로 군 입대… 솔로 활동 ‘대박’ 나기도
 
  MAMA 등 국내 주요 시상식의 대상과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각종 국제 시상식을 석권하고, 앨범을 낼 때마다 500만 장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BTS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바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모두가 져야 하는 병역 의무였다. BTS 역시 이러한 의무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BTS의 세계적 성공을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견주며 병역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여기에 정치권이 여론조사 실시를 제안하고 관련법 개정을 논의하면서 병역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 특례 적용 여부와 공정성 문제를 중심으로 BTS의 병역 논란은 수년간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10월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입대를 시작하면서 논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멤버들이 한꺼번에 군 복무를 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었다. 하이브가 상장된 기업인 만큼, 모든 멤버가 동시에 입대할 경우 최소 1년 6개월 이상의 활동 공백이 발생하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BTS는 맏형 진(본명 김석진)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에 입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먼저 전역한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이어 가며 BTS의 이름을 계속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정국(본명 전정국)의 경우 정식 솔로 데뷔 이전이던 2022년 아시아 가수 최초로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초청돼 무대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광화문광장 시작으로 79회 월드투어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26년,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빅히트뮤직은 3월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통해 BTS가 컴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컴백은 화려한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공연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며, 17만 명 이상(공식 예매 2만2000석 포함)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안전 대책도 강화됐다. 광화문광장에서 특정 그룹의 단독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브에 따르면 공연명은 ‘K-헤리티지와 K-POP 융합 공연’(가제)이다. 공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하이브 측은 “광화문광장은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여기서 공연을 열어 한국에서 태어난 BTS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한국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공연을 BTS가 4월부터 시작하는 총 79회 규모 월드투어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이브는 국가유산청에도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경복궁(근정문·흥례문), 광화문 및 광화문 월대 권역(담장 포함), 숭례문 등에 대한 사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장소에서 광화문 공연의 개막 영상을 촬영하고, 숭례문과 광화문 담장에는 미디어아트 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다.
 
  3년 만의 ‘완전체 BTS’ 컴백을 앞두고 전 세계 아미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긴 공백기를 마친 BTS가 정상의 자리를 지켜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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