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에서도 “항소 포기, 이견 없이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사안”
⊙ 尹 구속 취소 때와 다른 점 “논의 과정, 그때는 있었고 이번엔 없었다”
⊙ 尹 구속 취소 때와 다른 점 “논의 과정, 그때는 있었고 이번엔 없었다”

- 7월 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법안 공청회에서 김종민 前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자신의 저서 《검찰제도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종민(金鍾旻) 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장은 11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움츠러든 검찰 분위기에 개탄했다. 대장동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전국 검사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검사에 대한 징계를 일반 공무원과 일원화하도록 검사징계법 폐지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검찰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항소 포기 결정과 이를 비판하는 검사들을 겨냥한 징계 예고가 부당하다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는 반면, 위축된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 포기 결정, 일선 검사들과 논의했나
앞서 10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장동 일당’으로 불리는 민간 업자 5명(김만배·유동규·남욱·정영학·정민용)에게 각각 징역형을 비롯해 총 473억 3365만원의 추징금을 선고(2021고합970)했다. 당초 검찰이 성남시의 피해액으로 산정하고 재판부에 추징을 청구한 7800억원대의 6%가량 되는 액수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 기한인 일주일 안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고, 결국 이 간극을 줄일 길은 사실상 없어지고 말았다.
항소심을 맡는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64조 1항에 따라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사유에 관해서만 심판해야 하고, 피고인만 항소하고 검찰은 항소하지 않은 경우 법 제368조 ‘불이익 변경의 금지’ 원칙에 따라 원심보다 무거운 형량과 추징액을 선고하지 못하게 돼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대검이 일선 공판팀의 항소장 제출을 별다른 설명 없이 시간을 끌며 막았으며, 나아가 대장동사건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하려는 윗선의 압박이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수사검사 또는 공판검사가 중요 사건에 대한 항소 의견을 낼 땐 상부에 보고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때 대검찰청에서 이견이 있을 경우, ‘상급법원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거나 ‘항소의 실익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댄다. 항소를 반대하더라도 문제를 지적하고 검토를 지시하는데, 이번엔 그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김 전 지청장은 지적했다.
대검 안팎에서도 “대장동사건 일선 검사들이 항소하는 걸 막으려 해도 마땅한 명분이 없으니 고의적으로 시간 끌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일선 검사들은 항소해야 한다며 항소 기한 마감 직전까지 항소장 제출을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막상 검찰 수뇌부가 이를 보류했고, 항소 기한 끝자락에 가서 불허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항소 기한을 도과(徒過·그냥 넘김)시켰다는 의구심이다. 김종민 전 지청장의 얘기다.
“시간의 흐름을 보면, 대검이 항소 의견을 법무부에 보고한 뒤로도 항소 기한 마감까지 이틀의 시간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시간을 꽉 채우고 막판에 항소를 못 하게 됐기 때문에 고의로 시간을 지연시켰다는 의심을 일으키죠. 항소는 종이 한 장짜리 항소장 한 장만 내면 되는 거예요. 한 장만 내면 되고 서류를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어요. 항소할지 말지 그것만 결정해서 항소하면 1분 안에 끝나는 일입니다.”
“100이면 100 모두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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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만석 前 검찰총장 직무대행. 사진=조선DB |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는 재반박이 제기된다. 당시 검찰에선 항소 여부에 관한 내부 논의가 있었다. 검찰총장이 검사장회의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찬성 의견과 반대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거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서, 이번처럼 일선 검사들에게 아무 설명이 없었던 것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들은 이번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해 “100이면 100 모두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대검 내부에서도 “이 사안은 이견 없이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사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11월 14일 퇴임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는 법과 원칙보다 정무적 판단을 택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1월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항소 포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법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며 “한마디로 ‘대통령과 법무부 무서워서 엿 바꿔 먹었다, 딜 쳤다’는 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대검 관계자도 “(노 전 직무대행은)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 전 직무대행은 11월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항소 포기 사태의 전말을 밝힐 의향을 묻는 질문에 “언젠가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노 전 직무대행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였다면 직을 던지고 안 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받아들였고 그 순간 내 결정이 됐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