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 안 지키는 국가 권력에 정치중대재해법 필요”
⊙ “권력분산형 개헌 필요… 지금은 국가 대개조 기틀 다질 절호의 기회”
⊙ “민의와 상관없이 법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것은 국회 권한에서 벗어난 것”
⊙ “민주당, 조기 대선으로 정권 획득하고 의회까지 독차지해 일극체제 만들 꿈에 젖어”
⊙ “상처받은 국민에겐 진정성 있는 정치인의 ‘정직한 리더십’ 필요”
劉正福
1957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행정고시 제23회, 경기 김포군수·김포시장 역임, 제17·18·19대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제6대 인천시장 역임. 現 인천시장(제8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18대 회장
⊙ “권력분산형 개헌 필요… 지금은 국가 대개조 기틀 다질 절호의 기회”
⊙ “민의와 상관없이 법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것은 국회 권한에서 벗어난 것”
⊙ “민주당, 조기 대선으로 정권 획득하고 의회까지 독차지해 일극체제 만들 꿈에 젖어”
⊙ “상처받은 국민에겐 진정성 있는 정치인의 ‘정직한 리더십’ 필요”
劉正福
1957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 행정고시 제23회, 경기 김포군수·김포시장 역임, 제17·18·19대 국회의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제6대 인천시장 역임. 現 인천시장(제8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제18대 회장

- 사진=조준우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17개 광역단체장들로 구성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권력이 극소수에 집중되는 개발시대 논리를 담고 있는 1987년 헌법은 시대정신에 맞게 수정돼야 한다”며 “과도한 중앙집권적 정치 구조가 지속적인 정치적 혼란과 불행한 대통령, 불행한 국민을 양산(量産)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 2월 5일 여당 국민의힘을 찾아 개헌(改憲)을 통한 정국 안정 방안을 제안했고, 곧 개헌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정복 시장은 국회의원 3선(17·18·19대), 장관 2번(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 민선 광역단체장 2번(제6·8대 인천시장)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이다. 이런 그가 개헌론에 앞장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 시장을 2월 4일 인천광역시청에서 만났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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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유정복 시도지사협의회장이 국민의힘 시도지사 긴급 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전 국민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통해 개헌안을 마련하고 국회 토론회, 주요 정치 지도자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지금 왜 개헌을 주장합니까.
“계엄과 탄핵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의 정치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전 국민이 실감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의 개헌론은 권력을 갖기 위한 일부 정치인의 투쟁 전략이었지만, 지금은 이념과 진영을 넘어 전 국민이 기존의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정국 혼란은 위기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정치 구조를 고쳐나갈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 추진하는 개헌의 방향에 대해 알려주세요.
“대한민국 운영체계의 모순점들을 해소시켜 가는 방향입니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권력 집중, 그리고 최근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정치 과잉’ 상태를 해소하는 겁니다.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도 과도(過度)하고, 국회의 권한도 과도합니다. 권력이 과도하니 특권 문화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 문화는 1960년대 이후 경제 성장 속에서 정착된 중앙집권적 문화입니다. 당시엔 지도자가 과감하게 개발 계획을 세우고 정책과 입법이 뒷받침하는 구도가 유효했지요. 하지만 지금처럼 발전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국가 권력이 중앙집권적이라는 것은 수많은 사회적 문제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국회 다수당 권력 과도”
― 현재 (계엄 및 탄핵) 정국이 초래된 것도 과도한 권한과 그 권한의 잘못된 행사가 낳은 현주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맞아요. 사실 제도에 문제점이 있더라도 정치인이 애국심과 도덕성, 진정성을 갖고 정치를 한다면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 본성상 권력을 갖게 되면 권력을 행사하고 싶어지고, 나아가 권력 유지와 확대를 위해 과도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이를 막는 장치가 꼭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이고 삼권분립 아닙니까. 지금까지 민주화를 진행해 왔는데 이제는 이런 부분에 대해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고 문제를 개선할 시점이 왔습니다.”
― 현행 헌법은 민주화 시대의 헌법이죠.
“1987년에 만들어진 헌법이 40년 가까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대의 체계가 과연 지금 맞는 것일까요.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진단해서 시대정신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게 저의 종합적인 진단입니다.”
― 개헌은 여러 차례 논의와 시도가 있었지만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헌법을 개정한다는 게 절차적으로 복잡하기도 하고요. 또한 지금까지 과도한 권력을 누려왔던 대통령과 정부, 국회가 개헌을 하겠습니까? 개헌을 하면 지금 누리고 있는 권력이 약해질 것이 예상되는데요.”
― 그런데 또 개헌을 주장한들 현실화되겠습니까.
“아니지요. 지금은 전 국민이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권력이 과도하다는 점, 국회 즉 국회 다수당의 권력이 과도하다는 점이 계엄-탄핵 정국에서 여실히 드러났잖아요. 이제 개헌을 위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기득권층이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는 환경에서는 개헌이 쉽지 않지만, 지금은 국민이 자신의 진영과 이념을 떠나 우리 정치 체제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야당이 장악한 국회에 대한 지탄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대통령 탄핵 찬반 세력이 매주 대규모 집회를 벌이고 있잖아요.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와 권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개헌의 핵심은 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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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인천시장은 2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지방분권 개헌론을 제안했다. 사진=조선DB |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현재 정국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국정농단이었는데 사실 실체가 없었습니다. 언론에서 몰아치는 바람에 다들 자세한 사유도 모른 채 탄핵에 휘말렸지요. 이번엔 비상계엄 등 실체가 있기 때문에 국민이 나름대로 판단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다들 계엄 자체에 충격을 받았지만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았습니까. 국민이 일부 언론에 휩쓸리지 않고 탄핵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 같습니다.”
―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
“시도지사협의회에서 분권(分權)을 중심으로 한 개헌안을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막강하고 과도한 권력을 분산해야 합니다. 중앙-지방의 분권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실, 행정부 각 부처, 사법부, 국회 등 각자 분야에서 강력한 권력을 가진 기관들도 분권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계속 중앙집권적 국가였는데요.
“고대에서 중세,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은 먼저 국가를 세우고 국가가 지방을 통치하는 체제로 살아왔습니다. 오랫동안 이런 문화에 젖어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 시대정신에 맞춰 국민 의식도 변해야 합니다. 국가는 존재하되 국가가 해야 할 외교·안보·무역·환경 등 대외적인 문제들은 국가가 하고, 국민의 삶과 관련된 복지·문화·산업·민생은 국가가 통제하지 않고 자치에 맡겨야 합니다. 권력자들은 중앙이 지방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아요. 서울은 왜 특별시입니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왜 특별시가 필요한 거죠? 전 세계에서 수도가 특별시인 국가가 있습니까? 개발만능주의 시대의 중앙집권적 국가 권력체계를 2025년에 이어나가는 건 시대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개헌을 통한 국가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통제를 자율로 바꾸고 미래지향적인 경쟁체제로 만들어야 합니다.”
“교육부, 해체 수준으로 혁신해야”
― 미래지향적인 경쟁체제의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요.
“대학입시제도를 예로 들어볼게요.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늘 제기되고 있는데요, 왜 해방 후 80년이 되도록 대입 시험을 계속 국가가 관리하는지 의문입니다. 지금의 입시제도는 서열 문화와 계급 문화를 강요하는 분위기잖아요. 수능시험을 통해 전국의 모든 수험생을 1등에서 50만 등까지 줄 세우지 않습니까. 지금의 입시제도가 청소년들을 암울하게 만들고 사회적 부작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 입시를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성의 특성상 무엇보다 공정성이 중요하기 때문 아닙니까.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당위론은 옛날 얘기입니다. 수능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건 당연한 게 아니에요. 많은 선진국이 그렇게 합니까?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자유시장경제의 영역, 자율의 영역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런다고 해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명문대가 입시 부정을 저지르겠습니까? 자율에 맡겨도 될 만큼 우리 사회의 수준은 성숙했습니다. 저는 교육부를 해체 수준으로 기능과 역할을 혁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교육 외에는요.
“국민 생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화와 복지야말로 지방정부에 권한을 이양해야 합니다. 각 지방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잘 모르는 중앙정부가 어떻게 지원금과 보조금을 획일적으로 쥐고 좌지우지합니까. 대한민국은 ‘보조금 공화국’입니다. 중앙정부에 잘 보여야 뭘 할 수가 있어요. 지역의 자율성은 배제되고 각 사업은 경쟁력 확보가 안 됩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도 미래 시대에 걸맞게 해체 수준으로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정치권에도 중대재해처벌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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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입도객들에게 인천아이(i)바다패스를 홍보하고 있다. 바다패스는 인천시민이 시내버스 요금으로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사진=뉴시스 |
“법을 만들고 심판하는 입법부와 사법부도 법을 안 지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면 입법부는 ‘예산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법 조항을, 사법부는 ‘선거법 위반 재판은 1심 6개월-2심 3개월-결심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는 법 조항을 안 지키잖아요.”
― 어떻게 제재할 수 있을까요.
“기업이 사고나 위법 행위가 있을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대표가 처벌을 받는 것처럼, 정치권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위법·불법 행위가 있을 때 수장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국회의장, 국회 상임위원장, 정당 대표, 장관, 법원장 등은 자신이 맡은 조직에서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처벌받는 법이 필요합니다. 민간인, 기업인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시켜 안전을 강조하면서 왜 권력기관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습니까. 권력기관부터 법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해 권력 남용을 막고 특권 문화를 배제해야 합니다.”
― 국회에도 적용 가능하겠군요.
“맞습니다. 국회는 민의에 따라 법을 만드는 곳이고 민의와 상관없이 법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수많은 공직자를 탄핵하고 예산을 제멋대로 나눠주는 국회가 정상입니까.”
― 하지만 국회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선택한 결과물인데 국회의 활동을 규제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제도적인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22대 총선에서 여야 득표율 차이가 약 5%포인트에 불과한데 실제 의석수는 2/3 가까이 야당이 가져갔어요. 이것도 제도적 문제점입니다.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제도는 고쳐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의 2/3이 야당에 권력을 몰아준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 중대선거구제 도입 말입니까.
“지금의 소선거구제는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국회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니까요.”
“내각제는 현실적이지 못해”
―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양원제(兩院制)도 언급했는데요.
“독단적인 의회 권력을 제어하고 조정할 수 있도록 양원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상원이 각 주에서 2명씩 선출하듯 우리도 광역단체에서 일정 인원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상원을 구성하는 겁니다. 견제와 제어 장치가 있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의회 독재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 시도지사협의회가 내놓을 개헌안에 중대선거구제와 양원제 등의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네요. 통치 구조는 내각제도 고려하고 있습니까.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두고 논의하는 것은 우리 정치에서는 지나치게 큰 논쟁의 대상이 될 겁니다. 당장 내각제로 재편한다면 혼란이 생길 것도 우려되지만, 우리나라의 특수성 때문이지요. 분단 국가이면서 열강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각제 전환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봅니다. 또 우리 국민 정서상 내각제는 맞지 않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을 뽑고 싶어 하지 각자 뽑은 의원들이 국가 수반을 결정하는 내각제를 원하지 않습니다. 지금과 같은 의회 독재 상황에선 더욱 우려가 크고요.”
― 그렇다면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 독재의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대통령제를 흔들지 않으면서 대통령실 체제를 개편하고 정부도 지방정부에 권력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국가 권력체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국회도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양원제 도입이라는 제도적 장치로 의회 독재를 방지할 수 있고요. 또 대통령 임기를 조정해서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대선과 총선이 엇갈리니 여소야대와 국정 혼란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 대통령 탄핵심판 여부에 따라 조기(早期)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개헌을 통해 치러지는 대선에서 당선되는 대통령은 임기를 다음 총선까지로 제한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선 전 개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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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저출생 방안과 이를 위한 인천아이패스, 차비드림 등 민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이 개헌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적기 아닙니까. 탄핵심판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국민은 다음 대통령을 뽑을 때 현재의 시스템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으로 뽑고 싶지 않겠어요? 현행 헌법하의 제왕적 대통령을 또 뽑기보다는 우리 손으로 바꾼 헌법에 따라 새로운 대통령을 뽑길 원하겠지요.”
― 현재 여당은 개헌특위 출범을 준비하며 개헌론을 띄우고 있고, 야당은 잠잠합니다.
“여야를 떠나 정치인이라면 개헌의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고 있고, 원로들과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치인들이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것만 남았습니다. 국회가 의지만 있다면 개헌은 어렵지 않습니다.”
―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민주당은 조기 대선으로 정권을 획득하고 의회까지 독차지해 일극체제를 만들 꿈에 젖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재명 대표만을 위한 당으로 전락했고요. 이런 민주당이 대통령에 의회 권력까지 함께 차지하면 권력을 견제할 세력은 온전히 없어지는 것이고, 어떤 무서운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하지만 국민이 이제 현실을 다 알게 됐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보이는 정당 지지율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특별법 만능 국가”
― 민주당이 특별검사법(특검법)과 탄핵소추를 남발했던 현실을 국민이 알게 된 것이죠.
“민주당의 행태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특별’과 ‘특권’에 몰입하고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특별법 만능 국가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처럼 특별법을 많이 만드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특별법은 아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존재하면 안 되는 겁니다. 헌법과 법률이 있는데 특별법이 왜 필요합니까. 특별법이라는 존재 자체가 법의 기본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이고, 특별법이란 특정 지역, 특정 인물, 특정 사건을 규정하는 법이에요. 결국 보통 사람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손실감을 감내하도록 하는 겁니다.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어야지 왜 정치인들이 자기 맘대로 만듭니까?”
― 특별이라는 명칭이 주는 특별함이 있지요.
“우리 사회는 특별 만능주의에 젖어 있습니다. 수도 서울을 왜 ‘특별시’라고 합니까. 저는 20여 년 전부터 서울은 특별시라는 이름을 가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는데요, 서울 시민은 특별시민이고 다른 시민은 보통시민인가요? 수도에 특별(special)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베이징도, 평양도 직할시 아닙니까. 특별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쓴다는 건 부지불식간에 대한민국이 특권 문화에 젖어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특권을 가져야 잘사는 것같이 느껴지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 현재로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고 대권 주자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어떻게 될 것으로 봅니까.
“계엄은 과거이고 탄핵은 심판 중이니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또 대통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대선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국민의 상처를 봉합하고 통합의 길을 가는 겁니다. 국민들이 진영을 떠나 이 추운 날 애국심과 나라 걱정하는 마음 하나로 광장으로 나와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더 이상 죄를 지어선 안 됩니다.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기 전에 자기 성찰부터 해야죠.”
“진영 논리에 갇히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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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오른쪽) 인천시장이 2024년 11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인천시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사진=뉴시스 |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은 국민을 위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인 욕심에 따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나라보다 자기 권력이 중요합니까.”
― 탄핵 때문에 여권의 대권 주자들은 어려운 상황이죠.
“우리 국민의 아픈 마음과 불안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진영 논리에 갇히기보다는 어느 쪽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현재 대권 주자 중에는 시도지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요, 대선이 치러진다면 후보 경선도 치열할 것 같습니다.
“여야를 떠나 대권 주자라는 분들은 정치적이고 감각적인 얘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후보 지지도 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부터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최선보다는 차악(次惡)을 뽑는 배제의 논리를 적용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지지도를 조사하면서 동시에 비(非)지지도, 이른바 혐오도 조사도 같이 해야 합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지지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높지만 비호감도 역시 독보적이지 않습니까.”
― 우리 국민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깊습니다. 새로운 인물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비호감도가 높아집니다.
“우리 정치의 정당 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중앙당의 개념이 강하지 않습니다. 원내대표만 있을 뿐 당대표라는 건 없어요. 그러나 우리 정치는 당대표가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줄 서기에 여념이 없고요.”
“말이 아닌 그 사람의 인생과 걸어온 길을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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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준우 |
“임기 2년간 공천권을 쥐고 당원들을 좌지우지하는 대표가 꼭 필요합니까? 정치인이 국민에게, 유권자에게 충성해야지 보스에게 충성할 이유가 있습니까.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지속되는 건 승자독식의 중앙당 체제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앙당 중심의 진영 정치는 매일 상대를 향한 저주와 극언으로 금도가 사라진 난장판을 만들어냈습니다. 진실보다 정당과 진영, 계파의 이익을 중시하는 패거리 위선 정치 문화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 탄핵 정국에서도 다소 그런 면이 보였지요.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제왕적 대표를 향한 부끄러운 행태를 보였습니다. 당론투표, 침묵하는 헌법기관, 거대 거수정당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지요. 중앙당 정치 문화의 부작용이 누적된 사례입니다.”
― 지금의 정치적 혼란을 극복해 나갈 새로운 지도자의 덕목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국가 경영 능력, 도덕성 그리고 국민 통합 능력을 들겠습니다. 능력이란 국가를 이끌어나갈 자질과 실력,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진정성의 의미는 그 사람의 언행이 그 사람의 과거를 그대로 증명하느냐는 겁니다. 말로는 누구나 잘하겠다고 합니다. 정치인이 말만 앞서고 위선과 거짓과 선동에만 집중한다면 누가 그 사람을 믿을 수 있겠어요.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말이 앞서는 사람, 말로 현혹하는 사람이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말이 아닌 그 사람의 인생과 걸어온 길, 능력, 실적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도덕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능력과 도덕성, 국민 통합 능력은 사실 당연한 덕목이지만 저는 이 부분이 확실하게 ‘검증’된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검증된 사람이란 무슨 뜻입니까.
“다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는 사람, 자신의 능력과 실적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은 국민의 검증을 받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분들이 지도자의 자격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저는 평생 관료 및 정치인으로 살아오는 동안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적이 없습니다. 능력과 실적을 명확하게 보였고, 책임질 수 있는 언행만을 해왔습니다.”
― 과거와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정치적인 언행과 인기에 연연하는 리더십은 더 이상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합리적이고 능력 있고 국민 통합이 가능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저는 ‘정직한 리더십’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능력과 도덕성은 리더의 기본적인 요건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더해 진영의 이익이 아닌 국민만을 바라보고 선택과 결정을 하는 진실성과 진정성이 추가돼야 한다는 겁니다. 쇼와 위선, 거짓, 가짜 뉴스, 이기주의에 물든 정치인들에게 국민은 지쳐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정직한 리더십만이 상처받은 국민을 보듬고 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위정경(扶危定傾)
― 향후 정치적 계획은.
“인천시장으로 소임을 다하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가 반듯하게 서도록 하는 정치적 책임을 방기(放棄)할 수는 없어요. 또 지금은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회장으로서 오늘의 국정 혼란을 안정화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역할을 하려 합니다.”
유 시장은 올해 초 2025년의 사자성어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선정했다.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기울어 가는 것을 다시 세운다’는 뜻이다. 그는 “정치가 혼란스럽고 혼돈의 국면에 있을 때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인과 관료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