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印度 나바쉐바港·베트남 국제컨테이너터미널

항만 시설 增設 또 增設
「세계의 공장」中國 밀어낸다!

  • : 송승호  soon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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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 시내 도로 풍경.
인도 :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지하자원이 성장동력. 카스트제도와 인프라 부족, 살인적인 물가가 발전의 걸림돌
  베트남 : 젊고 값싼 노동력, 근면·성실한 국민성이 최대 장점. 복잡한 외국인 투자제도가 경제발전 저해
 
 

  ▣ 잠에서 막 깨어난 인도 뭄바이
 
  도심 길가에「홈 리스」즐비
 
  뭄바이의 새벽은 후텁지근했다. 지난 9월16일 새벽 2시(이하 현지 시간) 인도 뭄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 - 뭄바이 간 하늘 거리는 여덟 시간이었다. 뭄바이 공항 활주로는 비에 젖어 있었다.
 
  공항대합실로 들어서자 현대상선 뭄바이 지사 주재원 兪炳旭(유병욱·36) 과장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흔히 뭄바이 하면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를 연상하면서, 그리 먼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뭄바이는 뉴델리에서 1500km 떨어져 있다. 뉴델리는 인도 亞대륙의 북쪽 끝에 있고, 뭄바이는 서쪽 끝에 위치한 인도 최대 항구도시이자 최대 산업단지다.
 
  뭄바이의 새벽 기온은 25℃였다. 兪과장은 『지금은 비가 온데다 날씨가 아주 좋을 때』라고 했다. 雨期(우기)가 막 지난 뭄바이의 낮 평균기온은 30℃ 정도라고 한다. 11월부터 2개월 정도 찾아오는 겨울 평균기온이 10~15℃. 얼마 전 「인도에 혹한이 찾아와 여러 명의 사람들이 얼어 죽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당시 온도가 영하 1~2℃ 정도였다고 한다.
 
  뭄바이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시내 도심지(나리만 포인트)에 위치한 숙소까지 승용차로 이동했다. 兪과장은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거리는 25km에 불과하지만,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낮에는 한 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다.
 
  뭄바이 국제공항에서 도심지까지 들어가는 길 양쪽에는 바닥에 누워 잠을 자는 사람들이 많았다. 집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도로 양쪽에는 낡은 영업용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지금은 새벽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택시 안에는 대부분 운전기사들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이곳의 기사들은 택시 안에서 먹고 자고 합니다』
 
 
  인도의 희망 나바쉐바港
 
   숙소에 들어와 여장을 풀고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잠시 눈을 붙인 뒤 오전 9시 호텔을 나섰다. 인도 최대 항만인 나바쉐바港(항)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안내는 裵漢一(배한일) 현대상선 뭄바이 지사장이 맡아 주었다.
 
  나바쉐바港은 뭄바이 시내 중심지에서 약 67km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아라비아海(해)를 바라보고 있는 이 항구는 인도 물류유통의 중심지다.
 
  英國(영국)이 인도를 점령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들어올 때 군인들이 첫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나바쉐바港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뭄바이 시내를 가로지르는 뉴뭄바이江을 지나 나바쉐바港까지 가는 데 약 두 시간이 걸렸다. 시내 중심도로는 물론 간선도로마다 낡은 자동차와 오토바이들로 넘쳐났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영업용 택시
 
인도 뭄바이 시내 영업용 택시에는 사이드미러가 부착돼 있지 않다.
  인구 1300만 명의 뭄바이 시내를 지나가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영업용 택시는 물론 화물차들까지 운전석 좌우에 부착돼 있어야 할 사이드미러가 보이지 않았다.
 
  裵漢一 지사장은 『뭄바이에서는 모든 거리가 차량과 사람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굳이 사이드미러를 볼 필요가 없다』면서 『앞만 보고 그냥 돌진하기도 바빠 옆과 뒤에서 오는 차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뭄바이에서 차량을 구입할 때 사이드미러는 선택사양이라고 한다. 도로사정이 엉망이다 보니 뭄바이에 나와 있는 외국 주재원들은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운전기사를 두고 있다.
 
  뭄바이에는 일반 영업용 택시(오토릭샤)가 운행되고 있지만, 외국인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 창문이 없는 차가 대부분이고, 좌석 시트가 비에 젖어도 교체하지 않는다. 일반 택시기사 대부분이 차 안에서 잠자며 생활하기 때문에 지저분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한 달 수입은 2만원 정도라고 한다.
 
뭄바이 시내에서 나바쉐바港까지 가는 도로 곳곳은 소들로 인해 잦은 교통체증이 일어난다.
  뭄바이의 일반 영업용 택시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 에어컨이 설치된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측면에 「Cool Cab」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하늘색 택시를 타야 한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는 택시의 기본요금은 500원 정도(1.9km 이내)다. 에어컨과 유리창이 없는 일반택시의 요금은 에어컨 택시의 5분의 1 수준이다.
 
  뭄바이 시내에서 나바쉐바港까지 가는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도로였다. 일부 포장된 도로에는 곳곳이 파여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뭄바이 시내를 벗어나 뉴뭄바이橋를 건너면서 도시 외곽지역으로 접어들었으나 도로사정은 풀리지 않았다. 소(牛)들이 도로 곳곳을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소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거나 가로질러 갈 때 클랙슨을 울리지 않고 마냥 기다려 준다.
 
  운전기사의 멋진 곡예운전 솜씨 덕분에 우리는 오전 11시쯤 나바쉐바港에 무사히 도착했다.
 
 
  美洲와 유럽을 잇는 중심축 나바쉐바港
 
뭄바이 나바쉐바港 컨테이너 전용부두.
  흔히 인도를 「잠에서 막 깨어난 코끼리」에 비유한다. 나바쉐바港의 대형 크레인 소리는 서서히 심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코끼리의 맥박 소리와 같았다.
 
  나바쉐바港은 美洲와 유럽대륙을 잇는 항로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해운물류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한때 값싼 노동력을 찾아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대륙으로 몰렸으나, 그 기업들이 이제 인도와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보다 임금이 싼 노동력이 인도와 베트남에 풍부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상선,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 인도 전역에 진출해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인도 최대 항구인 나바쉐바港은 세계 해운물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나바쉐바港에는 한국의 부산港이나 홍콩의 허치슨 터미널, 싱가포르港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레인이 없었다.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바쉐바港은 한 번 움직이면 어느 누구도 따라가기 힘든 인도 코끼리처럼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나바쉐바港은 최근 급속히 증가된 수출입 물동량으로 심각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나바쉐바港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레반카 국장은 『나바쉐바港의 2000년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119만 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였으나 올해는 310만 개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며 『시설확장이 뒤따라가지 못해 적체현상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레반카 국장은 『컨테이너 물동량이 2010년에는 41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나바쉐바港 세 번째 터미널의 2개 선석 중 1개는 신설공사가 끝나 현재 가동되고 있고, 11월에 나머지 1개 선석이 완공되면 물동량을 처리하는 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나바쉐바港 컨테이너 전용부두에서 처리된 컨테이너를 철도로 운송하는 모습.
  나바쉐바港에는 세계 1위의 해운船社(선사)인 「머스크」(덴마크)를 비롯해 「MOL」(일본), 「NYK」(일본), 「에버그린」(대만) 등 세계 유수의 船社소속 선박들과 컨테이너 박스들로 가득했다. 한국의 현대상선·한진해운·STX해운 마크를 단 선박과 컨테이너 박스들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세계 1위 船社인 머스크社는 나바쉐바港에서 2개의 컨테이너터미널(NSICT)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세 번째 터미널 운영권을 추가로 매입해 720m짜리 선석 신설을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 공사는 올 연말 완공된다.
 
  머스크社는 세 번째 선석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 정부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30년간 이 터미널에 대한 운영권을 가지는 대신, 매년 이 터미널 전체 매출액의 36%를 인도 정부에 사용료로 내기로 한 것이다. 순이익의 36%가 아닌 매출액의 36%를 해당 국가에 납부하기로 한 것은 해운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계약조건이라고 한다. 머스크社가 인도의 잠재력을 얼마만큼 높이 평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이다.
 
  나바쉐바港은 인도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2004년 400만TEU 정도) 중 60%(2004년 235만TEU)를 취급하고 있다. 「나바쉐바港을 잡으면 인도를 잡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한국 기업들은 인도의 성장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재 연간 28만 대 규모의 제1공장에 이어 내년 10월까지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제2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연간 6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제2공장 완공과 함께 「인도 내수시장의 점유율을 2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인도 家電(가전)시장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를 중국에 이은 제2의 家電 전진기지로 만들기 위해 功(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6월 인도 동부 오리사州에 대형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양해각서를 州정부와 체결했다. 포스코는 오리사州의 풍부한 철광석을 채굴해 제강 완제품을 생산하는 이 계획에 12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연간 1200만t을 생산하는 포스코의 이 프로젝트는 2010년 1단계가 마무리된다.
 
  현대상선 盧政翼(노정익) 사장은 2005년 7월 인도법인 설립식에서 『인도는 남한의 33배에 달하는 국토와 10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중국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印度의 경쟁력은 젊은 노동력과 英語
 
  인도에 세워진 다국적 기업 공장에서 일하는 일반 직공의 임금은 하루 2달러(약 1900원)에 불과하다. 중국의 경우, 4∼8달러(최저임금 기준)다. 인도의 값싼 노동력은 중국으로부터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빼앗아 올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중국을 본떠 전역에 경제특구를 건설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경제특구는 75곳이며, 이 중 10여 곳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다.
 
  인도 타밀나두州 경제특구의 경우, 美國 내 브랜드인 「빅토리아」가 全세계에 판매하는 상품의 10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연간 3000만 대의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이 경제특구에 세웠다.
 
  1991∼2002년 인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대였다. 2003∼2005년에는 8%대로 뛰어올랐다. 지난 1분기에는 9.3%의 성장률을 기록해 全세계 국가 가운데 중국(10.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의 또 다른 성장 잠재력은 15세 미만의 인구비율이 35%로 중국(25%)보다 10%포인트 높다는 점이다. 이들은 생산과 소비의 중심에 서 있다. 잘 정비된 제도와 법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고급인력 등은 인도의 국가경쟁력을 높여 주는 요소다.
 
  지난 1~5월 중 한국의 對인도 수출액은 22억678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증가했다. 인도는 우리나라의 9大 수출대상 국가다. 주요 수출품목은 산업용 전자제품·수송기계·철강제품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인도에서 광물성 연료·금속광물·농산물 등을 수입한다.
 
  골드만 삭스는, 「인도경제가 2000~2050년 동안 연평균 5.7%의 고도성장을 이뤄, 2016년 이탈리아를 추월하고, 2019년에는 프랑스, 2023년에는 영국, 2032년에는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는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지구 정반대에 위치해 있다. 인도 東岸(동안)-아시아 - 태평양 - 미주 西岸(서안) 간 물동량 운반구간과 인도 西岸 - 유럽 - 대서양 - 미주 東岸 간 거리가 비슷하다. 해운업계는 인도 물량이 증가할 경우 고질적인 東西 간 물동량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영 나바쉐바港 운영공사를 방문했을 때. 왼쪽부터 현대상선 뭄바이 지사 직원 스리바스타바氏, 레반카 나바쉐바 항만 국장, 기자, 배한일 현대상선 뭄바이 지사장.
 
  빈약한 인프라와 카스트제도
 
  裵漢一 지사장은 『인도는 아직도 넘어야 할 山이 많다』고 했다.
 
  裵지사장은 우선, 열악한 도로여건을 꼽았다. 인도 전체의 고속도로 길이는 2000km로 중국(3만km)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뭄바이-뉴델리(인도의 首都) 간 육상운송 비용이 서울 - 뉴델리 간 수송비용보다 높다. 높은 육상 운송비용은 생산기지로서의 인도의 매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뭄바이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좁은 도로에 사람·자동차·자전거·소가 뒤엉켜 각자 제 갈 길을 간다.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서슴지 않는다. 목적지까지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지, 전혀 感(감)을 잡을 수 없다. 「물류」라는 개념이 아직 미약한 형편이다.
 
  불안정한 전력공급 체계는 인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1인당 전력소비량은 우리나라의 9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산업부문의 전력 소비량이 폭증하면서 전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인도의 경직된 노동시장 상황 또한 투자자의 발길을 주춤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100명 이상의 고용주가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업착수·등기·계약이행·청산 등 모든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고 세금체계가 복잡해 외국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인도만의 독특한 문화인 「카스트제도(계급제도)」가 인도의 지속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裵漢一 지사장은 나바쉐바港을 둘러보고 뭄바이 시내로 돌아오는 도중에 카스트제도의 폐습에 대한 재미있는 사례 한 가지를 들려 주었다.
 
  『현대상선 뭄바이 지사에 근무하는 전체 직원 80여 명 중 주재원은 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인도인입니다. 현지 부하직원에게 커피를 한 잔 부탁하면 3∼4명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일어섭니다. 상위계급 출신은 커피 타는 것을 지시하고, 그 아래 계급 출신은 커피를 탑니다.
 
  커피를 가지고 올 때 상위계급 출신이 앞장을 서고, 커피잔을 든 하위계급 출신은 그 뒤에 따라오죠. 빈 커피잔을 치우는 일은 하위계급 출신 직원이 담당하고 상위계급 출신 직원이 그 장면을 지켜봅니다.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제가 직접 커피를 타려고 하면 현지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말립니다. 커피 타는 업무는 하층계급 출신이 하는 일이라는 거죠.
 
  처음 뭄바이 지사에 부임했을 때 직원들의 이런 모습 때문에 여러 번 속에서 천불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이기 때문에 강제로 막을 수 없어 지금은 그냥 내버려 둡니다』
 
  뭄바이 도심지의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었다.
 
  도심지에 위치한 30평형대 아파트의 한 달 임대료가 500만∼600만원(원화 기준)에 달한다. 인도 현지인의 한 달 인건비가 10만원 정도이다.
 
  도심지 物價(물가)도 장난이 아니다. 주재원들이 중·고교생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는 우선 보증금으로 2000만원을 내야 하고, 이와는 별도로 연간 1000만∼1500만원의 학비를 납부해야 한다.
 
 
  ▣ 달음박질을 시작한 베트남
 
  『한국 노숙자까지 진출』
 
  베트남人들은 호찌민(옛 사이공)을 「총각의 도시」라고 부른다. 총각들이 놀기에 좋은 도시라는 의미라고 한다.
 
  지난 9월20일 오전, 호찌민의 날씨는 인도 뭄바이와 비슷했다. 약간 더운 20℃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호찌민市는 베트남 전체인구 1억 명의 10%인 1000만 명이 살고 있는 최대 상업도시다. 베트남 전체의 경제소득 60∼70%가 호찌민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300여 개 기업들이 호찌민을 비롯한 베트남에 진출해 있고, 베트남 거주 한국인 3만여 명 중 최소 1만8000명 이상이 호찌민에 거주한다.
 
  현대상선 李太鉉(이태현·베트남 주재원) 차장은 『베트남은 한국의 해외 州(주)와 흡사하다』면서 『이곳에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물건들을 살 수 있고, 한국의 노숙자들까지 진출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하는 바람에 이곳으로 도망왔다가 노숙하는 사람들이 실제 있다고 한다.
 
  오전 10시께 도착한 호찌민 공항 주변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광고 간판이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
 
  호찌민 시내 중심지로 이동할 때에는 오토바이 부대의 「경호」를 받았다. 오토바이는 승용차 앞뒤 좌우를 한 치의 틈도 없이 둘러싸면서 곡예운전 시범을 보였다.
 
  호찌민에는 150여 개의 한국식당이 성업 중이다.
 
  호찌민 시내로 들어와 한국식당 「대장금」을 찾았다.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대장금」 메뉴판에는 쇠고기를 재료로 한 각종 요리에서부터 청국장·콩비지찌개에 이르기까지 40여 가지 음식들이 소개돼 있었다. 음식종류가 국내보다 더 다양했다.
 
  늦은 아침(또는 이른 점심)을 먹은 뒤 호찌민의 관문인 베트남 「국제컨테이너터미널」을 찾았다. 항만은 국가와 지역의 경제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일 뿐 아니라, 경제활동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브릭스(BRICs)」를 「브릭스(VRICs)」로 바꾸자는 말이 나온다. 브라질을 빼고 베트남을 브릭스 국가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베트남 株價 올해 90% 상승
 
베트남 호찌민의 국제컨테이너터미널 위치도.
  베트남의 면적은 남한의 3.3배이다. 인구는 공식적으로는 8300만 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인구는 1억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올해 베트남 증권시장의 지수가 한때 전년대비 90% 이상 상승해 세계 2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문맹률이 10%에 불과할 만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제2의 중국」으로 불릴 만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호찌민 시내를 휘둘러 감고 지나는 사이공江 남쪽에 인접한 「베트남 국제컨테이너터미널」은 베트남 해군이 운영하고 있는 「깔라이 부두(Catlai Port)」에 이어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터미널이다.
 
  이 터미널의 화물운송 체계는 특이했다. 터미널이 바다와 인접해 있지 않고 호찌민 시내 중심을 돌아 흐르는 사이공江과 접해 있다. 일단 컨테이너 선박이 바다와 접한 지점까지 들어오면 여기서부터 터미널까지 60km를 소형 「피더船」을 이용해 컨테이너를 운반한다. 사이공江이 중요한 운송수단인 셈이다.
 
  이 터미널 운영책임자인 대만 출신 萬尙杰(만상걸) 사장이 부두 운영 전반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해 주었다.
 
  萬사장은 『베트남 전체의 물동량 증가추세에 힘입어 베트남 국제컨테이너터미널의 물동량이 2005년 37만4000개(20피트 컨테이너 기준)에서 올해 42만 개, 2010년 60만 개로 매년 10% 이상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베트남 전체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1년 125만 개였고,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터미널 확장작업이 한창이었다. 터미널 운영 회사 측은 2015년까지 하역장비 및 선석 연결공사 등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베트남 국제터미널을 이용하는 선사들의 면면을 보면 세계 1위의 머스크, 싱가포르의 대형선사인 APL, 일본의 MOL, 중국의 차이나쉬핑이 선두그룹을 이루고 있다.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장금상선 등이 경쟁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현대상선 李太鉉(이태현) 차장은 『아직 절대적인 물동량이 크지 않아 두고 봐야 하지만, 증가세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걸로 예상한다』고 했다.
 
베트남 호찌민의 국제컨테이너터미널 전경.
 
  베트남의 韓流
 
  「베트남은 이미 한국 기업이 접수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이 활발하다.
 
  가장 먼저 진출한 한국 기업은 大宇그룹이다. 大宇그룹은 베트남과 수교 이전부터 신뢰관계를 쌓아 왔다. 大宇건설이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베트남에서 40여 건에 이르는 대형 사업을 추진해 왔다.
 
  IMF 외환위기 이후 大宇그룹의 해체로 베트남에서 영향력이 감소됐다. 올해 초 大宇건설 등 국내 5개 건설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1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권」을 따냄으로써 大宇의 옛 위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GS건설은 베트남 제1도시 호찌민이 중국 상하이(上海)를 벤치마킹하며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도심개발공사를 맡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현지법인을 설립해 2004년 일반건축과 토목, 플랜트 분야를 중심으로 1350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 중 최고의 수주 실적이라고 한다.
 
  국내 최대 무선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현지 투자회사인 「S텔레콤」(브랜드명 「S폰」)을 설립했다.
 
  지난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중 62.8%가 흑자를 냈다고 한다. 흑자기업의 평균 경상이익은 568만 달러로 2003년(363만 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물건들은 미국(19.5%)·일본(13.7%)·중국 (7.7%) 호주 등지로 수출된다. 우리나라 진출기업들은 원부자재의 28.9%를 베트남 현지에서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한국(34.6%)과 중국(16.9%)에서 들여온다고 한다.
 
 
  한국기업 한 해 200개씩 진출
 
베트남 국제컨테이너터미널에 접안한 현대상선 소속 컨테이너船.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는 초창기 섬유·의류·가방·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분야에서 건설·통신·자원개발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는 1000개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60% 정도가 2000년 이후 진출했다. 해마다 200여 개씩 한국기업들이 신규 진출하고 있는 셈이다.
 
  2005년 베트남 정부의 외국 투자승인 규모는 798건 40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기존 외국인 투자자가 再투자한 금액은 18억 달러로 58억 달러가 투자된 셈이다. 사상 최대규모다.
 
  투자규모를 보면 대만이 79억 달러로 가장 많고, 다음은 싱가포르가 76억 달러, 일본이 62억 달러 등의 순이다. 투자사업 건수로는 대만이 1408건으로 가장 많고, 우리나라가 1042건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이 임금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을 조금씩 잃어 가고 있는 반면,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싼 베트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공장의 노동자 인건비는 중국 임금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低임금을 이용한 제조업의 황금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도 VS 베트남
 
  인도와 베트남의 공통점은 수없이 많다. 우선 덥다. 두 나라 모두 젊고 잠재력이 크다. 베트남의 경우 30세 이하의 젊은 인구가 전체의 약 60%다. 이른바 戰後 베이비 붐 세대들이다. 문맹률은 7% 이하다. 자기만 노력하면,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인도의 15세 미만 인구 비중은 35%에 이른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고급인력이 풍부하다.
 
  세계적 기업들의 인도와 베트남 시장 선점경쟁은 「피 튀기는」 수준으로 격화돼 있다. 연평균 7~8%의 고도성장이 그 산물이다. 외자는 인도와 베트남 성장의 견인차이다.
 
  인도와 베트남은 다른 점도 있다.
 
  인도는 「코끼리」와 같다. 움직이는 듯 안 움직이는 듯 속도가 느리다. 옆에서 아무리 좋은 얘기를 들려줘도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인도 경제는 영국의 오랜 식민생활을 겪으면서 自國(자국) 산업보호 위주의 자급자족형 구조로 굳어져 왔다. 국민들 사이에 「잘 살아 보겠다」는 의지가 약하다.
 
  베트남 국민들은 활동적이다. 우리나라의 1970년대처럼 경제성장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 베트남이었다. 「나라 전체가 꿈틀대고 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국민 모두 「잘 살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인도가 막 잠에서 깨어난 새벽 6시의 時針을 가리킨다면, 베트남의 時針은 오전 10시쯤에 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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