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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제국의 전략가 (앤드루 크레피네비치·베리 와츠 지음 | 이동훈 옮김, 살림 펴냄)

42년간 8명의 대통령에게 전략을 조언한 ‘펜타곤의 추기경’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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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대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급격한 군비 증강과 전략방위구상(SDI)을 추진했다. 소련은 미국의 군사력 증대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이내 한계에 직면했다. 소련의 경제는 과도한 군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1991년 소련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다.
 
  오늘날 미군은 전자전(電子戰)과 정보전(情報戰), 정밀타격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1세기 들어와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경제적·군사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중국의 대두를 억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도 그 일환이다.
 
  지난 40여 년간 미국이 취해온 이러한 전략의 뒤에는 앤드루 마셜(1921~2019)이라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1973년 미국 국방부 총괄평가국(ONA) 국장으로 임명된 이래 42년간 그 자리를 지키면서 8명의 대통령과 13명의 국방장관에게 안보전략을 조언했다.
 
  그를 두고 소련은 ‘펜타곤의 추기경’이라고 했고, 중국에서는 ‘은둔의 제갈량’이라고 했다. 혹자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제다이의 기사’들의 멘토인 ‘요다’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5년 앤드루 마셜이 은퇴할 때 그는 93세였다.
 
  이 책은 바로 앤드루 마셜의 전기(傳記)다. 시골 출신 공고(工高) 졸업생이 독학으로 자신을 발전시켜 가면서, 랜드연구소의 연구원을 거쳐 미국 제일의 안보전략가로 우뚝 서게 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냉전 시대 이후 미국의 안보전략에 대한 연구서, 혹은 전략·경영에 대한 분석·평가 방법론으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눈앞의 국방 현안에 대한 해답에 급급해하지 않고, 국가의 장기전략에 대한 ‘질문’과 ‘진단’만 하는 부서를 만들어 그 부서 장(長)에 한 사람을 무려 42년간 앉혀놓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새삼 무섭게 느껴진다. 나라는 그렇게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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