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104년 만에 신라 황금의 위엄을 한자리에

  •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 사진제공 : 조선DB, 국립경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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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대총 금관.
황금의 시간이 겹겹이 포개져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엔 지금 ‘황금의 질서’가 세워져 있다.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은 2025 APEC 정상회의와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다. 당초 2025년 12월 14일 종료 예정이던 이 전시는 2026년 2월 22일까지 72일간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관람객의 발길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1921년 금관총 발굴로 신라 금관이 처음 세상에 나온 지 104년, 이후 출토된 것들까지 모두 여섯 점의 금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야 신라 황금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셈이다. 그런 만큼 전시의 핵심은 ‘직접 비교’다. 그간 금관들은 각기 다른 박물관 수장고에 흩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형태와 양식, 장식의 차이가 눈앞에서 숨을 쉰다. 전통을 고스란히 따르는 금관도 있고, 곱은옥을 과감히 덜어 낸 실험적인 금관도 있다. 나뭇가지처럼 솟은 세움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의미하고, 사슴뿔 모양 장식은 풍요와 초월의 힘을 암시하며, 황금빛은 절대권력과 부의 언어다.
 

  전시장에는 국보 7건, 보물 7건을 포함해 모두 20건의 황금 문화유산이 놓였다. 여섯 점의 금관들 중 교동 금관(5세기, 높이 12.8cm)은 도굴품이라는 ‘출신의 그늘’을 안고 있다. 머리띠와 세 개의 세움장식으로 이루어진 이 금관은 달개를 하나씩 따로 매달지 않고 긴 금실을 바느질하듯 이어 단 방식이 이채롭다.
 
금령총 금관과 금허리띠.

 
서봉총 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5세기, 높이 27.3cm, 국보)는 세 개의 나뭇가지 모양과 두 개의 사슴뿔 모양 세움장식이 균형을 이룬다. 신라 금관의 ‘정석’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이 금관이 답에 가장 가깝다.
 
  금관총 금관(5세기, 높이 27.5cm, 국보)은 나뭇가지 모양 세움장식의 줄기는 넓고 당당하지만, 곁가지는 천마총 금관보다 다소 얌전하다. 권력의 장식에도 질서와 리듬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
 
  서봉총 금관(6세기, 높이 30.7cm, 보물)은 가늘고 긴 금판을 십자형으로 교차시켜 모자처럼 만들고, 그 교차점 위에 나뭇가지 모양 세움장식을 세웠다.
 
교동 금관.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

  높이가 가장 큰 천마총 금관(6세기, 높이 32.5cm, 국보)은 곁가지가 네 단으로 뻗어 금령총 금관과 닮았고, 세 단의 원형 볼록장식이 리듬을 만든다. 경주 APEC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금관이 이 모델이다.
 

  금령총 금관(6세기, 높이 27.0cm, 보물)은 전형적인 신라 금관이지만 세 가지 수식 세트 중 마지막 수식에 매단 네 개의 펜촉 모양 장식 가운데 하나만 유독 크게 표현되었다. 미묘한 차이가 곧 권위의 언어였던 시대다.
 
  이 전시는 황금의 나열이 아니다. 권력이 어떻게 형상을 얻고, 위신이 어떻게 빛을 입는지에 대한 서사다. 그리고 그 빛나던 황금의 문법을 오늘 한자리에서 읽는다.⊙
 
천마총 금관.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에서 열린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Silla Gold Crowns: Power and Prestige)〉 특별전 미디어데이 참석자들이 전시된 신라 금관을 둘러보고 있다.

 
신라 귀족들은 황금을 통해 신성성과 정통성, 그리고 영원한 권위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금관 전시에 대한 대중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자 특별전을 당초 2025년 12월 14일까지에서 2026년 2월 22일까지로 72일간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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