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玄鎭
⊙ 62세.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
⊙ 한국사회학회장, 한국NGO학회장, 국제개발협력학회장 등 역임.
⊙ 저서: 《지구시대 세계의 변화와 한국의 발전》, 《NEW ASIAS》, 《글로벌 NGOs》 등.
孔錫己
⊙ 41세.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경희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글로벌 NGOs》, 《인권으로 읽는 동아시아》 등.
⊙ 62세.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소장,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장.
⊙ 한국사회학회장, 한국NGO학회장, 국제개발협력학회장 등 역임.
⊙ 저서: 《지구시대 세계의 변화와 한국의 발전》, 《NEW ASIAS》, 《글로벌 NGOs》 등.
孔錫己
⊙ 41세. 서울대 사회학과 학사·석사,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경희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글로벌 NGOs》, 《인권으로 읽는 동아시아》 등.

- 2010년 12월 GM대우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도시 거주자 평균 소득은 줄고 있는데 집값과 전세금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농가의 소득도 수입 농산물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수입보다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가족계획의 성과(?)로 한 자녀가구가 많아지면서 자녀교육에 올인하는 부모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가계의 적자 규모를 증가시키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늘고 있지만 가계수입에 기여하는 경우는 전문직 여성에게만 해당한다. 취업여성의 다수가 불안정한 고용과 저임금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수입의 대부분을 자녀의 보육과 교육을 위한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상이 수도권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전국적인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과거와 같은 삶의 질, 즉 여유와 풍족함을 결코 맛볼 수 없을 정도로 빈곤은 우리의 일상을 옥죄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풍족해 보이지만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극히 일부분에 해당된다. 다시 말해 사회적 양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실제 통계에서도 1990년 이후 20년간 한국의 중산층 비중은 줄어들었고, 삶의 질도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년 동안 1인당 GDP는 3배 이상 늘어났으나 중위소득자(50~150%)에 해당하는 중산층의 비중은 7.9%나 줄었으며, 가계수지도 계속적으로 악화되어 삶의 질이 나빠졌다.
20년 전 한국의 대표적 중산층은 30대 후반의 제조업 고졸 종사자로 남성 혼자 수입을 담당하는 가구였다. 그런데 최근의 평균 중산층은 40대 후반의 서비스업 종사자로 대졸 출신의 남녀 맞벌이 가구로 변하고 있다.
여성 맞벌이 증가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남편 수입만으로는 중산층으로서의 가계수지를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보여주는 것이다.
중산층이 대폭적으로 줄고 있다는 또 다른 근거는 적자가구의 증가에서 찾을 수 있는데, 1990년 15.8%의 적자가구가 2010년에는 23.3%로 증가하였고 부채비중도 3배나 증가하였다. 이 적자의 주요 원인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주택비용의 증가를 비롯해 사교육비와 통신비 등의 급격한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급기야 가계부채가 2012년 초 기준으로 900조원을 돌파하여 새로운 경제위기의 잠재적 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빈곤 확대현상은 한 나라만의 문제로 제한시킬 수 없다. 빈곤문제는 세계경제 위기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며, 그 위기의 강도가 한국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년간 OECD 가입 국가 대부분에서 불평등이 증가한 것에 비추어 보면 빈곤의 확산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실례로 미국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빈곤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는데,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절대빈곤율이 15.1%에 이르러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 세계 빈곤을 언급할 때 자주 활용하는 것이 하루 1.25달러로 생계를 유지하는 인구 비율이다. 비록 그 비중이 20년 전과 비교해 41.7%에서 25.2%로 감소하였다 할지라도, 아직도 13억7천만명이 하루에 1.25달러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빈곤과 처절히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배제라는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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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이 취업게시판 앞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정부공식 실업자 외에 취업준비자가 59만명에 달한다. |
그러나 한 나라의 빈곤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업률보다 고용률에 주목할 것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그 이유는 한국 정부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실업률이 2000년 이후 3~4%로 경제학적 설명에 따르면 완전고용상태로 나타났는데, 이것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말하는 공식실업자 88만명 이외에 취업준비자(59만명), 그냥 쉬는 사람(147만명), 구직포기자(16만명), 18시간 미만 취업자(96만명) 등을 실업자 수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른다면 2009년 당시 약 400만명의 실업자가 존재한다.
한편 고용률을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 상황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2011년 9월 한국의 고용률(생산가능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취업자의 비율)은 59.1%로 OECD 기준 63.6%보다 낮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2010년 9월 기준으로 한국의 고용률 63.4%는 미국(66.8%), 일본(70.6%), 호주(73%)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곤문제에 접근할 때에는 몇몇 통계 숫자에 의한 진단의 오류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사실 빈곤은 단순히 고용과 실업의 문제로 국한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사회적 현상이다. 빈곤은 단순한 소득수준을 넘어선 사회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핵심 연결고리가 바로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개념이다. 1990년대 IMF 구제금융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에서 사회적 배제는 빈곤의 구조화와 재생산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다시 주목받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개념으로 사회적 포용, 통합, 혹은 참여 등이 동원되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광풍으로 시작된 경제적 고통과 빈곤문제는 단순히 고용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위기로까지 확산되었다.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례로 근로빈곤층은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한 1차 사회안전망과 최후의 사회안전망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사이의 광범위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산층에서 떨어져 나간 새로운 빈곤층이 이 사각지대로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단기적 일자리와 직업훈련으로는 효과적인 고용지원과 소득보장을 하지 못한다. 이제 실직위험이 빈곤으로 내몰지 않으며 실업상태에 놓여 있을 때 취업과 더 나은 일자리로의 상향이동이 가능하도록 사회안전망과 사회관계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고용정책은 물론 사회통합을 위한 정책개발과 제도화에 달려 있다.
우리는 그 복잡한 실타래의 첫마디를 ‘사회적 기업’에서 찾고자 한다. 단순한 시혜적 차원의 지원금을 지양하고 노동 가능한 집단에 유급노동의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재발견하는 데 사회적 기업의 큰 의미가 있다. 소득과 소비의 경제활동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지역 내 각종 사회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된다.
이처럼 빈곤층이 새로운 경제활동 기회를 갖고 사회관계망에 편입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적 배제의 규모와 속도는 완화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기업을 통한 사회적 안전망과 관계망의 확충과정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도래된 빈곤층의 확대 속도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제어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빈곤은 다차원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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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영세상인들이 대기업 계열 할인점인 홈플러스 입점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사실 빈곤을 주로 소득빈곤의 문제로만 바라볼 때 삶의 실제 수준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는 삶의 다양한 차원(소득, 재산, 건강, 주거, 교육, 환경, 노동 등)에서 드러나는 결핍이 바로 빈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구 선진국과 국제기구에서는 빈곤을 바라볼 때 소득수준, 재산, 건강, 노동, 교육 등의 삶의 다양한 차원을 종합하는 다차원적 접근을 선택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이러한 종합적이고 다차원적 접근보다는 소득만을 가지고 빈곤문제를 진단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는 빈곤의 다차원성을 고려하기 위한 문제제기 차원에서 한국의 비정규직, 농민, 영세상인, 취업여성, 무주택자 등이 마주한 빈곤문제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소득에 따른 근로빈곤층은 가구원 중 1명 이상의 취업자가 있으나 가구소득이 빈곤선 이하인 가구를 의미한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의 근로빈곤은 1997년 8.7%였으며, 2008년에는 11.9%로 증가하였다.
우리의 경우 빈곤을 부추기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다. 2001년 비정규직 조사 이래, 전체 노동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정규직 비율은 2004년 37%로 최고로 올라갔다가 이후 완만하게 하강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비정규직의 수는 560만명으로 전체 노동자 중 33%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통계는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비정부 기구의 통계와의 비교가 필요하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비정규직은 전체 노동자의 50.2%인 855만명에 이르며 그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차이를 시간당 임금총액으로 비교하면 현재 약 50%를 약간 선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은 임금 이외에도 4대 보험과 각종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노동조합 설립을 통한 노동권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은 불안정한 일자리라는 기본적인 문제점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차별이라는 이중 고통을 안고 있다. 실례로 2008년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황당한 통근버스 좌석구분에 관한 통고문은 우리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헷갈리게 할 정도이다. 이들은 ‘통근버스 좌석 지정제’를 만들어 정규직원은 앞자리(1~23번), 협력업체 직원은 뒷자리(24~45번)로 배정하여 전근대적인 수준의 정규·비정규직 구별 짓기를 시도하였던 것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은 부지기수다.
22년간 전세금 263% 올라
둘째, 농민과 영세상인의 빈곤수준은 임계점을 넘어 위험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0년간의 농가소득 추이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동시에 농가부채도 거의 같은 비율로 늘어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연평균 농가소득은 3212만1000원이지만, 동시에 평균 농가부채는 2721만원이다.
또한 영세상인도 일부 대기업의 소규모 시장잠식이 강화되면서 심각한 빈곤위협을 겪고 있다. 여기서 영세상인은 보통 대형마트 등장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상인을 의미하며, 이들은 통계상으로 소상공인과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 조사에서는 이들을 소기업 중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의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및 서비스업 분야의 사업자나 10인 미만의 제조업, 건설업 및 운수업 사업자로 정의한다. 한국의 영세상인 사업장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227만3964개이며, 사업장 평균 1.01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영세상인의 빈곤문제가 최근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영세상인 중의 57%가 월평균 순이익이 100만원을 넘지 못할 정도이다. 특히 전기, 가스, 수도, 건설 등의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영세상인의 월수입은 15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가계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기혼여성이 취업 일선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성취업으로 인하여 기존에 받았던 세금감면이나 사회보장 혜택이 불리하게 작동된다면 여성들의 취업이 빈곤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의문이 든다.
실례로 여성취업이 빈곤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언제이냐에 대한 조사 결과, 여성이 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에 증가하는 맞벌이가구에서도 집단 내부의 이질성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혼여성의 사회적 진출로 인한 빈곤감소의 문제는 취업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성의 일자리가 과연 어떤 것인가, 즉 일자리의 질(Quality)이 빈곤위험 감소에 더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무주택자의 빈곤문제를 살펴보자.
2005년 현재 한국국민 중 무주택자 비율은 41%인 데 반해 집 부자 100명이 보유한 주택은 평균 57채에 이를 정도로 주택소유의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2005년 이후 주택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전세금, 집값을 고려할 때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사회적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실례로 201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조사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구의 평균 보증금은 8024만원으로 2005년 5109만원보다 2915만원(57%)이나 올랐다.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1억1215만원으로 2005년(7409만원)에 비해 3806만원(51.4%)이나 뛰었다. 또한 한국의 주택가격지수 시계열자료(1986~2008)에 따르면 지난 22년간 주택 매매가는 125%가 올랐고, 전세금은 263% 상승하였다.
이처럼 빈곤은 단순한 소득수준과의 연관성을 넘어선 포괄적 접근과 대안이 요청되는 문제다. 특히 사회적 배제의 극복, 즉 사회적 참여와 통합의 기초 위에서 빈곤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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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여성인권연대가 세운 사회적 기업 ‘희망어패럴’에서 탈북자 츨신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
따라서 사회적 기업을 설명할 때 비영리 부문, 사회적 경제, 사회서비스, 사회적 일자리 등과 같은 개념을 동원하며, 사회적 공공성의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기대감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기업의 긍정적 기능을 좀 더 살펴보자.
첫째, 사회적 기업은 복지시스템의 하나로 기능 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에 취업한 이들에게 본래 지출해야 할 정부의 사회복지급여 예산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사회적 기업과 연계한 자원봉사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시민사회와 기업의 연계의 폭을 확장할 수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나 사회서비스 공급 그리고 낙후지역의 재생을 위해 설립한 사회적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사회적 기업은 고용창출의 효과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데만 목적을 둔다면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확보하기 어렵게 된다. 사회적 기업도 기업이므로 자체 수익을 내기 위해 자체 고용 노동자를 확보해야 한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가 판매될 수 있도록 보호된 시장을 창출하거나 임금을 보조해 주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필요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단계적 일자리로서 사회적 기업의 순기능을 발견할 수 있다.
셋째,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자원, 자본, 전문 인력의 측면에서 볼 때 일반 기업에 비해 턱없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은 지역공동체와 긴밀한 연계를 맺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 지역 내에서 탄탄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지역 내 자원봉사자나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기 어렵게 된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구축된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기업은 물론 지역에도 이익이 된다.
넷째,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소외받고 차별받던 빈곤층이 다시금 포용 및 통합되어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그동안 빈곤계층의 삶을 보면 그들은 단지 소득이 낮은 데서 오는 고통에 그치지 않고 교육, 각종 서비스에 대한 접근, 주거환경, 가족 및 사회적 관계, 노동시장, 각종 정보 등에 접근이 제한되거나 차단되는(divided)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제 사회적 기업을 통한 노동참여를 통해 각종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과 배제를 극복하고 자신의 사회적 연결망을 조금씩 확장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온전히 설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게 된다. 이것은 사회적 기업을 통한 지역 공동체 구축이라는 장기적 비전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사회적 기업의 한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1990년대 후반 IMF 구제금융 때 실업과 빈곤을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초기에는 정부의 고용창출 정책, 즉 ‘사회적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등장했고 이것이 사회서비스 공급, 사회적 기업으로 확대, 정착된 것이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 부문의 일자리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2006년 말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여 2007년 7월 1일 시행하였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사업목적에 있어서는 ‘사회적 유용성’ 또는 ‘공익성’을 가지며, 추진 주체는 공공기관이나 영리기업이 아닌 비영리민간단체이며, 수익창출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수익의 승자독식이 아닌 수익의 공평배분을 실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동안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은 600곳으로 늘었고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된 곳은 이미 1100곳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흑자 기업은 20%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이들이 창출하는 고용의 상당부분은 정부의 재원(1인당 월 90만원 인건비와 사업개발비 3000만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인증 사회적 기업이 자체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정부로부터 인건비 지원이 끊기게 될 경우 파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정부 지원금이 중단되는 곳이 전체의 40%에 이르기 때문에 그중에 어느 정도나 자체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사회적 기업에 취업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취약계층이고, 그 기업이 사회적으로 유용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라는 조직틀을 갖고 있기에 기업으로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외부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면 비영리조직과 사회적 기업은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물론 이것은 사회적 기업이 일반 기업과 분명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이라는 의미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자본을 확대할 수 있는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는 공공적 기능을 간과해서도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은 때로는 정부에 사회적 기업만을 위한 ‘보호된 시장’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제는 사회적 기업이 이러한 보호된 시장이라는 온실 속에서만 안주한다면 사회적 기업의 더 큰 가치(사회적 자본의 확장)를 구현하는 데 큰 어려움에 마주할 것이다.
직접적인 인건비 지원은 재고해야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충돌 사이에서 우리의 사회적 기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토대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개념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대부분이 사회적 기업이 지니는 복합적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보다는 편의적으로 자기가 선 입장에서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거나 일부의 경험과 견해만을 수용하고 편집해서 사회적 기업을 이해하곤 한다.
그동안의 짧은 경험 속에서 나타난 사회적 기업의 한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고, 정부의 종합적인 설계나 장기적인 계획 없이 위로부터의 획일적인 관 주도 집행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정책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과 사람이 배제되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의 접근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사회적 기업은 고용과 복지가 결합하고, 시민참여나 지역 안의 다양한 집단 사이의 연계를 이끌어내어 궁극적으로는 지역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도 고용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에 접근하고 있다.
이제는 최소한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업무를 담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더 가능하면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정책과 집행을 논의할 수 있는 정부 내 관련부처들의 기구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핵심 내용은 직접적인 인건비 지원이었는데 이것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인건비 지원이 개별 사회적 기업에는 당장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이것이 기업 자체에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회적 기업이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기업이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공모과정에 참여하며, 그 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투명한 평가를 통해서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인증 시스템의 경우 예비 사회적 기업을 지정해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활동을 하다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그 인증과정에 지역사회의 평가를 반영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의 사회적 가치, 지역 내 사회적 자본의 확대라는 측면이 높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빈곤지역의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피닉스 펀드(Phoenix Development Fund)는 참고할 만한 사례이다.
[사회적 기업의 대안모델은 지역 거버넌스]
한국적인 사회적 기업 모델은 어떤 것일까?
어떠한 사회적 기업도 특정한 지역에 기반을 둘 수밖에 없으며, 취약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려면 지역으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회적 기업들이 자신의 활동을 중심에 놓지 말고, 각 지역의 주체들이 상호 연대할 수 있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기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지역 발전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며, 그것은 바로 지역 거버넌스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엄청난 변화와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신화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솔직히 우리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의 혁신적 의지와 노력이 절실히 요청되며 동시에 지역 거버넌스가 온전히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마주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사회적 기업에서 찾고자 할 때 그 첫 단추는 지역의 사회적 자본에서 찾아야 한다. 지역의 내생적 발전을 지향한다고 할 때 사회적 기업이 일종의 제동기(Trigger)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다양한 성원이 그 사회적 기업을 살리려고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지역공동체 거버넌스가 강화되며, 참여자들 사이의 사회적 자본은 자연적으로 확대,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 거버넌스에서 사회적 약자(농민, 영세상인, 여성)나 소수자(장애인, 외국인)가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거버넌스가 올바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지역 내 사회통합과 참여는 사라지게 되며, 이를 추동하고자 하는 사회적 기업은 관(官) 주도의 서비스 대행조직처럼 한시적인 기능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지역 농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먹거리 기본권’ 문제도 지역 농산물을 원재료로 하여 지역의 빈곤계층이나 학교에 급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생명, 환경, 복지 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모색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역의 문제를 지역 구성원들의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이 사회적 기업 접근방식은 하나의 대안적 경제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복지, 고용, 환경, 농업, 여성, 지역발전 등의 문제를 동시에 고려함으로써 그동안 소외받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를 끌어안는 지역 기반의 사회적 경제 모델을 고민할 때이다. 즉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관계, 친밀감, 동료의식, 형제적 연대, 봉사정신에 근거하는 지역 경제발전을 고민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기반한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지역 거버넌스와 사회적 기업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누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어떤 가치와 원칙을 가지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은 지역 발전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와 원칙을 가지면서도 지역의 필요와 전 지구적 환경의 변화를 간파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가가 절실히 요청된다.
그렇다고 사회적 사업가를 지속적으로 양산하기 위하여 근사한 사회적 기업가 프로그램 혹은 매뉴얼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회적 기업가는 기계에서 제품을 생산하듯 정해진 매뉴얼대로 교육, 생산되는 소위 자격증 소지자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 기업가의 자질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의 문제와 필요를 이해하며, 그 문제를 지역 공동체 안에서 자발성과 책임성을 갖춘 성원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가는 기업가 정신은 물론 지역과 국가 더 나아가 전 지구적 문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학습하고 응용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
성공한 사회적 기업을 규모가 큰 사회적 기업으로 등치시키는 오류에 빠져서도 안 된다. 사회적 기업은 본질적으로 시민사회의 실천영역이며, 지역 공동체를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 즉 사회적 공공성을 증대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러한 사회적 기업가가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배출·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합의와 협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