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어뢰정에서 백악관으로 (권주혁 지음 | 퓨어웨이픽처스 펴냄)

어뢰정장 존 F. 케네디의 태평양전쟁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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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8월 1일 새벽 2시경 솔로몬 군도의 블래킷 해협. 일본 구축함 아마기리는 2km 전방에서 미군 어뢰정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적에게 대응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함장 하나미 고헤이 소좌는 그대로 적 어뢰정을 들이받아 버렸다. 합판으로 만든 작은 어뢰정 PT-109는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일본의 신문들은 “구축함으로 적 함정을 두 동강 내버린 것은 대동아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라고 특필(特筆)했다.
 
  전쟁이 끝난 후 군복을 벗은 하나미는 고향 후쿠시마로 내려가 농사꾼이 됐다. 1951년 어느 날, 호소노 군지 박사라는 인물이 젊은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그를 찾는다고 알려왔다. 그 정치인은 아마기리가 박살낸 미군 어뢰정의 정장(艇長)이었다. 하나미는 이듬해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던 그 미국 정치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하나미는 그 정장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승자·패자의 관념을 버리고 대등한 입장에서 진정한 미일 친선을 구현하자”고 호소했다. 하나미의 편지는 언론에 공개됐다.
 
  ‘전쟁영웅’으로 부각된 덕에 젊은 정치인은 간발의 차이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8년 후 그는 제3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바로 존 F. 케네디였다. 하나미와 케네디는 이후에도 편지를 주고받았고, 가족들도 인연을 이어 갔다.
 

  저자는 “케네디는 신체검사에서 불합격했지만 결국 군에 입대했을 뿐 아니라 영향력 있는 부친의 힘을 빌려 최전선으로 가서 전투에 참여했다”면서 “케네디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과 상무(尙武)정신을 보여주고 싶어 이 책을 저술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남태평양에서 39년간 목재 및 수산 관련 산업에 종사하면서 태평양전쟁 관련 전적지들을 답사해 20여 권의 책을 펴냈다. 이 책도 꼼꼼한 현장 답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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