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급진적 페미니즘 (김복래 지음 | 인문공간 펴냄)

급진적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을까

  • 글 :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1oo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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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대표적 페미니스트(feminist),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년)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아이콘’이었다. 그는 보부아르라는 한 ‘여성’과 개인의 내면을 넘어 앙가주망(engagement·사회문제에 자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실천했던 당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또 그는 생물학적 성(性)이나 사회적으로 구성된 전통적 젠더의 역할에도 저항했으며, 스스로 공산주의를 지지했을 만큼, 그는 말 그대로 ‘급진적’인 삶을 살았다. 보부아르가 남긴 “나는 이기적인 동시에 매우 이타적”이라는 말처럼 그는 한평생 존경과 찬미, 비판과 혐오의 시선이 공존했던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이 책을 쓴 김복래 저자는 “페미니즘은 급진적 젠더 이론, 양극화된 견해 등을 피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바탕으로 여성운동의 기원과 역사, 미래에 대해 분석하며 현재 페미니즘 운동의 현 실태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특히 그는 급진적 페미니즘이 남성 중심 사회와 대립하는 동안 변질됐고, 여성운동이 지나치게 호전적이거나 윤리적 기반을 잃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의 권리와 해방’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집중하고 높은 윤리적 기준을 제시해 ‘진정한 성평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미니즘이 학문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갈등과 남녀갈등을 상징하는 단어가 된 오늘날. “너 페미니스트야?”라고 묻는 것조차 상대를 향한 공격이 됐다. 우리 사회가 간절히 외치는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페미니즘을 향한 비판과 공격을 멈추고, 여성운동을 역사와 학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이 책을 통해 페미니스트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의 페미니즘적 경험에서 사람들이 단순 갈등이 아닌, 이성(理性)으로 서로 교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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