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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3번째 경제위기는 올 것인가?

  • 글 : 최성환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산업경영실장  sungchoi@korea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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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거품 붕괴, 지방정부 과다 채무에 대한 우려 존재
⊙ 중국정부의 경제·금융에 대한 통제력 높고, 부동산 거품 등에 대해 적절히 先制的 대응
⊙ 1인당 GNP 5000달러 돌파, 저축률 50%, 생산가능연령 인구비중 70% 넘어

崔聖煥 대한생명 경제연구원 산업경영실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sungchoi@korealife.com
지난 2009년 중국 충칭(重慶)에서 열린 한 부동산 박람회에서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중국이 위태위태하다.” “아니다. 중국이 위험스럽게 보이기는 해도 큰 문제 없이 넘어갈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위기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2001년 《중국의 몰락(The Coming Collapse of China)》이라는 책에서 중국계 미국 변호사 고든 창이 그중 처음으로 중국의 붕괴 가능성을 주장했다.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나서 5년 내에 붕괴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WTO 가입으로 국유(國有)기업의 낡은 설비와 부실, 제대로 파악조차 안되는 은행의 부실채권, 티베트와 위구르 등 분리주의자 문제, 인터넷에 대한 통제, 발전을 가로막는 이념과 정치, 만연된 부정부패 등이 표면화하면서 공산당 일당(一黨)체제가 붕괴하고 그에 따라 중국 경제도 몰락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2001년 11월 중국은 가입 신청한 지 15년 만에 WTO 가입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그 직전인 7월에는 베이징(北京)이 파리와 오사카 등을 제치고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10월 초에는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2002년 월드컵 본선(本選)에 진출하는 등 중국의 국운(國運)이 200여년 만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들떠 있을 때였다. 온통 축제분위기인 데다 이제 곧 몇 년 후면 망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었으니, 그것도 중국계로 20년 동안 중국에서 살아 중국을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인사가 악담(惡談)을 했으니 화제가 될 것은 당연했다.
 
  그로부터 5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은 건재할 뿐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는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大國)으로 성장하자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국가의 수장(首長)들은 공개적으로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중국판 서브프라임?
 
  이만하면 스스로 틀렸음을 인정하고 아무 소리 않고 조용히 있으련만 고든 창은 작년 말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기고에서 다시 한 번 중국의 몰락을 예고했다. 5년 만에 망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나 내년 안으로는 망할 것이라고. 이런저런 변명에다 이번에는 새로 자산거품 붕괴와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들었다.
 
  고든 창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작년 초반부터 중국의 경(硬)착륙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의 경착륙 우려와는 달리 이번에는 수출 급락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더해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라는 내부적 요인을 들고 있다. 유럽발(發) 글로벌 경기의 부진에다 중국 내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가 겹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급락하리라는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시장 붕괴가 중국 경제를 끌어내리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부동산시장이 붕괴할 경우 부동산 매각 및 개발이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방정부들이 재정위기를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시중에 돈줄이 마르게 될 것이다. 독일의 도이체방크가 지난 1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위험요인으로 ‘주택가격 하락과 지방정부의 과다채무’를 꼽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높은 부동산 투자가 급감할 경우 부동산 관련 회사들이 연쇄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가구와 전자제품 등 이사 관련 상품 및 서비스의 수요도 급락할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가 늘어나는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사라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그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과 고용을 줄이면서 다시 소비를 끌어내리는 악순환(惡循環)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장기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의 전철(前轍)을 중국이 밟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긴축정책의 산물
 
  결국 문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즉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가? 그 같은 사태가 발생할 조짐이 보일 경우 과연 중국 정부가 선제적(先制的)으로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중국 경제가 올해 또는 내년에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로 무너진다면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어 4~5년 만에 세 번째 위기를 겪게 되는 셈이다. 이미 두 번의 위기로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졌을 뿐 아니라 저(低)성장을 의미하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로의 진입이 거론되고 있는 와중에 세계 경제가 과연 이 같은 세 번째 위기를 견뎌 낼 수 있을까? 세계 2위 규모의 중국이, 그것도 지금까지 세계 경제의 엔진 또는 방파제 역할을 하던 중국이 무너진다면 ‘세계 경제의 브레이크’로 전락하게 될 것은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가능성이 감지될 경우 중국 정부가 과감하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사전에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그 이유로는 다음의 9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시장의 자율적인 하락이 아니라 그간 중국 정부의 강력한 긴축조치에 따른 결과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金利)와 지급준비율을 낮추면서 엄청난 규모의 돈을 시중에 풀었다. 주식시장이 약세(弱勢)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풀린 돈이 대거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베이징과 항저우(杭州) 등 대도시 지역의 경우 4~5년 만에 2배나 오른 곳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 채무 낮아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거시적(巨視的) 조치와 미시적(微視的) 조치를 동시에 구사하면서 긴축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중국인민은행이 2010년 1월부터 지급준비율을 올리기 시작한 데 이어 2010년 10월부터는 기준금리도 인상하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기준금리는 5번, 지급준비율은 무려 12번이나 인상, 기준금리는 6.56%, 지급준비율은 사상 최고수준인 21.5%까지 높였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2010년 4월 이후 계약금 비율 상향, 2채 이상 주택구입 제한, 상하이(上海)와 충칭(重慶)을 대상으로 부동산보유세 시범 실시와 같은 강력한 미시적 조치도 병행(竝行)했다.
 
  그 결과 작년 10월 처음으로 70대 도시 중 주택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상승한 도시보다 많아진 이후 올 들어 1월에는 가격이 하락한 도시가 47곳, 유지한 곳이 23곳으로 상승한 도시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두 번째는 주택가격이 하락 안정을 넘어 급락할 조짐을 보일 경우 이를 방어할 수단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중국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목표는 현재의 가격대보다 5~10% 낮은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주택가격이 그 아래로 급락할 경우 중국은 정책기조를 돌려 가능한 부양 또는 안정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할 것이고, 긴축조치를 해 왔던 만큼 부양할 수단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지급준비율은 최근 두 번에 걸쳐 1.0%포인트 낮추었지만 아직도 20%로 기준금리와 함께 내릴 여력이 충분하다. 아울러 계약금 비율 하향 등 미시적 완화조치도 병행할 것이다.
 
  여기다 정부채무의 GDP 대비 비율은 34% 수준으로 주요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를 넘고 있는 일본은 물론이고 100%를 넘고 있는 미국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 비해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채무는 제대로 파악조차 안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2010년 10조7000억 위안(GDP 대비 27%)으로 중앙정부의 채무수준을 넘지 않고 있다.
 
 
  위기대응 경험 축적
 
  세 번째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위기대응 능력과 경험이 잘 축적돼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대공황에 버금간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중국은 성장률 9.2%(2009년)를 지켜 냈다. 당시 중국 정부는 2008년 말부터 2009년 성장률을 8%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이른바 ‘바오파(保八)’라는 슬로건을 내놓았다. 재정지출을 과감하게 늘리는 동시에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낮추면서 시중에 유동성(돈)을 대거 공급했다. 그 결과로 얻은 2009년 9.2%의 성장률은 그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7%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와중에 거둔 값진 결과였다.
 
  네 번째는 중국의 재정 및 금융권의 자산건전성 등 기초적 체력이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를 견뎌낼 만한가 하는 우려이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말 현재 1.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처럼 낮은 은행부실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중국의 건전한 재정과 3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경우 웬만한 수준의 부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외환보유액 3조2000억 달러는 작년 중국의 GDP 7조 달러의 절반에 해당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GDP의 3배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이다.
 
  다섯 번째는 일본과 미국 등은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 조짐을 몰라서 앉아서 당했겠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중국의 위기 대응 능력과 경험은 물론 기초체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일본과 미국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시장은 한 번 붕괴되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게 아닐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중국은 일본이나 미국과는 달리 정부가 경제 및 금융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계획경제이자 관리체제라는 점이다. 정부의 통제와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가차 없는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은 대표적인 규제시장으로 꼽히는 부동산시장의 연(軟)착륙을 가능케 할 것이다.
 
 
  경기부양 나설 가능성
 
  여섯 번째는 중국의 성장수준, 도시화율, 주택보급률, 인구구조, 저축률 등을 고려해 볼 때 당분간 주택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작년에 1인당 소득 5000달러를 넘어선 중국은 연평균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 가고 있다.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넘는 인구가 이미 2억명에 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기다 매년 2000만명의 농촌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있지만 도시화율은 이제 막 50%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의 주택보급률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적어도 대도시의 경우 100%에 크게 못 미칠 것이다.
 
  인구는 2025년까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74.5%로 높을 뿐 아니라 2020년까지 70%를 유지할 전망이다. 핵가족화 추세 또한 주택에 대한 꾸준한 수요로 작용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경제지 《포천(Fortune)》 등이 지적한 것처럼 50%에 달하는 높은 저축률을 지닌 중국인들의 주택구입 여력이 소득증가와 함께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은행 대출보다는 자기 돈으로 주택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주택 매입시 담보대출을 받은 비중은 3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특히 주택가격이 웬만큼 빠져도 대출금을 못 갚아 파산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일곱 번째로 짚어 볼 것은 현 경제상황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인식 변화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작년 11월 말에 이어 올해 2월 중순까지 두 번에 걸쳐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인하했다. 작년 6월 중순 지급준비율을 21.0%에서 21.5%로 올린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인하하기 시작함으로써 금융정책 기조를 부양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작년 12월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경제를 매우 암울하게 내다보면서 여차하면 경기부양에 나설 뜻을 비쳤다. 올 3월 초·중순에 개최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낮춰 잡는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경기를 부양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 불안 적어
 
  여덟 번째는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는 지도부 교체 부분이다.
 
  통상 선거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선거를 앞두고 갖가지 선심성 또는 인기영합성 공약이 난무하면서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지도부 교체가 어느 나라보다 예정된 수순에 따라 행해진다는 점과 새로운 지도부가 기존의 지도부에서 배출되면서 이미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도부 교체에 따른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또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부동산보유세 시범실시 지역의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부동산 억제책 지속을 시사했지만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주택가격 또는 성장률 급락이나 그에 따른 대량실업으로 야기될 민생불안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면이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대로 둔화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어서 부동산시장 활성화 및 경기부양으로의 정책전환이 가능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정책 운신의 폭을 넓혀 준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만약 국내외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거나 부동산시장의 붕괴 조짐이 보이면 중국은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가동할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대의 사회주의적 계획경제 구조를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이 같은 조치의 약발이 잘 먹혀들면서 올해도 성장률 8%를 넘는 것은 물론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도 막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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