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친(親)서방정책을 표방하면서 중동(中東)지역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군사협력 관계까지 맺고 있던 나라이다. 그런데 최근 3~4년 사이 터키와 미국·이스라엘 등 서방국가들간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대안(代案)으로 터키는 전통적 앙숙인 러시아 및 이웃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엄청나게 빠르게 개선해 나가고 있다.
터키는 지난 7월 말 이웃한 시리아·요르단·레바논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들 4개국 통상·산업 장관들은 새로운 지역경제협의체인 CNETAC (Close Neighbors Economic and Trade Partnership Council)를 결성, 확대해 나가자는 데도 합의했다.
2009년 기준으로 이들 4개국의 인구는 1억500만명, GDP는 7200억 달러, 무역은 3000억 달러 규모이다. 이번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4개국 국경 부근에는 관세·비(非)관세 장벽 등 일체의 규제와 세금이 면제되는 자유무역지대가 설치된다. 그로 인한 경제적 효과 이외에도 상호 간에 방문비자 면제 등을 통해 물자와 인력이 자유롭게 교환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그동안 EU 가입을 통한 서방과의 협력관계 증진을 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에 따라 터키는 종교·사회적으로 보다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동지역에서 새로운 경제발전의 기회를 찾는 한편, 이 지역에서 자국(自國)의 영향력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것이 터키판 ‘동방(東方)정책’이다. 이 ‘동방정책’이 국내외에서 지지를 받자, 터키는 이스라엘과의 전통적 우호관계가 훼손되는 것을 감수하면서 중동지역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터키는 이란·이라크에 이어 이번에 시리아·요르단·레바논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이 지역 경제·통상의 중심축(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과의 관계가 대단히 좋은 터키는 앞으로 한국이 중동 이슬람 국가로 진출하는 데 교두보(橋頭堡)가 될 수 있는 나라다. 특히 핵(核)개발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이란을 제재할 경우, 터키를 통한 우회교역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