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사진=조선DB
“잘 못 하고 있다” 鄭 50%, 張 63%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 점수는 사실상 ‘낙제점’이다. 2025년 12월 11일, 한국갤럽은 《국민일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례적으로 여야 정당 대표의 지지율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12월 4~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p)다. 정청래 대표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긍정평가)’가 41%, ‘잘 못 하고 있다(부정평가)’가50%였다. 장동혁 대표의 경우 긍정평가가 26%, 부정평가가 63%였다. 양쪽 모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21대 대선 두 달 후인 2025년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됐다. 양당 모두 계엄과 탄핵, 대선 정국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전당대회가 치러졌고, 두 대표는 선명한 노선과 투쟁력을 내세우며 강성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다. 정 대표와 장 대표는 각각 대선 국면에서 각 당을 이끌었던 상대 후보, 즉 박찬대 전 민주당 대표권한대행과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꺾으면서 당내 원톱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에 대해 최근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및 당대표 당선 이후 발톱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사법개혁과 내란청산 등 각종 입법활동에서 수적 우세를 이용한 일방적 속도전에 집중하며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서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국정을 운영해나가야 하는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행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른바 ‘명(이재명)-청(정청래) 갈등’이다.
정청래의 ‘1인1표제’에 당내 불만 폭발
정청래 대표가 2025년 8월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조선DB결정적으로 정 대표가 당내에서 리더십 위기에 처한 것은 그가 당대표 취임 3개월만에 밀어붙인 당원 주권 강화 방안, 이른바 ‘1인1표제’ 때문이다. 정 대표가 당대표 연임, 나아가 대권 도전까지 염두에 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추측과 함께 자기정치를 위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는 당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개딸’을 비롯한 권리당원들 사이에서는 높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지나친 강경 행보와 정치적 선명성 때문에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곱지않은 시각도 존재한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1인1표제가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추진했던 당원 민주주의를 이어나가는 방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이를 추진하면서 반발이 이어졌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논평을 내고 “당원들과의 소통 과정이 생략됐다”고 비판했다. ‘신(新)친명계” 이언주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1인1표제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이 지난 수십년동안 운영해 온 중요한 제도를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며칠만에 밀어붙이기식으로 폐지하느냐”며 반발했고, 일부 당원은 1인1표제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결국 당 중앙위원회에서 1인1표제 당헌개정안은 부결됐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한 안건이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되는 것은 이례적으로, 친명계 등이 우려를 표했는데도 이를 밀어붙인 정 대표에 대한 중앙위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조만간 다시 1인1표제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계엄 1주기에 위기 맞은 장동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25년 9월 21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장외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한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역시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장 대표는 2025년 8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당시 ‘잘 싸우는 야당이 되겠다’며 당의 체질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 내부에서는기존 지지층을 기반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당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상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한다. 한 다선(多選) 의원은 “의원들이 당대표에게 바란 것은 계엄 1년이 되는 시점에 대국민 사과와 뼈를 깎는 개혁 약속을 공식적으로 하는 것이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엄정당이라는 틀에 갇힐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의원들의 대국민사과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5년 12월 3일 송언석 원내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가 사과를 했고 초선 의원 25명이 단체 사과를 했지만 장 대표의 사과는 없었다. 장 대표는 입장문에서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고,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밝힌 계엄 이유와 일치한다.
일각에서는 “장동혁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라는 의견도 나온다. 장 대표는 수 차례에 걸쳐 “잘 싸우는 사람, 당에 기여하는 사람을 공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충성도와 선명성이 공천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면서 당내에선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감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차기 당대표에 대선까지 노리는 대표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당내에서 비판을 받고 리더십 위기에 처한 이유는 같다. 당의 이익과 미래보다는 자신의 차기 당권과 대권을 바라보는 자기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자기정치를 위해 강성 지지층을 동원해 이용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당은 민심과 멀어져간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차기 당대표를 뽑는 시점은 2027년 8월으로 임기는 2029년 8월까지다. 이때 당선되는 인물은 2028년 4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해 당을 장악하고, 임기에서 물러난 후 2030년 3월 22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는 데 최적의 임기를 보유하게 된다.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가 연임을 노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