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일본 총리들 옷에 달린 파란 배지의 의미는?

  •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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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 이시바 시게루·기시다 후미오·스가 요시히데·아베 신조 전 총리,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성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2월 3일,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 채드 오캐럴 기자가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이 2015년 북한에서 노동교화형이 선고된 후 억류돼 있다면서 “대통령은 북한에 잡혀 있는 한국 국민의 가족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이며, 이들의 석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라고 물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바라보며 “한국 국민이 잡혀 있다는 게 맞느냐”면서 “언제, 어떤 경위로냐?”라고 물었다. 경악스러운 모습이었다. 구체적인 인적 사항까지는 모른다고 해도, 북한에 우리 국민들이 납치되어 있다는 것은 북한 문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오캐럴 기자가 “대통령이 모르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대통령이 우리 국민이 북한에 납치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느냐?’는 비난이 빗발치자 대통령실은 다음 날 “현재 탈북민 3명을 포함해 우리 국민 6명이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간첩죄 등 혐의로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조속한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물망초 배지 외면당해
 
2011년 10월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의 답변에 나선 김황식 총리. 납북자를 기억하자는 물망초 배지를 달고 있다. 사진=조선DB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 현 총리, 그리고 이시바 시게루, 기시다 후미오, 스가 요시히데 등 근래 일본 총리들의 사진들을 보면, 왼쪽이나 오른쪽 칼라에 파란 리본 형태의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총리뿐 아니라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성 장관 등 차세대 유력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저명 정치인들뿐 아니라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 중에도 이 배지를 다는 이들이 많다. 처음에는 자민당 배지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납북 일본인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배지였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배지가 있다. (사)물망초에서 배포했던 물망초 배지였다. 하지만 이 배지는 잊혔다. 박선영 전 (사)물망초 이사장은 “제가 국회에 있을 때 일본 정치인들이 납북 일본인을 기억하기 위한 배지를 단다는 얘기를 많이 했더니 총리,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 다선 의원들도 물망초 배지를 달았었는데, 제가 그만두고 나오니까 다 떼버리더라”면서 “일본은 정파와 상관없이 모든 총리와 관방장관 등은 어딜 가나 ‘파란 리본’을 각자 자기가 돈 주고 사서 단다. 집념과 기도, 염원, 열성이 우리와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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