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 검찰청 폐지 법안은 위헌
⊙ 국가수사위, 진행 중인 수사에 상시적 개입 가능… ‘살아 있는 권력’ 관련 범죄 수사 불가능
⊙ 수사는 기소 위한 준비 절차… 수사·기소 분리할 수 없어
⊙ 경찰이 은폐하려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밝혀낸 것은 검찰
⊙ 여당, 수사·공소권 분리 주장하면서 공수처·특검에는 수사·공소권 함께 부여
⊙ 검찰 개혁, 검찰의 직접 수사 없애되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부활해야
金鍾旻
1966년생. 고려대 법대 졸업.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 장기 연수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인권정책과장, 주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 대전지검 홍성지청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대검 검찰개혁위원, KBS 이사 역임. 現 변호사 / 저서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검찰제도론》(공저)
⊙ 국가수사위, 진행 중인 수사에 상시적 개입 가능… ‘살아 있는 권력’ 관련 범죄 수사 불가능
⊙ 수사는 기소 위한 준비 절차… 수사·기소 분리할 수 없어
⊙ 경찰이 은폐하려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밝혀낸 것은 검찰
⊙ 여당, 수사·공소권 분리 주장하면서 공수처·특검에는 수사·공소권 함께 부여
⊙ 검찰 개혁, 검찰의 직접 수사 없애되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부활해야
金鍾旻
1966년생. 고려대 법대 졸업.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 장기 연수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인권정책과장, 주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 대전지검 홍성지청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대검 검찰개혁위원, KBS 이사 역임. 現 변호사 / 저서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검찰제도론》(공저)

- 지난 3월 6일 더불어민주당이 개최한 ‘12·3내란과 검찰개혁의 상관관계’ 토론회.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소위 4대 검찰개혁법안(검찰청법 폐지 법률안,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공소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7년간 유지되어 오던 형사사법 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반(反)헌법적 법안이다.
우리나라의 형사사법 제도는 프랑스·독일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대륙법계 검찰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과거 일부 검찰의 과오가 있었다고는 하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 전(全) 세계 최고 수준의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저(低)비용·고(高)효율의 형사사법 제도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경찰이 은폐하려던 박종철 고문치사(致死)의 진실을 밝혀내 민주화의 계기를 만든 것도 검찰이었고, 대검 중수부(중앙수사부)를 중심으로 정치권력의 부정부패와 기업 비리를 척결해 사회 기강을 바로 세웠던 것도 검찰이었다.
검찰 개혁, 사법·경찰 개혁과 연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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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 주임검사였던 신창언(오른쪽) 형사2부장과 박종철 부검을 담당했던 안상수(가운데)·박상옥 검사(왼쪽). 사진=조선DB |
지난 30년간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성과가 없었던 이유는 검찰 스스로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정치권도 진정한 검찰 개혁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검찰,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가진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개혁의 밑그림은 없었다. 검찰 제도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었다. 그 결과가 문재인 정권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檢警) 수사권 조정의 처참한 실패다.
검찰 개혁은 국가 사법(司法) 시스템의 큰 틀 안에서 사법 개혁과 경찰 개혁과의 연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청 폐지는 국민의 인권과 국가와 사회 안전에 직결되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 사안이다. 졸속으로 만든 법안으로 충분한 논의 없이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무기로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겠다는 집권여당의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 제도의 의의를 살펴보고 집권여당의 검찰개혁법안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바람직한 검찰 개혁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프랑스 등, 검찰을 헌법기관으로 규정
제헌헌법 제72조 제11호에 검찰총장 임면(任免)을 국무회의 심의(審議) 사항으로 한 것을 제외하면 제헌헌법과 제2공화국 헌법에서는 검사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다.
검사에 관한 사항이 헌법에 처음 규정된 것은 4·19 혁명 이후 1962년 제5차 헌법 개정부터다. 헌법 제10조 제3항에 검찰관의 신청에 의하여 영장(令狀)을 발부하도록 규정했다. 1972년 제7차 헌법 개정에서는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에 검사의 요구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검사에 의한 영장청구권이 명문화,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검찰의 조직과 구성, 권한에 관해 헌법은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외국의 경우 검찰을 헌법기관으로 규정한 사례가 많다.
프랑스는 헌법 제64조에 “대통령은 사법권 독립의 보장자다. 대통령은 최고사법평의회의 보좌를 받는다. 조직법(loi organique)으로 사법관의 지위에 관해 규정한다. 판사는 부동(不動)이다”라고 사법관인 검사의 지위를 헌법에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헌법 제65조에는 사법권 독립 보장을 위한 헌법기관으로서 판사와 검사의 인사와 징계를 관장하는 최고사법평의회(Conseil Supérieur de la Magistrature)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1948년 헌법 제107조 제4항에 “검사는 사법조직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보장을 받는다”라고 검사를 판사의 지위와 동등하게 규정해 헌법기관화하였다. 스페인, 오스트리아, 벨기에, 그리스, 포르투갈,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브라질, 칠레 등 많은 대륙법계 국가에서도 검찰을 헌법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2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당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헌법 제16조에는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검사의 영장청구권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89조 제16호에 검찰총장의 임명을 국무회의 심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검사 영장청구권 규정의 헌법적 가치는 첫째, 사법경찰관에 의한 신체 구속의 남용을 억제하여 인권 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둘째 영장 발부에 있어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신청을 반드시 거치도록 함으로써 판사와의 기능적 권력 분립을 통해 인권 보장을 더욱 충실히 보장한다는 점이다. 또한 헌법의 영장청구권 규정에 의해 검찰총장을 정점(頂點)으로 하는 검사 제도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검사를 법원과 더불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는 기본권 보장기관으로서 법원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된 기관으로서 지위를 인정한 것이다. 이는 헌법제정권력자인 국민의 주권적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고 따라서 집권여당의 검찰청 폐지 법안은 위헌(違憲)이다.
여당의 논리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 분리하는 것이 맞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수사권만 갖는 사법경찰 조직으로 만들거나, 판사와 검사 등 일부 고위직 범죄에 대한 기소권만 갖는 특별공소청으로 만들어야 한다. 특검도 수사·기소권 분리의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 헌법에 근거를 둔 검찰은 폐지하면서 위헌 소지가 농후한 공수처와 특검에는 수사·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직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검찰 제도 파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검사, ‘행정권을 대리하는 사회·공익의 대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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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6월 21일, 박상기(앞줄 왼쪽)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앞줄 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은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는 내용을 담은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서명했다. 이낙연(왼쪽) 국무총리와 조국(오른쪽)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는 검찰 제도의 본질과 정체성(正體性)을 적절히 설명해 주는 정의이고 오늘날 검찰 제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개정되기 전 검찰청법 4조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① 범죄수사,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②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 관리 지휘·감독 ③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④ 재판 집행 지휘·감독 ⑤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 수행 또는 그 수행에 관한 지휘·감독 ⑥ 다른 법령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대륙법계 검찰의 권한과 역할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형사상 제재를 보장하는 공공의 기관
검사를 영어로는 ‘Public prosecutor’라고 하지만 사인소추(私人訴追)에 대비(對比)한 공적(公的)인 소추자라는 뜻으로만 좁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적절치 않다. 프랑스는 검찰을 ‘ministére public’(영어로는 ‘public minister’)이라고 하는데 검찰의 성격과 정체성을 훨씬 정확하게 나타내 준다.
검찰 제도에도 국제 표준이 존재한다.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가 2000년 10월 6일 각료위원회에서 채택한 〈형사사법 제도에서의 검찰의 역할(The role of Public Prosecution in the Criminal Justice System) 권고 Rec(2000)19〉가 그것이다. 유럽평의회 47개 회원국이 합의한 검찰 제도에 대한 국제적 표준으로서 대륙법계와 영미법계 검찰 제도의 다양성과 차이를 포괄하는 검찰 제도의 공통의 원칙을 정립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위 권고는 ▲ 검사의 기능 ▲ 검사의 기능 수행을 위해 부여되는 보호 수단 ▲ 검사와 행정권과 입법권과의 관계 ▲ 검사와 판사와의 관계 ▲ 검사와 경찰과의 관계 ▲ 개인에 대한 검사의 의무 ▲ 국제협력으로 나누어 모두 39개 항(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권고는 검사를 ‘사회를 대신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개인의 권리와 형사사법 제도의 필연적인 효율성을 모두 고려하여 형사상 제재(制裁)를 보장하는 공공의 기관’으로 정의한다.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 검찰청 폐지 법안이 추진되는 우리에게 검찰 개혁의 기준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수사권, 본질적으로 행정권이 아니라 사법권
수사권을 행정부 소속의 검찰과 경찰이 행사하는 권한이라는 이유로 행정권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多數)지만 수사권의 본질은 사법권이다. 최초의 근대적 형사소송법인 프랑스의 1808년 형사소송법(Code d’instruction Criminelle) 입법자들은 구체제(舊體制) 시대 규문주의(糾問主義)하에서 판사들이 수사와 소추, 재판권을 모두 독점함에 따른 폐해를 극복하고자 사법 기능 분리 원칙을 도입했다. 형사사법 기능을 소추, 예심(豫審)수사, 재판으로 구분한 뒤 소추는 검사가, 예심수사는 수사판사가, 재판은 판결법원이 각각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수사는 검사의 소추 행위를 위한 준비 절차로서 사법권의 영역이었고 현재에도 변함이 없다.
독일에서도 수사를 소추, 재판, 형(刑) 집행과 함께 ‘광의(廣義)의 사법(Justiz)’의 하나로 이해한다. 이러한 광의의 사법은 위험 예방, 질서 유지, 조성(造成)행정 등을 포함하는 ‘경찰(Polizei)’과 엄격히 분리되었는데, 프로이센 형사소송법에서도 심문, 구속, 압수·수색, 검증 등 모든 수사 절차를 법원이 관장하였다. 이탈리아 헌법 109조는 “사법부는 사법경찰을 직접 보유한다”고 규정하여 사법경찰이 사법권 소속임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사법경찰은 내무부 소속 국가경찰(Polizia di Stato), 재무부 소속 재정경찰(Guardia di Finanza), 국방부 소속 헌병(Arma dei Carabinieri·군사경찰뿐 아니라 민간경찰 역할도 수행-편집자 주) 등 3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검찰이 3개 사법경찰을 통합적으로 지휘한다.
우리도 갑오경장(甲午更張) 후 제1호 법률로 제정되었던 1895년 재판소구성법에 대륙법계의 검사와 사법경찰 개념이 도입되었는데, 이는 수사권이 사법권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을 구분하고 사법경찰이 수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헌법에서 사법권이 법원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권의 본질인 사법적 성격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준(準)사법권으로 보아야 한다.
영국 등 일부 국가만 검찰 수사권 없어
경찰과 일부 학계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여 수사는 경찰이, 소추는 검찰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문재인 정권 당시 ‘검수완박’의 이름으로 상당 부분 제도적으로 반영되었고 집권여당의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신설 법안은 그 완성판이다. 그러나 이는 수사와 기소권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수사는 공소를 제기·유지하기 위한 ‘준비 절차(phase préliminaire)’다. 범죄 사실을 조사하고 범인과 증거를 발견·수집하는 수사기관의 활동을 의미한다. 수사권 조정 이전 경찰은 수사를 종료하면 모든 수사서류를 검찰에 송치(送致)했는데, 이는 경찰의 수사가 기소를 위한 준비 단계임을 나타내는 제도적 표현이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모두 수사를 기소를 위한 준비 절차로 보고 있다.
수사권은 본질적으로 준사법권이고 수사는 기소를 위한 준비 절차다. 따라서 행정기관인 경찰이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수사권과 기소권도 준비 절차와 본절차의 관계로서 분리할 수 없다.
유럽평의회 산하 ‘효과적 사법을 위한 유럽위원회(CEPEJ)’는 정기적으로 각국 사법 제도를 분석해 보고서를 낸다. 2016년 보고서에는 46개 회원국 중 검사가 경찰 수사를 지휘·감독하는 나라는 39개국으로 나타나 있다. 핀란드, 아일랜드, 몰타, 슬로베니아, 영국(잉글랜드,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이스라엘 등 6개국만 검사가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와 감독을 하지 않는다. 검찰이 수사권을 가진 나라는 35개국이다. 검찰이 수사권이 없는 나라는 러시아, 아르메니아, 키프로스,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이다. 검찰이 수사권도 없고 수사지휘권도 없는 국가는 핀란드, 아일랜드, 몰타, 영국(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이 전부다.
우리는 77년간 프랑스, 독일의 대륙법계 검찰 제도를 운영해 온 나라인데 수사 현실에도 맞지 않고 형사사법체계가 전혀 다른 영국, 아일랜드 등 극히 일부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를 추진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공산당이 수사기관 통제하는 중국과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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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 26일 조국 전 법무장관을 옹호하는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공수처 설치를 요구했다. 사진=조선DB |
국가수사위원회는 모든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와 통제·조정·감독 및 감찰권뿐 아니라 수사 관련 법령의 제·개정, 수사 관련 정책 수립, 수사심의신청사건의 조사 및 처리 등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청, 지방검찰청의 권한을 통합한 ‘슈퍼 수사통제기구’라 할 수 있다.
국가수사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고 경찰청,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공수처, 해양경찰청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수사권을 가진 기관을 모두 관할한다. 대통령령으로 관할 대상 수사기관을 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집권 정치권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사기관을 새로 만들고 국가수사위원회의 통제하에 둘 수 있다.
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한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국회가 선출하는 4명(상임위원 2명 포함), 대통령이 지명하는 4명(상임위원 1명 포함), 국가수사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3명이다.
국가수사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5명으로 구성된다. 법원행정처장 추천 1명, 법무부 장관 추천 1명, 행안부 장관 추천 1명, 공소청장 추천 1명, 국무조정실장 추천 1명이다. 국가수사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부 측 추천이 절대다수고, 집권 정치권력의 의중대로 3명의 위원이 추천될 것임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국가수사위원회는 대통령과 집권 정치권력의 의지대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위원 자격도 법률전문가뿐 아니라 ‘사회적 신망이 높고 사법 제도 및 인권 분야에 관한 식견과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이 포함된다. 정권과 유착된 변호사, 언론인, 시민단체 출신들이 국가수사위원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모든 수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버린다.
국가수사위원회의 권한에는 법무부·행안부의 법령 제·개정 및 정책 업무,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감독·수사권 조정·감사·감찰·불송치 이의신청 사건에 대한 적법 적정성 조사 및 처리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정권 유착 부패 수사 불가능
중요한 것은 행정조사권이다. 국가수사위원회는 수사기관에 자료 제출 및 사실 조회, 출석 요구(제21조), 청문회(제22조), 방문 점검(제23조), 수사관 직무 집행에 관한 사실 조사(제31조), 질문 검사권(제32조) 등을 행사할 수 있고, 점검에 필요한 경우 수사기록·관계서류·장부·물품 등의 제출 요구, 수사관의 출석, 진술서의 제출 및 진술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방문 점검, 현장 조사를 거부, 방해, 기피할 경우 또는 위원회의 출석 요구 및 진술서와 자료 제출 요구에 불응한 자, 사실 조회에 응하지 않는 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제43조).
법안은 수사의 사법적 성격을 혼동하여 일반 행정조사 관련 규정을 전부 넣어두었는데, 행정위원회가 사법 작용인 수사에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 법체계상으로도 불가능하고 수사의 밀행성(密行性) 원칙과도 어긋난다. 수사 기밀의 유지가 수사 성공에 필수적인데 국가수사위원회가 상시적으로 진행 중인 수사에 개입하고 증거물 제출 확인, 수사관 조사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중대 범죄 수사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결과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정권과 유착된 부패수사, 친(親)정권 시민단체와 관련된 범죄와 비리 등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재명 정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중대 범죄 비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佛·伊, 검찰 인사 독립성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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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6월 25일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선진수사기구로 출범하기 위한 공수처 설립방향’ 공청회가 열렸다. 사진=조선DB |
이와 관련해서 대통령의 검사 인사권을 제한하고 헌법기구인 최고사법평의회와 독립기구인 승진심사위원회에 의해 검사 인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검찰 개혁의 대상은 검찰의 직접 수사 문제다. 그동안 검찰이 과도하게 직접 수사를 함으로써 ‘경찰화’ ‘1차 수사기관화’되었다는 비판은 타당하고 검찰의 본질과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검찰의 준사법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직접 수사 기능을 폐지하고 사법경찰을 수사 지휘해 수사하는 프랑스와 독일의 방식으로 개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수사·수사지휘통제권의 분리다. 독일에서는 이를 가리켜 검찰은 ‘손발 없는 머리’, 경찰은 ‘머리 없는 손발’이라고 한다. 검찰이나 경찰 어느 한 수사기관이 폭주할 수 없고 이인삼각(二人三脚) 경주처럼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여 수사해야 한다. 경찰 수사의 위법부당성(違法不當性)을 사전(事前)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범죄별 수사기관 설치 가능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폐지하게 되면 지금까지 검찰이 수행해 오던 경제금융수사, 반부패수사 등 중대 범죄 수사 역량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재배치할 것인지 과제가 남는다. 법무부 산하에 각 주요 범죄별 특별수사검찰청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중수청을 행안부 소속 기관으로 하는 것은 행안부 소속인 경찰에 더하여 중수청까지 소속기관으로 함으로써 행안부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화된다는 문제가 있다. 단일한 특별수사기구로 만들 수도 있으나 권한의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반부패금융수사청, 마약조직범죄수사청, 대테러공안수사청 등 몇 개의 특별수사청으로 나눠 법무부 산하에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미국이 마약 수사는 연방법무부 마약수사청(DEA), 증권 범죄는 연방증권위원회(SEC), 중요 범죄는 연방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에서 담당하고 있는 사례가 참고가 될 것이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국가수사위원회를 설치해 모든 수사기관을 지휘·통제·감찰하겠다는 집권여당의 검찰개혁법안은 위헌 소지가 농후할 뿐 아니라, 집권 정치권력이 국가의 모든 수사에 직접 개입해 ‘중국식 공안통치 체제’로 가겠다는 선언이다.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77년간 유지되어 왔던 우리나라의 검찰 제도는 프랑스와 독일 등 대륙법계 검찰 제도를 기본으로 저비용·고효율의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되어왔다. 검찰 개혁은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수사권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인권침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검사의 인사 제도 개혁,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 폐지 및 사법경찰 수사 지휘 부활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